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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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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18 화
작성일 : 16-07-15 17:00     조회 : 401     추천 : 0     분량 : 6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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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딴 게 어딨어!

 

 

 

 

 바늘처럼 매섭게 쏟아져 내리던 비의 굵은 줄기는 제법 가늘어졌다. 그러나 거구의 두꺼운 어깨는 무겁게 위아래로 들썩였다.

 “헉, 헉, 헉…….”

 거친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외딴 산중에서 거구의 사내는 급히 움직이던 신형을 멈춰 세웠다. 흠뻑 젖은 그는 모중옥이었다.

 지닌 공력을 모두 소진한 듯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푹 고개를 숙인 채 아직도 후들거리는 자신의 두 무릎을 굳게 움켜쥐었다.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어.

 그는 힘겨운 호흡 중에도 끊임없이 되뇌었다. 이제는 창백해진 그의 얼굴의 한쪽에는 선명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비록 삼성의 공력이라 하지만 폭발적으로 치솟은 경력을 뚫고 여유롭게 뻗어 오던 한 짝의 신발을.

 그 순간 환영이라 생각했다. 헛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신발은 그대로 그의 얼굴을 후려갈기지 않았던가.

 모중옥은 떠올리기가 무섭게 손을 들어 자기 얼굴을 더듬었다.

 그때 그는 너무 놀라 주화입마에 들어설 뻔했다. 용케 폭중경의 여력을 풀어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역류한 폭중삼살(暴中三殺)의 공력이 자신의 내장을 죄다 터뜨려 놓았을 것이었다.

 그야말로 생사의 고비가 눈앞에서 왔다 간 셈이었다.

 그는 가까이 있는 암석에 거구의 덩치를 기대며 크게 흔들린 속내를 애써 진정했다. 그때였다. 뒤에서 반가이 외치는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게 누구여? 개백정이 아니야.”

 개……백정?

 모중옥은 목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커다란 손으로 얼굴의 반쪽을 덥석 가렸다. 그는 그대로 굳은 목을 천천히 돌렸다.

 “여어.”

 대충 시커먼 거적 하나를 어깨에 걸친 노인이 한 손을 들어 보이며 성근 누런 이를 씨익 드러내 보였다. 그 모습에 모중옥은 주춤 뒤로 물러서며 중얼거렸다.

 “과, 관무언?”

 “뭐라? 관무언? 이 백정 놈이 어따 반말이야!”

 딱!

 커다란 소리가 비구름 개어 가는 하늘 위로 크게 울려 퍼졌다.

 

 몇 시진이고 그칠 것 같지 않던 폭우도 이제는 잠잠했다. 짙은 잿빛의 구름은 잠시 산등성이에 걸쳐 숨 돌리고 있었다.

 새삼 밝은 하늘에 햇살은 눈 부셨다. 오랜만에 흠뻑 젖은 산과 숲은 짙은 풀 비린내로 가득했다.

 그 한구석에 관무언과 모중옥은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그래, 몇 년간 조용히 마교에 처박혀 있던 놈이 뭔 일로 기어 나왔더냐?”

 “…….”

 이마의 한가운데에 커다란 혹이 솟은 모중옥은 관무언의 물음에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이마의 혹은 아랑곳 않고 여전히 한쪽 얼굴을 큰 손으로 가린 채 푹 고개 숙이고 있었다. 마치 턱을 괴고 있는 듯 절묘한 모양새였다.

 “아니, 이놈의 자식이 어른이 묻는데 대답은 않고 건방지게 무슨 꼴이야, 이게.”

 딱!

 “큭.”

 이번에는 뒤통수였다.

 매운 손이었지만, 작은 신음 한 번 흘리는 것이 전부였다. 모중옥은 꿋꿋이 자세를 고수했다.

 “허허, 이놈 이거 이상하네.”

 관무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흔들림 없는 모중옥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따가운 노인의 시선에 그는 절로 한 방울의 식은땀을 흘렸다. 그 순간, 관무언은 두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오호라, 이거로구나!”

 “헉!”

 노인의 깡마른 손이 덥석 모중옥의 팔목을 움켜잡았다. 그는 매우 놀라며 다른 손으로 관무언의 빼빼한 팔목을 움켜쥐었다.

 한껏 벌어진 눈동자는 당황함으로 크게 흔들렸다.

 “어쭈, 뭐야, 이거? 너, 이거 안 놔?”

 “과, 관 선배, 왜 이러십니까.”

 관무언은 어이없다는 눈으로 자기 팔목을 통째로 움켜쥔 모중옥의 커다란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곧 두 눈을 시퍼렇게 치뜨며 큰 키의 모중옥을 노려봤다.

 “쓰으, 이놈이……. 좋게 말로 할 때 놔라.”

 “관노 선배님!”

 관무언은 가뜩이나 주름 가득한 얼굴을 험상궂게 일그러뜨렸다. 모중옥은 목청 높여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애처롭기까지 했다. 어찌 이 모양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그의 심정은 나름 절박했다.

 “이게 실성했나. 너, 진짜 안 놓을 거냐?”

 “모, 못 놓습니다.”

 으르렁거리듯이 중얼거리는 관무언에게 그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관무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럼 네놈 그거 다 까발려도 된다 이거지?”

 부들.

 ‘망할!’

 모중옥은 그 한마디에 두 눈을 질끈 감으며 크게 몸을 떨었다. 속으로 외치는 것처럼 정말 망할 일이었다. 왜 하필 마주쳐도 이 영감탱이란 말인가. 무공이라도 만만한 상대라면 그저 엎어 버리고 튀어 버리면 그만일 테지만. 지금 눈앞의 상대는 천하의 철면괴산이었다. 게다가 그는 관무언에게 심각한 약점 하나를 잡혀 놓고 있었으니.

 

 

 관무언은 자신의 팔목을 잡았던 모중옥의 커다란 손에서 점차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이 심술궂은 노인네는 씨익 사악하게 웃으며 얼굴을 가린 모중옥의 팔을 잡아당겼다.

 주욱 얼굴이 늘어졌다. 미련 때문인지, 정작 얼굴을 잡고 있는 손에서는 힘을 빼지 않는 모중옥이었다.

 그저 두꺼운 팔목에 손을 걸치고 잡아당기던 관무언은 이내 얼굴을 찡그리더니 냅다 모중옥의 맥문을 움켜쥐며 금나(擒拿)를 펼쳤다.

 “억!”

 단말마의 외침과 함께 모중옥의 칠 척 거구가 그대로 젖은 땅바닥에 처박혔다. 설마 이런 일에 무공까지 펼칠 줄이야. 정말 치사한 노인네이지 않은가.

 “뭐야, 이거. 너, 누구한테 맞았냐?”

 “마, 맞기는 누가!”

 기어코 드러나 버린 발자국에 관무언은 두 눈을 끔뻑이며 물었다. 모중옥은 급히 몸을 일으키며 다른 손을 얼굴을 가리며 버럭 외쳤다.

 “쳇, 난 또 뭐 대단한 거라고. 근데 누구한테 맞았냐?”

 관무언은 손을 털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혀를 찼다. 하지만 그는 곧 넌지시 물었다. 입 끝이 실룩이는 모양새는 심술궂기 그지없었다.

 원망스레 관무언의 얼굴을 노려보던 모중옥은 이내 짙은 한숨을 토했다. 두 어깨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 포기한 것이었다.

 눈앞의 노인네에게 무슨 반항이 통하겠는가.

 “사실은…….”

 그는 침울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관무언은 관심 없는 척하는 얼굴이었지만, 귀 끝을 세우며 눈썹을 꿈틀거렸다.

 길지 않은 얘기였다. 이것저것 다 자르고 보면 모중옥은 그저 사람 찾다가 맞은 것이 전부였으니까.

 풀 죽은 모중옥은 중얼거리며 겨우겨우 말을 이어 갔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있던 관무언은 그의 말이 진행될수록 점차 흥미를 잃어 갔다.

 모중옥은 대충 얼버무리듯이 말을 맺었다.

 “쩝, 그러냐.”

 관무언은 시답잖은 일에 괜히 힘썼다고 내심 툴툴거리며 무성의하게 맞장구를 쳤다. 그는 머릿속으로 어설픈 두 사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처음에 온갖 고고한 척은 다 하던 건중자와 처음부터 구질구질했던 소흥의 모습이었다.

 관무언은 은신처라 할 수 있는 포목점의 발각에 어이없다는 듯이 혀를 찼다.

 ‘에잉, 못난 놈들. 어디 들킬 놈이 없어서 이놈한테 들켜.’

 그는 한심하단 얼굴로 푹 고개 숙인 모중옥을 보았다.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의문 하나가 스치고 지나갔다.

 “잠깐! 너, 누구한테 맞았다고?”

 어렵게 얼버무렸던 모중옥이었다. 겨우 한숨을 놓는가 싶던 그에게 관무언은 대뜸 찌푸린 얼굴을 들이밀며 되물었다.

 모중옥은 결국에는 침울한 모습으로 겨우 입을 열었다.

 “혀, 혀, 현령한테…….”

 “현령? 위고현령 말인가?”

 “…….”

 확인하는 관무언에게 모중옥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뭔가 있는 놈이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관무언은 볼품없는 수염 자락을 긁적이며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고민의 시간은 짧았다. 그는 뜬금없이 심술궂은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클클클.”

 모중옥은 갑작스러운 기괴한 웃음에 흠칫 물러섰다. 참 사악한 모습이지 않은가. 그는 떨떠름한 얼굴로 슬며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럼 후배는 그만 물러…….”

 “잠깐.”

 관무언은 웃음을 뚝 그치며 조심히 물러서려던 모중옥을 불러 세웠다. 모중옥의 얼굴이 반사적으로 구겨졌다.

 “어디 가냐?”

 “그러니까 소교주를 찾으러.”

 “찾을 필요 없어.”

 “예?”

 뜻밖의 말에 모중옥은 놀란 눈으로 돌아보았다. 이제는 심드렁한 모습의 관무언은 여전히 맥없는 수염 자락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네놈이 찾는다는 소교주가 그 천방지축 셋째 놈 아니냐? 그 뭐야, 가는 곳마다 화(禍)만 일으킨다는 어린놈.”

 “아, 아마도…… 맞겠지요.”

 모중옥은 자신 없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놈이라면 어디 있는지 아니까 더 찾을 필요 없단 말이다.”

 “아, 아…… 그럼…… 어디에?”

 관무언은 농은 즐길지언정 적어도 거짓이나 식언을 하는 위인은 아니었다. 모중옥은 신중히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관무언은 문득 손가락을 들어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현청.”

 관무언의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모중옥은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중얼거렸다.

 “……썩을.”

 

 ***

 

 건중자와 소흥은 차가운 현청의 돌 바닥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잔뜩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푹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들은 조심스레 눈을 흘깃거리며 자리에 앉은 현령 장철현의 눈치를 살폈다.

 무림맹과 임무에 관계된 말들을 쏙 빼놓고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말은 다 해 버린 상황이었다. 아울러 자신들을 죽이려 한 일점홍들의 사악함을 강변하고, 정당한 방위였음을 강변했다.

 그리고 내려앉은 침묵이었다. 장철현은 심각하게 미간을 찌푸린 채 심각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현청에 올 때에 화기애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렇게 심각한 모습은 아니었건만, 도대체 어찌 된 것인가.

 관복으로 복장을 달리하기가 무섭게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저리 굳은 얼굴이라니.

 건중자와 소흥은 무언가 잘못 걸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크흠.”

 문득 말없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장철현의 입에서 불편한 헛기침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건중자와 소흥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들은 푹 고개를 숙인 채 은밀히 전음을 주고받았다.

 ‘야, 도대체 왜 저래? 무슨 말을 해도 해야 할 것 아냐.’

 ‘내가 알겠냐. 쓰바, 아무래도 잘못 걸린 것 같은데…….’

 불안한 눈빛과 함께 건넨 건중자의 전음에 곁눈질로 주변을 살피던 소흥은 퉁명스레 답했다.

 한편 장철현은 아래에 무릎 꿇려 놓은 두 사람의 불안한 속내와 상관없이 불편한 모습이었다.

 그는 흘깃 자신의 관복을 내려다보았다.

 축축했다. 벽이 금이 간 그의 방에 관복을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것이 실수였다. 이리 비가 세차게 내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다행히 관복이 흠뻑 젖은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 튄 빗방울에 옷자락은 축축했다.

 장철현은 이 축축함이 싫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커흠.”

 그는 자꾸 들러붙는 관복에 짜증이 났지만 차마 내색할 수는 없었다. 심각한 척 얼굴을 찌푸리며 헛기침을 흘렸다.

 ‘아으, 척척해.’

 장철현은 남몰래 손가락으로 가장 많이 젖은 소맷자락을 조심히 걷었다. 그는 애써 짜증스러움을 심각함으로 연출하며 책상 너머를 내려다보았다.

 “그래, 할 말은 다 한 건가?”

 “현령 나으리, 저희는 어디까지나 정당하게 자신을 지키고자 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이를테면 정당방위를 한 셈이지요.”

 “야, 저희는 무슨, 왜 나까지 끌어들여.”

 다시 한 번 강변한 건중자의 말에 소흥은 퍼뜩 놀라며 따져 물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건중자는 순간 말을 잃었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옆의 소흥을 바라보았다. 귓가로 소흥의 전음이 은근하게 들려왔다.

 ‘이봐, 말코, 둘이 같이 욕볼 필요는 없잖아.’

 한쪽 입가가 씰룩이고 있었다.

 “웃기시네!”

 전음이고 뭐고 건중자는 버럭 소리쳤다. 수가 틀렸음을 깨달은 소흥은 급히 장철현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현령 나으리, 전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정말입니다. 한 건 이놈이에요, 이놈!”

 “이게 치사하게.”

 “치사는 쥐뿔!”

 탕!

 갑작스레 소란스러워지는 현청에 장철현은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장철현의 서슬 퍼런 모습에 서로 멱살까지 잡을 뻔했던 건중자와 소흥은 뜨끔한 얼굴로 조심히 자세를 바로 했다.

 ‘이것들이 지금 장난하나. 적당히 끝내려고 했더니…….’

 이제 축축한 옷자락은 이제 문제가 아니었다.

 “정당하다? 뭐 정당방위? 상관이 없으시다? 하!”

 건중자와 소흥을 차례대로 바라보고는 장철현은 비웃듯이 혀를 찼다. 그는 삐딱하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자네들 말이야. 과잉 방위, 그리고 방조죄라고 아는가 모르겠군.”

 건중자와 소흥은 멍한 눈으로 장철현을 올려다보았다. 그게 뭔 소리래, 눈으로 묻고 있었다.

 장철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단 구류 확정! 내일 마저 얘기하세나.”

 그는 그대로 현청을 나가 버렸다. 멍한 얼굴의 두 사람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멀어지는 장철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들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

 “아, 혀, 현령 나으리, 과잉이라니요. 현령 나으리!”

 “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정말 상관없다니까요!”

 장철현의 뒤를 쫓으려는 그들은 관병들이 놀라 붙잡았다. 밀쳐 버리면 그만인 관병들이었다. 하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관청을 나서던 장철현이 문턱을 넘기 전 흘깃 뒤를 돌아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짜증스런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도망가려면 가 보시던가.”

 그러고는 자신을 불러 젖히든 애걸을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는 방문을 거칠게 열어젖히며 안으로 들어섰다. 찡그린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그리고 구시렁거리며 관복을 벗었다.

 “으아, 척척해.”

 그는 소리를 내며 벗은 관복을 위아래로 털었다. 그러다가 바쁘던 손이 잠시 멈칫했다. 그는 유심히 축 늘어진 관복을 내려다보았다. 이내 그는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아이코, 생각해보니 그냥 말리면 되는 일이었잖아.”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장철현은 어이없어하며 한 차례 거세게 관복을 털었다. 치이익, 기묘한 소리가 울리며 축 늘어져 있던 관복이 풀 먹여 다린 것처럼 빳빳하게 치솟았다.

 장철현은 지금쯤 옥사에 가 있을 두 사내의 모습을 떠올렸다. 꽤나 짜증스럽게 대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피식 웃어버리며 중얼거렸다.

 “다 자기 복인 게지, 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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