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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라검제
작가 : 윤신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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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너무도 사랑했던 한 소년과 오직 하나의 무공에 평생을 바친 노인이 만남.
잠자던 백안이 눈을 뜨고 수라의 주먹과 천제의 검을 든 초유성.
절대 오안의 전설에 종지부를 찍다.

 
17 화
작성일 : 16-07-15 13:52     조회 : 385     추천 : 0     분량 : 7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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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성숙(成熟)

 

 

 

 “커헉!”

 “으아악!”

 단 일수로 이십여 명의 잡배들을 허공에 띄운 초유성이 우권을 강하게 몰아 쥐고서 뒤로 당겼다.

 후우우우웅-

 순간 주변의 공기가 초유성의 주먹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착시가 보였다.

 가장 정석적인 정권 찌르기 자세. 바로 투왕권의 기수식이었다. 그러나 이후에 벌어진 결과에 오자성과 묵성언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퍼어어엉!

 단 일권. 간단한 정권 찌르기에서 뿜어져 나간 권풍이 허공에 떠 있던 잡배들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후두둑!

 그마저도 모자랐던지 땅이 갈라지며 거친 흔적을 남겼다. 마치 포탄처럼 잡배들을 날려버린 초유성은 여유롭게 자세를 바로하며 오연한 자세로 바닥을 뒹굴고 있는 그들을 바라봤다.

 “으으으……!”

 “쿨럭!”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일격에 흙투성이가 된 잡배들의 눈빛에 두려움이 일었다.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런 잡배들의 시선을 받으며 초유성이 걸음을 옮기자 잡배들이 앉아서 뒷걸음질을 쳤다.

 또다시 좀 전과 같은 공격이 날아온다면 막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진광풍처럼 잡배들을 쓰러뜨린 초유성은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이를 악문 채 일어나고 있는 야수를 닮은 청년을 바라봤다.

 “아직 안 끝났어!”

 이미 다리가 풀려 제대로 걷기조차 힘겨워 보이는 청년이었으나 두 눈 서린 독기는 여전했다.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초유성에게 다가온 청년이 주먹을 들어올렸다.

 “퉷!”

 하지만 그것은 속임수고 진짜는 바로 침이었다.

 정확히 눈을 향해 침을 뱉은 후 곧바로 달려든 청년은 초유성의 낭심을 노렸다.

 침으로 시선을 모은 후 방비가 허술한 하체를 노리는 수법이었으나 이마저도 초유성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크큭! 빌어먹을! 또다시 이런 꼴을 당하게 될 줄이야.”

 회심의 일격이 허망하게 허공을 가르자 중심을 잃고 쓰러진 청년이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더니 초유성을 바라봤다.

 “좋겠구나. 협사 노릇을 해서. 이제는 깔끔하게 죽여야지? 모가지를 뎅겅 잘라서 들어 올려야 사람들의 환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큭큭큭!”

 포기한 듯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키득거리는 청년의 모습에 초유성은 할 말을 잃었다.

 “뭐 해? 아니면 인간적인 면모라도 보여줄 생각인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청년이 순간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초유성을 노려봤다.

 그 눈빛에는 초유성에게는 없는 지독한 한이 서려있었다.

 “왜 그렇게 무인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잘못은 너와 네 수하들에게 있다. 네 수하들이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다면 자성이가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고, 내가 나서지도 않았을 테지. 설마 넌 네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

 “분하다면 다시 덤벼도 좋다. 그러나 두 번의 배려는 없다.”

 마지막 말을 하며 초유성은 기도를 개방했다.

 묵직한 존재감에 잡배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제야 초유성이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청년은 말없이 초유성을 노려봤다. 하지만 이미 힘에서도, 명분에서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정하기에는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핏발 선 눈으로 죽일 듯이 초유성을 노려보던 청년은 아직도 주저앉아 있는 수하들에게 소리쳤다.

 “…흥. 다들 일어나!”

 “으윽!”

 “으으으!”

 청년의 일갈에 앉아 있던 잡배들이 하나둘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도 초유성의 눈치를 살폈다.

 “이름이 뭐지?”

 “초유성이다.”

 “내 이름은 민패다. 기억해 둬라. 언젠가 반드시 네놈을 쓰러뜨릴 테니까.”

 입가에 묻은 피를 소매로 닦으며 도전적인 눈빛을 보낸 민패가 돌아가자 그 뒤로 덩치들이 절뚝거리며 뒤따라갔다.

 “괜찮으세요?”

 그들이 물러가자 뒤쪽에서 묵성언을 보호하듯 서 있던 진우석이 다가와 초유성의 몸을 살폈다.

 초유성의 강함을 믿었지만 흉기가 난무하는 곳에서 싸웠으니 혹시 상처라도 입었을까봐 살펴보는 것이었다.

 “물론. 겨우 이 정도에 다쳐서는 감각의 방에서 수련한 보람이 없지.”

 처음 겪은 실전에 초유성은 만족했다. 무인이 아닌 뒷골목 건달들이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

 비록 무공을 익히진 않았지만 매일 싸움으로 단련된 자들이었기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칼에 찔려 죽을 수도 있었다.

 무인이라도 칼에 찔리면 죽는 건 똑같았다. 단지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초유성이 강하기도 했지만 정신없이 몰아쳤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죄송합니다, 대형.”

 “뭐가.”

 자신만만하게 나섰던 오자성은 민패에게 진 것이 속상한 듯 풀이 죽어 있었다. 그러나 초유성이 보기에 오자성의 패배는 당연했다.

 민패는 뒷골목에서도 난다 긴다 하는 행동 대장이었고 오자성은 이제 겨우 한 달 동안 수련한 초보자였다.

 내공이 있다하나 경험이 전무한 오자성이 노련한 싸움꾼인 민패를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툭툭.

 “앞으로 더 열심히 수련해. 자만하지 말고.”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는 오자성의 어깨를 초유성은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예. 다음번에는 반드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어요.”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하는 오자성의 옆에서 묵성언도 눈을 번뜩이며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있었다.

 하루빨리 완쾌하여 무공을 수련하겠다고. 그의 머릿속에는 이십여 명의 남자들 사이를 질주하는 초유성의 모습이 있었다.

 강함. 그 원초적인 모습에 묵성언은 푹 빠져 있었다.

 “무공을 익힌 사람을 싫어 한다…….”

 월야산을 오르는 초유성은 민패가 했던 말을 중얼거렸다.

 병적으로 무인을 싫어하는 모습. 분명히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그리고 민패가 했던 말을 조합해보면 그가 어떤 이유로 무인을 싫어하는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비탈길을 오르는 초유성은 머리가 복잡했다.

 월야산에는 곳곳에 작은 계곡들이 있었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작은 폭포도 있었고, 여기서 흐르는 물은 포양호까지 흘러갔다.

 찌르르.

 그 계곡 어귀에 곽추천이 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낚싯대에 미끼는 없었다.

 “오늘은 좀 늦었구나.”

 그런 곽추천의 뒤에 초유성이 나타났다.

 허허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낚싯대를 붙잡고 있는 곽추천에게 다가갔지만 그는 여전히 물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 표정이구나. 여기 앉거라.”

 곽추천의 옆에 앉은 초유성은 말이 없었다.

 인자한 미소를 지은 곽추천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초유성을 바라봤다.

 “수련은 잘 되가느냐?”

 “오늘 막 십 단계를 통과했습니다.”

 내공 제한이 풀렸으니 좋아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으나 초유성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마음이 심란하여 표정이 그리 변한 것이었다.

 “사부님.”

 잠시 고민하던 초유성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무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인은 무공을 익힌 사람이지.”

 특별한 대답을 생각했던 초유성은 너무나 간단한 사부의 대답에 눈을 크게 떴다. 그런 초유성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곽추천이 웃었다.

 “특별한 대답을 원했느냐? 하나 무인도 인간일 뿐이다. 다만 범인들과는 약간 다를 뿐이다. 무공을 익힌 사람. 그게 무인이지.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간단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어려운 것. 그것이 바로 진리였다.

 “그럼 협(俠)은 무엇일까요.”

 “협이라.”

 뜬금없는 제자의 질문이었지만 곽추천은 도리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 생각 없이 무공을 익히는 사람은 싸움꾼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왜 무공을 익혀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은 무인이라 할 수 있었다.

 무인(武人)은 그저 싸움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 네가 생각하는 협이란 무엇이냐?”

 곽추천은 자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기보단 초유성의 생각을 물었다.

 지금 초유성이 왜 이런 고민을 하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제자가 하는 고민을 그도 과거에 했었기 때문이다.

 곽추천의 반문에 초유성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이 아닐까요.”

 고민하던 초유성의 입에서 대답이 나왔지만 그 음성에는 힘이 담겨 있지 않았다. 아직 초유성은 협에 대해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곽추천은 고개를 돌려 다시 낚싯대에 시선을 두었다.

 “그 말도 맞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르침을 주십시오.”

 “나는 협을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고 생각한다. 곤궁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도와주고 어려움을 겪는 자가 있다면 한 팔을 거들어 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협이다. 즉,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바로 협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오직 나를 위한 것은 협이 아니다.”

 알 듯 말 듯한 소리에 초유성은 미간을 좁혔다. 그런 제자의 표정에 곽추천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자신의 명성을 위해, 나의 이익을 위해 하는 행동은 결코 협이 될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협은 그런 것이다.”

 “아!”

 그제야 초유성은 이해할 수 있었다.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직 곽추천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허나 이것은 나의 협이지 너의 협은 될 수 없다. 단지 난 나의 생각을 말해준 것이다. 이 세상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니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강요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내 말만이 옳다는 것만큼 위험한 생각은 없다.”

 “명심하겠습니다.”

 “이제 좀 고민이 풀렸느냐?”

 “예.”

 복잡한 심사가 엿보였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빛나는 두 눈에서는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검법 수련은 잘 되어 가느냐?”

 “아직 일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검은 몸으로 펼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펼치는 것이다.”

 이미 초유성은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곽추천은 이제 무공을 가르쳐주기보다는 초유성이 가야할 길을 먼저 간 선배로서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초유성이 이뤄가는 성취도는 곽추천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초유성은 자만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재능도 재능이지만 초유성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한결같은 성실함 때문이었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찾아오너라.”

 “예.”

 깊게 허리를 숙이며 물러나는 초유성이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곽추천은 고개를 돌렸다.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겠어. 그래도 후회는 없으니 괜찮은 삶을 살았음이야.”

 고요한 계곡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소리만 들려왔다.

 

 

 

 칠월이 시작되자 날씨가 금세 후덥지근하게 변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더운 더위가 시작되자 사람들의 옷차림도 얇아지고 간편해졌다.

 “먼저 올라가라.”

 약방과 의방, 미진반점을 모두 돌고서 시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다 산 후 초유성이 그렇게 말하자 오자성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만나볼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 그러니 오늘은 너희들끼리 올라가.”

 “저도 남겠습니다.”

 눈치가 빠른 오자성은 초유성이 만나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지난번의 수모를 갚을 기회라는 생각에 냉큼 다가오며 말하는 오자성이었지만 초유성은 고개를 저었다.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그러니 먼저 올라가라.”

 웃으며 말했지만 그 안에는 완고한 거절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에 오자성은 아쉬운 듯 했지만 더 이상 조르지는 않았다.

 “우석이가 책임지고 데려가.”

 “예, 도련님.”

 결국 진우석이 버섯을 팔고서 받은 돈이 담긴 전낭을 건네받고서 올라가자 초유성은 사람들이 많은 저잣거리의 한 골목에서 흙으로 된 담장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그러자 곳곳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저벅저벅.

 눈을 감자 사람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전부 다른 움직임. 무게, 보폭,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발자국 소리도 다양했다.

 일 각 정도를 기다리자 드디어 그가 원했던 사람이 다가옴을 느꼈다.

 정확히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초유성은 눈을 떴다.

 “할 얘기가 있어서 기다렸다.”

 초유성의 눈앞에는 사나운 눈빛의 민패가 서 있었다.

 더워서 그런지 어깨 죽지부터 찢어진 듯한 상의를 입고 있었다.

 “따라와라.”

 “내가 왜 따라가야 하지?”

 “두려우면 오지 않아도 된다.”

 자존심을 묘하게 건드는 말에 민패는 입술을 깨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초유성을 따라갔다.

 한적한 숲속으로 민패를 데려간 초유성이 몸을 돌리자 여전히 민패가 매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말해라.”

 “왜 무인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

 “내가 왜 그걸 너한테 말해줘야 하지?”

 아니꼬운 표정으로 대꾸하는 민패를 보며 초유성이 씨익 웃었다.

 “무인에게 당한 것이 많은 것 같더군.”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고개를 돌리는 민패의 얼굴은 심하게 붉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초유성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과연 네가 그렇게 억울해할 자격이 있을까? 뒷골목 건달들의 패악질. 그게 잘한 짓이라고 생각하나? 과연 공명심에 눈 먼 무인만이 나쁜 놈일까?”

 “닥쳐! 네가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냐! 네가 아느냐! 없는 자들의 비애를! 할 줄 아는 게 싸움 밖에 없어 뒷골목을 전전하는 자들의 슬픔을 아느냐 말이다!”

 드디어 속마음을 드러내는 민패의 포효에도 초유성의 얼굴은 점점 굳어져 갔다.

 “그렇다면 넌 다른가? 다른 사람의 돈을 뜯고, 죄 없는 사람을 때리는 넌 뭐가 다르지?”

 “이익…!”

 “가진 게 없다고? 왜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지? 네 몸은 네 것이 아니란 말이냐? 그리고 넌 노력이라도 했나? 네가 그렇게 불평하는 신세를 탈피하기 위해 한 노력이 무엇이지? 설마 그게 주먹질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

 으득!

 민패가 이를 악물었다. 분하지만 초유성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당한 자로서, 피해자란 생각에 울분을 토해내기만 했을 뿐 정작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적은 없었다.

 “어리광 부리지 마라. 어리광 피운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아. 노력도 하지 않는 자는 하늘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개소리하지 마라!”

 “체념할 건가? 노력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만 비관하며 패배주의자로 살 건가? 그렇다면 네 인생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거다.”

 “으아악!”

 흥분한 민패가 달려들었다. 그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며 뻗어왔지만 저번의 그 본능적인 날카로움은 없었다. 그저 힘만 담긴 주먹은 결코 치명타가 될 수 없었다.

 따악!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너 먼저 변해라.”

 “닥쳐! 네가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냐! 좋은 사부 만나서 무공을 익히는 네놈은 절대 이해 못한다!”

 “착각하는 게 있군. 좋은 사부와 뛰어난 무공이 있다고 전부 다 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착각하지 마라. 천하제일무공이 있어도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민패의 눈이 점점 커졌다.

 담담한 초유성의 한 마디가 그의 아집을 산산이 깨뜨렸다.

 멍하니 서 있는 민패를 놔두고서 초유성은 걸음을 옮겼다.

 초유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민패는 그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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