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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염라부 이승사자
작가 : 유운권
작품등록일 : 2016.3.23

 
1화. 드루와! 드루와! 컴오오온-!
작성일 : 16-03-24 10:21     조회 : 739     추천 : 1     분량 : 7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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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드루와! 드루와! 컴오오온-!

 

 명부(冥府) 5지부(地府) 염라전(閻羅展).

 염라대왕의 집무실에 전륜대왕이 찾아왔다. 전륜대왕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염라대왕이 옥황상제와 만나고 왔다는 것을 들어서다. 전륜대왕은 염라대왕의 얼굴부터 먼저 살폈다. 염라대왕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다리를 꼬고 앉아 손가락 끝으로 책상만 톡톡 때리고 있었다.

 그가 그러는 이유야 뻔했다.

 “왜? 상제(上帝)가 또 속을 긁디?”

 “잘하란다.”

 염라대왕의 말에 전륜대왕도 열이 확 올랐다.

 “잘하긴 뭘 잘해! 지금보다 뭘 더 어떻게 잘하라는 거야!”

 “내 말이.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상제라고 거만 떠는데 울화통이 터지더라. 계급장 떼고 붙으면 한주먹거리도 안 되면서 유세는 또 얼마나 떨어대는지. 아오! 빡쳐!”

 염라대왕은 분이 풀리지 않는지 책상을 ‘탕!’ 하는 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그래서? 그걸 그냥 뒀어?”

 “내가 그냥 뒀겠냐? 책상 한번 시원하게 뒤집고 왔다.”

 “잘했네!”

 전륜대왕이 속이 시원하다는 얼굴로 맞장구를 쳤다.

 “상제 그렇게 안 봤는데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하냐? 요즘 위로 가는 인간이 없다고 여기도 거기 같은 줄 아나? 죽은 영혼들 일일이 분류 작업하고 벌줄 놈 벌주고, 환생시킬 놈 환생시키고 하려면 그게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데! 아오! 말하다보니 나도 열 받네! 나도 올라가서 한번 뒤집어?”

 전륜대왕이 성난 얼굴로 엉덩이를 들썩였다.

 바쁘기로 따지면 전륜대왕이 가장 바빴다. 최종적으로 환생을 결정하는 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야, 됐다. 그래봐야 우리 힘든 거 알아줄 것도 아니고 저놈들 또 상 뒤집는다는 소리만 듣는다.”

 “그럼, 이대로 참자고?”

 “참긴 뭘 참어? 깽판 한번 아주 제대로 쳐버려야지.”

 “깽판? 어떻게?”

 전륜대왕이 잘 상상이 되질 않아 되물었다.

 “풀어버려야지.”

 “뭘 풀어?”

 “환생 안 하고 버티는 것들 이승에 확 풀어버릴라고.”

 전륜대왕의 눈이 커졌다.

 “서, 설마 정화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그래야 깽판이지! 정화하면 깽판이냐?”

 “야! 뒷감당 어떻게 하려고!”

 “알게 뭐야!”

 전륜대왕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인간 세상은 모든 차원의 중심점이다. 그곳에 살아생전의 기억과 명부의 기억을 모두 가진 영혼들을 풀어 놓는다면 그 결과야 뻔했다.

 “같이 망하자고? 제정신이야?”

 “왜? 쫄려? 쫄리면 빠지든가!”

 염라대왕의 말투가 평소에도 좀 거친 편이긴 했는데 완전히 막말을 하는 걸 보면 화가 나도 아주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말려서 될 문제도 아닌 것 같고. 뭐 좋은 방법 없나?’

 고민하던 전륜대왕의 머릿속으로 좋은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염라야.”

 “왜?”

 “명부소환령이라고 기억나냐?”

 “명부소환령?”

 기억을 더듬던 염라대왕은 이내 생각해내고 전륜대왕을 보고 물었다.

 “아! 그거? 그런데 그거 실패한 거 아니었냐?”

 “주사빙이 그거 가능하다더라. 다른 지부 판관들이랑 밤잠을 설쳐가며 보완했다고, 맡겨만 주면 성공시킬 수 있다고 꼭 좀 전해달라고 했었다.”

 “그걸 왜 잊고 있다가 지금 말하는 건데! 일찍 말해줬으면 좋았잖아!”

 “내가 너처럼 놀았냐!”

 전륜대왕은 버럭 성을 내고 말을 이어갔다.

 “어쨌든 가능하다니까 같이 망하는 쪽 말고 명부소환령 쪽으로 좀 생각해보자.”

 잠시 생각하던 염라대왕이 전륜대왕에게 물었다.

 “그런데 시키면 바쁘다고 죽어라 안 하는 놈들이 그건 웬일로 밤잠까지 설쳐가며 했데?”

 “얼마 전에 판관들이 상제에게 다 호출당해서 깨졌던 거 기억하냐?”

 “내가 치매냐? 그걸 기억 못 하게?”

 상제는 명부를 다스리는 십왕 전체를 불러다가 그 짓을 했다가는 뒷감당이 너무 힘드니까, 매년 애꿎은 판관들만 깨고 있었다.

 “하긴, 그렇기도 하겠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올라갔던 판관들이 깨지고 내려오다가 상제의 관리하에 있는 신선들이 선녀들과 탱자탱자 노는 걸 봤다더라.”

 “아아, 대충 알겠네.”

 염라대왕은 상황을 파악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가끔 위로 갈 때면 속이 뒤집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인간 세상에서 넘어오는 영혼들이 급격하게 늘어 정말 쉴 틈도 없이 일하는 판관들이 그 모습을 봤다면?

 ‘거품을 물었겠지. 그나저나 진짜 명부소환령이 가능하다고?’

 성공만 할 수 있다면 계획 자체는 더없이 좋았다.

 “진짜 할 수 있대?”

 “좀 믿어봐라. 믿어서 손해날 거 있냐?”

 “큼, 그렇긴 하지.”

 염라대왕의 마음이 계획을 진행하는 것으로 기운 것을 느낀 전륜대왕이 은근하게 말했다.

 “성공하면 꽤나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 것 같지 않냐? 푸흐흐!”

 “성공만 하면 그렇겠지. 흐흐흐!”

 염라대왕과 전륜대왕은 서로의 얼굴을 보고 악당같이 웃어댔다.

 *

 염라대왕에게 허락을 받은 주사빙판관은 명부대전에 전 지부 판관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드디어 명부소환령 재추진 계획에 대해 염라대왕님의 인가가 떨어졌다아-!”

 주사빙판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판관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우오오오! 주사빙! 주사빙!”

 ‘캬! 이 맛에 하는 거지. 암!’

 주사빙판관이 접대만큼 좋아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환호였다.

 판관들의 환호성을 즐기던 주사빙판관이 손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우리만 개처럼 일해야 되겠냐? 놀고먹는 신선노무쉐이들도 일 좀 하게 해줘야지! 안 그래?”

 “패기 좋고!”

 “역시! 주사빙!”

 판관들이 너도나도 그렇게 소리치며 엄지를 세웠다.

 그런 판관들을 보던 주사빙판관이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나 주사빙! 이름을 걸고 이번 계획을 반드시 성공시킨다!”

 “주! 사! 빙! 주! 사! 빙!”

 판관들도 주사빙이 하는 것처럼 주먹을 번쩍 들어 올리며 열렬한 환호와 연호를 터뜨렸다.

 ‘그래! 환호해! 더 환호해!’

 주사빙판관은 흐뭇한 얼굴로 대전에 모인 판관들의 연호를 즐겼다.

 *

 로든그룹 본사 빌딩.

 김범은 사무 용품이 든 작은 상자를 들고 정문을 나오고 있었다.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이유는 퇴직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의로 퇴직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희망퇴직자로 선정되어 있었다.

 입사 1년 만에 희망퇴직이라니!

 걸어가던 김범은 도저히 화를 참기 어려웠다.

 “능력도 없는 것들이 친인척이라고 뻔뻔하게 다니는데, 연줄이 없는 흙수저는 그냥 잘리는 빌어먹을 세상! 내가 이쪽으로는 오줌도 안 싼다. 퉤!”

 김범은 회사 정문을 향해 침을 뱉었다.

 졸업하고 힘들게 취직했는데 매일이 야근이었고, 야근이 없는 날은 업무의 연장 선상에 있는 회식이었다.

 주말에도 무슨 놈의 사내 동호회라는 것을 반강제적으로 하는 바람에 지긋지긋하게 보는 회사 사람들을 또 봐야 했다.

 태생이 흙수저라 살아남기 위해서 그 모든 것을 악착같이 다 하며 참고 버텼는데, 회사가 어렵다며 자른 사람은 능력과는 상관없이 인맥이나 연줄이 전혀 없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었다.

 “날씨는 빌어먹을 정도로 좋네.”

 가로수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도 참 따사로웠다.

 “후우, 장 여사에게는 뭐라고 말하지?”

 보험 설계사로 억척스럽게 일해서 자신을 키운 어머니의 애칭이 장 여사였다.

 번듯한 직장에 취직했다고 좋아하셨던 어머니에게 잘렸다고 말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었다.

 “에이, 일단은 좀 푹 쉬고 나중에 말씀드리자.”

 김범이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근처 공원의 모퉁이를 돌 때였다.

 갑자기 바닥이 ‘푹!’ 꺼졌다.

 ‘헉!’

 김범은 비명을 지를 시간도 없이 아래로 뚝 떨어졌다.

 *

 명부 제5지부 관리실.

 관리실에 모여있는 모두가 긴장된 모습으로 둥둥 떠 있는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가장 큰 화면에는 김범이 길을 걷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모두가 김범을 주시하는 이유는 싱크홀이 발생하는 타이밍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이가 그였기 때문이다.

 주사빙판관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화면을 보며 말했다.

 “지금 전달하지 못하면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는 거 알지?”

 그때였다.

 싱크홀이 발생하며 그 속으로, 놀란 눈을 한 김범이 뚝 떨어졌다.

 “굿샷!”

 주사빙판관이 그 모습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제 남은 것은 김범이 의식을 잃는 순간에 맞춰 명부소환령을 전달하면 끝이었다.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던 판관이 싱크홀을 비틀어 김범의 의식을 끊어버림과 동시에, 명부소환령을 파랗고 작은 빛으로 만들어 몸에 스며들게 만들었다.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주사빙판관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성공입니다!”

 그의 말은 실시간으로 명부 전 지부에 전달되었다.

 

 “우아아아아!”

 명부대전의 거대한 홀 전체에서 주사빙판관을 연호하는 함성과 함께 판관들이 뿌려대는 꽃가루가 쏟아져 내렸다.

 

 “주! 사! 빙! 주! 사! 빙!”

 주사빙판관이 있는 명부 5지부 관리실에도 판관들이 몰려와 꽃가루를 뿌리며 성공을 축하하며 연호했다.

 “하하하! 뭘 이 정도 가지고들 그래! 나 주사빙이야. 하하하하!”

 자기 자랑에 익숙한 주사빙판관이 우아하게 손을 흔들어주며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소식을 들은 염라대왕이 관리실에 나타났다.

 “성공했다며?”

 “예! 제가 한다면 또 하는 놈 아닙니까? 하하하핫!”

 주사빙판관은 그렇게 말하며 크게 웃었다.

 “그래, 네가 또 한다면 하는 놈이긴 하지. 하하하!”

 염라대왕은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쓱 둘러봤다.

 “다들 고생들 했다.”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염라대왕의 칭찬을 받은 판관들과 관리들은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짜식들이 왜 질질 짜고 난리야!”

 “칭찬을 받아 본 지 하도 오래되어서 그런 것 아닙니까?”

 “그, 그랬나?”

 염라대왕은 좀 머쓱해졌다.

 생각해보니 평소에 노느라 바빠서 칭찬이 드물었던 것 같기도 했다.

 ‘까짓! 통 크게 한번 쏘지 뭐!’

 염라대왕이 눈물을 글썽이는 관리들을 보고 크게 외쳤다.

 “명부 5지부 전원에게 휴가 한 달 쏜다! 노는 동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내 앞으로 달아놔! 내가 다 쏜다!”

 “우아아아! 염라! 염라!”

 염라대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명부 5지부 전원이 주먹 쥔 손을 하늘로 세우며 목이 터져라 연호했다.

 판관들과 관리들의 모습에 흐뭇해하던 염라대왕이 주사빙판관을 손으로 불렀다.

 ‘전원 한 달 휴가라면 난 뭐가 있어도 더 있겠지?’

 주사빙판관은 이번 일의 일등 공신은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껏 기대하는 얼굴로 쪼르르 달려와 보는데, 염라대왕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내가 판관 하나는 제대로 뒀어. 그렇지?”

 “자랑 같아서 좀 그렇기는 하지만 솔직히 제가 또 일 하나는 기똥차게 하잖습니까! 하하하!”

 “그렇지! 하하하! 그런 김에 마무리도 하자. 하하하!”

 “하하! 마무리도 당연히 해야…… 예에?”

 주사빙판관이 뜨악한 얼굴을 했다.

 “그, 그럼 전 휴가는?”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휴가 갈 틈이 어디 있어? 넌 애들 다 휴가 끝나고 일 마무리되는 거 봐서 생각해보자.”

 주사빙판관만 연호하던 것에 대한 염라대왕의 소심한 복수였다.

 “내가 기똥차게 일하는 주사빙판관이 있어서 마음 놓고 쉴 수 있다니까! 음핫핫핫!”

 염라대왕은 웃으며, 넋을 놓고 있는 주사빙판관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 갔다.

 “염라! 염라!”

 관리실은 염라대왕을 연호하는 소리로 넘쳐났지만 주사빙판관의 눈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었다.

 *

 “김범 씨. 김범 씨.”

 누군가 부르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흐릿하던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오자 김범은 이곳이 어딘지 알 수 있었다.

 병원이었다.

 “김범 씨 제가 보입니까?”

 의사의 물음에 김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된 거죠?”

 “싱크홀에 빠져 기절하신 것을, 지나가던 시민이 119에 신고했어요.”

 “아.”

 김범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해가 됐다.

 “제가 얼마나 기절한 거죠?”

 “4시간 정도? 구조대원 말로는 지하 수맥과 연결될 정도로 깊은 싱크홀이었다고 하더군요. 다행하게도 수맥이 흐르는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아서 구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그, 그랬습니까?”

 의사가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큰 외상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모르는 거니까 정밀 검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의사는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갔다.

 병실에 홀로 남은 김범은 한숨부터 나왔다.

 “어휴, 오늘 도대체 왜 이래?”

 1년 만에 회사에서 잘리고도 모자라서 싱크홀에 빠져 죽을 뻔했다.

 “이렇게 재수가 없기도 힘들겠다.”

 김범은 씁쓸한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와! 그게 싱크홀이었어?”

 이정희가 핸드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다가 자신이 목격했던 것이 싱크홀이었다는 것을 알고 놀라워했다.

 “김 모 씨가 멀쩡하다니 다행이네.”

 119 구조대에 가장 먼저 전화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바닥에 생긴 커다란 구멍에 놀라 안을 들여다봤는데 중간 정도에 사람이 걸려있었다.

 도착한 119 구조대원들이 신속하게 남자를 꺼내 병원으로 가는 것까지 보고 자신이 운영하는 지금의 정희 식당으로 돌아왔는데,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을 다시 기사로 보게 되자 신기한 기분까지 들었다.

 핸드폰에서 시선을 뗀 이정희가 손님이 하나도 없는 가게를 시무룩하게 둘러봤다.

 매일같이 먼지 하나 묻지 않도록 열심히 쓸고 닦아 반짝대는 식당이었다. 그런데도 손님은 점점 떨어져만 갔다.

 “도대체 왜 손님이 없는지 모르겠네. 하아.”

 이정희는 파리만 날리고 있는 식당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

 “도대체 뭐가 멀쩡하다는 건데!”

 집에 돌아온 김범은 허공에 둥둥 떠서 반짝대고 있는 고풍스러운 황금빛 두루마리를 보고 신경질을 부렸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통해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고 퇴원했는데, 갑자기 황금빛 두루마리가 나타나서 계속 깜빡댔다. 병원으로 돌아가 봐야 미친놈 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일단은 집으로 돌아왔는데 계속 저 상태였다.

 “후우, 돌아버리겠네. 저건 도대체 뭐야?”

 김범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환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사진이라도 좀 찍어볼까?”

 김범은 핸드폰을 꺼내 두루마리를 찍어 확인해봤지만 나오는 것은 방뿐이었다.

 “정말 내 눈에만 보인다는 건데……. 저걸 만져봐, 말아?”

 망설이던 김범은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하고 손가락을 뻗어 황금빛 두루마리를 살짝 건드렸다.

 톡.

 손가락에 두루마리가 닿는 느낌을 받았을 때였다.

 

 펑! 퍼펑!

 두루마리가 크게 펼쳐지며 화려한 폭죽이 터졌다.

 갑자기 환상처럼 폭죽이 터지는 황당한 상황에 멍해져서 보고 있는데, 두루마리에서 갑자기 슈퍼맨이나 스타워즈에서 들어봤던 익숙한 음악이 나왔다.

 빰! 빠바바빰!

 음악과 함께 황금빛의 두루마리로 글자가 크게 나타나며, 성우처럼 중후한 목소리가 두루마리에 떠오른 글자를 열정적으로 읽어댔다.

 

 - 찌질한 삶에 지치셨다고요?

 - 걱정하지 마십시오!

 - 명부 최고의 판관들과 영혼들이 당신을 최고로 만들어드립니다!

 - 인생 최고의 기회! 놓치면 대박 후회!

 - 다시없을 최고의 기회!

 - 명부소환령으로 인생을 꽃피워라!

 - 드루와, 드루와-! 컴오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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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드루와! 드루와! 컴오오온-! 2016 / 3 / 24 740 1 7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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