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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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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23 화
작성일 : 16-07-15 13:20     조회 : 505     추천 : 0     분량 : 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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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바위가 절벽에 부딪칠 때나 날 법한 소리가 났다.

 세찬 바람에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허공으로 말아 올랐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사마화정의 우장은 산하의 가슴에 닿아 있었다. 그녀는 너무도 놀라 눈을 부릅뜬 채 우장을 거두지 못했다.

 “천혼(天魂)… 불사(不死)…

 탄강(彈|)…….”

 앓는 듯한 목소리였다.

 산하는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철탑처럼 굳건하게 그 자리에 선 채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기색도 없었다.

 감소영은 움직이려 했다.

 산하가 화를 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 거구의 청년은 사부의 혈화겁멸인을 맨몸으로 받아내는 절세의 고수다. 그가 손을 쓴다면 사마화정은 정말 위험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은 어긋나도 한참을 어긋났다.

 산하는 화를 내는 대신 느릿하게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친 사마화정의 손등을 덮었다. 그리고 왼손으로 그녀를 당겨 조심스럽게 가슴에 안았다.

 “그 기법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맞지만 조금 다른 겁니다, 할머니.”

 굵고 낮은, 하지만 안쓰러움과 정감이 가득 담긴 음성이었다.

 감소영은 상황의 변화에 넋을 잃었다.

 사마화정은 자신을 안는 산하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양손을 벌려 그의 넓은 가슴을 꼭 끌어안았다.

 사마화정은 또 울고 있었다.

 예의 그 소리 없는 통곡이다.

 사마화정의 키는 작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산하의 품에 안기자 고목나무에 매미가 붙은 것처럼 되었다. 키도 그렇지만 덩치의 차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사마화정은 울고, 산하는 그런 사마화정의 등을 오른손으로 다독거렸다.

 감소영은 그제야 사마화정의 노여움과 눈물이 모두 그리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심장이 떨릴 정도로 놀랐다.

 ‘대체 사부님과 저 청년이 언급한 노야란 분이 누구시기에, 사부님께서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 걸까?’

 수십 년 동안 사마화정의 수발을 들어온 그녀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에 와서야 자신이 사부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도 적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눈빛이 복잡하게 변해갈 즈음 사마화정이 산하의 가슴을 밀쳐 내며 뒤로 물러났다.

 사마화정의 손에 닿았던 산하의 가슴 부위 옷이 고운 가루가 되어 흘러내렸다.

 산하와 거리를 벌린 사마화정은 소맷자락을 들어 눈물을 쓱쓱 닦아내고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매만졌다.

 감소영은 사마화정이 무엇을 하려고 저러나 멀뚱하게 바라보다가 대경실색했다.

 사마화정이 갑자기 산하를 향해 대례를 올렸기 때문이다.

 무릎을 꿇고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고개를 숙인 사마화정이 말했다.

 “사마가의 화정이 소주인을 뵙습니다. 방금 전의 무례는… 저를 몇 대 때리고 용서해 주세요.”

 방금 전의 거친 말투는 오간 데 없고, 조신한 요조숙녀(?)치고는 약간 이상한 말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소, 소주인?”

 기절초풍한 감소영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사마화정은 열락궁의 태상궁주이고 삼천 여제자의 생사여탈권을 한 손에 틀어쥐고 있는 존재다.

 신분을 떠나도 무림 중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위치가 어떤 것인데, 저런 어수룩해 보이는 청년의 종을 자처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에게 주인이 생긴다는 건 그 의미가 실로 작지 않았다.

 산하는 난감한 얼굴로 두어 걸음 옆으로 비켰다.

 그는 그렇게 놀란 얼굴이 아니었다. 마치 사마화정이 이렇게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던 사람처럼.

 오래전 사마화정은 유 노인을 모시는 시녀였다. 하지만 그것은 외견상의 신분이었을 뿐이고, 실상 두 사람은 부녀지간이나 다름없었다.

 두 살 때 거리에 버려져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죽어가던 사마화정을 거두어 키운 사람이 유 노인이었으니까.

 “저는 노야의 제자가 아닙니다, 할머니.”

 산하가 지금까지 한 말을 돌이켜 보면 사실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일.

 게다가 사승 관계를 부인하면 무림인이 아니다.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 그분은 더 이상 제자를 들이지 않겠다고 하셨으니까요. 하지만 소주인께선 그분의 임종을 지키신 분이십니다.”

 다소곳이 앉은 자세 그대로 사마화정이 고개를 들어 산하를 보았다. 목이 뒤로 꺾어질 것처럼 젖혀졌다. 산하가 너무 큰 탓이다.

 모양새는 별로 좋게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사마화정은 진지했다. 그녀의 눈빛이 요요한 빛을 발했다.

 “저는 그분의 수발을 이십칠 년 동안 들었습니다, 소주인!”

 사근사근한 어투. 그러나 깃들어 있는 기세는 대나무보다 더 곧고 강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산하는 사마화정을 속일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아주 조금 사실을 숨기려고는 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를 속이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뻗대는 것.

 “그분은 제가 당신의 지난날에 매여 살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도 다시 이름이 강호상에 떠도는 것을 바라지 않으셨구요. 그러니까 돌아가십시오, 할머니.”

 그는 화태건과 유청림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들도 깰 때가 되었습니다.”

 지법으로 수혈을 짚은 사람들이다. 시전자가 풀어주기 전에 깨어날 리가 없었다.

 축객령인 것이다.

 사마화정은 지체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라고 하시니 가지요. 하지만 곧 돌아오겠습니다, 소주인.”

 ‘소주인이라니…….’

 산하의 전신에 굵은 닭살이 올올이 돋아났다.

 ‘유 노야께서 걸리면 빠져나오기 어려우니 안 걸리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셨던 이유가 있었어. 질긴 할머니한테 잘못 걸린 것 같다.’

 어리벙벙한 감소영의 뒷머리를 잡아 눌러 산하에게 강제로 인사를 시킨 사마화정은 자신도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이 아이는 제 제자인 감소영이라고 합니다. 지금 열락궁을 맡고 있지요. 다음에 뵙고 제가 살아온 저간의 일들을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요.”

 허리를 편 그녀가 말을 이었다.

 “소주인, 근처에 숭양보의 아이들이 맴돌고 있던데 알고 계십니까?”

 산하의 눈이 빛났다.

 유청림의 말을 들으며 자신들을 뒤따르는 자들의 정체를 어림짐작했는데, 사마화정이 확인을 해준 것이다.

 그가 대답했다.

 “예.”

 산하의 짧은 대답에 사마화정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당을 나섰다.

 산하가 그분의 진전을 이었다면, 그녀가 그를 걱정하는 건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만큼 헛된 일이었으니까.

 쏴아아아아아!

 비에 추적추적 젖어들어 가는 감소영과 달리 사마화정의 몸은 젖지 않았다.

 빗물과 그녀의 몸 사이에는 일 촌가량의 빈 공간이 있었다.

 빗물은 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산하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듣고 싶은 얘기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기다려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살아낸 세월이 가져다준 인내심이었다.

 ‘소주인, 강호는 소주인의 생각처럼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랍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이 왜 생겼는지 소주인도 머지않아 알게 되시겠지요. 흠, 그 인간에게도 소식을 전해야겠지. 그분의 후인이 강호에 나왔다는 걸 다른 경로로 알게 되면 날 죽이겠다고 달려들 테니……. 소주인이 그를 만나면 혹 생각이 바뀌실지도 모르고, 바뀌지 않으셔도 상관은 없어. 소주인이 당신처럼 사는 건 그분도 바라지 않으셨던 것 같으니까.’

 그녀는 잠시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사당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강호의 바람을 맞다 보면 소주인의 뜻과 상관없이 소주인과 주인 어르신의 관계가 드러날 수 있어. 소주인이 주인 어르신의 후인이라는 것을… 그자들이 알게 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건 불을 보듯 뻔해. 이번에는… 절대로 그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어. 소주인은 내가 지킬 거야. 지난날의 후회와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하늘이 준 기회,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야!’

 강렬한 결기를 담은 사마화정의

 아름다운 두 눈이 어둠을 밝히며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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