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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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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21 화
작성일 : 16-07-15 11:59     조회 : 448     추천 : 0     분량 : 5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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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청림은 부드러운 어투로

 말을 이었다.

 “저는 호북성 의창에 살았는데 열아홉에 남편을 만나 혼인을 하고 연아를 낳았어요. 남편은 뛰어나진 않아도 무공을 익힌 분이셨고요.”

 그녀의 음성이 작아졌다.

 화태건은 유청림이 솟구치는 감정을 다스리기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눈빛이 강해졌다.

 유청림의 눈에 깃든 슬픈 기색을 엿본 탓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유청림은 아름답고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강한 여인이었다.

 화태건은 그녀와 동행하는 동안 그녀가 흐트러진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유청림의 말은 계속되었다.

 “제가 의창에 살 때 저를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집요한 사람이었죠. 제가 남편을 만나 연아를 낳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은 어떻게든 저를 데리고 가려고 했어요. 저와 남편은 혼인한 직후부터 그 사람을 피해 끊임없이 이사를 해야 했지요. 그러다가 일 년 전에 정착한 곳이 축천이었어요.”

 화태건은 입을 딱 벌렸다.

 호북성 의창에서 강서성 축천까지 피해 다녀야 했을 정도라면 유청림을 원했다는 자의 집요함은 가히 병적이라 할 만 했다.

 “그런… 후레자식이!”

 그의 거친 욕설에 볼을 붉힌 유청림이 연아를 보며 화태건에게 눈짓을 했다.

 아이 앞이니 말조심을 하라는 눈짓.

 화태건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감정을 다스린 듯 한결 부드러워진 얼굴로 유청림이 말했다.

 “제가 남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다섯 달 전이에요. 그분은 저를 쫓아다녔던 사람과 담판을 지어야겠다는 서신 한 장만을 남기고 떠났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 소식도 없어요. 저는 남편의 소식을 기다리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나선 길에 강 소협과 화 소협을 만난 거예요.”

 “그럼 형주는……?”

 “형주에는 남편의 의동생 중 한 분이 살아요. 손휘라는 분인데, 그분과 남편은 감추는 것이 없는 사이지요. 저는 그분을 만나기 위해 형주로 가는 길이에요. 그분이라면 남편의 소식을 알고 있을 테니까요.”

 그때까지 연아와 놀고 있던 산하가 갑자기 물었다.

 “유 낭랑에게 집착했다는 자가 누굽니까?”

 유청림과 화태건은 흠칫했다.

 유청림을 보는 산하의 시선이나 말을 하는 어투는 평소와 비슷했다. 하지만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그러나 무엇이 다른지 말하라면 또 딱 꼬집어서 말할 수가 없었다.

 미묘했다.

 유청림이 대답했다.

 “위군양이라는 사람이에요.”

 무림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산하는 당연히 모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화태건은 들어본 적이 있는 듯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가 말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네요. 그런데…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닌 듯싶어요. 그 이름을 들으니까 기분이 나빠지는 걸 봐서요.”

 유청림이 쓸쓸하게 웃었다.

 “화 소협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생각이 날 거예요. 유명한 사람이니까요. 주색잡기로 가문의 명성에 먹칠하고 다니는 것으로 말이지요.”

 화태건이 다시 물었다.

 “가문이라면?”

 “그는 당대 숭양보주(崇陽堡主)인 철장(鐵掌) 위군학의 하나뿐인 친동생이에요.”

 화태건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숭양보라구요?”

 산하가 물었다.

 “아는 곳이냐?”

 화태건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예, 그 위군양이라는 인간도 기억이 납니다. 탐화견자(探花犬子) 위군양. 분명 그 개자식이에요.”

 화태건은 생각만 해도 열이 나는지 씨근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숭양보라면 호북성에서 대단한 위세를 떨치고 있는 명문입니다. 전승되는 무공도 강하고 역사도 꽤 돼서 아마 백 년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화태건이 숨을 돌리기 위에 입을 다문 순간 유청림이 끼어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닌 힘도 무척 강하지만 사실 호북성에서는 그들의 배경을 더 두려워하죠.”

 화태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호북성의 공손세가를 호위하는 삼대지파 중의 하납니다.”

 “공손세가?”

 낮게 되묻듯 중얼거리는 산하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의 강호 견식은 일천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를 정도는 아니다. 산적들과 그들의 수괴(?)인 장파릉 덕분이다.

 언젠가 장파릉이 했던 무림의 이야기 중에 공손세가라는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그의 뇌리에 떠올랐다.

 그가 물었다.

 “공손세가라면 청천단심맹(晴天丹心盟)의 사대기둥 중 하나라는 그 가문 아니냐?”

 “맞습니다, 형님.”

 언제나 태평하던 산하의 얼굴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숭양보에 이어 나오는 이름들이 하나같이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이었다.

 청천단심맹.

 공손세가.

 이들의 이름 뒤에는 반드시 따라붙는 존재들이 있다.

 마천루.

 그리고,

 신주육천공과 천중구마존.

 그가 유청림에게 말했다.

 “꼭 형주로 가셔야 합니까?”

 형주는 의창에서 이백여 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형주로 갈수록 의창과 가까워진다.

 위험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산하의 말뜻을 이해한 유청림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은 저 때문에 먼 길을 떠났어요. 무섭다고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산하는 한 일자로 굳게 입을 다물고 말없이 유청림의 눈을 응시했다.

 유청림도 흔들림 없는 눈으로 산하의 눈을 받았다.

 화태건은 초조한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산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초조함과 기대가 어린 눈빛이었다.

 하지만 잠시 흐르던 침묵을 깬 산하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한 말은 그의 기대와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유 낭랑.”

 “별말씀을. 마음 써주셔서 감사하기만 한 걸요.”

 유청림이 환하게 웃었다.

 산하는 그녀를 보며 감탄했다.

 유청림은 진실로 마음이 강한 여인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아꼈던 유 노인을 생각나게 하는 유청림이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유 노인은 말했었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는 용기 있는 자가 아니라 그저 단순한 바보일 뿐이라고.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는 두려움을 모르는 자가 아니라, 두려움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자라고.

 “형님…….”

 화태건이 아쉬움을 가득 담은 목소리로 산하를 불렀다. 그는 산하가 유청림을 돕기를 바랐다. 사심(?)이 전혀 없는 바람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산하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화태건의 머릿속에 산하의 굵은 음성이 종 치듯 울렸다.

 [유 낭랑은 남편의 일에 우리가 끼어드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다. 그 탐화견자인가 하는 인간의 선에서 일이 마무리되면 다행이지만, 일이 커지면 우리에게 해가 갈 거라고 생각하니까. 지금 얘기해 봐야 공연히 그녀의 마음만 상하게 할 뿐이다.]

 화태건의 표정에 놀람과 기쁨의 빛이 엇갈렸다.

 놀람은 산하가 일류고수도 시전하기 어렵다는 전음지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전했다는 것과, 유청림의 속을 마치 손바닥 들여다보는 것처럼 파악하고 있는 산하의 통찰력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쁨은 유청림이 하는 일을 방관하지만은 않겠다는 산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태건은 유청림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표정을 관리하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그런데 무슨 전음이 귀로 들리지 않고 머릿속에서 울리는 거지? 게다가 저런 통찰력이라니……. 정말 형님이 가끔 보여주는 말과 행동은 겉모습과는 무시무시하게 어울리지 않는단 말이야. 그래도… 쿡쿡쿡.’

 그의 웃음 가득한 시선이 연신 유청림을 힐끔거렸다.

 그러다가 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유 낭랑, 어떻게

 그 위군양이라는 인간과 악연을

 맺게 되신 겁니까?”

 “악연은… 악연이지요.”

 유청림은 작게 중얼거린 후 말을 이었다.

 “저는 기녀였어요.”

 화태건은 충격을 받은 듯 눈의 초점이 흐트러졌다.

 산하도 생각지 못했던 말에 커다란 눈을 껌벅였다. 산에서 자랐다고 기녀도 모를 정도로 세상물정에 어두운 그가 아니다. 다 장파릉을 비롯한 산적들 덕분이다.

 화태건이 더듬거리며 되물었다.

 “기… 기녀요?”

 유청림은 조금 어두운 얼굴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속일 생각은 없었어요. 그리 자랑스러운 과거가 아니어서 말을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산하가 불쑥 말했다.

 “제 의형 중의 한 분은 산적입니다. 그것도 산적 두목이죠.”

 산하를 돌아보는 유청림의 눈에 고마움의 기색이 담겼다.

 “화 소협, 기녀가 청루의 기녀와

 홍루의 기녀로 나뉜다는 건 아시나요?”

 “예, 압니다.”

 화태건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그는 놀란 기색을 보였다는 게 부끄러운 듯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유 낭랑.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직업이 그러셨다고 해서 제가 유 낭랑을 다르게 보지 않는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의젓하고 정중한 어조.

 유청림은 환하게 웃었다.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화태건은 지나치게(?) 활달한 면이 있었지만 솔직하고 마음이 여렸다.

 “고마워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저는 의창의 여선루(女仙樓)라는 청루에서 일했어요. 노래와 춤으로 손님을 즐겁게 하는 기녀였지요. 위군양은 그곳에서 만났어요. 남편도 그곳에서 만났고요.”

 유청림은 입을 닫았다.

 이후의 일은 이미 말했다.

 화태건도 더 이상은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질문을 할 때마다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난감한 대답을 듣자 감히 물을 수가 없었다.

 산하도 말이 없었다.

 유청림이 기녀였다는 것에 실망 같은 걸 할 그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유청림의 기구하다면 기구한 삶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의 눈길은 부서진 문밖으로 향했다.

 쏴아아아아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천하에 나처럼 불행한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곤 했었지.’

 스승과 함께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산하는 소리 없이 웃었다.

 철없는 시절이었다.

 ‘천하인들 중에 너만 한 사연을 갖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스승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는 믿을 수 없습니다를 연발했었고.’

 돌아가신 스승을 생각하는 그의 눈에 아련한 그리움이 떠올랐다.

 그의 시선이 자신의 품 안에서 어느새 잠이 든 연아와 고개를 숙이고 상념에 잠긴 유청림을 번갈아 훑었다.

 마음 한구석에 서늘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에 그는 커다란 눈을 껌벅였다.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라. 그것이 스승님의 마지막 말씀이셨지.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죄송스럽기만 했는데, 혹 지금의 내 마음을 가리키셨던 건 아니었을까.’

 산하의 눈 깊은 곳에서 강렬한 섬광이 일었다.

 그것은 계속해서 마음을 괴롭히던 문제의 해답에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간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작은 깨달음의 빛이었다.

 안타깝게도 유청림과 화태건은 산하의 변화를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사이, 무림사에 신화와 전설로 남을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이 순간,

 산하의 마음속에 후일

 일보진천(一步震天)

 일권천붕(一拳天崩)

 괴협독보(怪俠獨步)

 철산군림(鐵山君臨)이라 불리게 되는 무림행의 씨앗이 발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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