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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경선종
작가 : 천성민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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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도래한 마교의 중원 침공!
그 첫 번째 목표 중원 도문의 조종. 무당파!
그런데…… 피해가 달랑 제자 하나?
무당파의 잊혀진 제자 진운. 마교에 납치당하다!?
정마를 넘나드는 진운의 기상천외한 행보! 그의 웃지 못할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제 18 화
작성일 : 16-07-15 11:18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7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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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七章 의도하지 않은 결과

 

 

 

 온서풍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아들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신교 내에서도 교주를 뺀 다른 모든 이들이 두려워하는 온서풍이었다. 하지만 그도 자식 앞에서는 평범한 아버지와 다름없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전보다 훨씬 호흡이 규칙적이고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언제 눈을 뜨려는 거냐, 휴아야…….”

 온서풍은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열흘 전 적시궁주로부터 대업에 참여할 거라는 확답을 받은 이후, 대업을 시작할 날짜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하지만 백면마인이라는 미꾸라지가 온서풍의 심기를 흩어 놓음으로 대업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참하게 당한 아들의 복수는 물론, 대업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백면마인을 잡아야만 했다.

 그때였다.

 -유령궁주 온서풍, 맞지?

 갑작스레 귓가로 파고든 나직한 전음.

 온서풍은 저도 모르게 벌떡 몸을 일으켰다.

 “누구냐?”

 -네가 애타게 찾던 사람.

 들려온 대답에 온서풍이 으득 이를 갈았다.

 “백면마인…….”

 -정답이야. 그동안 계속 날 찾았다며?

 “어디냐?”

 온서풍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나직이 말했다. 곧장 전음이 날아들었다.

 -혼자서 나와. 내가 흘린 기운을 따라서 오다 보면 날 만날 수 있을 거야. 설마 궁주씩이나 되는 분이 졸개들을 우르르 끌고 나타나진 않겠지?

 “물론이다. 너 따위를 처리하는데 남의 손을 빌릴 수는 없지.”

 -그럼 기다리지.

 그것을 마지막으로 전음이 끊어졌다. 하지만 기이한 기운이 어딘가를 향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온서풍은 자신의 독문병기, 잔월(殘月)을 꺼내 들고는 천천히 멀어져 가는 기이한 기운의 뒤를 쫓았다.

 

 기이한 기운의 뒤를 쫓기 시작한 지 일각여.

 온서풍은 거대한 폭포 아래의 공터에 닿을 수 있었다. 붉은 석양이 내리쬐는 공터의 주위에는 수많은 무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백면마인을 찾으라 보냈던 유령궁의 무사들이었다. 온서풍의 얼굴이 왈칵 구겨졌다.

 “날 그렇게도 만나고 싶었다며?”

 공터의 한가운데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작은 인영. 흰 복면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백면마인이 분명했다.

 온서풍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으득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네놈이……, 네놈이 바로 백면마인이더냐!”

 “글쎄, 다들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런데 괜히 부하들을 고생시켰어.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으면 알아서 찾아갔을 텐데 말이야.”

 “…….”

 온서풍은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백면마인, 진운을 노려보며 천천히 허리춤의 잔월을 꺼내 들었다.

 온서풍의 독문병기인 잔월은 두 자루의 반월극(半月戟)이었다. 좌우 길이 한 자 정도의 반월형 날붙이에 손잡이를 붙인 단병, 잔월.

 천 번을 담금질한 묵철로 만들어진 잔월은 그동안 온서풍에게 수많은 승리를 안겨 준 기병이었다.

 츠츠츠츠―!

 온서풍이 천천히 내공을 끌어 올리자 그에 반응에 양손의 잔월이 예리한 파공음을 토해 냈다.

 하지만 진운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온서풍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문득 온서풍의 눈에 진운의 허리춤에 매인 시커먼 도갑이 보였다.

 온서풍은 파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잔월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뽑아라.”

 “이거? 에이, 아직은 안 돼.”

 진운은 흑도의 도갑을 살짝 건드렸다. 온서풍의 기운에 감응해 흑도의 도신이 나가고 싶다는 듯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이 나를 그토록 아래로 보는 것이냐?”

 “응? 아니, 오해는 하지마. 지금껏 몇 번을 말해서 지겹긴 하지만 내가 이걸 뽑으면 피를 보지 않고선 끝낼 수 없거든.”

 “건방진……!”

 온서풍은 크게 일갈하며 진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달빛을 닮은 잔월의 빛이 진운의 온몸을 난도질했다.

 파파팍!

 하지만.

 “어째 궁주들은 다들 성격이 급한가 봐. 몇 마디하지도 않았는데 다들 반응이 똑같네.”

 허공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기운이 온서풍을 덮쳤다. 다급히 몸을 비틀며 온서풍은 잔월을 겹쳤다.

 콰쾅―!

 커다란 폭음과 함께 온서풍이 한 걸음 뒤로 밀려났다. 잔월을 잡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호오? 팔성의 혈옥파천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버티다니. 제법인데? 그럼 어디…… 이것도 한 번 받아 봐!”

 진운은 허공에 뜬 채 빠르게 주먹을 내질렀다.

 우르릉! 꽈―광!

 진운의 주먹이 우뢰를 토해 냈다.

 천마진천권의 권력이 사방을 가득 메우며 온서풍에게 날아들었다. 어디에도 피할 틈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온서풍은 잔월을 고쳐 쥐고는 날아드는 수많은 권영을 향해 뛰어들었다.

 펑! 퍼퍼펑! 퍼펑!

 연이어 폭음이 터져 나왔다. 순식간에 주위 가득한 먼지로 시야가 가려졌다. 진운은 그대로 공중제비를 돌아 바닥에 착지했다.

 “죽어라!”

 순간 커다란 노호성과 함께 먼지 사이로 날카로운 예기가 뚫고 나왔다.

 온서풍이 전력을 다해 집어 던진 잔울 한 자루가 먼지 사이를 뚫고 진운에게로 날아들었다.

 슈아아―악!

 잔월이 먼지 사이를 가르고 날카로운 파공성을 토해 내며 진운을 덮쳤다.

 전혀 미동도 하지 않던 진운은 잔월이 자신의 코앞에 닿을 정도가 되어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웅!

 잔월이 진운의 신형을 꿰뚫었다. 허나 잔월이 벤 것은 진운의 허상일 뿐이었다.

 파라라락! 턱!

 잔월은 허공을 한 바퀴 크게 돌아 다시 온서풍의 손으로 돌아갔다. 순간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주위 가득하던 먼지를 휩쓸어 갔다.

 그제야 잔월이 베어 버린 진운의 허상이 사라졌다. 온서풍은 천천히 인기척이 느껴지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터억!

 갑작스레 나타난 진운이 온서풍의 시선이 닿은 곳에 멈춰 섰다. 순간 온서풍의 눈이 크게 치켜떠졌다.

 “교, 교주!?”

 찢어진 복면 사이로 드러난 얼굴.

 그것은 분명 천마신교의 교주, 반창효의 모습이었다.

 온서풍의 짧은 외침에 진운은 복면이 찢어진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피하는 순간 잔월의 예기에 베인 것 같았다.

 “응? 아, 이런. 또 복면이……. 당황하지 말라고. 난 교주가 아니니까.”

 진운은 찢어진 복면을 벗으며 말했다.

 자신의 얼굴을 본 궁주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런 걸로 보아 지금의 교주가 자신의 핏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았다.

 착각할 정도로 지금의 교주와 자신이 닮았다는 것이니.

 진운의 맨 얼굴을 바라보던 온서풍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분명 교주와 많이 닮긴 했지만 다르다. 교주가 저리 젊을 리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도대체……?’

 채 의문을 해결할 틈도 없이 진운이 외쳤다.

 “쓸데없는 생각은 관두라고! 지고 싶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해!”

 외침과 동시에 날카로운 기운이 온서풍을 덮쳤다.

 맨손으로 펼쳐지는 패황섬전도.

 하지만 그 날카로움은 도를 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온서풍은 까득 이를 악물고는 잔월을 사방으로 휘저었다.

 파파팍!

 반월분천(半月分天)의 초식이 펼쳐지자 온서풍에게 날아들던 패환섬전도의 기운이 종잇장처럼 찢어졌다.

 “그래. 그 정도는 해야 좀 신이 나지. 안 그래?”

 밝게 소리치는 진운의 말에 온서풍의 이마에 힘줄이 불쑥 튀어 나왔다.

 자신을 업신여기는 듯 가벼운 진운의 말투가 온서풍의 심기를 긁어 놓은 것이다.

 극성에 이른 마령환허보를 펼치며 사방에 잔영을 흩뿌리는 진운과는 달리, 온서풍은 그 가운데에 가만히 선 채로 천천히 두 자루의 잔월을 들어 올리며 십자로 교차시켰다.

 “일격…….”

 “응? 뭐라고?”

 온서풍의 중얼거림에 진운이 걸음을 멈췄다. 온서풍은 멈춰선 진운을 가만히 노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일격으로 네놈을 요절내 주겠다!”

 콰아아아!

 말을 마침과 동시에 온서풍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차가운 달빛과도 같은 기운은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말 그대로 전력을 다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진운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온몸에 전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주위의 공기가 온서풍을 중심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일체의 장난기를 거둔 진운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온서풍의 움직임을 살폈다.

 온서풍은 십자로 교차한 잔월로 진운을 겨눈 채 전력을 다해 내공을 끌어 올렸다.

 “좋아! 받아 주지!”

 진운이 나직이 소리치며 온서풍을 응시했다.

 주위 십장 여가 온서풍의 몸에서 흘러나온 기운으로 가득 찬 순간, 온서풍이 커다란 기합성을 내지르며 잔월을 크게 내리그었다.

 “크아아압!”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나간 기운이 십자로 교차된 두 자루의 잔월에 흡수되었다.

 잔월광(殘月光).

 모든 것을 단숨에 녹여 버린다는 온서풍, 최후의 초식이 펼쳐졌다. 뼛속이 아릴 정도로 차가운 푸른빛이 진운을 향해 뻗어 나갔다.

 꽈릉! 쿠콰콰콰콰―쾅!

 

 “크윽…….”

 온서풍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 털썩 쓰러졌다.

 이제는 아무런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자신이 지닌 내공 전부를 사용한 잔월광.

 그것을 버텨 낸 자가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 흔들리지 않는 두 다리로 멀쩡히 서 있는 저 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믿을 수……, 믿을 수 없어!”

 온서풍은 눈앞의 사내, 진운을 바라보며 쥐어 짜내듯 소리쳤다. 하지만 진운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온서풍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어쩌겠어. 이게 현실인 걸. 하지만 지금껏 내가 상대한 자들 중에서 제일 위력적인 공격이었어. 이거 칭찬이야. 진심이라고.”

 진운의 말은 진심이었다.

 지금껏 자신에게 내공의 칠 할 이상을 사용하게 만든 자는 아무도 없었다. 온서풍 이전의 삼궁의 궁주들조차 육 할의 내공만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쿠, 쿨럭! 건방진…….”

 온서풍이 검붉은 피와 함게 비틀린 말을 토해 냈다.

 진운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돌아섰다.

 온서풍은 남은 힘을 쥐어 짜내 손을 들었다. 하지만 심하게 떨리는 손은 진운을 멈춰 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문득 걸음을 멈춘 진운이 중얼거렸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뿐인가……?”

 진운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끼며, 온서풍은 의식의 끈을 놓았다.

 

 ***

 

 백면마인에게 패배한 이후, 온서풍은 일체의 외부 활동을 삼가한 채 유령궁에 틀어박혀 있었다.

 교주 반창효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 닮아 있었던 백면마인의 맨 얼굴이 온서풍을 고민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었다.

 반창효에게는 지금은 행방이 묘연한 딸이 하나 있을 뿐, 아들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와 닮은 사내가 존재한단 말인가.

 백면마인은 고작 약관에 이른 듯 젊은 나이로 보였지만, 지닌바 무공이 심상치 않았다.

 자신의 전력을 다한 잔월광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내다니…….

 직접 겪었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백면마인의 무공은 혈마수라기를 대성했다는 교주의 무위에 육박한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교주를 닮은 정체불명의 고수.

 문득 온서풍의 머릿속에 얼마 전부터 주위에서 들려오던 소문이 떠올랐다.

 각 궁의 인근에서 벌어졌다는 경천동지할 기사…….

 ‘설마……?!’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린 온서풍이 저도 모르게 벌떡 몸을 일으켰다.

 지금 당장이라도 확인해야 했다.

 어쩌면 앞으로의 대업에 크게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두운 얼굴로 세 장의 서신을 휘갈겨 쓴 온서풍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암혼령(暗魂靈)!”

 “부르셨습니까, 주군.”

 분명 온서풍 혼자만 있는 밀실이었지만 어디선가 날카로운 음성이 들려왔다.

 온서풍이 허공에 세 장의 서신을 내던졌다

 “다른 궁주들에게 전하라.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은밀해야 한다.”

 “존명.”

 들려온 대답과 함께 허공에 날아간 서신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것을 바라보는 온서풍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두 시진 후.

 유령궁의 밀실에는 사궁의 궁주들이 은밀히 모여들었다.

 둥근 탁자에 둘러앉은 궁주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한참을 가만히 궁주들을 지켜보던 온서풍이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다들 오랜만이외다. 이번에 급히 회합을 가지게 된 것은…….”

 말꼬리를 흐리며 온서풍의 눈길이 신도무기에게 향했다.

 신도무기는 왼 손목이 불편한 듯 아까부터 계속 손목을 주무르고 있었다.

 온서풍은 다시 고개를 돌려 엽환세를 바라보았다.

 오른쪽 어깨가 눈에 띄게 축 쳐져 있었다. 환제청도 다리가 불편한 것인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역시…….’

 “왜 갑자기 말을 안 하시는 게요?”

 엽환세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온서풍은 찻잔에 끓는 물을 부으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궁주들께서는 혹 백면마인이란 자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으시오?”

 온서풍이 백면마인을 언급하자 세 궁주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금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오긴 했지만 짧은 순간의 변화를 온서풍은 놓치지 않았다.

 ‘역시…….’

 온서풍은 찻주전자를 내려놓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솔직하게 터놓고 말해 봅시다. 궁주들께서도 그 백면마인이란 자를 만나지 않았소. 아마도 다들 패하셨을 거요. 나처럼…….”

 “무, 무슨 소리요? 본 궁주는 그런 자를 만난 적 없소이다.”

 “대체 무슨 소릴 하시는 게요, 유령궁주!”

 “처음 듣는 소리외다.”

 세 궁주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격렬히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을 본 온서풍은 확신했다.

 “적시궁주의 손목, 환마궁주의 다리, 그리고 백령궁주의 어깨. 그건 어찌 된 거요? 노환으로 다친 것은 아니지 않소?”

 “그, 그건……. 후우, 유령궁주의 말이 맞소이다. 일전에 그 백면마인이라는 자에게 당한 게요.”

 신도무기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온서풍의 말을 인정했다. 뒤이어 다른 궁주들도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던 온서풍이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궁주들께서는 혹 그자의 맨 얼굴을 보셨소이까?”

 낮은 침음을 흘리며 세 궁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주와…… 아주 흡사한 얼굴이었소이다.”

 제일 먼저 대답한 것은 엽환세였다. 뒤이어 신도무기가 입을 열었다.

 “나도 봤지만 믿을 수가 없더이다. 어찌 교주와 닮은 사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단 말이오. 게다가 그렇게 고강한 무공이라니…….”

 반응으로 보아 온서풍 자신을 포함한 네 궁주들은 모두 같은 자에게 패배한 것 같았다.

 그것도 교주의 젊은 시절과 아주 흡사한 얼굴을 한 자에게…….

 “혹 유령궁주께서는 그의 정체에 대해 짚이는 바가 있으신 거요?”

 온서풍을 가만히 바라보던 환제청이 질문을 던졌다. 온서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대업을 무기한 연기해야 할 것 같소. 아니, 취소해야 하오.”

 “어째서요?”

 “무선 헛소리요?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내 놓았건만!”

 “취소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온서풍의 말에 세 궁주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온서풍은 찬찬히 세 궁주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그 백면마인이라는 자는…… 교주의 비밀무기 같소이다.”

 “교, 교주의 비밀무기?!”

 세 궁주가 저도 모르게 동시에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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