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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리셋 라이프
작가 : 이그니시스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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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원하지 않았던 죽음. 그리고 차갑게 흩어지던 마지막 숨결.
그런데, 다시 눈을 떴다. 게다가 10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있다.
10년의 시간과 다시 주어진 기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통제하리라!

 
제 23 화
작성일 : 16-07-14 16:31     조회 : 518     추천 : 0     분량 : 8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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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아아아!

 공기가 이 어처구니없는 일에 기겁하며 내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는 허공을 날아가는 레비디안을 보며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난다.”

 내 목소리라고 믿을 수 없는 한심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투석기에서 쏘아진 탄환처럼 그녀는 허공 높이 솟아 수십 미터 앞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날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녀는 당연하게도 점차 아래로 향했고, 공중에서 자세를 바꾸고는 그대로 일곱 마물 주술사의 근처까지 떨어졌다.

 그녀는 착지하면서 베어맨 하나를 깔아뭉개고 그대로 앞으로 달려갔고, 나처럼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마물들은 그제야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변으로 순식간에 마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맙소사! 수백 마물의 한가운데잖아!”

 나는 그녀가 싸움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말한 건 바로 저런 뜻이었다.

 나는 여전히 멍하니 보던 조이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조이! 앞으로! 앞으로!”

 “예?”

 “그 창 가지고 뭐해! 무조건 휘두르면서 나아가! 선생님 죽일 작정이야?! 엉?!”

 나는 급하게 말했고, 조이는 던지기 전에 거기까지 생각하진 못했는지 멍하니 있다가 금세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아아! 그렇군요!”

 “어서 가! 빨리 갈수록 좋아!”

 “예, 예에!”

 조이는 3미터의 철창을 들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그의 뒤에서 쫓아가며 외쳤다.

 “다들 비켜! 급하단 말이야!”

 “뭐? 우아앗!”

 뒤를 흘끔 돌아본 이들은 2미터의 거구가 3미터의 흉기를 들고 무시무시하다고 생각되는 표정으로 달려드는 것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자리를 비켰고, 그 사이로 조이의 창이 뻗었다.

 콰드드득!

 순식간에 네 마리의 마물이 꼬치처럼 창에 꿰었다. 조이는 그것으로 자신을 얻었는지 창의 하단을 양손으로 잡으며 외쳤다.

 “우아아-! 모두 비켜-!”

 그리고는 그는 창을 잡고 정신없이 좌우로 흔들었다. 그것으로 조이의 앞 2미터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었다.

 마물들은 모두 조이의 창에 맞아 우당탕 쓰러지기 일쑤였다.

 “달려-!”

 나는 그의 뒤에서 살아있는 마물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외쳤다.

 조이의 움직임은 숫제 쟁기로 밭을 가는 것 같았다. 좌우로 창을 휘두를 뿐인데도 마물들은 뼈가 부러진 채 나뒹굴었다.

 케엑! 키륵! 키익! 커엉! 캬악!

 퍽! 퍼버벅! 퍼벅!

 조이가 창을 한번 휘두르면 그 앞 2미터는 깨끗하게 정리가 된다.

 레비디안을 구하겠다는 일념은 같았다.

 너무나 상황이 급해서 그녀가 홀로 적진 한가운데 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놀라운 힘으로 만회하려는 것이다.

 “맙소사……!”

 “저게 사람이야?”

 “우와…….”

 그렇지만 그 필사적인 노력에도 속 터지게 뒤에 남은 이들은 놀라며 구경만 하고 있었다.

 아니, 저 바보들이!

 “뭐하나, 제군들! 전진 앞으로!”

 나는 순간 3 기사단의 부단장이 되어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명령’에 군인들은 자동적으로 반응했다.

 출렁 하며 앞으로 뛰쳐나온 전열이 1초 뒤에야 맹렬하게 폭발했다.

 “가자-!”

 “제국 7 기사단 앞으로-!”

 “다 죽여 버려!”

 그렇게 두 기사단은 쓰러진 마물들을 착실하게 난도질하며 조이의 뒤를 따랐다.

 곧이어 시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게 되었다.

 잠깐 뒤를 바라보니 어느 사이엔가 꿈틀대던 시체들이 다시 넘어진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성공했구나!

 이제 그녀를 구하는 것만 남았다!

 조이의 맹활약과 그 뒤를 이어 마무리를 하는 전법 덕분에 30미터는 쾌속으로 진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좌우로 창을 휘두르던 조이는 어느새 기합을 싣고 있었다.

 “하앗! 헤야압!”

 처음부터 온 힘을 다한 진격이었다.

 얼마 남겨두지 못하고 조이는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하긴 전투훈련을 받지 않았으니 타고난 힘으로 30킬로그램짜리 철창을 쉬지 않고 휘두르는 건 무리다.

 힘 때문에 오직 내구성만 생각한 무기를 만들었더니 쉬이 지치는군.

 “조이! 날 엄호해!”

 “예? 형님!”

 나는 조이의 겨드랑이 사이로 달려가서는 처음 보이는 마물에게 무조건 검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 마물이 넘어지자 그 뒤의 마물에게 달려들었다.

 콰지직! 퍽! 서걱! 푸욱!

 오로지 앞, 앞, 앞이었다.

 한 번 휘둘러 목숨을 빼앗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뒤가 막히든 옆에서 달려들든 상관하지 않았다. 조이가 내가 지나간 틈을 타서 창을 내리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쾅! 쾅!

 저건 숫제 도리깨질이다.

 밀을 타작하든 창으로 내리치는 일격에 남을 녀석들은 없었다. 무게에 힘이 실리니 그것 또한 강력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힘도 덜 드는 동작이고.

 “하앗! 차앗! 헤랴-!”

 나는 왼손과 오른손의 두 자루를 마음껏 휘두르며 무조건 앞으로 향했다.

 그녀가 처음 내려오면서 거꾸러뜨린 베어맨의 시체가 밟힐 때까지 난 계속해서 내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교차로에 들어섰을 때, 나는 문득 앞이 허전함을 느꼈다. 배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아…….”

 10미터 앞의 적이 모두 싹쓸이되어 있었다. 주술사로 보이는 일곱 마물들은 모두 정확하게 목이 꿰뚫린 채 쓰러져 있었다.

 그녀의 검인 세븐 스타가 작렬한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서 다른 마물들에 둘러싸여 현란하게 검을 뿌리는 그녀가 있었다.

 역시 검왕!

 나는 유쾌함으로 복받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달려갔다!

 “하하하핫!”

 위험하긴! 오히려 마물들이 위험하지 않습니까! 레비디안! 하하하!

 촤악!

 나는 등을 보인 피쉬맨을 베어 넘기고는 닥치는 대로 마물을 죽였다.

 이미 기세가 상당히 꺾인 마물들은 이미 고려할 상대가 되지 않았다.

 난 그렇게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녀는 한 검에 하나씩 마물을 죽이며 춤을 추듯 움직였다.

 “하앗!”

 또 한번 울리는 그녀의 기합에 그녀의 주위에 있던 마지막 마물, 와일드 울프가 세로로 두 쪽 나며 쓰러졌다.

 나는 그녀의 지근거리에 걸음을 딛었고, 그 순간 그녀가 검을 휘둘렀다.

 카앙!

 반사적으로 휘두른 검. 그 이면에 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적을 상대하는 눈이었다. 그녀는 검의 거리에 들어온 모든 것을 공격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쩐지 그럴 것 같아서 검을 들어 막지 않았다면 검에 맞았을 것이다.

 그렇게 마주 본 그녀의 눈이 놀람으로 동그래졌다.

 “리셀?”

 “다친 데는 없습니까?”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와줘서 기뻐요.”

 그녀는 빙긋 웃으며 검을 내렸다. 그녀의 뒤에는 부리나케 도망가는 마물들이 보였다.

 하지만 거기서는 공포가 아닌 작전상 후퇴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검을 내리며 말했다.

 “일단 해결했는데, 여전히 석연찮군요.”

 “그래요. 일단 조종자를 찾진 못했으니까요. 마물들이 불리하니까 일단 물린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 자는 이 장면을 모두 보고 있었다는 거죠. 마물의 눈으로 보기 위해선 적어도 주술사 정도의 지능이 있는 녀석들이 필요하지만, 모두 죽였거든요. 도망친 녀석들 중에는 주술사가 없었어요.”

 그녀는 냉정하게 정황을 분석했다. 싸우면서도 그런 것을 생각할 수 있다니,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감탄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미소 지은 채 말했다.

 “그래도, 일단 이겼군요.”

 “아, 그렇군요.”

 그녀는 내 어깨를 툭 쳤고, 나는 마주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를 돌았다.

 그리고 아까부터 나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던 것을 외쳤다.

 검을 높이 치켜들고.

 “이겼다-!”

 우와아아아아-!

 거대한 승리의 함성이 드높여졌다.

 배에서 다마치가 성법으로 마물들을 물리쳤을 때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한 울림이었다.

 모두가 합심해 일궈낸 첫 승리였다.

 

 “물리친 마물의 수는 1000마리 가량입니다. 시체는 모두 모아 불을 붙였습니다.”

 “사상자는?”

 “죽은 녀석은 없습니다. 전투불능의 부상자가 모두 합쳐 열다섯. 마비에서 깨어나지 못한 자가 열일곱, 후방지원을 맡길 수 있는 경상은 오십 여 명 정도입니다.”

 “다행이군. 도시의 주민들에게서 들은 건 있나?”

 “하는 이야기는 대략 같습니다. 아침 7시 무렵, 땅과 강 양쪽에서 일제히 마물들이 몰려왔다고 합니다. 저항할 사이도 없이 당했고, 마물 주술사가 곳곳에 불을 놓았다고 합니다. 다만 항구의 물자 창고건물은 남겨두었다고 하더군요.”

 로넨 트리거는 내 전투력과 야전지휘관의 능력을 인정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레비디안을 보낸 것이 내 임기응변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사실을 말하려 했지만, 레비디안이 그걸 만류했다.

 ‘제겐 이 이상의 명성이 필요 없어요. 당신이 받아요.’

 ‘하지만 그건…….’

 ‘필요하지 않나요?’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이후의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명성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나중에 그녀에게 감사를 톡톡히 해야 하겠다.

 “생존자들의 상태는?”

 “전멸에 가깝지만, 추정인구 4,500명 중에서 1할 정도가 생존해 있었습니다. 숨어있던 사람들도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수색이 계속되면 해질 무렵엔 2할 정도의 주민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장 관저는?”

 “전멸입니다. 제일 먼저 당한 것 같습니다. 시장 이하 가족의 시신을 모두 확인, 라이만트 왕세자께 넘겼습니다.”

 라이만트 왕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서 브리드포의 지도를 보고 있었다.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수색대가 가져온 정보를 종합하는 것이었다.

 브리드포는 더 이상 도시의 기능을 할 수 없었다.

 접안시설 대부분이 살아있어 항구의 기능은 할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기능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무엇보다 브리드포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

 절대수의 주민이 죽고, 도시의 절반이 불타는 참극을 겪었다.

 복구에 걸리는 일수는 추정 1년 반.

 조금 전 전투에서 이겼다고 승리의 함성을 선창했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왕세자는 다마치를 돌아보며 물었다.

 “다마치 고신관님. 마물을 조종하는 자가 어디 있는지 알아낼 방도는 없겠습니까?”

 “어둠의 자식이 뿌린 재앙이 안타깝지만……. 어렵구료. 암흑의 세가 너무 강하오.”

 다마치는 진정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고, 나는 가당찮은 기분에 콧방귀를 뀌려다 말았다.

 이봐, 그냥 솔직하게 말해. 능력이 없어 모르겠다고.

 고신관이 암흑신의 자취를 찾는 성법도 못 쓰다니, 장난 하쇼? 할 줄 아는 건 보호막 넓게 퍼뜨리는 거지? 그것도 자기 능력이 아니라 목에 건 성표 덕분인 것 같은데 말이지.

 일전에 말했듯이 다마치는 신학 논쟁만으로 고신관의 자릴 따낸 사람이다.

 신앙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신전 내의 파벌싸움 덕분에 저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솔직히 사람을 폄하하기는 싫다.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도 가진 바 능력을 인정하자는 것이 내 평소 신조니까. 그렇지만 다마치는 아무리 해도 인정할 구석이 없는 것 같다.

 라이만의 왕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러면 이르 고신관께서는 수고스럽더라도 부상자의 치료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추니의 자비를 위해서라면…….”

 다마치는 성호를 그었고, 라이만트 왕세자는 말을 이었다.

 “일단 왕도로 전령을 보냈습니다. 지금쯤이면 대책회의를 시작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절단 여러분은 이미 발을 들여놓으셨지만, 더 이상 손님께 위험한 일을 시킬 수는 없습니다. 마침 항구에는 남을 배도 있으니 그 편으로 돌아가시는 길을 권장합니다.”

 “으음……. 확실히.”

 다마치는 심각하게 동의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역시 위험한 일에 고개 들이밀기는 싫다는 건가? 어이어이, 부상자에게 아추니의 자비를 보여야지, 이 사람아.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이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자세히 확인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 또한 하나의 친교가 아니겠습니까? 어려운 상황은 서로 돕는다는 것. 그렇지 않은가? 로넨 트리거 단장.”

 “아리세인 경의 말이 맞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자를 돕는 것은 기사의 의무. 호위를 게을리 할 생각은 없지만, 괜찮다면 남아서 손을 거들고 싶습니다. 양국의 친교를 위해서도 그게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는 믿는 신의 신관보다도 같이 싸운 사람을 신뢰한다.

 군인과 기사 같은 싸우는 이들에겐 불문율과도 같다. 탁월한 능력도 보인 나는 이미 로넨 트리거의 신뢰대상이었다.

 사절단에서 획이 나누어진 건 사절단 요인과 제국 7 기사단이지만, 현재는 은근한 파벌이 생기기 직전이다.

 그러니 사절단은 현재 3개의 파벌이 있고, 그 중 둘의 우두머리가 남겠다고 말했다.

 다마치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신께서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시련을 내어 그 의지를 시험하시지요. 이 다마치도 그 시험에 응해보겠습니다. 시련 아래 사람들은 하나가 되겠지요.”

 이것으로 결정되었다.

 라이만트 왕자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그렇다면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지요. 아리세인 경의 호위인 이비 씨가 추측한 대로, 적에겐 조종자가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게 가정하고, 그가 상황을 모두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되는 지점은 바로 이곳입니다.”

 그는 지도의 한 곳을 가리켰다.

 그곳은 브리드포의 남서쪽에 있는 언덕에 만들어진 등대였다. 길게 늘어선 부두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도시의 중심에 있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전술지도였기에 축척이 정확했고, 나는 그 언덕이 약 50미터 높이에 등대가 30미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방이 탁 트인 언덕에 높이 세워진 등대의 최상층은 80미터였다.

 도시의 모든 걸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주변 일대가 전소했지만, 등대는 불타지 않았습니다. 지형적인 원인이 강하지만, 이곳에 조종자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색대의 보고를 들어도 이곳에 마물들이 몰려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높은 확률로 이곳에 조종자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후퇴하던 마물들도 주로 남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콰앙!

 라이만트는 그 지점에 단검을 꽂았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오늘이 지나기 전에 전 모든 일을 해결하고 싶습니다. 감히 이 나라에서 수천의 목숨을 앗아가는 만행을 저지른 이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꼭 이 악적과 배후를 잡아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그 점을 알아두시고, 좋은 방법이 있으면 기탄없이 발의해 주십시오.”

 사람들은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 역시 지도에 눈을 고정한 채 생각에 빠져들었다.

 먼저 언덕에는 아무런 엄폐물이 없다.

 등대에 함부로 다가가는 사람이 없나 감시하기 편하게 하기 위한 조치 같다.

 그리고 일대가 전소했기 때문에 사실상의 은신불가지대다. 앞쪽 반은 물이고, 뒤쪽 반이 트여있는 것이 다름없는 지형이다.

 거기에 득시글거리는 마물을 생각하면 마음이 절로 무거워진다.

 만약 레비디안이 한 다섯 정도 있다면 앞으로 전진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지만, 대륙 최강의 5인이 모이지 않는 이상 그런 꿈같은 일은 불가능이다.

 일단 나는 우리가 가진 것을 생각했다.

 50명의의 제국 7 기사단, 100명의 아조트 왕실 기사단, 100명 정도의 청룡의 뿔의 선원들, 그러니까 청룡 부대.

 거기에 100명 역할을 혼자서 다 하는 검왕과 한 10분 정도는 100명분의 힘을 발휘하는 폭발력 강한 조이, 10년분의 경험을 덤으로 얹고 있는 나는 전투에선 한 사람 몫 간신히 하는군.

 그 외에 연락을 위한 마법만 익힌 오렌지 왕세자 전용의 견습 마법사 하나,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 몇몇, 지위는 고신관이지만 능력은 평신관하고 비등한, 성표 덕분에 간신히 체면 차리는 바보가 하나.

 확실히 구성 하나는 대륙 역사에 있을까 싶은 다양한 구성이다.

 계획이 있긴 한데, 명확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말하기 어렵다. 좀 더 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때 문을 열고 아조트 왕실 기사단의 기사와 제국 7 기사단의 기사가 함께 들어왔다.

 오오, 정보로군.

 “명령하신 등대 주변의 수색을 마쳤습니다.”

 “그래. 보고하게.”

 “먼저 등대 주변의 언덕. 15도 각도로 느긋하게 솟은 원뿔형 언덕은 추정 숫자 3,000에 달하는 마물들로 가득합니다. 생존한 이 지역 경비원의 증언에 따르면 사방 100킬로미터의 모든 마물이 집결해야 이런 숫자가 나온다고 합니다.”

 저 사방 100킬로미터는 실질적인 의미가 아닌 관념적인 의미로 봐야 한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무진장 넓은 범위. 보고용 단어로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서 고친 거겠지.

 “등대의 인기척은?”

 “등대 주변에서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등대 안에서 사람의 그림자를 목격했습니다.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20세 전후로 추정되는 인간 남자가 등대에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생존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등대지기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주민인가?”

 “생존자의 수가 적어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대화 가능한 생존자에게 탐문 결과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유력한 정보로는 나흘 전에 동쪽에서 들어온 이방인이라는 게 있습니다.”

 정보는 거의 정확한 것 같다. 20세 전후로 추정되는 인간 남자가 모든 일의 원흉일 것이다.

 그가 마물을 조종한 놈이다.

 정보가 들어온 이상, 나는 생각을 마쳤다. 생각의 재료는 충분했고, 덕분에 계획이 잡혔다.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괜찮다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유로이 발언하게나, 아리세인 경.”

 라이만트 왕세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가했다.

 나는 조금 전 구상이 끝난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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