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태선
갈마루
임준후
임허규
날 없는 창
노쓰우드
구유
글쓰는기계
유호
이원호
류지혁
사이딘
사이딘
인기영
김원호
인기영
사이딘
약먹은인삼
프로즌
염탁근
이그니시스
강명운
눈매
인기영
눈매
사이딘
이그니시스
강명운
사이딘
이그니시스
사이딘
전정현
 1  2  >>
 
작가연재 > 판타지/SF
리셋 라이프
작가 : 이그니시스
작품등록일 : 2016.7.7
리셋 라이프 더보기

작품바로가기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나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원하지 않았던 죽음. 그리고 차갑게 흩어지던 마지막 숨결.
그런데, 다시 눈을 떴다. 게다가 10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있다.
10년의 시간과 다시 주어진 기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통제하리라!

 
제 17 화
작성일 : 16-07-14 16:17     조회 : 543     추천 : 0     분량 : 747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형체는 없지만 제일 무거운 걸 찾으러 왔는데, 있나?”

 접객원의 미소는 변화가 없지만 눈은 진지해졌다. 젊은 남성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물었다.

 “가격은 무게에 따라 다릅니다만?”

 “특별 요금으로 해.”

 “알겠습니다. 올라가시죠.”

 그는 옆에 나 있는 계단을 가리켰고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내가 이곳에서 찾으려는 물류는 정보다. 형체는 없어도 그 무게에 따라서는 제국도 뒤집힐 수 있겠지.

 계단을 올라가니 상담을 위한 작은 방이 열을 이은 복도가 있었다. 그 입구에서 사무를 보던 한 여직원이 고개를 들어 날 보더니 툭 내던지듯 말했다.

 “208호로 가세요.”

 문은 두꺼운 나무로 되어 있어서 안의 소리가 바깥으로 들리지 않는 구조다. 창살이나 그런 것이 없는 이유도 기밀유지를 위한 것이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물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도적단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다.

 거 참 웃기는군. 이런 곳에서 도적단을 걱정하다니.

 208호의 문을 열자 중년의 직원이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다.

 방은 서류로 빼곡한 서랍장과 서류철이 가득 끼워진 책장이 있는 꽤 널찍한 곳이었다.

 직원은 문 옆의 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무기는 그쪽 옆의 탁자에 모두 내려놓으십시오.”

 “그러지.”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이스페르펙트의 단검과 장검을 내려놓았다. 장검에선 이미 가문의 문장을 모두 빼놓은 채다.

 나는 손을 탁탁 털고는 직원의 반대편에 앉았다.

 직원은 나를 바라보다 대뜸 입을 열었다.

 “형체가 없는 거라니 무게로 잴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주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성함은……?”

 “특별 요금으로 처리하라니까. 꼬리 만들고 싶지 않아.”

 “알겠습니다. 그럼 무엇을 찾으러 오셨습니까? 저희 운송회사에선 모든 물류를 운반해 드립니다.”

 “그렇지. 사람도 운반한다는 걸 알고 있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지.”

 “다 알면서 뭘 말씀하십니까. 후훗.”

 중년인은 빙긋 웃었다. 그리고 나도 피식 웃었다.

 에디안 물류 운송은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도둑 길드다. 철저하게 위장해서 아는 이들에게만 그 본분을 다하는 집단이다.

 도둑들의 운송회사라니 묘하게 어울린다. 물건을 훔쳐달라는 것도 엄연한 ‘물류 운송’이니까.

 나는 원하는 걸 말했다.

 “아조트 왕국의 최근 정세. 사절단에 대한 중요 인물들의 반응. 그리고 아조트의 뒷골목 알력구도와 간략한 설명.”

 “흠……. 꽤나 무거운 물건이군요. 게다가 주문서를 남기지 않으면 비싸집니다만?”

 “이거면 되겠지?”

 나는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 느긋한 자세로 테이블 위에 쏟았다.

 백금으로 만들어진 동전들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백금화 하나는 금화보다 10배가 비싸다. 금화 하나로도 농민 4인 가족의 일주일 생활비가 해결된다. 백금화 하나면 농민 4인 가족 50일의 생활비가 충당된다.

 그것이 모두 15개.

 아버지가 아무리 검소한 사람이라고 해도 공작가의 자제가 받는 용돈은 상당한 금액이다.

 게다가 이 무렵의 나는 책 외엔 관심분야가 없었기 때문에 저축을 해두고 있었고, 사절단에 참여하면서 아버지가 마지못해 주신 용돈과 어머니에게 받은 비밀 용돈이 꽤 넉넉하다.

 15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나는 입매를 비틀면서,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말했다.

 “정보의 수위는 가리지 않겠어. 앞서 말한 분야의 주목할 만한 정보, 이슈가 되는 문제, 사건과 그 배경. 모두. 책자로 엮어서 가져와.”

 “지금…… 당장입니까?”

 직원은 침을 삼키며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 주겠어. 성공하면, 5닢을 더 얹어주지.”

 백금화 20개면 아껴 쓸 경우 농민 4인 가족이 2년 반 동안 생활할 수 있는 비용이다.

 저게 내 한 달 용돈이다.

 사실 저것도 좀 짠 편이지만.

 

 범 제국적인 도둑길드인 에디안은 원래 시작이 에디킨츠의 도둑길드였단다.

 주로 아조트와 제국 양측의 정보를 얻어서 양측 사람들에게 팔던 것이 기원으로, 제국내의 길드는 하나의 연계망을 만들었지만 아조트 내부는 분열해 도시별로 나뉘었다고 한다.

 사실 이것도 내가 10년 뒤 군에 있을 때 기밀 정보에 접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아마도 지금쯤 에디안은 반 정도 아조트의 조직들과 접촉이 있을 것이고, 그러니 내가 여유 있게 에디안을 찾아와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돈은 침묵을 알고 푸대접에도 탓하지 않는 좋은 친구다. 거기에 다른 이들의 의욕을 한껏 이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특성을 가진 친구다.

 백금화 20장의 위력은 가히 놀라웠다.

 닥나무지로 만들어진 400페이지 두께의 책이 1시간 만에 만들어져 나온 것이다.

 “좋아. 수고했어. 요금은 여기 두고 가지.”

 “감사합니다. 또 이용해 주십시오.”

 한 시간 사이에 팍삭 늙은 것 같은 중년인을 뒤로하고, 나는 책을 배낭에 넣고서는 바깥으로 나갔다.

 요금은 특별 요금. 그것도 비밀 요금으로 해두었다. 일차적으로는 내 정체를 모를 것이고, 이차적으로 내 정체를 알려고 들겠지만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여러모로 준비를 해 두었다.

 사절단이 찾아오자마자 아조트의 정보를 구하는 이가 사절단이 아니라고 생각하긴 어렵겠지만, 아쉽게도 사절단에는 오드 아이 청년이 없다 이거야.

 분명 사절단을 가장해 정보를 사러 온 어떤 녀석의 수하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대로 뒤를 밟을 녀석들을 떨쳐버리면, 내 정체는 미궁 속에서 안녕이라 이거다.

 천천히 가자고, 천천히.

 

 미리 봐둔 여관 4곳과 옷가게 5군데, 4곳의 책방 등을 돌아다닌 이후에 나는 처음 나갔을 때와는 다른 복장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사실 밖에 나간 것도 몰래 나간 것이기 때문에 복장이 달라졌다는 걸 기억할 사람도 없었다. 그렇기에 마를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날 맞이했다.

 “도련님 오셨어요?”

 “어, 마를린. 나갔다 왔나 보네?”

 “예. 조이 군이 여벌옷이 없다고 해서 이비 선생님이랑 잠깐 사러 나갔다 왔어요. 도련님은요?”

 “그냥 산책. 아, 아이라하고 롭 형한테서 아무런 말 없었어?”

 시간은 해가 지기 직전이었다. 점심 이후에 내가 나갔으니까 대략 6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어쩌면 둘이 무척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마를린은 묘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스스로는 모르시고 계시지만, 도련님은 정말로 잘 생기신 얼굴이에요.”

 “어어? 마를린이 그 말 할 때마다 뭔가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상한 이야기는요. 그래도 너무 여자애를 울리시면 안 돼요.”

 “거 봐. 이상한 이야기잖아. 뭔데 그래?”

 “세르마일라 하인드 아가씨께서 돌아오자마자 자기 방으로 오지 않으면 자고 있을 때 친히 목을 졸라버리겠다고 전하랬어요.”

 그거 진심일 가능성이 높을 말이야, 마를린. 애정을 담아 토라졌다든가 삐쳤다든가 하는 게 아니라고.

 나는 마음껏 오해하는 마를린을 설득하느라 고생하다가 포기했다.

 아무래도 뭐라도 더 말하는 건 날 키워온 중년 하녀의 술책에 넘어가는 꼴일 뿐이니까.

 대신 좀 더 실용적인 걸 이야기하자.

 “아, 혹시 나한테 물건 온 거 없어?”

 “아, 책방과 옷가게에서 여러 개의 짐이 왔어요. 모두 방에 놔두었어요. 근데 뭘 그렇게 많이 사셨어요?”

 “그냥. 필요해서.”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상점들을 돌아다니며 금화 20닢을 써서 만들어낸 결과로서, 이른바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기라는 거다.

 일단은 도둑길드에서 받은 책을 확인해야겠지만, 오늘 밤에도 가지 않으면 아이라가 날 죽일 것 같다. 그런데 말이지, 언제 친해졌다고 죽이든 말든 하는 사이가 된 거지?

 나는 그녀의 방에 가서 문을 두들겼다. 똑똑.

 “리셀이면 들어오고 아니라면 가세요. 문은 열렸어요.”

 참, 노크도 기묘하게 받는다.

 “리셀이야. 들어갈게.”

 안으로 들어가니 책상에 앉아 그녀가 뭔가를 작성하는 게 보였다. 뭔지는 몰라도 펜을 휘갈기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상당한 속기술인걸.

 “거기 앉아. 잠시만 기다려. 다 되었으니까.”

 이미 그녀의 옆에는 이전에 쓴 것처럼 수십 장의 종이가 쌓여 있었다.

 저것이 그 대응논리라는 걸까?

 그녀는 펜을 잉크에 적셨다가 새로 종이를 깔아 거기에 휘갈기며 말했다.

 “무슨 마차 구경이 그렇게 늦어?”

 “늘 물어보고 싶었는데, 너 다 알고서 그렇게 말하는 거지?”

 아무래도 그녀는 내가 도둑길드에 간다는 걸 눈치 챈 것 같았다. 그걸 드러내진 않지만 은근히 그런 티가 난다.

 말하면서 글씨를 쓰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녀는 쓰는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말했다.

 “흐흥. 어떨까나. 그렇다고 정체가 뭐냐는 한심한 소리는 금물. 어쨌든 지금은 호의니까.”

 “나중에 가면 대가성이 된다는 거야?”

 “모르지. 아무튼 너한테 나쁘진 않잖아? 이유는 나름대로 궁리해 보고, 지금은 일단 거기 앉아있어. 이것만 쓰면 되니까.”

 도둑길드에 하인드 가문에 대한 걸 조사해 달라고 의뢰할 걸 그랬다.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도 꽤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이지.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사각거리는 소리가 멈추고, 그녀가 크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직후 그녀는 다 쓴 종이 뭉치를 들고 와서는 내 앞에 내려놓았다.

 “자. 롭 오빠랑 논의한 예상 반박논리와 그에 대한 대응논리. 단순히 되받아치기가 아니라 함정도 여러 곳에 파두었어. 그거 보고 잘 익혀둬. 그거 만드느라 나랑 롭 오빠랑 모의 논쟁까지 벌였으니까. 하마터면 의리가 상할 뻔 했어.”

 그녀는 검을 뿔테 안경을 벗으며 눈 사이를 주물렀다.

 어쩐지 학구적인 분위기가 나서 지적으로 보이는 안경이다. 안경만 그렇다는 말이다.

 그보다는 일단 그것보단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

 “롭 형이랑 네 사이에 상할 의리라도 있어?”

 “어머? 날 무시하는구나. 나름 친해. 롭 오빠는 좋은 토론상대고. 역시 현자 대학을 졸업한 사람답다고.”

 “일단 도와주는 건 고맙지만……. 어쩐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내 성격이 이상한 탓일까?”

 “응. 이제 알았니?”

 아이라는 이보다 더 간단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끄응……. 잠시 진정하자.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라랑 대화하면 내가 이상한 놈 같이 되어버린다. 나는 셋을 세고, 다시 거꾸로 셋을 세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 일단 주는 도움은 호의랬지. 아무튼 고마워. 그나저나 남작가의 영애나 되시는 분이 왜 이렇게 수고를 아끼지 않는 거지? 그것도 손수.”

 “아까의 질문을 조금 돌린 것뿐이지만, 그것에 대해선 질문으로 돌려주겠어. 공작가의 자제나 되시는 분이 왜 그렇게 고신관과 척을 지려는 거지? 그것도 손수. 물론 그 고신관의 사절단 참여 의도가 불순하다고 해도, 보통의 귀족 자제들은 안 하는 일이잖아?”

 “너 역시. 보통 귀족가의 영애는 그런 걸 알아보진 못한단 말이야.”

 “흐흥. 좋아. 비긴 걸로 하지. 일단 이것부터 읽어 봐.”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종이 더미의 제일 첫 장을 내밀었다. 그만하자는, 혹은 다음에 또 이야기하자는 의도에 나는 응해주기로 했다.

 나는 그녀와 롭 형이 개발한 대응논리를 익히며 모의 논쟁을 시작했다.

 그날 밤, 나는 꿈에서 세 명의 다마치에게 논리로 공격받으며 쫓겨 다녀야 했다.

 가위 눌리는 줄 알았다.

 

 제국력 372년 7월 8일.

 에디킨츠 동부 주둔 제국군과 서부 주둔 아조트 왕국군 사이의 사절단 인수인계, 신원확인과 밀수품 반입의 여부, 범죄자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문작업은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뭐라고 말해도 국경을 넘는 일이었다. 불평해도 이 이상으로 간소화를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양국의 친선을 위해서라고 해도 해야 할 건 다 하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전쟁 때가 편한 게 있었다면 이런 과정 하나 없이 그냥 진격하면 그만이었다는 거다. 군인이야 어차피 명령에 죽고 사니까.

 그렇게 검문검색을 하는 사이, 나는 아조트 왕국에 대해 도둑길드가 모아둔 책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는 그저 아조트 왕국의 관광 안내서로 되어 있었기에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나저나…….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냐, 조이.

 후우……. 좀 진정시켜야겠군.

 “조이. 뭐 죄 지은 거라도 있어?”

 “아, 아뇨. 하지만……. 에디킨츠에 들어올 때도 그랬고…….”

 에디킨츠에 들어올 무렵,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조이 덕분에 시간을 좀 잡아먹긴 했다.

 물론 내 보중이 있는 이상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조이가 열다섯 살이라는 걸 알게 된 경비병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런 일이 있다지만, 지금도 그렇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잖아? 앉아있는 자세도 편하고 말이야.

 확실히 지금 조이는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앉아있다.

 마차는 기본 프레임을 강화하고, 바퀴를 큰 것으로 바꾸어서 차체를 높이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부를 아래로 확장해 조이가 잘 앉을 수 있게 만들었다.

 단면도로 보자면 조금 우스운 모양이 나오지만, 겉모습은 직선을 그려지던 마차 밑이 3분의 1 지점에서 곡선을 그리며 밑으로 퍼져 꽤나 기품 있는 모양이 나왔다.

 문도 넓혀서 조이가 어깨를 구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부는 후반부가 쑤욱 꺼지게 개조되었다. 나중에 이 부분은 보통 사람들이 탈 경우 뚜껑을 덮을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정도면 개조가 아니라 거의 새로 맞추는 수준이지만, 아무튼 마차의 개조는 성공적이다.

 조이가 어깨와 허리를 펴고 앉아있을 수 있게 된 것으로 일단 성공이다.

 그렇지만 2미터의 덩치가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고 몸을 비비 꼬는 건 좀 정신사납다.

 조이는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게다가, 이거 황제 폐하가 하사한 마차잖아요……. 이걸 이렇게 멋대로 하시면…….”

 “아, 그거야 상관없어. 황제 폐하가 준 것이지만, 황실의 물건도 아니야. 굳이 말하자면 정부산하 외교부의 물건이야. 문제 될 때는 그냥 구입해 버리면 문제없어. 게다가 이런 마차 정도야 용돈으로도 구입할 수 있을 정도고.”

 여차하면 말하고 마부까지 모두 살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손댄 이상은 내가 사는 것이 당연하다. 거의 조이를 태우기 위한 전용으로 만들어진 마차니까.

 흔히 말하는 외교부와 우리 집안의 문제는 없다.

 가끔은 내가 고위 귀족의 자제라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그때, 비뚤어진 제자의 사상을 바로잡아 주려는 의욕으로 불타는 선생 한 분이 계셨다.

 “리셀. 배금주의를 경계하라고 했죠?”

 “아,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이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저기, 저 때문에 형님이 선생님께 꾸중을 듣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니까.”

 “호오? 그렇다면 리셀은 조금 전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누누이 말했지만, 경지에 오르지 않은 검사는 금욕을 친구처럼 삼아야 한다고…….”

 “무, 물론 이해했다니까요. 저기, 이건 말이죠…….”

 “역시……. 저 때문이군요. 폐만 끼쳐드리게 되서…….”

 조이를 안정시키면 레비디안이 화내고, 레비디안에게 변명하면 다시 조이를 침울하게 하는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크아아악! 이 사람들이 진짜!

 “실례하겠습니다. 검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럴 필요 없다니까!”

 마차 문을 연 국경수비대원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설마 양국의 친선에 걸림돌이 나였냐. 젠장.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제 25 화 2016 / 7 / 14 531 0 8341   
24 제 24 화 2016 / 7 / 14 505 0 8755   
23 제 23 화 2016 / 7 / 14 518 0 8661   
22 제 22 화 2016 / 7 / 14 513 0 8510   
21 제 21 화 2016 / 7 / 14 504 0 8068   
20 제 20 화 2016 / 7 / 14 512 0 8218   
19 제 19 화 2016 / 7 / 14 582 0 7830   
18 제 18 화 2016 / 7 / 14 536 0 7391   
17 제 17 화 2016 / 7 / 14 544 0 7479   
16 제 16 화 2016 / 7 / 14 523 0 7617   
15 제 15 화 2016 / 7 / 11 542 0 7296   
14 제 14 화 2016 / 7 / 11 560 0 7617   
13 제 13 화 2016 / 7 / 11 656 0 6703   
12 제 12 화 2016 / 7 / 11 622 0 6730   
11 제 11 화 2016 / 7 / 11 645 0 6538   
10 제 10 화 2016 / 7 / 7 553 0 6697   
9 제 9 화 2016 / 7 / 7 515 0 6829   
8 제 8 화 2016 / 7 / 7 542 0 6778   
7 제 7 화 2016 / 7 / 7 554 0 6626   
6 제 6 화 2016 / 7 / 7 516 0 6546   
5 제 5 화 2016 / 7 / 7 540 0 7311   
4 제 4 화 2016 / 7 / 7 498 0 7735   
3 제 3 화 2016 / 7 / 7 553 0 6905   
2 제 2 화 2016 / 7 / 7 525 0 7617   
1 제 1 화 2016 / 7 / 7 967 0 570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은 심장의 마
이그니시스
이계 생존귀환계
이그니시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