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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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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20 화
작성일 : 16-07-14 16:05     조회 : 523     추천 : 0     분량 : 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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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의 신경은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있었다.

 정체를 숨기고 중원에 잠입한 참이니 이처럼 많은 무인들을 보고 달가울 리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고수들은 아직 없다. 몇 각이면 정리될 위인들뿐이야.”

 외진 객잔 앞에 다가선 최유찬이 한재선의 등을 밀어 객잔으로 밀어 넣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묵는다. 내일, 우리는 호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너는 마감을 한다. 다시 도망치면 죽는다. 두 번 용서는 없다.”

 최유찬에게 등을 떠밀린 한재선이 울적한 얼굴로 객잔에 들어섰다.

 다시 돌아가 마감을 해야 한다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무림맹의 운풍자와 호북에서 만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금이 떨려 온다.

 마감도 싫지만 무림맹과 마교 사이의 줄다리기는 더 싫어서 탈출했는데 다시 그 지옥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한 치만 실수해도 목이 뎅강뎅강 날아가게 되는 정겨운 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구나.’

 한재선의 눈에 눈물 한 방울이 어렸다.

 최유찬은 더 이상 한재선을 괴롭힐 생각은 없는지, 점소이를 불러 목간을 준비해 주었다.

 한재선은 석 달만에 처음으로 몸을 씻을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따듯한 소면과 만두를 시켜 주었다.

 이때만큼은 최유찬이 고마울 지경이었다.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인간의 손이 닿은 음식을 먹게 된 것이다.

 한재선은 정신없이 소면을 들이켰다.

 후루룩-

 면발이 달디달게 느껴졌다.

 ‘맛있다.’

 한재선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마감이고 자시고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저 달디단 소면의 맛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울 뿐이었다.

 “큭, 크흑!”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재선은 면발을 씹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너무 열심히 먹느라 한재선은 객잔에 매화자(賣話子)가 들어선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매화자는 함께 들어온 손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 소면 하나와 튀긴 돼지고기를 좀 주시구려.”

 “음, 술도 하시렵니까?”

 점소이가 자리에 앉은 매화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매화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진 바 재물이 없으니, 술은 됐소이다.”

 점소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방 안으로 사라졌다.

 매화자는 흡족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외진 객잔이라 자리가 남아 있었지만, 나전현 대부분의 객잔은 이미 붐빌 대로 붐비고 있는 상태였다.

 신단비고가 이 근처에 있다는 정보가 강호에 떠돌았던 것이다.

 과연 객잔 내부에도 수많은 무인들이 자리해 있었다.

 ‘신도문(神刀門)의 일대제자들인가?’

 아무런 대화도 없이 조용히 식사만 계속하는 청의무복의 사내들을 바라보던 매화자가 혀를 끌끌 찼다.

 신도문의 옆에는 사자림(獅子林)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마치 산적처럼 호방하게 앉아―즉, 방만하게 앉아―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간간히 커다란 웃음소리도 들려왔다.

 매화자는 자신이 좋은 자리를 찾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단비고 때문에 세상이 험악하구나.”

 “신단비고가 왜요, 할아버지?”

 손녀가 발을 까닥이며 귀엽게 매화자를 바라보았다.

 “선대의 현인들이 희대의 영약들을 모아 강호의 정기를 지키려 했던 곳이 바로 신단비고라고 말해 주지 않았느냐? 그것이 털렸으니, 세상이 뒤숭숭할 수밖에.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누군들 영약을 취하고 싶지 않겠느냐.”

 매화자가 혀를 끌끌 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손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맞장구를 쳤다.

 “하긴, 돌아다니는 곳마다 다 무사님들이셨어요, 할아버지.”

 “그래, 전 강호가 이곳으로 오고 있단다. 대별산과 그 지류에도 수많은 무인들이 와 있지. 마침내는 천외천(天外天)도 움직였다고 하는구나.”

 “천외천?”

 “구파(九派)와 일방(一方) 말이다. 우리 수아도 운이 좋다면 구파일방의 대협객들을 뵐 수 있을게다.”

 매화자의 말이 끝나자 객잔 안이 조용해졌다.

 무림맹이 아니라 구파일방을 거론한 것은, 구파일방이 무림맹과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할아버지, 이제 신단비고를 털어 간 신투는 곧 잡히겠네요?”

 “그거야 모르지. 나는 신투가 아니라 신마(神魔)라고 불러야 하는 게 아닌가 싶구나.”

 “신마?”

 매화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사자림의 무인들 중, 상석에 앉아 있던 자가 불쾌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가 바로 사자림의 소림주, 곽승조(廓丞祖)였다.

 “벌써 영약 중 몇 개는 취하고도 남을 시간 아니겠소.”

 “흥! 취했다 해도 고작 몇 개겠지. 천하제일의 심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 많은 영약을 취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흰소리 말고, 구파일방이 움직였다는 이야기나 계속해 보아라.”

 곽승조가 퉁명스런 표정을 지었다.

 매화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보였다.

 “이 무지한 촌로가 대협의 심기를 어지럽힌 모양이외다. 긴 하루를 걸어오느라 주리고 피곤하여 실수를 한 게니, 용서해 주십시오.”

 ‘주리고 피곤하다’는 말을 들은 소림주 곽승조가 턱짓을 해 보였다.

 사자림의 사내 하나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저 노인에게 먹을 것을 좀 가져다주어라! 객잔에 있는 것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세 개를 골라 내오고, 백주 한 병도 내어 주어라!”

 매화자가 씨익 웃음을 지을 때였다.

 면발을 오물거려 꿀꺽 삼킨 한재선이 조심스레 최유찬에게 물었다.

 “신단비고란 게 대단하긴 한 모양이오? 그냥 영약이라기에 감이 잘 안 잡히는데…….”

 하필이면 고요할 때에 중얼거린 말이라, 한재선의 목소리는 객잔 사방에 울려 퍼졌다.

 깔끔하게 수염도 다듬고, 깨끗한 건(巾)을 쓴 데다가 최유찬이 구해 준 학창의를 걸쳐 입은 한재선은 영락없이 젊은 학사로만 보였다.

 매화자는 대구(代口)를 낚았음을 깨달았다.

 자고로 이야기는 받아치는 사람이 있어야 흥이 나는 법, 객잔 손님 중에 저처럼 훌륭한 바람잡이가 있으면 하루 벌이도 흥하는 법이다.

 “학사님께서는 안빈낙도의 삶을 즐기시느라 세속의 소식에는 어두운 모양이구려.”

 “응? 저 말이오?”

 최유찬이 소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뜻으로 한재선을 노려보았으나, 한재선은 벌써 나불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최유찬은 이미 이목이 쏠렸음을 알고 포기한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큰 소란이 일어날 리가 없으니 그냥 지켜볼 생각이었다.

 매화자가 흥이 난 얼굴로 말했다.

 “그렇소, 학사님 말이오. 들어 보시오. 신단비고에는 대환단이라는 영약도 포함되어 있는데, 한 알만 먹어도 범인이라면 무병장수요, 무인이라면 능히 반 갑자의 공력을 얻는다고 하오. 하물며 그런 대환단을 몇 알이나 먹으면 어떻겠소?”

 “어…… 내공이 승천지경(昇天之境)에 다다르나?”

 한재선이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매화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꺼번에 먹으면 천하제일인이 아니고서야 즉사를 면치 못하겠지만, 순차적으로 나누어 먹으면 능히 그렇게 될 수 있소. 그러니 삿된 무인들이 탐욕을 금치 못하는 것이 아니겠소? 물론 여기 있는 사람들이야 무림의 의기를 지키기 위해 모인 것이지마는-”

 불쾌한 표정을 짓던 장내의 무인들이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매화자가 말을 이어 나갔다.

 “마교가 발흥했던 과거, 백의검성께서도 신단비고에 들어 영약을 취하신바 있다오. 이제 신단비고가 모조리 털리고 말았으니, 훗날 사마의 무리들이 일어난다면 누가 무림의 구성이 될 수 있겠소? 안타까운 일이지. 아마 사마의 무리들이 일어나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오.”

 그렇지 않아도 마교가 좋지 않았던 한재선이 무릎을 쳤다.

 최유찬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는 것도 모른 채 한재선이 맞장구를 쳤다.

 “신투라, 신투! 그거 아주 개자식이구나!”

 물론, 한재선은 자신이 자신을 욕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한번에 먹으면 즉사를 면치 못한다는 말에 자신이 먹은 건 영약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소. 마교가 발흥했을 때 죽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시오. 나는 마교도의 손에 죽은 갓난아기를 기억한다오.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어미가 억지로 젖을 물리려 하는 모습도 보았다오. 보다 못해 말리려 들었는데, 어미는 화를 내더구려. 아직 살아 있다고, 아직 살아 있노라고…….”

 탁-

 최유찬이 가볍게 탁자를 두드렸다.

 일월신교에 대한 비난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 일월신교는 악행을 저지르는 이를 용서하는 법이 없어, 저러한 일을 결코 저지르지 않는다.

 저것은 강호에 떠도는 못된 풍문일 뿐인 것이다.

 최유찬 덕택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험, 험. 어쨌든, 다시 저런 일이 벌어진다 해도 이제는 막을 자가 없게 되었소.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이오?”

 매화자의 말에 한재선이 맞장구를 쳤다.

 “암, 그런 일이 생기면 응당 막을 사람이 나와야지. 신투라는 작자는 정말 못된 짓을 한 것이로군. 죽어도 할 말이 없을 위인이오.”

 한재선은 신투라는 작자를 꼭 잡아서 주리를 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화자가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구파일방이 나선 것이 아니겠소?”

 매화자의 하는 양을 조용히 바라보던 사자림의 소림주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곳은 호북과 안휘의 경계인지라, 무당파와 남궁세가가 나서기로 되어 있다오. 남궁세가는 지금쯤 뱃길을 통해 오고 있는 중이고, 무당파의 도사님들은 벌써 도착을 해 있다오.”

 “으음.”

 사자림의 무인들과 신도문의 무인들이 하나같이 신음을 내뱉었다.

 천외천이라는 구파일방이 나섰으니, 신투를 잡더라도 영약을 취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모두 수정해야 할 만큼 큰 정보였다.

 반면, 한재선은 경악하고 있었다.

 무당파라는 소리를 듣자 저도 모르게 운풍자가 떠올랐던 것이다.

 ‘어, 어서 여기를 탈출해야 해!’

 한재선은 군침을 꿀꺽 삼켰다.

 매화자의 이야기는 그 뒤로도 한참을 더 이어졌다.

 중간에 사자림의 소림주나, 신도문의 무인들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야기가 점점 열기를 띄워 가던 중, 한재선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오?’

 한재선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잘하면 이 위기를 탈출할 수도 있겠다.

 한재선은 최유찬을 흘끔거리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를 가느냐?”

 “측간 가오, 측간.”

 최유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측간에 간다고 해 놓고 도망을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재선이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아, 측간까지 따라오려 그러시오?”

 “그렇다.”

 “염병할!”

 한재선이 털썩 자리에 앉았다.

 측간에 가는 척하고 꾀를 부리려 했는데, 시작부터 봉쇄당한 것이다.

 최유찬이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다시 도망을 한다면 죽이겠다고 했을 텐데?”

 “누가 도망간다고 했소, 측간까지 따라온다니까 불쾌해서 그냥 참는 거지.”

 한재선이 불퉁한 얼굴로 턱을 괴었다.

 잠시 무어라고 혼자 꿍얼거리던 한재선이 손짓으로 점소이를 불렀다.

 “여기 좀 보게!”

 한재선의 외침에도 점소이는 다가오지 않았다. 매화자의 식탁에 음식들을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한재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를 가느냐?”

 최유찬이 제지하려 하자, 한재선이 못마땅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 점소이 놈이 내 말을 듣지 않으니, 친히 들려주러 가는 게 아니오? 만두나 몇 개 더 먹어야 되겠소이다.”

 최유찬은 매화자의 식탁을 흘끔 돌아보았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몇 걸음만에 쫓아갈 수 있는 거리다.

 최유찬은 다녀오라는 듯 턱을 괴었다.

 한재선은 매화자의 식탁으로 걸어가 점소이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러고는 점소이 대신, 매화자를 바라보며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매화자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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