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박재영
수담.옥
박재영
이그니시스
프로즌
촌부
임허규
수담.옥
박재영
조돈형
촌부
조돈형
이그니시스
 
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마감무림 더보기

작품보러가기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19 화
작성일 : 16-07-14 16:05     조회 : 550     추천 : 0     분량 : 545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바닥을 손으로 쓸어 만지며 움직이던 최유찬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발자국?’

 천문금쇄진의 경계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발자국이 하나 있었다.

 안개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외곽인지라 이전에는 미처 발견할 수가 없었나 보다.

 달이 기울어 천문금쇄진이 수축하는 시기가 되어서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유찬은 발자국을 기점으로 주변을 다시 한 번 훑어본 결과, 몇 가지 흔적을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군가가 격전을 벌였다. 아니, 한 녀석이 패하였군.’

 움푹 파인 바닥이나 부러진 나무 등의 흔적을 보면, 공격자는 무학에 능한 절대고수였다.

 상대는 수세에 몰려 극심하게 얻어맞았을 것이다.

 ‘검이나 도가 아니다. 장법의 고수야.’

 최유찬이 누군가가 데굴데굴 구른 듯한 흔적을 어루만졌다. 아마 얻어맞고 괴로워 바닥을 뒹군 것일 터였다.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났기에 흔적은 희미했지만, 최유찬은 끈기 있게 흔적을 추적했다.

 흔적은 만장애에서 끝을 맺었다.

 ‘상대는 외공을 익혔나? 이토록 얻어맞고도 죽지 않았어. 대단한 자로군.’

 절벽의 끝까지, 상대는 죽지 않고 고군분투했으리라. 공격자도 상대의 근성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흔적은 절벽 끝으로 이어져 있었다.

 ‘양패구상(兩敗俱傷).’

 최유찬이 절벽 끝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때, 절벽 밑에서 거센 숨소리가 들려왔다.

 최유찬이 미간을 찌푸렸다.

 ‘누가 절벽을 기어오르는가?’

 최유찬은 먼저 거도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휘두를 수 있도록 준비하며 절벽에 누워 고개를 들이밀었다.

 절벽을 기어오르던 사내, 한재선은 깜짝 놀랐다.

 “아악, 시발! 이게 뭐야!”

 철썩-!

 최유찬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절벽에 누워 머리를 들이밀자마자 한재선이 뺨을 후려친 것이다.

 최유찬은 마치 망치에라도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약력을 어느 정도 흡수한 한재선의 악력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고개를 돌린 채로 잠시 정지해 있던 최유찬이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겨우 충격을 수습한 최유찬의 눈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최유찬의 눈에 불길이 치솟아 올랐음에도 한재선은 놀라지 않았다.

 그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비빌 뿐이었다.

 “환상을 봤나 봐.”

 한재선은 손을 꼬물꼬물거리며 눈을 비빈 다음, 최유찬을 올려다보았다.

 절벽 위에 누워 있던 최유찬이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절벽 끝에 오롯이 선 최유찬이 무심한 눈으로 한재선을 내려다보았다.

 “계속 보이네…….”

 한재선이 세상에 이렇게 이상한 일이 없다는 듯한 얼굴로 최유찬을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다 떨어진 힘을 억지로 내어 절벽 귀퉁이에서 돌멩이를 하나 주워 들었다.

 그리고 파르르 팔을 떨며 나름대로 힘껏 돌멩이를 던졌다.

 툭-

 최유찬의 다리에 맞은 돌멩이가 절벽으로 튕겨 났다.

 한재선의 고개가 절벽으로 떨어지는 돌멩이를 따라 돌아갔다.

 까마득한 절벽 아래를 바라보던 한재선이 다시금 최유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최유찬은 여전히 한재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문득 최유찬의 입에서 짧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크큭.”

 “하하.”

 너무 허탈하면 웃음이 나온다던가!

 한재선은 저도 모르게 최유찬을 따라 웃고 말았다.

 곧 최유찬의 입에서 광소가 터져 나왔다.

 “크하하하하!”

 “아하하하하!”

 한재선도 웃음을 터뜨렸다. 허탈해서일까, 아니면 최유찬의 웃음 때문일까. 스스로도 왜 웃는지 알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웃음을 거둔 최유찬의 눈에서 시퍼런 살기가 퍼졌다.

 “그럼 전 이만. 안녕히 계세요.”

 한재선이 조그맣게 중얼거리고는 주섬주섬 다시 절벽 아래로 내려갔다. 이렇게 잡히느니 두 달 걸려 절벽을 내려가는 것이 낫다.

 바위를 짚고 꾸물꾸물 내려가는 한재선의 모습은 마치 옆집에 놀러 왔다가 돌아가는 것처럼 태연했다.

 “어디를 가느냐!”

 최유찬의 손이 한재선의 목을 움켜쥐었다.

 한재선이 처절한 음성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 안 돼!”

 “돼!”

 최유찬은 광기 어린 얼굴로 한재선을 들어 올렸다. 한재선이 바동바동 몸을 흔들며 반항했으나, 최유찬의 힘을 이겨 낼 수는 없었다.

 “놔 줘!”

 “으음.”

 사실, 최유찬 역시 몹시 놀라고 있었다. 약력을 어느 정도 흡수한 한재선의 반항은 단순히 근력으로만 제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최유찬은 내공까지 섞어 한재선을 움켜쥐어야 했다.

 무의식중에 제법 많은 내공이 들어갔거늘, 한재선은 여전히 반항하고 있었다.

 일다경이나 반항하던 한재선이 오뉴월 똥개처럼 축 늘어졌다.

 최유찬이 의아한 얼굴로 한재선의 몸을 돌렸다.

 한참은 더 반항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는 일찍 반항을 포기한 것이다.

 최유찬은 한재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끅, 끄흑.”

 한재선의 얼굴은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나름 창피하답시고 조용히 하려 애쓴 모양인데, 얼굴은 구겨져 있고 목에서 딸꾹질이 나오고 있었다.

 몹시 분한 얼굴로, 혹은 몹시 억울한 얼굴로 훌쩍이던 한재선이 콧물을 들이켰다.

 “쿨쩍. 끄흑, 끅.”

 “일단 너는 가서…….”

 최유찬이 섬뜩한 미소를 지은 얼굴로 한재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한재선이 그토록 듣기 싫어하던 한 마디였다.

 “마감하자.”

 “끅, 끄흐흑.”

 ‘세, 세상엔 원시천존도 부처도 없나? 이렇게 잔혹할 데가.’

 세상에 이렇게 억울할 데가 없다.

 이상한 진법에 갇혀서도 살아남았고, 절벽에 떨어져서도 죽지 않고 한 달에 걸쳐서 기어 올라왔는데 이처럼 허망하게 잡히다니.

 천하 어디를 뒤져 봐도 이런 개 같은 이야기가 있겠는가.

 한재선이 소매로 얼굴을 훔쳤다.

 

 도주 석 달째.

 마감을 피해 도주하던 한재선, 포획당하다.

 

 

 

 3

 

 

 

 그로부터 두 시진 뒤.

 최유찬과 한재선은 운악산의 다른 기슭을 통해 하산하고 있었다. 부귀촌이 아니라 나전현(羅田縣)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나전현에 당도할 때까지, 최유찬은 계속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까 천문금쇄진 안에서 두 달을 살았단 말이냐?”

 한재선이 기운 없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최유찬에게 목이 잘릴까 봐 덤벼들지는 못했지만, 한재선은 도주를 몇 번 시도했었다. 그러나 몇 걸음 가기도 전에 최유찬에게 잡히기 일쑤였다.

 한재선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렇소. 두 달, 긴 시간이었지…….”

 두 달간 깊은 우의를―특히 항문 쪽에― 나누었던 창의가 떠올랐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때도 떠올랐다.

 절벽에서도 제대로 뭘 먹어 본 역사가 없으니 석 달을 족히 굶어 본 셈이었다.

 “그리고 무슨 환단을 먹었다?”

 “벽곡단이었소. 나중에 어느 대머리가 나타나서 벽곡단을 먹었다고 화를 내더구려.”

 털레털레 걸음을 옮기는 한재선은 십 년은 족히 늙은 것 같았다. 기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얼굴이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제는 꿈도 희망도 없었으니까.

 최유찬이 오만상을 찌푸렸다.

 그에게도 귀는 있다.

 최유찬 역시 신단비고가 털렸다는 소문을 전해 들은 바가 있었던 것이다.

 ‘상황만 보자면, 천문금쇄진에 들어가 환약을 먹은 이놈이 곧 신단비고를 턴 괴인이다. 강호에서는 벌써 신투(神偸)라고 불린다던데…….’

 최유찬의 손이 번개처럼 한재선의 손목을 쥐어 갔다.

 한재선은 어찌해 볼 새도 없이 손목을 내어 주고 말았다.

 최유찬은 맥문을 통해 한재선의 육신에 내공을 불어넣었다.

 ‘으음.’

 예상보다 혈도가 튼튼했다. 화식을 끊었기 때문인지 탁기마저 줄어들어 있었고, 한 달간 절벽을 올라서인지 근골도 제법 튼튼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단전이 비어 있어.’

 단전의 크기가 크기는 했지만, 텅 비어 있었다.

 혈도를 돌아다니는 기운도 느껴지질 않았다.

 만약 신단비고를 털었다면, 그리고 본인의 말대로 그 안의 영약들을 다 먹었다면 이럴 수는 없다.

 ‘하긴, 그랬더라면 벌써 죽었겠지.’

 두 가지 추측이 충돌했다.

 정황만 보자면 한재선이 신투였지만, 증거를 보자면 한재선은 죽었다 깨나도 신투가 될 수 없다.

 한재선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최유찬은 눈으로 보는 것만 믿는 편이었다.

 “네가 본 것은 진법의 환상일 것이다. 어쩌면 환약이 아니라 흙을 처먹었을지도 모르지.”

 “그게 무슨 소리요?”

 “신단비고라고 아느냐?”

 “모르오.”

 한재선이 흘끔 최유찬을 보고는, 얼굴도 보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최유찬은 한재선이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정파라고 자처하는 위선자들이 영약을 모아 놓은 곳이다. 훗날 강호에 위기가 찾아오거든, 인재를 골라 그 안의 영약을 먹인다더군. 그들이 말하는 위기가 기득권의 침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같잖은 계책일 뿐이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오.”

 한재선이 지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신단비고는 천문금쇄진 안에 있었는데…… 털렸다.”

 “엥?”

 한재선이 얼굴을 찌푸렸다.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자신도 천문금쇄진 안에서 환단을 발견하고 먹지 않았던가!

 “그, 그거 혹시 범인이 나…….”

 “아니다. 맥문을 짚어 보니 아니더군. 하지만 네가 천문금쇄진 안에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 어쩌면 네가 범인을 보았을 수도 있겠지.”

 “맥문만 짚어 보고 어찌 아오?”

 “아는 수가 있다. 너는 기억을 더듬어 보아라. 천문금쇄진 안에서 본 사람이 없느냐?”

 한재선은 떨떠름한 얼굴로 기억을 더듬었다.

 본 사람은 없다.

 진법의 환상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아니, 한 명 있지.’

 한재선은 혈수신마를 떠올렸다. 혈수신마가 울분에 가득 차서 외치던 것도 떠올랐다.

 하지만 체기 때문에 죽을 뻔했던 때인지라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았다. 신열이 올라 생사지경을 헤매는데 어찌 대화 내용이 기억나겠는가!

 기억나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절벽에서 떨어질 때 구해 준 협객은 한 명 있었소이다만…….”

 기억은 편의에 따라 조작된다.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기억을 자신이 유리한 대로 바꾸곤 하는 것이다.

 한재선은 때려 달라고 조르던 불리한 과거는 쏙 빼놓고 혈수신마의 친절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흐음.”

 최유찬의 눈빛이 빛났다.

 신단비고를 털어 간 사람이 어쩌면 한재선을 구한 장본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자의 외모를 기억나느냐?”

 “음, 그때 내가 좀 아팠던지라…….”

 “기억을 더듬어 보도록.”

 최유찬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만에 하나 신단비고를 털어 간 위인이 있다면, 어떻게든 신교로 회유하려 할 참이었다. 지금쯤 신교에서도 사람을 보내 놓았으리라.

 “안 난대도 그러네.”

 한재선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한재선과 최유찬은 나전현 입구에 다다라 있었다.

 나전현은 무슨 난리라도 난 것처럼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거늘, 오가는 사람의 수는 결코 작지 않은 것이다.

 이상한 점은 오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칼이나 도, 혹은 철퇴 같은 섬뜩한 무기들을 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처럼 무인들이 많이 몰린 것은 처음 보는 한재선이었다.

 “뭔 난리라도 났소? 웬 무부들이 이리 많이…….”

 “신단비고 때문이겠지.”

 최유찬이 흥, 콧소리를 내며 답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제 24 화 2016 / 7 / 14 546 0 5879   
23 제 23 화 2016 / 7 / 14 549 0 5623   
22 제 22 화 2016 / 7 / 14 558 0 6308   
21 제 21 화 2016 / 7 / 14 528 0 5418   
20 제 20 화 2016 / 7 / 14 523 0 5602   
19 제 19 화 2016 / 7 / 14 551 0 5456   
18 제 18 화 2016 / 7 / 14 559 0 5399   
17 제 17 화 2016 / 7 / 14 569 0 5497   
16 제 16 화 2016 / 7 / 14 537 0 5545   
15 제 15 화 2016 / 7 / 11 546 0 5502   
14 제 14 화 2016 / 7 / 11 638 0 5337   
13 제 13 화 2016 / 7 / 11 585 0 5440   
12 제 12 화 2016 / 7 / 11 583 0 5492   
11 제 11 화 2016 / 7 / 11 542 0 5522   
10 제 10 화 2016 / 7 / 7 517 0 5578   
9 제 9 화 2016 / 7 / 7 554 0 5469   
8 제 8 화 2016 / 7 / 7 575 0 5443   
7 제 7 화 2016 / 7 / 7 516 0 5409   
6 제 6 화 2016 / 7 / 7 554 0 5343   
5 제 5 화 2016 / 7 / 7 690 0 5420   
4 제 4 화 2016 / 7 / 7 584 0 5399   
3 제 3 화 2016 / 7 / 7 563 0 5382   
2 제 2 화 2016 / 7 / 7 570 0 5371   
1 제 1 화 2016 / 7 / 7 892 0 516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우화등선
촌부
화공도담
촌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