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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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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18 화
작성일 : 16-07-14 16:05     조회 : 560     추천 : 0     분량 : 5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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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남궁창천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제가 은근히 말을 흘려 놓지요. 제 벗 중에 입이 가벼운 친구가 있으니, 보름도 되지 않아 전 중원이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갈혜가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남궁창천의 벗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 사천당가의 소가주를 이르는 것이리라.

 하릴 없이 턱만 긁적거리던 무진이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근처를 수색하는 것뿐이로군. 근처에서 괴인을 잡지 못하면 전 중원에 알려야 하고 말이야.”

 “저기, 선배고인의 손을 빌릴 생각도 있습니다만…….”

 무진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되물었다.

 “선배고인이라면, 어느 분을 말씀하시는 것이오?”

 “음양쌍부(陰陽雙斧) 노선배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음양쌍부 소청호(蘇淸湖)!

 소청호는 음양으로 나누어진 두 개의 도끼를 신물로 삼은 전대의 고수으로, 백의검성과도 비견될 만한 기인이었다.

 손속이 지나치게 과해 정사양도에 걸쳐 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신의를 목숨처럼 지키며 악을 보면 용서함이 없으니, 당당한 정도의 무인이라 할 만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내기를 너무나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음양쌍부를 만나서 살아남을 길은, 도박을 청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한 셈이다.

 “음양쌍부 노선배라면 믿을 만하지요. 아미타불.”

 무진이 흡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무진의 말을 끝으로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이전처럼 음울한 침묵이 아니라, 생각으로 가득 찬 침묵이었다.

 제갈혜는 일행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신단비고의 도난 사건이 불러 올 여파를 생각했다.

 ‘현재 무림은 각 문파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 신단비고가 도난당한 일은, 무림의 균형을 한번에 깨어 버릴 만큼 큰 사건이야.’

 균형이 깨어진 무림은 틀림없이 새로운 질서를 찾으려 할 터,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이것이 시대의 새로운 바람이 아니기를 바랄 도리밖에 없구나.’

 제갈혜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은은한 노을이 제갈혜를 따듯하게 덮어 주었다.

 그로부터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4

 

 

 

 언젠가부터 한 가지 소문이 강호에 퍼져 나갔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만 퍼져 나가던 이야기는 조금씩 커져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가 되어갔다.

 신단비고가 도난당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문이 폭풍이 되어 전 중원에 퍼졌다.

 몇몇 무인들은 마교의 소행이라며 울분을 토해 냈고, 몇몇 무인들은 선배 고인들의 안배가 깨어졌다며 슬퍼했다.

 대다수의 무인들은 한 자루 검을 비껴 차고 강호로 나섰다. 괴인이 몇 알의 영약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를 잡기만 하면 강호에 보기 드문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온 무림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마감을 피하려던 학사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무림의 평화를 깨어 먹은 것이 실수로 이상한 진법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마찬가지였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물을 흐리고 있었던 것이다.

 정작, 무림을 혼란의 도가니로 밀어 넣은 한재선은 그러한 소문은 조금도 모르고 있었다.

 

 

 

 <제8장> 미꾸라지 한 마리

 1

 

 

 

 운악산 귀퉁이에 자리한 만장애(萬丈崖).

 휘이잉-

 여름의 한가운데에 들었거늘, 절벽에 불어오는 바람은 칼날 같았다.

 잠시 멎는가 싶었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자, 평생을 바람과 맞서 온 노송이 한껏 몸을 움츠렸다.

 그때, 무엇인가가 노송의 질긴 가지를 쥐어 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손이었다.

 노송을 붙잡은 손은, 곧 더 나은 잡을 것을 찾아 움직였다.

 누군가가 절벽 한가운데에서 위로 기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힘겹게 절벽을 올라가던 사내가 외쳤다.

 사내는 칼바람이 연신 부는 이곳에서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렇게 죽을 것 같냐!”

 외침과는 정반대로, 사내의 팔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사내는 스스로를 다독이고자 일부러 고함을 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마감도 피했고!”

 사내가 힘겹게 손을 내밀었다. 잡을 만한 것이 없었다. 사내는 팔을 최대한 넓게 벌려 다른 틈새를 잡았다.

 “이상한 진법 안에서도 살아남았는데!”

 그때부터는 또다시 울퉁불퉁, 잡을 것이 많았다. 사내가 신음처럼 외치며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들어 올렸다.

 “황금 이십 냥을 두고!”

 사내의 발치에서 돌멩이 몇 개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사내는 아래 대신 오직 위만 올려다보았다.

 “죽을 것 같냐!”

 바위인 척하는 흙덩이 하나가 사내의 손이 닿자마자 부스러졌다. 사내는 그 대신 다른 바위를 잡았다.

 “얼마 안 남았어!”

 한 달째 절벽에 매달려 살고 있는 한재선이었다.

 혈수신마와 함께 만장애에서 떨어졌음에도 그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던 것이다.

 물을 빗물을 마셨고, 잠은 절벽의 벌어진 틈새나 겨우 쪼그려 앉을 만한 바위 틈바구니에서 잤다.

 잘 곳을 구하지 못해 사흘이고, 나흘이고 못 잔 적도 많았다.

 그럴 때면 노송을 찾아간 다음, 옷을 벗어 만든 밧줄로 몸을 묶고 선잠에 들기도 했다.

 “조금만 더 가면 돼……!”

 한재선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언제 떨어져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한재선의 정신을 끊임없이 갉아먹었다.

 속곳에 숨겨 둔 황금 이십 냥 상당의 전표가 아니었다면 자살을 했을지도 몰랐다.

 한재선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한재선은 그 소리를 애써 무시했다.

 그동안, 식사는 대개 절벽에 돋아난 잡풀로 대용했다.

 독초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한재선은 굶어 죽는 것보다는 독초가 아닐 가능성에 목숨을 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오 장쯤 남았다. 조금만 더!”

 한재선이 핏발 선 눈으로 절벽 끝을 바라보았다.

 절벽 중간에서부터 한 달간 기어 올라온 끝에, 마침내 오 장여 거리만을 남겨 두고 있었던 것이다.

 “견딜 수 있어! 나 튼튼해졌잖아!”

 한재선은 문득 혈수신마와 함께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몸속에서 벌어졌던 기이한 경험도 떠올랐다.

 한재선은 잠시 쉴 겸, 절벽에 매달린 채로 배를 어루만졌다.

 ‘신기한 일이었지.’

 혈수신마에게 신나게 얻어맞을 당시, 몸속에 무언가 대단히 귀엽고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것이 솟아올랐다.

 그것은 신기하게도 몸속 구석구석을 꼬물꼬물 돌아다니고 있었다.

 반면, 멋지기는 했지만 엄청 무식한 놈도 있었다.

 귀여운 놈이 이쪽으로 오라고 무식한 놈을 안내하면, 무식한 놈은 들은 척도 않고 제멋대로 몸속을 활보했다.

 하지만 혈수신마가 한 대 때려 주면, 무식한 놈은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져 버렸다. 그러면 귀여운 놈은 다른 무식한 놈을 찾아 길을 안내했다.

 혈수신마에게 더 맞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무식한 놈의 수가 워낙에 많다 보니, 일은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이다.

 ‘마지막이 가관이었지.’

 절벽에서 떨어질 무렵, 무식한 놈들이 한꺼번에 아랫배로 몰려들었다. 아랫배가 빵 하고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한재선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더 때려 줘!’ 라며 혈수신마에게 엉겨 붙었다.

 혈수신마는 울분을 토해 냈다.

 

 “오냐! 같이 지옥으로 가게 되었는데 못해 줄 게 무엇이겠느냐! 때려 주마! 으허허! 때려 주고말고!”

 

 혈수신마는 낙하 도중, 진원지기까지 일부분 끌어내어 한재선의 단전을 후려쳤다.

 한재선은 단전에서 무언가 폭발하는 느낌을 받고 절벽에 처박혔다.

 그것이 혈수신마의 불운이었다.

 한재선을 절벽에 콕 박아 넣은 건 좋은데, 반탄력으로 인해 정작 자신은 허공중의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혈수신마는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시도도 해 보지 못한 채 홀로 자유낙하를 즐겨야 했다.

 혈수신마의 마지막 말은 이러했다.

 

 “이 자라 같은 새끼야아아아-”

 

 마지막 외침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한재선의 귓가에도 똑똑히 들려왔다.

 한재선은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절벽 한가운데였다.

 한재선은 몸속에 귀여운 놈도, 무식한 놈도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한재선이 귀엽다고 느낀 건 그가 미친 영감탱이라고 부르는 노인이 구타를 통해 불어넣어 준 선기(仙氣)였다.

 무식하다고 느낀 것은 대환단과 태청단 등의 기운이었고 말이다.

 마지막에 영약들의 기운이 단전으로 몰린 것은, 혈수신마의 정성 어린 추궁과혈 탓에 녹아든 영약이 혈도를 튼튼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길이 뚫리자 영약의 기운은 인체의 기가 모이는 단전으로 향했고, 그곳에 혈수신마가 결정타를 날려 주었다.

 영약의 기운은 밖으로 새어 나가지도, 단전에 머물지도 않은 채 한재선의 육신 곳곳에 녹아들었다.

 물론, 모든 기운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노인이 불어넣어 준 선기가 흡수한 기운도 만만치 않았다.

 영약의 기운 중 삼 할은 온전히 한재선의 것이 되었다 말할 수 있었다.

 정작 한재선 본인은 몰랐지만 말이다.

 “이 장쯤 남았다……!”

 한재선이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지난 한 달간 해 왔던 고생이 마침내 끝날 때가 된 것이다.

 문득 한재선의 머릿속에 그간의 과거가 떠올랐다.

 운풍자와 최유찬을 만난 일, 마감하던 일, 필사적으로 도주하던 일, 이상한 진법에 갇힌 일, 절벽에서 떨어진 일.

 하나같이 기담집(奇談集)에나 나올 만한 일들이었다.

 ‘이제 그것도 끝이다. 황금 이십 냥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야.’

 “원시천존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올랐는지, 한재선의 몸놀림이 한층 더 빨라졌다.

 한재선은 기운차게 절벽을 기어올랐다.

 이제 마지막까지, 일 장도 채 남지 않았다.

 

 

 

 2

 

 

 

 한재선이 절벽에서 고군분투할 무렵이었다.

 최유찬은 천문금쇄진 주변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사소한 흔적 하나도 주의 깊게 바라보던 최유찬이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으음.”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었다. 이처럼 어려운 임무는 처음인 것 같았다. 잠입, 암살 등 무공을 사용하는 일이라면 차라리 쉬웠을 텐데 말이다.

 신검대의 대주가 된지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실패를 맞게 된 최유찬이 신음을 내뱉었다.

 한재선이 사라진 후, 최유찬은 진법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맸다.

 머릿속에 수십 가지 생각이 떠올랐고, 그중 몇 개는 직접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어떠한 접근을 시도해도 천문금쇄진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근처의 나무에 줄을 묶어 자신과 연결한 다음 진법 안으로 들어가 봤지만, 최유찬은 스스로의 손으로 스스로의 목을 자르기 직전에 겨우 도망칠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 뒤로는 끝없는 수색뿐이었다.

 최유찬은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천문금쇄진의 외각을 훑어보다가, 그다음에는 구역을 정하여 개미 한 마리의 흔적조차도 분석했다.

 삼 개월 안에 한재선의 흔적을 파악해 내지 못하면 그가 죽었다고 간주하고 일월신교로 돌아갈 참이었다.

 지금도 최유찬은 천문금쇄진의 동쪽 구역을 훑어보던 중이었다. 이곳만 살펴보면 진법의 외곽을 다 둘러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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