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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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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17 화
작성일 : 16-07-14 16:04     조회 : 570     추천 : 0     분량 : 5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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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한재선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혈수신마는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때려 달라는 저 미친놈이 뒤를 돌아볼 때가 바로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혈수신마는 마지막 한 점의 내공까지 끌어내어 한재선의 등을 후려쳤다.

 “죽어라!”

 “개, 개새끼!”

 한재선이 허둥대며 다급히 혈수신마의 팔을 잡았다.

 혈수신마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혼자 곱게 떨어져 주길 바랐지, 자신까지 같이 떨어지기를 바란 적은 없는 것이다.

 혈수신마는 자신의 신형이 쑤욱 아래로 꺼짐을 느꼈다. 그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절벽을 움켜쥐었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천 길 낭떠러지가 보였다.

 다른 팔에 매달린 한재선도 보였고 말이다.

 “노, 놓아라!”

 “너 같으면 놓겠냐!”

 “놓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

 “놓으면 나만 죽잖아!”

 한재선이 그렇게 외칠 때였다.

 혈수신마가 움켜쥔 절벽 끝 바위가 조금씩 부서졌다.

 두 명의 무게를 이겨 내지 못한 것이다.

 한재선이 다급히 고함을 질렀다.

 “다른 데! 다른 데 잡아 봐!”

 “나도 그러고 싶다!”

 혈수신마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조금이나마 옆으로 가려고 애를 썼다. 다른 튼튼한 지반을 찾아 잡아야 하는 것이다.

 한재선이 밑에서 그것을 응원했다.

 “힘 내, 너는 할 수 있어!”

 “다, 닥쳐!”

 혈수신마가 그렇게 외칠 때였다.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절벽 끝이 무너지고 말았다.

 “으아아악!”

 처참한 비명 두 개가 뒤를 이었다.

 

 

 2

 

 

 

 한재선과 혈수신마가 절벽 아래로 낙하할 무렵이었다.

 제갈혜와 남궁창천, 무진은 천문금쇄진의 외각에서 기운이 몽땅 빠진 얼굴로 안개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물처럼 파동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던 안개는 서로 만나고, 또 헤어져 한 덩어리를 이루었다.

 마침내 안개가 완전히 천문금쇄진을 뒤덮자, 일행이 절망 어린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신단비고의 도난 현장을 직접 본 참담함과 천문금쇄진이라는 희대의 절진을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한데 섞여 들었다.

 눅눅한 침묵이 일행을 휘감았다.

 “모두 내 실수요.”

 침묵을 깬 사람은 무진이었다. 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리고는 무언가를 생각하듯 주위를 서성였다.

 “이상한 느낌을 느꼈을 때 멈추게 했어야 했소. 아니, 아니야. 그 괴인을 잡았어야 했소. 눈앞에 두고도 잡지 못하였으니…….”

 작기만 하던 무진의 목소리가 조금씩 크게 변해 갔다.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잡았어야 했는데!”

 “진정하십시오, 무진 스님.”

 조용히 흐르는 안개만을 바라보던 남궁창천이 중얼거렸다.

 남궁창천이 제갈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갈혜는 지화라고 불릴 정도로 지혜로운 여인. 이 상황에 대한 해답 역시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남궁창천이 무거운 목소리로 질문했다.

 “제갈 소저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부끄러우나, 소녀는 몹시 당황하여 제대로 상황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괴인이 무어라 말했는지는 기억합니다만, 그것만으로는 상황을 냉정히 판단할 수 없지요.”

 생각에 잠긴 얼굴로 앉아 있던 제갈혜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주위를 서성이는 무진을 바라보았다.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우리 중 가장 무학이 뛰어난 분은 무진 스님일 것입니다. 무진 스님은 괴인이 영약을 모두 먹었는지 확인하셨는지요?”

 “껍질 몇 개는 보았소이다만…… 아마 모든 영약을 먹지는 못하였을 것이오. 그랬다가는 내기가 폭주하여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을 테니. 천하제일의 심공을 익히고 있지 않은 한, 영약을 모두 먹는 일은 불가능하오.”

 그러나 사당은 분명히 비어 있었다.

 무진은 괴인이 영약을 몇 개는 먹고, 몇 개는 훔쳐 갔으리라고 추측했다.

 제갈혜는 그 뒤로도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머리카락과 수염에 가려진 외모를 파악하였는가, 무위가 어느 정도였는가, 무학의 성질이 어떠하였는가 등등의 질문이었다.

 무진은 대부분을 ‘모른다’고 답했다.

 남궁창천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으나, 제갈혜는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였다.

 워낙 창졸지간에 일어난 데다, 괴인은 무학이라 할 만한 행동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무진이 무거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쩌면 라마승일지도 모르오. 그들이라면 능히…….”

 “라마승은 아닐 것입니다. 비록 낡았으나, 복식은 분명히 중원의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괴인이 불가무학을 펼쳤다면, 소림의 승려이신 무진 스님께서 파악해 내지 못할 리가 없지요.”

 제갈혜가 지친 얼굴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무진의 안색이 더욱 무거워졌다. 사십여 년 전에 사라진, 전 중원을 피로 물들였던 단체가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설마, 마교도란 말이오?”

 제갈혜는 대답 대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했다.

 ‘괴인은 우리를 보고 반가워하는 기색을 보였어.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는 것처럼,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지. 영약을 가져가 놓고 벽곡단 값을 치루겠다고 말했었고.’

 천하 무학의 대본산이라는 소림의 일대제자인 무진이 무학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한 것도 이상했다.

 어쩌면 괴인은 무학을 모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봐도 보폭이 어지러울 정도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로 귀결된다.

 “어쩌면…….”

 제갈혜가 생각에 잠긴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쩌면 우연히 천문금쇄진에 빠진 범인(凡人)일지도 모르지요. 굶주린 채로 진법을 헤매다가, 우연히 영약들을 발견하고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무진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제갈혜가 화들짝 놀라 무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다람쥐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 하지만…….”

 “혈마도 깨지 못한 천문금쇄진을 범인이 어찌 넘나든단 말이오? 게다가, 신단비고에 있는 영약은 하나같이 귀물이라, 일반인이 잘못 복용했다가는 목숨을 잃게 되오. 아마 두어 달 정도 화식을 금해야 즉사를 면할 수 있을게요. 그런데 보시오, 아까의 괴인이 두 달을 굶은 사람처럼 보이더이까?”

 두 달 굶었다.

 진법 안을 헤매며 먹을거리를 찾아 먹긴 했지만, 한재선은 화식을 해 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제갈혜도, 무진도 그러한 사실은 몰랐다.

 “물론 무진 스님의 말씀이 옳습니다만…….”

 제갈혜는 조심스럽게 무진의 눈치를 살폈다. 조금 전처럼 또다시 소리를 지를까 걱정이 된 것이다.

 무진 대신, 남궁창천이 몇 마디를 더 첨언했다.

 “너무 과한 추측이오. 천문금쇄진의 위력을 경험해 보니, 범인이 버틸 만한 것은 아니더이다.”

 제갈혜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가?’

 혹시나는 곧 역시나로 변해 갔다. 천문금쇄진의 위력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제갈혜는 ‘내가 과한 생각을 했구나’라며 얼굴을 붉혔다.

 ‘소가주의 말이 옳아. 천문금쇄진을 이겨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본가의 삼대조께서도 벗어나지 못한 진법인걸.’

 “소녀의 무례를 용서하세요.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다 보니 그만 무진 스님의 심기를 상하게 하고 말았습니다.”

 제갈혜가 민망한 얼굴로 무진과 남궁창천에게 머리를 숙여 보였다. 태도가 너무 정중하다 보니 상대가 도리어 민망해질 지경이었다.

 “어흠, 험. 아니오. 소승이야말로 놀라게 해서 미안하오. 수양이 부족하여 그만…….”

 무진이 공연히 헛기침을 내뱉었다.

 “그럼 앞으로의 대책을 생각해 봐야겠어요.”

 제갈혜가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무진이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앞으로의 대책이라고 해 봐야, 별거 있겠소? 일단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입을 단속한 다음, 뛰어난 무인들로 추적대를 꾸려 괴인을 추적해야지요.”

 “입을 단속해야 한다……?”

 제갈혜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려 무진을 바라보았다.

 무진이 왜 그런 식으로 보냐는 듯 눈을 끔뻑이자, 제갈혜가 작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질문 하나만 할게요, 무진 스님. 지푸라기 틈에서 바늘 하나를 찾아야 할 때는 어찌해야 할까요?”

 “응?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요?”

 무진이 의아한 얼굴로 제갈혜를 바라보았다.

 제갈혜가 어서 답해 보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바라보자, 무진은 멋쩍게 헛기침을 내뱉었다.

 “자, 잘 모르겠소이다만…….”

 본래 이런 종류의 수수께끼에는 약한 무진이었다.

 제갈혜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저라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겠어요. 열 명이 같이 바늘을 찾는다면, 한 명이 할 때보다 열 배는 빠를 테니까요.”

 뒤늦게 제갈혜의 말을 이해한 무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제갈혜의 말은 신단비고를 도난당한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무림맹만의 힘으로 괴인을 추적하는 것보다는, 그 사실을 천하에 알리고 만인으로 하여금 괴인을 찾게 하자는 뜻이었다.

 무진이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 말은…….”

 “예, 무림맹은 신단비고가 도난당한 사실을 무림에 알려야 합니다. 그러면 무림이 우리 대신 괴인을 찾아 줄 거예요.”

 “조금 전에 엉뚱한 추측을 한 것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소저는 생각보다 어리구려. 그렇게 되면 강호에 커다란 혼란이 일어날 것을 왜 모른단 말이오. 아마 모두가 영약을 취하겠다고 덤벼들 것이오.”

 무진이 한심하다는 듯 제갈혜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갈혜가 스승에게 꾸중 받는 어린아이처럼 입술을 비죽였다.

 “혼란을 제어하는 일은 무림맹이 맡아야겠지요.”

 “무림맹의 힘만으로는 혼란을 제어할 수…….”

 무진이 무어라 반박을 하려 할 때였다.

 무진의 말을 끊고 남궁창천이 입을 열었다. 남궁창천은 제갈혜의 말 속에서 다른 의미를 찾아내었던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이 있지 않소이까, 제갈 소저? 지푸라기를 태워 버리는 방법 말이오.”

 “과연 남궁세가의 소가주께서는 영민하시군요.”

 입으로는 감탄을 터뜨리고 있었지만, 제갈혜의 얼굴은 조금씩 어두워져 갔다. 잠시 고개만 주억거리던 제갈혜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지푸라기는 곧 무림이나 다름없으니, 절대로 태워서는 안 돼요. 사실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그 일이랍니다.”

 “그게 무슨 뜻이오?”

 “아시다시피, 오랜 평화 끝에 무림맹은 이득을 추구하는 무리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어요. 모두가 자파의 이득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지요.”

 제갈혜의 말에 남궁창천이 입을 꾹 다물었다. 제갈혜의 비판에는 신랄한 데가 있었던 것이다.

 제갈혜가 두 손을 모아 만지작거렸다.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하는 그녀만의 버릇이었다.

 “무림맹은 필시 신단비고가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비밀로 할 것이에요. 그다음에는,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괴인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겠지요. 그들 중에는 지푸라기를 태워서라도 바늘을 갖기 원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저는 그러한 일을 막고 싶어요.”

 제갈혜는 혼란을 원해서 무림에 신단비고가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리려 하는 것이 아니었다.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 작은 혼란을 자초하고 있을 뿐이었다.

 남궁창천은 제갈혜의 마음을 이해했다.

 “소저의 생각이 옳소이다.”

 “고맙습니다. 소가주.”

 제갈혜가 꾸벅, 머리를 숙여 보였다.

 남궁창천은 무진을 흘끔 바라보았다. 무진 역시도 제갈혜의 뜻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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