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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검명무명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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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 강호에 발을 디뎠을 때, 세인들을 그를 검광이라 했다.
그가 무명검으로 독보천하 할 때, 세인들은 그를 검귀라 불렀다.
그가 홀연히 강호를 떠날 때, 세인들은 그를 검신, 진정한 천하제일인이라 부르며 칭송했다.
그리고 수백 년이 흘렀다.

 
16 화
작성일 : 16-07-14 15:58     조회 : 497     추천 : 0     분량 : 5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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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발걸음을 돌리다(3)

 

 

 

 “백의대는 목적지에 도착했느냐?”

 “예! 일회주님!”

 “교에서는 별말이 없던가?”

 “흑암대의 전멸에 그들도 꽤나 당황한 듯싶습니다.”

 “그렇겠지. 망할! 차라리 흑살대(黑殺隊)를 보낼 것을!”

 어둠 속에서 사내는 이를 부득 갈았다. 흑암대와 흑살대. 그의 휘하에 있는 흑의이대(黑依二隊)였다.

 흑암대는 비록 인원이 흑살대의 삼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하나하나의 무위가 가히 일당백이었다. 온갖 눈치를 보며 키워온 소중한 그의 전력들인 흑암대였다. 그에 비하자면, 흑살대는 교에서 보내준 전력이었다. 그들 역시 뛰어난 능력을 지녔음은 그도 인정하는 바였지만 흑암대와 비교한다면 손색이 있었다. 더더군다나, 그들은 자신의 사람이 아니었다.

 사내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흑의에 백포로 얼굴을 가린 정체불명의 검사라니.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 무의식중에 발출한 무형의 기세가 무섭게 치솟아, 어둠을 가득 메웠다.

 “크윽….”

 낮은 신음성에 사내는 정신을 차리고, 무형지기를 회수했다. 어둠 속에 부복한 사내의 입에서 붉은 핏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크흠….”

 수하 앞에서 흥분한 모습을 보인 것이 못내 부끄러웠던지, 낮은 헛기침을 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어둠 속의 사내는 한차례 고개를 숙여 절을 하고는 조심스레 물러났다.

 철저한 어둠 속에 홀로 남은 사내는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지 바닥에 흘린 한줄기 핏자국을 예리한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빛 한 점 새어 들어오지 않는 완벽한 어둠임에도 사내의 눈에 핏자국은 한 치의 가감 없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젠장! 흑암대가 없다면, 회에서 입지도 줄어들 텐데. 이회주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나. 망할!”

 사내는 욕설을 짓씹듯이 내뱉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삽시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 살기 어린 대기만이 한때 사람이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양운정과 철란은 개봉을 벗어난 관도를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심각하게 굳어진 양운정의 얼굴에 철란은 별다른 말없이 그저 양운정의 뒤를 쫓을 따름이었다.

 무슨 심각한 문제라도 생긴 듯이 계속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 그녀에게는 낯설었다. 무엇보다 지금 가는 길은 북경으로 향하는 길에 반대되는 길이었다.

 이쯤 되면 무슨 말이라도 한마디 해줄 텐데, 양운정은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양운정은 고민거리를 토해내듯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어차피 그로서는 판단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솔직히 가짜가 어째서 등장했는지도 짐작하지 못하는 이상, 가짜가 무슨 목적으로 남궁세가로 떠났는지 어찌 알겠는가.

 양운정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털어버렸다. 가짜에 대해서 생각하면 음모와 모략의 낌새에 불쾌감이 치솟기 때문이었다.

 “후...”

 가볍게 한숨을 내쉰 양운정은 문득, 남궁아현의 얼굴이 떠올랐다.

 양운정으로서 살게 된 이후로는 딱 두 번 얼굴을 보았을 따름이고, 이 몸의 기억을 살펴보아도, 얼굴을 마주 본 적이 거의 손으로 꼽을 정도인데도 마치 머릿속에 각인이라도 되어있는 듯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확실히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전 생애를 뒤져보아도 그녀만큼의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어떠한 연모의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아름다운 여인. 그것으로 끝이었다.

 양운정은 이내 머릿속에서 남궁아현의 모습마저 털어냈다.

 

 “아저씨? 무슨 걱정 있으세요?”

 “응? 아, 아니 걱정이라기보다는 그냥 골치 아픈 일이 좀 생겨서.”

 “으응...그런데 왜 이쪽으로 가요? 이쪽은 북경으로 가는 길이 아닌데?”

 “아저씨 처가에 일이 좀 생겨서, 한번 가보려고.”

 “처가요?”

 “응...”

 철란은 양운정의 얼굴이 전에 없이 어두운 기색이 역력한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다그닥! 다그닥!

 다급한 말발굽 소리에 양운정은 슬쩍 관도의 옆으로 비켜섰다.

 삼기의 기마가 어찌나 빨리들 말을 달리는지 그들의 뒤에는 자욱한 모래먼지가 뭉게뭉게 일어나고 있었다.

 앞에 사람이 걷고 있음에도 마상의 인물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말을 몰았다. 피어오른 흙먼지가 양운정과 철란을 뒤덮었다.

 “콜록! 콜록!”

 철란이 거칠게 기침을 토하자, 양운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것들이!”

 

 타는 듯이 붉은 홍의경장을 걸친 여인과 그녀의 뒤를 바짝 붙어 말을 모는 푸른 무복의 두 청년이었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양운정은 철란의 옷을 털어주며 그들이 사라진 방향을 불쾌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꽤 명마였는지, 채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시야에서 벗어났다.

 “괜찮니?”

 “예!”

 “정말, 무례한 것들이군.”

 “저 괜찮아요. 화내지 마세요.”

 “그래, 알았다.”

 철란의 만류에 양운정은 찡그렸던 얼굴을 풀었다.

 양운정은 영 곱지 않은 눈으로 먼지가 차차 가라앉는 관도를 바라보며, 한 손으로 철란의 머리를 습관처럼 쓰다듬었다.

 

 남궁아현은 수년 만에 돌아온 본가의 모습에 감회가 새로웠다. 남궁세가의 정문 앞에는 수십의 인부들이 달라붙어 비무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제천회와의 생사투를 위한 장소였다.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세가 내의 무사들이 연무하는 연무장의 족히 두 배는 될 듯했다. 그녀의 뒤에는 잔뜩 기가 죽은 모습으로 산만한 덩치를 잔뜩 움츠리고 있는 뚱뚱한 사내가 있었다. 그녀의 남편인 양운정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흘깃 바라본 남궁아현은 말없이 정문으로 들어섰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양운정은 허겁지겁 뒤를 쫓았다.

 그들 뒤로는 수명의 호위무사들이 따랐는데, 그들은 모두 남궁세가 소속의 무사들이었다.

 

 남궁아현과 양운정이 가문의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는 동안, 그 누구도 양운정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이는 없었다. 한결같이 남궁아현을 안쓰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양운정은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솟아나오려고 했지만, 애써 다독였다. 여기서 실수했다가는 바로 목이 달아나리라.

 인사를 마치고 나오는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이가 있었다.

 그녀의 숙부인 뇌운검협(雷雲劍俠) 남궁장현(南宮張賢)이었다. 남궁아현 역시 그의 모습에 반가워했다.

 그녀로서는 보기 드문 감정표현이었지만, 그것을 읽어낸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달리 그녀를 빙화검봉이라 불리겠는가. 남궁장현은 파악할 수 없는 남궁아현의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띠며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그리고 양운정과 눈동자를 마주하자, 그의 눈동자에는 이채가 흘렀다.

 그는 다른 어른들과 달리 양운정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심지어, 좋은 술이 있다며 그를 끌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방으로 들어서자, 그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그것은 양운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방문이 닫히기가 무섭게 부복했다. 고개 조아린 그에게 남궁장현은 음산한 어조로 물었다.

 “그래, 실수한 바는 없겠지?”

 “옛! 양가의 식구들 모두 처음에야 무사히 돌아왔다고 환대했지만, 제가 얌전히 방에만 처박혀있으니, 하나, 둘, 실망하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가짜의 말에 남궁장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흡족해했다.

 “그래, 잘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남궁장현은 문득 떠오른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헌데, 양운정 그놈이 오 년 전에 어떻게 살아났는지. 정말 대장로가 아니었다면, 대계에 차질이 왔었을 거야. 오 년 전에 그 일만 성공했었다면, 네 녀석이 이런 꼴로 여기에 있지도 않았을 터인 데, 애석하구나.”

 가짜 역시 오 년 전의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듯,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부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래, 아현이는 어떻더냐?”

 “아무것도 모르고 계십니다. 양가장에 도착하고 이날까지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기야, 그 아이는 이 양가 놈에게는 너무나 과분한 아이지…. 이번에 세가를 위하여 큰일을 해줄 아이이기도 하고. 흐흐, 이번 일만 무사히 끝나면, 남궁세가는 물론 대장군부까지 내 손안에 들어올 것이다. 크흐흐흐!”

 그의 얼굴은 평소 협의가 넘치고 인자한 인물로서 강호무림에 이름 높던 뇌운검협 남궁장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것은 욕망에 사로잡힌 한 사내의 추악한 모습에 불과했다.

 

 한참을 관도를 열심히 걷던 양운정과 철란이었다.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다리가 아프다고 투정이라도 부릴 법하건만, 아이는 아직 불평 한마디 없었다. 양운정은 그런 철란이 마냥 기특했다.

 개봉을 떠나고 갑자기 무공을 가르쳐 달라고 하던 철란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철란이 누구던가. 몽고최고의 용사의 핏줄이 아니던가. 양운정 역시 처음 그녀를 만났을 당시, 제자로서 염두에 두고 있던 터였으니, 그로서도 기꺼운 일이었다.

 물론, 당초의 생각과는 달리 그저 호신을 위한 정도로만 가르칠 생각이었지만, 곧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가 언제 누군가를 가르쳐 본 적이 있었던가.

 

 무엇부터 가르쳐야 할지 막막한 양운정이었다. 그저 체력을 기르기 위해 열심히 걷게 하고, 쉴 때마다 운기공을 시킬 따름이었다.

 추후에 몸의 단련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격자지법을 가르칠 생각이었지만, 그 이후가 또 문제였다. 철란에게 십보검을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십보검은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참살하는 필살의 검. 철란에게 가르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십보필사는 또 어떠한가, 무수한 전장과 아수라를 헤쳐온 자만이 익힐 수 있는 살의의 검이 바로 십보필사였다.

 형조차 없는 살의를 기반으로 한 검법들이었다. 만약, 자신에게 구법연화신공이 없었다면, 검의 살기에 홀려 살귀가 되고 말 터였고, 수월지경에 이르지 않았다면, 검을 펼치는 족족 인명을 해쳤을 터였다. 전할 수 없었다.

 양운정은 새삼 철란이 걷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이는 군소리 한 마디 없이 힘차게 걷는데, 와중에도 바르게 걷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때, 양운정은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여동생인 양혜령이었다. 그 아이도 아미라는 곳에서 검을 익힌다 하지 않았던가, 운기공과 격자지법을 어느 정도 가르치고 난 후에 그녀에게 부탁한다면? 양운정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운기공과 격자지법은 내공과 검법의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그것으로 인하여 다른 무공을 익힐 때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었다. 생각을 결정하자, 양운정은 철란의 수련에 좀 더 박차를 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흘린 땀을 식혀주려는 듯이 바람은 그들을 감싸 안았다.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달콤한 비명. 비명?

 느닷없이 터져 나오는 비명과 칼부림 소리에 양운정은 의아했다. 아무리 인적이 드물다고 하여도, 벌건 대낮의 관도 상에서 도대체 무슨 일인가.

 굳이 발걸음을 재촉할 것도 없었다. 멀리 뒤엉킨 한 무리의 사람들 모습이 보였다. 십 수 명의 백의에 백면으로 얼굴을 감춘 이들이 삼 인의 남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저들은 아까 그 말 탄 녀석들이 아닌가?”

 불과 반 시진 전 두 사람에게 먼지를 뒤집어씌웠던 세 명의 기수들이었다. 말은 어디 있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그들이 달리던 말들은 관도 한편에 피 웅덩이 속에 사이좋게 널브러져 있었다.

 꽤 좋은 말 같았는데, 불현듯 아깝다는 생각이 지금에도 양운정과 철란의 머리를 공통으로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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