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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달빛의 주인 샤린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달빛의 주인 샤린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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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뒷골목 소매치기 삶을 살았던 류다인.
억울하게 죽은 동생들의 복수를 마치고 첫 번째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새로운 세계.

술과 돈의 향기가 넘쳐 나는 달빛 거리의 주인이 될 샤린!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유쾌한 이야기!

 
제 22 화
작성일 : 16-07-14 15:48     조회 : 632     추천 : 0     분량 : 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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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카야뮤 영주의 명에 따라 비서 라켈은 샤린 일행을 치료약을 쌓아둔 창고로 안내하고는 사병들을 시켜 약을 마을로 운반까지 해주었다.

 “바로 저거야.”

 “응?”

 그렇게 마을로 향하는 치료약을 실은 수레의 뒤를 따르던 샨은 뜬금없는 샤린의 말에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싸게 사서 더럽게 비싸게 파는 장사꾼의 말로 말이야.”

 “…….”

 그리고 그녀의 말에 영주성으로 향하기 전, 그녀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릴 수 있었다.

 물건을 무리한 가격에 팔려고 하는 장사꾼의 말로가 어떤지 가르쳐 주겠다던 것 말이다.

 “본전도 못 건지고 망하게 된다는 거.”

 “하… 하하!”

 샨은 라익이 발생한 그날 리오에게 치료약을 구해오라고 한 샤린의 행동을 떠올리며, 그녀가 이미 그때 카야뮤 영주가 치료약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 거라는 사실을 예상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제발요, 아저씨!”

 “응?”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마을로 향하던 샨은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어린아이의 음성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샤린과 엘라이 역시 그 소리를 들은 듯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소리가 난 방향을 응시했다.

 “돈은 제가 나중에 꼭 갚을게요. 아저씨! 제발 약 좀 주세요!”

 “저리 꺼지지 못해! 돈도 집도 없는 녀석이 약을 무슨 수로 사겠다는 거야!”

 “제발요! 동생이 많이 아파요!”

 마을 입구 쪽에 12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병사 앞에서 무릎 꿇고 사정하는 중이었다.

 아마도 동생이 라익에 걸린 듯 아이는 병사에게 치료약을 나눠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마을 사람들은 영주성에서 나온 이들이 알려 준 대로 치료약을 1백 골드에 사거나, 집과 땅문서를 영주에게 모두 바치라는 조건만 알고 있었기에 여전히 약을 구입하려는 이가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지금 저 아이처럼 영주에게 바칠 땅과 집도 없는 경우에는 더욱 비참한 기분으로 죽어가는 가족들을 지켜봐야만 했다.

 “동생이 너무 아파요. 아저씨! 제발…….”

 “이 자식이!”

 자신의 팔을 잡고 매달리는 남자아이의 행동에 화가 난 병사는 차고 있던 검집을 풀었다. 아마도 그것으로 아이를 때릴 생각인 듯했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먹어! 너 같은 거지새끼가 무슨 방법으로 나중에 돈을 갚겠다는 거야, 이 새끼야!”

 폭언을 내뱉은 병사는 그대로 검집을 들어 올려 아이를 향해 내리쳤다.

 “멈춰!”

 “그만두지 못……!”

 그에 샤린과 샨은 소리를 지르며 빠르게 그곳으로 달려갔다.

 타악!

 “……!”

 “아!”

 “어!”

 하지만 그런 샤린 일행보다 앞서 병사의 행동을 막는 손길이 있었다.

 아이를 향해 검집을 내리치려던 병사의 손을 빠르게 잡아채는 이.

 “리오 오라버니!”

 바로 리오였다.

 “내가 늦은 거냐?”

 멍한 표정을 지은 병사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자신을 부르는 샤린을 향해 리오는 차분한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아뇨. 딱 맞춰 오셨어요.”

 그러자 샤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고작 며칠이었지만 그와 이토록 오랜 시간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오랜만에 보는 그가 너무도 반가워 그대로 달려갔다.

 “어서 오세요, 오라버니.”

 “…….”

 리오 역시 그런 샤린이 반가운 듯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저기…….”

 “…….”

 그때, 여전히 손목이 잡힌 채 옴짝달싹 못하고 있던 병사가 조심스럽게 리오를 불렀다.

 방금까지 그의 손아귀에서 자신의 팔을 빼기 위해 있는 힘을 다 써봤지만, 전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에 병사는 리오가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샤린 역시 그제야 몸을 돌려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멍한 표정으로 자신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남자아이에게 다가 물었다.

 “집이 어디니?”

 “네?”

 “동생이 있는 곳이 어디냐고.”

 “…왜요?”

 남자아이는 아픈 동생이 있는 곳을 묻는 샤린의 말에 잔뜩 경계 어린 표정을 지었다.

 “…….”

 샤린은 그런 남자아이를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도 익숙한 표정. 남자아이에게서 그녀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전의 삶에서의 다인의 모습을 말이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어린 두 동생을 지키기 위해 주변에 다가오는 모든 이들을 경계해야만 했던 그때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남자아이에게 담겨 있었다.

 따악!

 “아앗!”

 “왜긴 왜야. 동생 치료하려고 그러지.”

 샤린은 남자아이의 이마에 대고 손가락을 소리 나게 튕기며 히죽 웃어 보였다.

 “…저, 정말요?”

 샤린이 때린 곳이 아픈 듯 이마를 매만지던 남자아이는 아픔도 잊은 채 순간 놀란 눈빛으로 다급히 되물었다.

 “그래.”

 샤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어주었다.

 “이름이 뭐지?”

 “윌이요.”

 “그래. 윌, 이제 동생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

 끄덕.

 그제야 샤린의 말을 믿는 듯 윌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곧바로 샤린 일행을 동생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여기예요!”

 “…….”

 “…….”

 잠시 후, 윌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샤린에게 익숙한 공간이었다.

 그것은 리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을 외곽에 위치한 윌의 집은 집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다.

 그곳은 약간의 비바람에도 그대로 무너질 듯한 나무판자와 천들을 연결해 만든 허름한 공간이었다.

 오래전 샤린이 있던 수도의 빈민가 안에서도 몸을 기댈 집조차 없어 이렇게 대충 공간을 만들어 골목 안에서 생활하던 이들이 제법 있었다.

 “하아… 하아…….”

 윌이 안내한 허름한 공간 안에는 라익에 걸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어린 남동생이 대충 바닥에 깔아놓은 천 위에 누워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게… 집이라고?”

 이런 공간에 익숙한 샤린과 리오와는 달리 엘라이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곳에서 사람이 어찌 살아간다는 말인가.

 굶주리고 못사는 이들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생활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엘라이였다.

 그에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돈 걱정 없이 곱게만 자란 그녀에게 이곳은 더할 수 없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

 샤린은 그런 그녀를 지나쳐 윌의 동생에게 다가가 카야뮤 영주에게서 가져온 치료약인 아닌, 리오가 가져온 치료약 세일루를 아이의 입에 조심스럽게 넣어주었다.

 그러자 라우보다 효과가 빠른 약이라는 말이 맞는 듯 윌의 동생은 눈에 띄게 숨소리가 안정되어갔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맘껏 고마워해라.”

 “킥!”

 잠시 후, 동생이 편안한 숨소리로 잠이 든 것을 확인한 윌이 샤린을 향해 깊게 고개를 숙였다.

 그에 샤린이 히죽 웃으며 감사 인사를 받았고, 그녀다운 말에 옆에 조용히 서 있던 샨은 작게 웃었다.

 “받아.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상태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 먹여야 해.”

 “아, 네!”

 남은 약을 건네며 샤린은 당부의 말을 남겼고, 윌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약을 받았다.

 “여기서 일주일 정도 걸리는 거리에 ‘샤일’이라는 도시가 있어.”

 “네?”

 “그곳에 가면 알파 상회라고 있거든?”

 “……?”

 이어지는 샤린의 말에 윌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알파 상회라니. 갑자기 그 이름이 여기서 왜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샤린의 말에 의아해하던 윌의 표정이 금세 경악으로 가득 찼다.

 “그곳에 가서 샤린이라는 이름과 함께 이 종이를 건네면 일자리와 살 곳을 마련해줄 거다.”

 “……!”

 “물론 선택은 네가 해야겠지. 이곳에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내가 소개한 곳으로 가서 새로운 생활을 해볼 것인지.”

 “정말 제게 일자리를 주시는 건가요?”

 “일자리가 주어지는 건 맞지만, 일을 못하거나 농땡이를 부린다면 그날 바로 쫓겨나게 될지도 몰라. 난 소개만 해주는 거니깐.”

 샤린은 사무적이고 냉정한 말투로 아이에게 자신의 추천 글이 적힌 서류 한 장을 품에서 꺼내 내밀었다.

 “감… 사합니다.”

 윌은 언제나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이 시키는 잔심부름을 해주고, 거기서 들어오는 돈으로 동생과 함께 하루하루를 연명해왔다.

 어리기도 하고, 또 집도 부모도 없이 떠돌다가 마을에 들어온 믿을 수 없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일을 준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자신을 믿고 일을 주는 이가 생겼다. 그것도 알파 상회라는, 어린 자신도 들어본 적 있는 유명한 상회에서 말이다.

 샤린은 자신을 향해 자꾸만 고개를 숙이는 윌의 모습을 보며 여전히 차갑게 말을 건넸다.

 “난 소개만 해주는 거라니깐. 그 후의 일은 난 몰라.”

 “그래도 정말 고맙습니다.”

 ‘샤일에 있는 알파 상회라면…….’

 아이들을 샤일에 있는 알파 상회에 소개를 하는 샤린의 모습을 보며 리오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 근처 마을에 자리한 알파 상회를 놔두고, 굳이 여기서 일주일이나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곳을 소개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샤린이 소개장을 써준 샤일 도시에 위치한 알파 상회를 관리하는 이는 50대 초반의 후덕한 인상을 가진 여자였다.

 엘루지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

 하지만 그곳 알파 상회 직원들은 엘루지라는 그녀의 이름 대신 ‘엄마’라는 호칭으로 그녀를 부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젊었을 때 남편과 아이를 모두 전염병으로 잃은 그녀는 부모가 없는 젊은 직원들을 보면 그리도 안쓰럽고 죽은 자기 아이들이 생각나는지, 언제나 그들을 자기 자식처럼 여기고 챙기기에 바빴다.

 그렇다 보니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그녀를 ‘엄마’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조만간 자식이 2명 더 생길 예정이었다. 바로 샤린에 의해서 말이다.

 또한 윌과 그 동생에게는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생길 것이다.

 ‘녀석…….’

 그런 걸 모두 계산하고 아이들을 그곳으로 보내면서도 애써 차가운 표정을 짓는 샤린의 모습에 리오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저 품에 대체 서류 뭉치가 얼마나 들어 있는 거야?’

 한편, 윌에게 소개장을 건네는 샤린의 모습을 보며 샨과 엘라이는 똑같은 의문점을 품어야만 했다.

 매번 끊임없이 그녀의 품에서 튀어나오는 저 서류 뭉치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물어봤자 알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단 한 가지 대답일 것이 분명하기에, 두 사람 다 속으로만 그 질문을 던질 뿐이었다.

 ‘하아…….’

 ‘하아…….’

 그러면서 어느새 알아서 샤린에게 던질 질문과 아닌 것을 가리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에, 속으로 긴 한숨을 내뱉는 두 사람이었다.

 

 

 

 제10장. 미스트 산

 

 

 

 “사기꾼!”

 “사기꾼? 저요?”

 다음 날 이른 아침.

 샤린 일행은 사람들에게 치료약이 제대로 나뉘는 모습을 확인하고 곧바로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전염병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아무도 영지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지만, 피오스 백작의 딸인 엘라이에게 잘 보이려는 카야뮤 영주로 인해 샤린 일행은 쉽게 영지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귀족을 속였다는 사실이 두렵지도 않아?”

 “제가 뭘 속였다는 겁니까?”

 그렇게 다시 시작된 여행길에 엘라이는 무슨 일 때문인지 샤린을 향해 황당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타박 어린 투정을 내뱉고 있었다.

 “세일루라는 약 말이야!”

 “네. 그게 왜요?”

 “그걸 잔뜩 구해와 무료로 나눠준다는 이유로 영주에게 약을 강탈해놓고는 사기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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