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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패밀리
작성일 : 24-04-26 09:51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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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화

 패밀리.

 

  - 수로야, 이걸 보거라, 황제께서 보낸 칙서(勅書)다.

 - 네, 아버지...

 

 수로가 아버지가 내민 광무제의 칙서를 공손히 받아 펼쳐봤다.

 

 - 군사를 움직여 공손술 잔당, 연잠을 쳐서 화근을 없애라는구나.

 - 연잠은 공손술이 죽고 그해 11월에 죽지 않았습니까?

 - 연잠의 아내 진풍의 딸이 있지 않느냐, 진풍이 가족을 데리고 항복했는데도 광무제

  가 낙양으로 압송해 목을 쳤고, 오한 장군도 남편인 연잠이 부하들을 데리고 항복

  했는데 무참하게 죽여버렸지 않았느냐, 그러니 진풍의 딸이 광무제와 오한 장군에

  대해 이를 갈 수밖에, 아무리 잔당이라도 증오와 복수심으로 가득하면

  그 힘은 무시 못 하지.

 - 일부함원은 오월비상(一婦含怨은 五月飛霜)이라더니,

  죽자고 덤비면 우리 측에도 피해가 클 수밖에 없겠습니다?

 - 우선 달래봐야지.

 - 좋은 생각이십니다, 회유해서 투항하면 그보다 좋은 전략이 없는데 말입니다.

 - 최고의 책략이지... 우리는 이미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배웠지 않았느냐...

 - 형, 무슨 소리야, 무조건 박살을 내고 보는 거지.

 

 대로가 칼을 쥔 손에 힘을 불끈 넣고 불쑥 나서서 내뱉었다.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부릅떴다. 적이 눈앞에 있으면 벨 태세다.

 김궤와 수로가 대로의 천진함이 재미있는지 서로 쳐다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 저놈의 불같은 성격 누굴 닮았는고?

 - 아버지 아들인데 아버질 닮지 누굴 닮겠습니까?

 

 대로가 불뚝 성질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직 어린데도 목소리는 괄괄했다.

 

 - 넌 나를 닮지 않았다, 수로가 나를 닮았지.

 - 그럼, 엄마를 닮으면 되지요?

 

 대로가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불만 섞인 입이 더 튀어나왔다.

 

 - 아하, 이놈이 아무 데나 나서네, 엄마는 내가 닮았어,

 - 넌, 아무도 닮지 않았어. 넌 돌연변이야.

 

 대로가 못마땅한지 아로가 핀잔을 줬다.

 

 - 형, 그런 말이 어딨어?!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면 모를까...

 - 으하하하, 그래, 그래, 대로 네 말 맞다.

  다리 밑에서 주워와도 넌 내 아들이다.

 - 아버지, 그럼, 다리 밑에서 나를 낳았어요?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 주우(朱祐) 대장군도 출정하시는가 봅니다?

 

 김수로가 정색하고 물었다.

 

 - 나를 부르는 걸 보니 이번 출정은 십중팔구 주우 장군 머리에서

  나온 토벌 작전이겠지...

 - 이번에도 주우 대장군 우측을 맡습니까?

 - 내가 보기엔 선봉에 세울 공산일 거야.

 - 미리 압도해 나가겠다는 겁니까?

 - 그것보다도 한족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꿍꿍이지 않을까...

 - 주군, 아침 준비됐습니다...

 

 수로를 업어 키웠다는 그 모진이가 다가와 나긋하게 말했다.

 

 - 그래, 들어가자, 밥을 먹으면서 작전을 짜보자.

 - 네, 근데 누나가 업어주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안 움직이렵니다.

 

 수로의 장난기가 또 도졌다.

 모진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어쩔 줄을 몰랐다.

 

 - 그래? 내가 밥을 얻어먹으려면 자네가 수로를 업어줘야겠네, 하하...

 - 아이고 무슨 말씀이십니까, 주군? 저 큰 덩치를 제가 어떻게 업습니까?

  놀리지 마십시오, 주군.

 

 김궤까지 장난에 동참했다.

 모진이가 속으론 좋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 우리도 업어주지 않으면 여기서 한 발짝도 안 움직일 겁니다.

 

 이번엔 아로까지 나섰다.

 모진이는 당황했다. 왜 이러지 오늘따라 싶었다.

 

 - 그럼, 내가 업어주면 되지.

 

 수로가 냉큼 모진을 업었다.

 손쓸 겨를도 없었다.

 수로의 짓궂은 장난에 모진은 물속에서 갓 잡아 올린

 한 마리 생선처럼 수로의 등에서 파닥거렸다.

 

 - 누나 수로형이 싫으면 내 등에 업혀.

 

 웬일인지 대로가 사근사근했다.

 늘 사나이 대장부를 부르짖던 대로지만 모진에게는 살가웠다.

 그만큼 모진이가 수로의 가족에게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증거였다.

 

 - 수로, 큰 도령... 장난치지 말고 빨리 내려다오, 누나 화낸다?

 

 내려달라고 수로의 등을 두드리는 홍조 띤 모진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김궤는 그 장면이 재미있는지 소리 높여 웃었다.

 수로의 다섯 형제도 웃었다.

 한술 더 떠 수로의 다섯 형제 자기들도 없겠다고 다툼을 벌였다.

 

 모진의 얼굴은 이제 한 떨기 붉은 장미가 되었다.

 만개한 장미가 되었다. 무르녹는 장미가 되었다.

 관능까지 장착한 성숙한 여인의 풍모가 아우라를 드리웠다.

 누가 봤으면 천상계에서 벌어지는 장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이 노는 모습은 너무 천진난만해 아름다웠고 신비로웠다.

 

 모진은 감격해서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고마워서 오열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이번 출정이 가슴 아팠고 사무쳤다.

 자신도 몰랐다. 그냥 느낌이 그랬다.

 다섯 형제가 그 모진을 순서대로 업었다.

 모진은 그렇게 해야 아침을 먹을 거 같아 마지못해 응했다.

 속으론 감사하면서 말이다.

 아로는 등창이 있어서 모진이가 거절하자 업는 대신에

 두 손으로 덥석 안았다.

 

 - 이젠 아버지 차례입니다.

 - 그래?

 

 말 떨어지기 무섭게 어느새 달아났는지 모진이가 보이지 않았다.

 

 또 김궤와 여섯 형제는 한바탕 웃었다.

 

 대숲에서 지켜보던 맥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두 손으로 아프다며 머리를 싸매면서 대숲을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녔다. 아름드리나무와 나무 사이를 미친 듯이

 날아다녔고 머리를 나무에 쿵쿵 처박았다.

 

  (E) 쿵쾅, 쿵쾅, 쿵쾅, 쿵쾅!~

 

 내 머리를 쿵쾅쿵쾅 계단을 찧으며 내려가는 것 같았다.

 방바닥에 마지막으로 머리를 찧고 눈을 떴다.

 조선의(曺鮮懿)였다.

 내 딸이다.

 조선의 국모가 되든 여걸이 되든 이름을 남길 수 있는 뭐라도 되라고 지은 이름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거침이 없었다. 모든 게 가소로웠다. 그렇게 여길 정도로 대단한 존재였다.

 옆구리를 만져 봤다. 용천이 만져졌다. 안도가 됐다.

 엄마가 이불을 깔아줬는지 이불 위에 몸이 뉘어 있었지만, 딸이 자일(Seil)로

 몸과 이불을 통 채로 묶어 다락방에서 방바닥으로 끌어내렸던 거였다.

 내 머리가 다락방 계단을 찧으며 내려왔던 거였다.

 

 - 아이구 머리야, 아이구 대가리가 깨질 것 같다, 피난다!

 - 엄살떨지 마라, 확 밟는다.

 - 이 집엔 인권도 없냐? 이건 완전 존속 폭행이다...

 - 그럼 왜 깨울 때 안 일어났어?

 - 언제?

 - 이것 봐라, 죽은 사람 살려줘도 헛소리네.

 - 내가 완전 인사불성이었어?

 - 응, 완전 떡실신, 꼬집고 간지럽히고 때리고 해도 꿈쩍도 안 해서 히든카드를 쓴

  거야.

 - 아무리 그래도 이 건 폭력이다, 혹이 몇 개나 났어, 아이구 머리야, 뇌진탕 같은데

  의사 좀 불러주라...

 - 와 있어, 나와 봐.

 - 뭐, 불렀다고?

 - 응, 인간아, 언제 철들래? 가장이 몰락하는 집안 구할 생각은 안 하고... 연애질

  에 떡실신이니... 집안 참 꼴 좋다.

 - 야, 아무리 그래도 어린애 입에서 연애질은 좀 그렇다, 입이 완전 시궁창이네...

 - 나도 어린애로 살고 싶어, 나를 어른 흉내 내게 만든 인간이 누군데...

 

 그 말에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입 다물고 본전이라도 찾는 게 현명한 거지...

 내 딸 조선의는 망해가는 우리 집을 구한 구세주였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중고차 매매상으로 재미를 보자 블라디보스톡 중고차 매매상과 대규모 중고차 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딸 조선의가 8살 나이로 집안을 구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새벽에 아파트를 돌며 세차를 할 때 그때 졸라서 따라 나간 적이 있었다. 세차한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자 중고차 매매로 차 박사나 다름없는 아버지가 바로 고쳐줬더니 차 주인이 고마워했고 세차를 또 부탁했다. 그것을 차 안에서 지켜보던 내 딸 조선의가 착안하여 앱을 만들었다. 당시는 ‘김기사’ 정도의 앱이 대단한 것처럼 여겨질 때라 앱이 일반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의는 앱 정도는 충분히 만들 능력이 있었다. 고작 8살짜리 조선의에게는 그 정돈 누워서 떡 먹기였다. 정말로 조선의는 누워서 떡을 먹으면서 앱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만화영화를 틀어놓고 떡을 먹으면서 설렁설렁 앱을 완성했다. 내가 봐도 그 앱은 완벽했다.

 

 세차하면 차 점검도 해준다는 앱이었다. 아파트 입주민 명단은 관리사무소에서 구했다. 왕방울만 한 눈을 가진 어린애가 금방 울 거 같은 표정으로 컴퓨터 게임 조금 하면 안 되겠느냐고 하는데 하지 말라는 어른이 있을까, USB에 저장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세차 주문이 밀려 아버지와 어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좋아서가 아니라 일이 밀려서 그랬다. 알바를 썼다. 거기에다 고장이 난 차는 가깝고 믿을 만한 카센터로 연결해 줬다. 그러자 카센터에서는 중고차 매매를 소개해 줬다. 한술 더 떠 깨끗하게 세차한 차를 차주에게 물어보고 원하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중고차 매매상과 연결해 주고 수수료도 받았다. 돈이 되자 원래 했던 일이라 아버지가 직접 중고차 매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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