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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인연(因緣)Ⅱ
작성일 : 24-04-24 23:26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4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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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7화

 인연(因緣)Ⅱ

 

  무시무시한 거무패 부대가 김궤에 의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참패했다는 소문이 43만 왕망 대군에 삽시간에 퍼졌다. 지레 겁먹은 왕망군은 목숨이라도 부지하기 위해 혼비백산 줄행랑을 놓기에 바빴다. 43만 대군의 전열이 한순간에 무너지자 유인, 유수, 왕광, 왕봉, 경시제(更始帝) 유현(劉玄)이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싶어 사방에서 공격했다. 왕망의 대군은 도주하다가 거의 전멸이 되었다. 강은 왕망군의 시체로 가득해 물이 흐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때 살아남아 도망친 병사가 수천에 지나지 않았을 정도로 처참한 패배였다. 반면에 녹림군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왕망은 곤양대첩의 패배로 회복 불능상태에 빠져 멸망을 눈앞에 뒀다. 그러자 녹림군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중원 패권이 가까이 다가오자 경시제로 추앙받은 소심한 유현은 민심(民心)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유인, 유수 형제가 눈에 걸렸다. 언젠가 황제 자리를 노려 자기를 칠 거라 전전긍긍했다. 원래 녹림군은 단순무식한 도적 떼였다. 글을 몰라 말로 전달하니 소문에 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모두 팔랑귀였다. 때마침 신시(新市)의 적미군(赤眉軍) 왕광(王匡)과 왕봉(王鳳), 평림(平林)의 건달패 진목(陳牧) 등 장수들에게 유인이 자기들을 치고 황제가 될 거라는 흉흉한 소문이 귀에 들어갔다. 그들은 두려웠고 겁이 났다. 그래서 먼저 움직였다. 경시제 유현에게 유인을 헐뜯고 중상모략했다. 기회다 싶어 경시제(更始帝) 유현(劉玄)이 유인을 궁으로 유인해 죽였다. 경시제 유현이 유인의 부대와 땅을 흡수해버렸다. 유수는 목숨을 부지해야 복수도 한다며 유현을 찾아가 먼저 죄를 청했다. 한술 더 떠 형 유인은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다고 말하였다. 유수는 형이 죽었어도 마땅히 입어야 할 상복을 입지도 않았고 평소처럼 유유자적하게 담소를 즐겼다. 전혀 상심하지도 않았다. 절세가인 음려화(陰麗華)와 결혼식까지 올렸다. 유수 나이 28세 음려화 나이 17세였다.

 

 그때 김궤도 결혼했다. 후에 정견모주(政見母主)로 불릴 낙빈(洛嬪)과 결혼했다. 음려화가 내 미모는 낙빈에 비하면 미모가 아니다 할 정도로 낙빈의 미모는 천상계 미모였다. 김궤가 스물둘이고 낙빈이 열여덟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곤양대첩의 상황을 물어도 유수는, 자기가 한 것은 없고 모두 녹림군의 장수와 병사들의 덕이라며 공치사를 돌렸다. 그러나 밤이 되면 그는 이불 속에 누워서 형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고, 경시제 유현을 원망하며 와신상담 복수를 다짐했다. 유인의 부하였던 수로의 아버지 김궤도 참살의 위기에 처해 졌다. 그러나 같은 조상을 가진 소호금천씨의 7대 손(孫) 왕해(王亥)의 후손이라는 왕광과 왕봉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김궤는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을 감지하고 호시탐탐 남양(南陽)에서 도망갈 기회의 빌미를 찾던 중 마침 야심가(野心家) 유수(劉秀)가 김궤의 뛰어난 무예 솜씨와 인물됨을 알았던 바라 자기 수하로 불렀다. 김궤는 식솔들을 이끌고 즉시 유수 밑으로 들어갔다.

 

 그해, 서기 24년 김수로가 태어났다.

 유수(劉秀)의 하급 장수가 된 김궤(金櫃)는 유수의 중원(中原) 정복에 앞장섰다. 각지에서 할거하는 크고 작은 군웅 세력들의 저항이 만만찮았지만, 김궤의 활약을 바탕으로 유수는 중원을 평정하고 낙양(洛陽)에 도읍했다. 경시제 유현이 적미(赤眉)의 난에 참살당하자 유수는 적미군도 진압하고 드디어 한(漢)을 세우고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광무제 유수의 한을 동한(東漢) 또는 후한(後漢)이라고 불렀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후한 건국의 숨은 공신은 김궤였다. 그 공로로 수로의 아버지 김궤는 세운 공에 비해 논공행상(論功行賞)이 훨씬 못 미치지만, 후한의 변방(邊方) 아미산(娥嵋山) 부근 지금의 사현, 모우현, 청의현의 병력을 지휘하는 군위(軍尉)가 되었다.

 

 김궤의 병사들은 농사를 짓다가 유사시 칼을 들고 싸우는 군인이 아니라 전투가 주업인데 짬이 나면 농사를 짓는 직업군인들로 이뤄진 특수부대였다. 김궤가 군위가 되어 크고 작은 전쟁을 치룬지 10년이 지났다.

 

 수로와 무령공주(鍪岭公主)와의 인상적인 첫 만남은 서기 39년, 김수로의 나이 16

 세 되던 해 어느 이른 봄날이었다. 맥의 눈에 비친 무령공주의 인상은 생소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로는 나뭇가지에 걸어 둔 백의(白衣)를 속곳으로 입고 마직류(麻織類)의 상고(裳袴)를 겉옷으로 입었다. 칼을 옆구리에 차고 등 뒤로 檀弓(단궁)을 두른 뒤 검은 오려마(烏驪馬)를 타고 울창한 숲속을 뚫고 사라졌다.

 

 수로가 나타난 곳의 숲속엔 너무나도 푸른 신비한 오채지(五彩池)가 있었다. 그 오채지에 세차게 쏟아지는 폭포수가 물을 채웠다. 수로는 옷을 벗어 벌거숭이로 폭포수가 쏟아지는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수로가 솟구쳐 올랐다. 손에는 잉어처럼 생겼으며 새의 날개에 빨간 입술, 푸른 몸을 가진 일 척 이상 크기의 반어반조(半漁半鳥) 문요어(文鰩漁)가 잡혀 올라왔다. 문요어는 새콤달콤하면서 맛이 있고 광질(狂疾)에 좋다고 했다. 손에 두른 무령공주의 가죽 머리끈을 풀어 아가미에 꿰어 땅으로 던졌다. 다시 물속으로 자맥질했다. 이번에는 육어(鯥漁)를 잡아서 밖으로 나왔다. 육어는 물고기, 새, 소, 뱀에다 다리가 네 개 달린 물고기며, 이 물고기를 먹으면 고약한 종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육어를 문요어와 같이 꿰어 말 안장 뒤에 달았다. 수로가 옷을 주섬주섬 입고 말 등에 올라탔다.

 

 멀리서 말 울음소리가 들렸다. 수로가 폭포수 위를 쳐다봤다. 무령공주가 얼른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수로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갔다. 말에서 내린 수로가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정체불명의 무리가 수로를 공격했다. 수로는 칼을 뽑지 않은 채 칼집으로 공격을 막아내고 신선무로 순식간에 그들을 제압했다.

 

 울창한 대밭에 숨은 맥의 눈엔 경이(驚異) 그 자체로 보였을 정도로 무예가 뛰어났다. 아버지 김궤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엄마는 아들 수로가 대견했다. 정체불명의 무리는 김궤의 직속 부하와 하인들이었다. 김궤가 변방이지만 지금의 아안(雅安) 지역 군사를 지휘하는 군위(軍尉)라 가족들과 하인 등 식솔, 그리고 부하들과 생활하는 공간인 주택은 나름 저택 급이었다.

 

 저택은 기와를 얹은 토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오른쪽에는 높은 망루가 있다. 망루는 적이나 반란군들이 쳐들어오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었다.

 왼편 정문으로 들어가면 작은 마당이 있고, 그 안쪽의 담을 뚫고 마련한 문을 통해 들어가면 넓은 중정(中庭)이 나오고 그 뒤가 주요 가옥이다.

 

 가옥에는 손님이 오면 맞는 壇(단) 위에 두 개의 기둥으로 받친 앞이 트인 큰방인 당(堂, 앞이 열려 있는 방)과 그 뒤로 가족들이 거주하는 실(室, 네 벽이 있는 방)로 이루어져 있다. 중정(中庭)과 경계를 이루는 담의 우측에는 회랑이 설치되어 있고, 망루 앞쪽에는 취사장이, 왼쪽 끝에는 우물, 우물 곁 마당에는 긴 장대가 양쪽으로 걸쳐 있어 문수(汶水 : 민강)에서 잡은 생선류와 소, 돼지, 말, 양, 염소 고기 등 육류를 줄에 매달아 말렸다. 수로는 타고 온 말에서 문요어와 육어를 고리에 걸어 줄에 매달고 무령공주의 머리끈을 다시 팔목에 감았다. 그리고 꼬들꼬들하게 말린 양고기를 거침없이 뜯어 질겅질겅 씹었다. 타고 온 오려마를 마구간에 매려는데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성숙한 여인이 수로에게 총총걸음으로 다가갔다.

 

 - 큰 도령, 주군께서 빨리 오시랍니다.

 - 싫은데...

 - 무슨 말이야?!

 - 누나가 업어주면 모를까...

 - (주위를 살피며 그래도 좋다) 참 나, 큰일 날 소리, 짓궂다.

 - 큰일은 무슨, 날 업어서 키운 사람이 누군데...

 - 대장부가 체통을 지켜야지.

 - 누나한텐 체통 지키고 싶지 않아.

 

 여인은 말 대신 눈물이 핑 돌았다. 언제나 수로가 자기를 친누나처럼 대해주는 게 늘 고마웠다. 그래서 이번 출정(出征)은 더 가슴이 저몄다. 불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뇌에 찬 나날이 몇 날이었나, 모진은 눈물이 들킬까 봐 얼굴을 돌리고 사라졌다.

 수로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안채로 들어갔다.

 안채 마당에서는 출정(出征) 준비하느라 바빴다.

 아버지 김궤와 다섯 형제인 아로(阿露), 대로(大露), 고로(古露), 벽로(壁露), 말로(末露)가 갑옷을 입거나 활과 칼을 손질하는 등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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