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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알까?Ⅱ
작성일 : 24-03-18 19:50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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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화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알까?Ⅱ

 

 - 니가 말하는 그 이론적 근거 때문에... 너에게 그럴싸한 이론적 근거를 되면 넌 넘어간다는 거지, 의심을 안 한다는 거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보이시피싱 같은 거, 여기 황실인데 천황께서 갑자기 쓰러져서 금고 안에 있는 우황청심환을 꺼내려고 하니까 열쇠가 어디 있는 줄 몰라 금고 전문가를 부르려니 출장비가 없어 그렇다고 극비라 아무나 잡고 말할 수도 없고 해서 평상시 천황과 친밀한 황위 계승 7위 당신에게 전화한 거다. 빨리 10만 엔만 붙여라, 계좌번호가 뭐, 뭐다, 급하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1초가 아깝다, 붙여라...

 - 푸하하핫!~

 

 나의 장광설(長廣舌)에 다이히토가 참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아야코는 못 들은 척하고 나머지 친구들도 웃음을 참는다고 키득댔다.

 

 - 황사비 키코...

 - 뭐?!

 

 툭 내뱉은 내 말이 다이히토에겐 청천벽력이었다. 이 경악할 말이 왜 나왔지, 하는 표정이었다. 눈가까지 떨었다. 침착하기로 소문난 다이히토가 이렇게까지 놀라운 반응을 보일지 나는 몰랐다. 일본의 신격화된 황실의 종묘사직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고 너무 과도한 거 아냐?

 

 - 왜, 놀래? 우연히 들었어, 숙모와 작은아버지랑 이야기하는 걸, 보이시피싱 한 자를 잡아서 개패 듯이 패고 다시 돈을 돌려줬다더라, 다이히토 니가 알았든 몰랐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모른척해.

 

 아야코는 늘 그렇듯 무표정이고 나머지 친구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아야코 눈치를 봤다.

 

 - 한 번 고민해 볼게, 내가 진짜 그 정돈지, 암튼 고마워, 나를 돌아보게 해줘서... 라고 할 줄 알았지? 내가 왜 그런

  고민을 해, 내 수중에 10만 엔이 없을뿐더러 정작 필요하면 몽에게 빌려달라 하면 되지, 이런저런 이유로 필요하

  다, 그러면 몽이 들어보고 보이시피싱이다, 신고할 거잖아, 그러면 끝, 긴가민가하면 쥰페이에게 몽이 물어볼 거

  구, 보이시피싱이다, 하거나 해결이 안 되면 미나미, 유리나, 아야코 순으로 묻지 않겠어? 아무리 완벽한 보이시피

  싱이라도 이런 촘촘한 그물을 빠져나가겠어?

 - 무지막지하게 야구방망이나 쇠파이프로 때리고 인두로 지지고 손톱 뽑고 귀를 물고 대꼬챙이로 쑤시고 허벅지를

  꼬집고 하면?

 - 철옹성은 열어도 내 입은 못 열걸? 넌?

 

 자긴 염려 붙들어 매라고 한 뒤 다이히토가 내게 물었다.

 

 - 나는 아까 말했잖아, 바로 불어버린다고, 다이히토가 시킨 거다,

  아니면 다이히토가 우리 대장이다.

 - 우리는 황실 규정에 의해 민간단체장을 못 맞게 되어 있어, 궁내청에서 절대로 허락 안 할걸? 그래서 대장이 될 수

  없어.

 - 반정부 지하 비밀단첸데 무슨 허락?

 

 내가 발끈했다.

 

 - 니가 대장인데도?

 

 이번엔 쥰페이가 무심하듯 물었다. 나는 뻘쭘했다.

 나는 한 번도 친구들과 어울려도 내가 리더다, 내가 대장이다,

 단언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훅 들어오니 심히 당황스러웠다.

 

 - 당근, 내 살려면 무슨 짓을 못 해.

 - 야 임마, 나중엔 배신 때리더라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하면 안 돼? 섭섭하게...

 

 누가 봐도 분명 농담 반 장난 반인데 쥰페이는 그래도 속이 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상처 난 부위에 소금 뿌리듯 냉정하게 뇌까렸다.

 

 - 응, 다이히토로 안되면 쥰페이 너도 물고 늘어질 거야, 왜? 꼽냐?

 - 나쁜 놈, 괜히 울고 싶네.

 

 이쯤에서 장난으로 마무리 짓고 싶었다. 더 가다간 심란해질 수가 있었다. 경험상 그렇다. 여린 놈, 쥰페이, 그렇게 심약해서 어디다 쓸래? 이런 놈이 처음에 내게 수컷이라고 영역 표시한다고 윽박지르고 공갈을 쳤으니, 큭 큭...

 

 - 그러니까, 날 사랑하지 마, 인간 말종인 나를 사랑하면 너만 나중에 상처받아, 흑...

 - 싫어, 그래도 사랑할 거야, 사랑이 인력(人力)으로 되면 사랑이라고 할 수가 없지,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

  해...

 - 쥰페이, 우리의 사랑을 갈라놓을 그 무엇도 없어, 이 지구상에...

 - 지랄 염병, 아 역겨워...

 

 나와 쥰페이는 신파로 가다가 좋아서 죽는다는 듯이 입을 쪽쪽 맞추었다.

 미나미가 보다 못해 더럽고 아니꼬워서 한 마디 툭 쏘았다.

 유리나는 징그럽다며 쥰페이 엉덩이를 가볍게 툭 찼다.

 

 - 윽, 질투하니?

 

 쥰페이가 유리나에게 메롱 했다.

 

 - 미나미 사랑이 유리나 사랑보다 더 큰 거 같아, 너를 향한 사랑이...

 - 그런 거 같애...

 

 내가 보란 듯이 미나미를 흘깃대며 놀리자 아야코도 한 방 날렸다.

 

 - 시기와 질투에 눈먼 저 팜므파탈의 불타는 눈을 봐, 저 아름다운 팜므파탈의 뇌쇄적(惱殺的)인 눈길에 그 누가 살아남으리오!

 

 내가 변사처럼 대사(臺詞)를 쳤다.

 

 - 아, 상종하기 싫어! 나는 간다.

 

 우리 노는 짓이 유치찬란한지 미나미가 매몰차게 한 마디 툭 쏘고 간다며 앞서 걸어갔다.

 안아서 눈 속에 내동댕이칠 요량으로 내가 미나미 뒤를 살금살금 다가가 덮치려는데

 미나미가 잽싸게 피하더니 내 팔을 잡고 엎어치기로 넘어뜨렸다.

 

 - 아야, 아야! 팔, 팔~ 가시나야~

 

 미나미가 내 손목을 꺾어 나는 아프다고 손목을 놔라고 팔을 두드리며 호들갑을 떨었다. 눈발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는데 기이하게도 햇살은 강했다.

 밝은 대낮의 폭설은 신비 그 자체였다.

 

 - 비겁하게 뒤에서...

 - 비겁한 놈이니까, 뒤에서 그러지, 넌 머리 뒤에도 눈이 달렸냐?

 - 눈에 비친 니 그림자...

 - 아야~ 손 놔라, 아야코 운다...

 - 사과해...

 - 뭘?

 - 가시나.

 - 너 가시나가 무슨 뜻인 줄 아니? 아야, 아야~ 너 진짜, 나한테...

 

 그 말에 미나미가 잡았던 내 손을 얼른 놨다.

 친구들은 내 엄살에 하얗게 웃었다. 아야코도 재밌다고 웃었다.

 미나미는 대답 대신 나를 빤히 내려다봤다. 참 너도 신기한 놈이다 싶은지 피식 웃었다. 가시나 웃으니까 더 이쁘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나는 눈 속에 처박혀 하늘을 쳐다봤다. 하얀 눈이 날리지도 않고 비처럼 내렸다.

 금방 눈 속에 파묻힐 거 같이 펑펑 눈이 내렸다. 태양이 이글거렸다.

 내가 누워서 미나미에게 손을 내밀었다. 상한 비위(脾胃)가 풀렸는지 미안한 듯 미소를 지으며 미나미가 내 손을 잡아서 당겼다.

 나는 미나미 손을 잡고 일어나며 연속으로 미나미를 잡아 순식간에 내 오른쪽 어깨에 태웠다. 미나미가 으아~ 비명을 질렀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반사적으로 내 머리를 잡았다. 아야코도 재빨리 뛰어와 날듯이 내 왼쪽 어깨에 올라앉았다.

 두 미녀를 태우니까 묵직했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들이라 엉덩이가 탱글탱글했다.

 탄력적이라 걸을 때마다 공 튀듯이 통통 튀었다. 다행히 미나미도 싫지 않은 것

 같았다. 아야코와 미나미는 내 어깨 위에서 서로 어깨동무했다. 야호! 소리까지 질렀다. 아버지가 그랬다. 심한 쫑코는 강한 애정의 히스테리적 표현이라고 했다. 아버지 라떼 때 유행한 말이라고 했다. 미나미가 다이히토와 엮일까 봐 보인 신경질적인 반응은 뭘까? 왜곡된 애정? 아닌 거 같고... 동성애? 설마... 서로 절친으로서는 덧없이

 좋은데... 아, 남녀 사이는 풀지 못하는 숙제 같아... 둘이 짝으로 잘 지내면 세 쌍이 좀 더 즐겁고 쫀득할 텐데...

 

 쥰페이도 질세라 유리나를 들어 목말을 태웠다.

 쥰페이가 내 앞에 섰다. 나는 쥰페이 양어깨에 두 손을 얹었다.

 다이히토가 재빨리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내 뒤에서 나의 삼두박근을 잡고 힘을 보탰다. 독수리 오형제처럼 완전체가 되었다. 불안하던 트로이 목마가 다이히토의 가세로 주위를 압도하는 위용(威容)을 드러냈다.

 

 우리는 눈 속을 뚫고 걸어갔다. 관광객들이 눈 앞을 가린 눈 속을 뚫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목마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설인(雪人)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런 지레짐작으로 우리는 키득댔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사진도 찍었다. 사진을 보니 정말 괴수(怪獸)처럼 보였다. 다이히토는 내 머리와 미나미 엉덩이 사이 얼굴이 살짝 보여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았다. 황위 계승 7위가 여자 엉덩이 사이에 살짝 보인 걸 황실에서 보면 뭐라고 할까? 그 생각에 속으로 웃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내리는 폭설에 혹 또 칼을 든 괴한이 나타날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편하게 여행하라는 승합차 기사의 말이 가슴을 아렸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기다리는 다테야마 정상 휴게소를 향했다.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렇게 옆길로 샜는지 모르겠지만 나와 쥰페이 간의 사랑만 희한하게 확인한 우스개 설벽(雪壁)이 되었다.

 나는 걸어가며 노래를 불렀다.

 

 -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 발자국

  누가 누가 새벽길 떠나갔나 외로운 산길에 구두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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