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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회귀한 마법사가 마법을 피하는 이유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4.2.15

7살이 되던 해였다. 모든 것을 삼키어버릴 듯한 굉음과 함께 커다란 해일이 온 세상을 삼키어나갔다. 막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난 무력했다. 곁에 있던 이들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되어버린 나로서는. 난 결국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첫 번째 죽음이었다.

그렇게 꿈은 멈추지 않고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나의 마지막 순간들을.

재해 앞에선 어떠한 종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였다.

하지만 그 명제에 반박하기라도 하듯 인간에게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그 힘을 가진 존재가 하나둘씩 모여 쏟아지는 재앙 앞에서 대항한다면?

갑작스레 전 세계를 뒤덮은 자연재해. 그 속에서 피어난 영웅들. 쏟아지는 온 국민들의 응원과 환대! 이번 생에선 사양합니다. 절대 안 할 거예요!

8번 죽고 살아난 회귀 자의 행복한 인생을 향한 고군분투기

지금 시작합니다.

 
8화-과거의 조각
작성일 : 24-02-18 17:36     조회 : 84     추천 : 0     분량 : 4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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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번. 마법 학교 카이로스에 오신 신입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희 카이로스는.”

 

  지루한 교장의 훈화 말씀이 격한 텐션으로 흥분한 아이들의 열기를 한 순간에 꺼뜨렸다. 바닷속으로 몸을 날렸는데 보이는 최신식 학교! 그 주위를 품고 있는 동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숲속의 풍경! 하나하나 아이들을 설레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꼭 상상 속에서 매체를 통해서만 접해 왔던 풍경을 현실로 만나게 되는 것 같은. 이게 바로 마법 학교라고 외치는 것만 같아 신난 아이들이 붕 뜬 마음은 이곳 대강당에 도착하자마자 식었다.

 

  학생들은 처음엔 좀 즐거워 보이더니 지금은 알겠으니까 빨리 끝내줘! 라고 외치고 싶은 얼굴이었다. 물론 그 생각엔 나도 공감이다. 환영한다는 말만 벌써 골백번도 넘게 들어 피가 날 지경이다. 슬슬 허리도 아파진다. 이러다 여기서 밤새우게 생겼다. 저녁밥 먹게 좀 보내주라.

 

 “이상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와~!!!”

 

  마침내 교장의 단상 위에서 내려갔다. 아이들은 기쁜 얼굴로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지금부터 학생 여러분은 저희의 안내에 따라 기숙사 방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모두 천천히 질서를 지켜 움직이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내 말씀이 끝나자마자 낯이 익은 몇몇 사람들이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부터 차례대로 강당을 나설 수 있게 통솔했다.

 

 “우리 이제 갈 건가 봐.”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스천이는 무릎 위에 올려놓은 두 손을 꼼지락 거렸다. 교장의 지루한 말에도 졸지 않고 얌전히 잘 앉아서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내심 지루하긴 했었나 보았다. 확실히 아까보다 얼굴이 폈다.

 

  그런데 이를 어쩌지. 난 기숙사 방 가기 전에 들릴 데가 있는데.

 

 “있잖아. 너 혼자서 기숙사 방 잘 찾아갈 수 있어?”

 “어...?? 왜...?”

 

  수찬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목소리를 떨었다. 아니 스찬아. 내가 너를 두고 영영 떠나겠다는 말을 한 것도 아니잖니. 기숙사 잘 찾아갈 수 있냐는 말에 그러면 내가 어떡할까? 응?

 “이거... 반납하고 와야 해서.”

 “아...! 맞다 그랬지.”

 

  슬며시 들은 쇼핑백을 본 스찬이의 얼굴에 안도감이 비쳤다. 설마... 내가 자기가 싫어서 핑계 댄다고 생각했던 건가?

 

 “알았어. 그럼 내가 박하 네 짐도 먼저 기숙사 방에 가져다 놓을게.”

 “굳이 그럴 것 까...”

 

  지는 없다고 말을 하려다 말고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 힘들게 기숙사까지 짐을 끌고 가지 않아도 이 학교엔 알아서 짐을 옮겨다 주는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따 봐 박하야.”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든 스천이는 양손에 캐리어를 지고서도 씩씩하게 사람들의 안내를 따라 움직였다. 스천이가 강당을 완전히 벗어나자 나도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멀지 않은 곳에 강당 뒷문을 파수꾼처럼 지키고 있는 누군가 서 있었다.

 

 “학생. 여기가 아니라 저 앞문을 통해서 기숙사 방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딱딱한 얼굴을 한 남자가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대강당 앞문을 가리켰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교복이 아닌 걸 보니 학교에서 일하는 경호 요원이려나.

 

 “제가 저녁식사 전까지 이 교복을 반납하러 행정실로 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앞문으로 가면 기숙사 방으로 향하는 다른 학생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어 길을 잃을 것만 같아요. 빠르게 행정실로 갈 수 있게 이 문을 열어주실 순 없나요?”

 “.......”

 

  남자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학생들로 바글바글한 앞문을, 그런 아이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는 선생님들과 직원들을 차례대로 바라보다 마지막으로 내게 시선이 멈추었다.

 

  어때? 네가 보기에도 저기로 가는 건 답이 없어 보이지?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박하라고 해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네.”

 

  내게서 멀어진 그는 귀에 꽂힌 무전기를 톡톡 두드리다 얼마 안 가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통로를 따라 쭉 걸음을 옮긴 후 왼쪽으로 꺾으면 바로 신관 건물이 있을 겁니다. 그곳 1층에 행정실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꾸벅 숙이자 남자도 마주 고개를 숙였다. 정석대로 딱딱 움직여서 행동하는 게 꼭 누군가가 떠올랐다.

 

 

 

  도착한 행정실은 사람 하나 없이 휑했다. 설마 아무도 없는 건가.

 

 “안녕하세요. 교복 반납하러 왔는데요.”

 

  조심스러운 외침에도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혹시 못 들은 건 아닐까. 다시 입을 열려던 그때였다.

 

 “네~ 나가요!”

 

  길게 늘어진 책상 뒤로 보이는 문 너머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휴 미안해요. 저 안에 있어서 사람이 온 지도 몰랐지 난.”

 “.....”

 

  짧은 숏컷에 앞머리를 뒤로 넘긴 헤어 스타일. 추위를 많이 타 날이 찬 날엔 언제나 입고 있던 깔깔이까지. 정말 하나하나 기억 속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디 보자. 오늘 입학한 신입생 인가? 처음 보는 얼굴이네. 만나서 반가워요. 학생.”

 “...네. 저도 반갑습니다.”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라는 오래된 인사를 건넬 뻔했다. 정신 줄 꽉 잡아라 박하야. 이제 이 학교 들어온 지 1시간도 안됬는데 벌써 이러면 안된다.

 

 “우리 신입생이 첫날부터 행정실엔 무슨 일로 오, 아! 혹시 교복 반납하러 왔어요?”

 “네. 여기요.”

 

  난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선화 아주머니께 건네었다.

 

 “아하~ 그 교복 사건의 주인공이 학생이었구나!”

 

  교복 사건? 그게 뭐야? 심상치 않은 말이 들린 것 같았지만 차마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뭐가 되었든 내가 들어봤자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아이고~ 이렇게 작은 여학생인 줄 알았으면 다른 교복 보내 줄걸. 교복 보내준 담당이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이라 그냥 아무거나 보내줬다고 했는데. 어떻게? 교복 많이 컸죠?”

 “네... 정말 크더라고요.”

 

  정말 커서 그 교복 입고 여기 왔으면 이 학교 바닥 하나 만큼은 깨끗했을 거다.

 

 “그래도 간신히 기한 맞춰서 완성했네요. 난 한 열흘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저도 그랬어요. 한 일주일 동안은 그냥 교복 입는 건 포기하자 생각했거든요.”

 “하하 그랬어요? 많이 곤혹스러웠겠다.”

 

  호탕하게 웃은 선화 아주머니는 쇼핑백 속 교복을 꺼내 들어 옷 상태를 확인했다.

 

 “그래도. 이 교복 주인이 누구인지 알면 아마 교복 반납한 거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몰라요.”

 “그래요?”

 

  글쎄요. 전 이미 살면서 후회할 일이 차고 넘쳤던 사람이라 웬만한 일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아서요.

 

 “어머, 반응 좀 봐. 내가 이 교복 주인 누군지 알려주면 학생 지금 그렇게 평온하게 못 있을 텐데.”

 

  글쎄요. 8번 죽고 살아난 내 인생보다 더 놀랄 일이 세상에 더 있기나 할까요. 정말 더럽게 관심 없었는데 선화 아주머니는 어서 주인이 누군지 물어보길 바라는 간곡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난 마지못해 물었다.

 

 “누군데 그래요?”

 “그게 누구냐면... 우리 팀 단화 대장님! 서도담 학생 교복이에요 이 옷이!”

 “...!”

 

  그 옷이... 그 애 거라고?

 

 “도담 학생이 워낙에 빨리 자라서 교복을 새로 맞추는 일이 많았거든. 그냥 버리기엔 아까워서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쓰려고 여분 교복으로 남겨놨었거든요. 팀원들 중 하나가 몰래 와서 인터넷을 통해 팔고 자기랑 반반 나누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오는 거 돌려보내느라고 아주 난리였었어요.”

 “.....”

 

  아는 이야기였다. 아니 모르래야 모를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그 사건 속에 나도 있었으니까.

 

 “그 후에도 도담 학생 교복 바꿀 때마다 찾아와서 먼저 있던 교복이라도 새로운 주인 찾아주자고 쪼르르 달려오면 다른 팀원들이 제발 쪽팔리게 하지 좀 말라면서 데려가고. 아주 코미디가 따로 없었는데.”

 

  아주머니가 하는 말씀을 따라 그때의 우리가 눈앞에 그려졌다.

 

  친구들에게 뒷덜미를 붙잡혀 질질 끌려 나가는 와중에도 이라온은 포기하지 않았다. 연신 입을 조잘거리며 박하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네가 대장한테 가서 나 용돈 필요하다고 그러니 교복 팔자고 한 번 말해 봐. 걔가 네 말이라면 들어 줄 거 아니야. 라고 했었다.

 

  그 어처구니없는 말에 난...

 

 “어머 학생 많이 놀랐어요? 표정이 좀 안 좋은데...”

 “...!”

 

  아주머니의 걱정스러운 물음을 듣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아, 네. 그런가 봐요. 하하.”

 “거봐. 내가 누군지 들으면 놀랄 거라 그랬죠?”

 

  제발 정신 줄 단단히 잡아라. 이런 이야기에 벌써 휩쓸려 버리면 앞으로 어떻게 버티려고! 작게 도리질을 친 나는 교복 반납했으니 이제 가봐도 된다는 말에 도망치듯 행정실을 나섰다.

 

  침착해라. 침착해야 돼. 할 수만 있다면 차가운 물을 머리에 끼얹고 싶었다. 그렇게 해야만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장실까지 가기엔 너무 먼데. 그냥 이대로 건물 뒤쪽으로 나가서 마법으로 뿌려 버릴까. 진지하게 하던 고민은 저 멀리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라져 버렸다.

 

  왜 쟤네가 여기에 있지?

 

  너무 그리웠지만 지금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복도 모퉁이 너머에서 들려왔다. 난 너무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방금까지 정신을 못 차려서 찬물을 끼얹을지 고민하던 차였다. 그런데 이젠 정면에서 마주치라고?

 

  못해. 절대 못해. 난 아직 저 애들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었다고!

 

  당황스런 나의 마음과 달리 발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더 절망스러운 건 발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걸 깨닫자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 본 난 비어있는 교실 하나를 겨우 발견하고 그 안으로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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