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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회귀한 마법사가 마법을 피하는 이유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4.2.15

7살이 되던 해였다. 모든 것을 삼키어버릴 듯한 굉음과 함께 커다란 해일이 온 세상을 삼키어나갔다. 막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난 무력했다. 곁에 있던 이들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되어버린 나로서는. 난 결국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첫 번째 죽음이었다.

그렇게 꿈은 멈추지 않고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나의 마지막 순간들을.

재해 앞에선 어떠한 종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였다.

하지만 그 명제에 반박하기라도 하듯 인간에게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그 힘을 가진 존재가 하나둘씩 모여 쏟아지는 재앙 앞에서 대항한다면?

갑작스레 전 세계를 뒤덮은 자연재해. 그 속에서 피어난 영웅들. 쏟아지는 온 국민들의 응원과 환대! 이번 생에선 사양합니다. 절대 안 할 거예요!

8번 죽고 살아난 회귀 자의 행복한 인생을 향한 고군분투기

지금 시작합니다.

 
5화-뜻밖의 만남
작성일 : 24-02-16 19:45     조회 : 89     추천 : 0     분량 : 4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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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로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다. 입원한 이모의 짐을 챙기고 가게도 정리하고 나를 대신해서 이모를 간병해줄 간병인도 찾고 며칠 간 떠나 있을 집도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다. 물론 이 모든 일을 나 혼자서 진행한건 아니다. 그랬다면 난 입학은커녕 이모 옆에 꼼짝없이 누워있을 것이다.

 

  사정을 들은 주변 이웃들과 학교 사람들 친구들의 부모님 가게 직원 분들까지 모두들 한 마음 한뜻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결과 난 무사히 입학까지 6일이라는 아슬아슬한 기한에 맞춰 모든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교복 이었는데 카이로스의 교복은 다른 학교와 달리 맞춤 교복으로 만들어진다. 즉 입학까지 6일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갑자기 내 교복이 뿅 하고 만들어질 일 따윈 없다는 뜻이다. 의상실측에서는 최대한 입학 날에 맞춰서 노력해 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글쎄... 내가 생각해도 그건 무리 같았다.

  학교 측도 이런 내 의견과 같은 마음이었는지 혹시, 만약을 위해 학교 측에서 가지고 있던 여분의 교복을 빌려주겠다고 전해왔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받아온 교복이 내게 너무 컸다는 점이다. 이 교복의 원래 주인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발육 상태 하나만큼은 아주 끝내주네. 웬만한 어른 뺨칠 것 같았다.

 

 “뭐... 어린애가 잘 먹고 잘 자라면 좋지.”

 

  정말 순도 100%의 진심이다. 학교에 있으면 이래저래 고생할 일밖에 없는데 몸이라도 튼튼해야지. 흘러내리는 바지를 최대한 끌어 올리며 거울을 보니 꼭 아빠 옷을 빌려 입은 것 같아 우스꽝스러웠다. 이모도 보면 꼴이 그게 뭐냐며 웃어 줄 것 같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병실로 온 건데 오히려 이모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눈물을 터뜨렸다.

 

  지난 시간 동안 텔레비전에서 마법 학교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보였던 이모의 모습을 깜박한 내 잘못이었다.

 

  내일이 바로 입학 날이니 집으로 가서 자라는 이모의 말을 뒤로하고 난 오늘도 병원에서 잠을 청했다.

 

 “편하게 자야 하는 데 불편해서서 어째. 이모랑 자리를 바꿀까? 박하가 침대에서 잘래?”

 “아뇨. 절대 절대로 안 돼요. 제가 이모 침대 뺏어서 자면 오히려 편하게 못 자죠.”

 

  세상에 어느 미친 사람이 환자 침대를 뺏어서 자나. 의사 선생님이 아시면 놀라서 뛰쳐나올 거다.

 

 “내일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니까 저보다는 이모가 편하게 주무셔야죠.”

 

  이모는 어떡해서든 기차역까지 날 배웅하러 나가야 한다며 의사 선생님께 간절하게 빌고 또 빈 결과 3시간의 외출 시간을 허락받았다. 몸이 많이 약해진 이모에겐 짧은 외출도 무리가 될 수도 있는데 거기에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바닥에서 자겠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

 

 “그래도...”

 “어허. 얼른 누우세요. 빨리 안 자면 의사 선생님께 외출 취소해달라고 할 거예요.”

 “안 돼...! 그게 어떻게 얻은 건데.”

 

  역시 이렇게 말해야 듣는구나. 얌전히 몸을 누인 이모의 어깨 위로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럼 불 끌게요.”

 “그래.”

 

  여전히 나랑 잠자리를 바꾸고 싶어 하는 얼굴이었지만 이모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잘 자렴. 아가. 좋은 꿈 꾸고.”

 “...네 이모도요.”

 

  좋은 꿈 꾸고. 어렸을 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면 항상 말해주던 말인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유독 귀에 맴도는 느낌이었다. 이모의 바람과는 달리 그리 좋은 꿈을 꾸지 못할 것 같아서일까.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은 감고 있어도 의식이 선명했다.

 

  도저히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하... 미치겠네. 이거. 잠을 못 자 정신이 몽롱한데 그렇다고 미친 듯이 피곤하진 않고. 멀쩡하냐고 물으면 또 그건 아닌 것 같은 이상한 몸 상태였다. 평소와 같이 움직이는데도 묘하게 자꾸 퍼지는 느낌이다. 한 마디로.

 

 ‘몸이 맛이 갔어.

  할 수만 있다면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멍때리고 싶다. 부질없는 바람인 줄 알면서도 한번 바라봤다. 정신 차려라. 심란해 죽겠어도 절대 티 내면 안 된다. 왜냐하면 지금 내 옆에 나보다도 더 심란해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있거든.

 

  초조한 얼굴로 손톱을 물어뜯는 이모의 얼굴이 오늘따라 유난히 창백했다. 오는 내내 배웅할 땐 울지 않을 거라는 말을 10번도 더 넘게 들었다. 지하철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 기세는 아주 등등했다. 꼭 눈에 불꽃이 일어나는 착시가 보일 정도였는데 아쉽게도 그 불꽃은 역에 들어온 순간 빠르게 꺼졌다. 열차는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이모는 이미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런 사람 옆에서 힘든 티를 낼 순 없지. 웃자. 나라도 이모를 안심시켜야 한다.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앞니에 혹사당하고 있는 이모의 불쌍한 엄지손가락을 구출해 주었다.

 

 “괜찮아요. 이모. 저 죽으러 가는 거 아니에요.”

 “그치만...”

 “혹시 모르죠. 막상 입학하래서 갔는데 마법 수준이 기대 이하로 형편없어서 쫓아낼 수도. 공부랑 마법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절대 네 잘못 아니니까 그런 일 생기면 이모한테 바로 전화하고 집으로 와 알았지?”

 “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한번 잡은 물고기를 그쪽에서 그리 쉽게 놓아줄 리는 없었다. 거기다 내가 학교를 나오면 치료비는 없다. 즉 난 입학한 순간부터 완벽하게 그곳에 갇히게 되는 거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앞으로의 내 미래가 무척 암울하게 보이는데 걱정하지 마라. 대비책을 생각 안 해 놓은 건 아니다.

 

  8번 산 짬밥이 있는데 바보처럼 휩쓸리고 있지만은 않을 거야.

 

  지금 열차가 도착합니다.

 

  이제 가야 했다. 못 들을 걸 들은 사람처럼 이모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난 담담하게 일어나 캐리어에 손을 가져다 대는 이모를 만류했다. 대신 남은 한 손을 이모에게 내밀었다. 씩씩하게 걸어가야지. 이모가 걱정하지 않게. 다행히 이모는 울지 않았다. 꽉 다문 입술이 내가 걱정할까 봐 안간힘을 다해 참고 있는 거 같았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문자 보내고. 가서 밥 잘 챙겨 먹고, 날씨 잘 확인해서 추운 날은 든든하게 입고, 친구들이랑 싸우지 말고, 무슨 일 생기면 이모한테 언제든지 연락하고 알지?”

 “...물론이죠.

 

  덜커덩거리는 큰 소음과 같이 열차가 역 안에 도착하는 게 보였다. 문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은 열차 안으로 들어섰다. 꽉 잡은 손에 힘이 실렸다. 차마 놓아줄 수 없다는 듯. 간절하게. 난 그런 이모를 향해 예쁘게 미소 지었다. 괜찮다는 말 대신 다른 한 손으로 이모의 손을 다독거려 주었다.

 

 한숨을 푹 내쉰 이모는 천천히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잘 다녀와. 박하야.”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곧장 열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기서 더 늘어지면 이모가 아니라 내가 울 것 같았다. 씩씩하게 걸어야 한다. 씩씩하게. 하지만 몇 발짝 걷지 못한 채 난 결국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이모가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발걸음은 이모에게 향해 있었다. 한걸음에 달려간 난 냉큼 이모의 품에 폭 안기었다. 당황스러울 만도 할 텐데 이모는 아무런 말 없이 그런 나를 마주 안아 주었다.

 

 “다녀올게요. 이모. 저 올 때까지 몸 건강히 잘 지내셔야 해요.”

 “물론이지. 박하 없어도 씩씩하게 치료 잘 받고 있을게.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꼭 안아주는 그 품이 등을 토닥이는 손길이 참 따뜻했다.

 

  마지막은 아니다. 난 어떡해서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나를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으로. 그러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었다.

 

  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열차 안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떠들썩했다. 다행히도 내가 앉은 좌석의 칸은 모두 나와 같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었기에 다른 승객들의 불만과 제지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유독 더 신나 보였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까르르 웃어대고 비밀 이야기라도 하는 것처럼 서로의 귀에 대고 번갈아서 속삭여댔다.

 

  어딘지 모르게 친근한 분위기에 적응할 수 없는 건 오직 나 하나였다. 너희 분명 오늘 처음 만난 사이 아니야? 근데 이 친근함 뭔데?

 

  이야기하는 꼴만 보면 꼭 10년 된 절친 같았다. 미친 친화력이었다. 생각을 정리하며 조용히 가고 싶었는데... 아니다. 조용한 것보다 떠들썩한 게 더 낫나. 만약 쥐 죽은 듯이 고요했더라면 오히려 심란해서 돌아버릴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너무 조용한 것보다 적당히 떠들썩하면 괜한 걱정을 할 틈이 없으니까.

 

  아까도 말했듯이 난 절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 학교에 들어온 게 아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결국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의 삶이 절대 이 전의 삶과 같아지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생각 따윈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간단하다. 내가 가진 힘을 숨기면 된다. 너무 못하면 진짜로 퇴학당할 수도 있으니까 적당한 선에서 너무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능력을 보여서 잘하는 아이한테 묻어가면 된다. 내 존재 따위 절대 눈에 띄지 않게. 그래서 그 아이들이 나라는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이모를 위해 학교에 입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그럼에도 그 아이들의 존재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이번 생에서만큼은 만나지 말아야 했다. 그것이 그 아이들을 위한 길이었다. 어차피 이미 유명 인사인 애들이다. 같은 학교에 있다고 해도 마주칠 가능성은 극히 작았다. 그러니 나만 잘하면 된다.

 

  적당히 평범하게 살아가면... 만날 일은 없다. 8번의 삶을 끝내고 다시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다. 이번 생에선 부디. 그 아이들을 만나지 않는 것. 그러니 마음 한구석에서 느껴지는 이 그리운 마음은 끝까지 묻혀들 것이다. 할 수 있...

 

 “는데... 누가 우는 거니 대체?”

 

  입학하기 전에 마음 좀 다잡고 새롭게 시작해 보려 하는데 그것 하나 들어주기가 그리 힘드냐? 가볍게 얼굴을 찡그린 나는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들리는 훌쩍이는 울음소리를 따라 고개를 움직였다. 그리고 보았다. 다른 칸으로 넘어가는 통로가 있는 문 앞에서 누군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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