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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익스트림 노잼시티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23.8.30

노잼의 도시, 대전!
50년 전, 대전시청 밑에서 세계수가 자라나면서 대전은 노잼과는 멀어진 도시가 되었다.
세계수를 통해 대전으로 넘어오는 지구 안의 또다른 지구, 아가르타의 몬스터들로 인해 둔산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던전화가 되었고, 패닉에 빠진 대전을 구한 건 마찬가지로 세계수의 영향으로 능력을 얻게 된 능력자들이었다.
대전은 대한민국 내에서 완전히 독립된 도시로 법도, 체계도 다른 모든 것들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렇게 바뀐 도시, 대전에서 던전과 아가르타를 누비는 특별한 배달꾼인 제비, 은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 귀제비 시험
작성일 : 23-09-13 22:12     조회 : 133     추천 : 0     분량 : 4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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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다 정했어?”

 

  집무실에서 열심히 사원명단을 들여다보던 민석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머리를 들었다. 많고 많은 제비명단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눈이 뻐근했다.

 

  “누구누구씨가 할 일 안하고 돌아다니는 덕분에 밀려서 아직 못 정했는데요.”

 

  불만이 가득담긴 말에 준혁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훤칠한 외모에 짙은 검은 머리 그리고 전체적으로 칙칙한 옷차림에 유일하게 색이라고 있는 건 푸른 완장이었다. 언뜻 보면 제비라고 생각하겠지만 준혁의 완장은 다른 제비들과 달리 붉은색 제비가 그려져 있었다.

  준혁은 여유로운 동작으로 기지개를 켜며 씩- 웃었다.

 

  “원래 가장 위에 있는 사람은 노는 거야. 몰라?”

 

  “노시려면 제때 결재라도 하시던가요.”

 

  “소설이나 만화를 보면 열심히 일하는 상사나 결재를 제때 해주는 상사가 잘 없잖아? 나는 그걸 보면 이렇게 생각해.”

 

  민석은 뚱한 표정으로 준혁을 쳐다봤다. 아니 노려봤다. 하지만 그런 민석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준혁은 자신의 할 말을 마지막까지 맺었다.

 

  “고증을 잘했다.”

 

  약 올리는 듯한 그 말에 민석은 팍 인상을 찌푸렸다. 저 망할 상사 놈. 그 때 따라오는 게 아니었는데!

  매번 그렇게 이를 갈면서도 민석은 한숨만 푹푹 쉬며 다시 명단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진짜 쓸만한 애 없어?”

 

  “지난번에 귀제비 회의 때 라니가 잘 생기고 예쁘다고 막 꽂아 넣은 몇 명이랑 유우야가 아재개그 잘하게 생겼다고 꽂아 넣은 몇 명이랑 시현이가 잘 싸우게 생겼다고 뽑은 몇 명... 하아...”

 

  민석은 말하다 문득 지금 자기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자괴감이 들어 양 손에 얼굴을 묻었다. 이게 지금 귀제비를 뽑으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어디 콘테스트라도 보내려고 뽑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중에 진짜 귀제비가 되는 녀석이 나올 지도 모르잖아?”

 

  민석의 한숨에도 준혁은 방긋 웃으며 태평하게 말했다.

 

  “누가 크리스틴이 귀제비가 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유우야도 그렇고.”

 

  “그건 그렇죠.”

 

  준혁의 예시에 민석은 빠르게 수긍했다. 하지만 역시 이대로는 괜찮지 않았다. 아무렇게나 정한 귀제비 후보 중에서 얻어걸리는 것은 이제 사양하고 싶었다.

  그 동안 귀제비 후보는 그냥 재미로 뽑히는 경우도 있었으며 지나가다 눈에 띄어서 뽑히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후보는 밥을 복스럽게 잘 먹는다고 준혁이 추천했으니 말 다했다.

  그 행태를 가만히 지켜보던 민석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그래도 제대로 된 후보를 몇 명이라도 욱여넣고 싶어서 지금 이 고생 중이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후보를 집어넣을 거예요.”

 

  “오히려 그런 후보가 떨어질 수도 있다니까?”

 

  준혁의 말에 민석이 도끼눈을 하고 그를 노려보았다. 부하직원이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면 상사된 자로써 감동하는 척이라도 좀 하고 그러면 좋으련만 준혁이 그럴 리가 없었다.

  민석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명단을 다시 살펴보다 살짝 눈썹을 꿈틀했다.

 

  “왜 그래?”

 

  민석의 반응에 준혁이 가까이 다가가 함께 명단을 내려 보았다. 민석은 옆에 쭉 쌓아놨던 이력서를 빠르게 넘겨 한 명을 찾아냈다.

 

  “하은성?”

 

  “입사한지 2년 밖에 안 됐는데, 성과가 엄청 좋아요. 그것도 세계수랑 가까이 붙어있어서 위험한 둔산던전의 갤럭시백화점 담당인데도요.”

 

  “어?!”

 

  “아는 녀석이에요?”

 

  “분명...”

 

  준혁이 눈을 꿈뻑였다. 어디서 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봤더라?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촉이 준혁의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준혁의 이상한 반응에 은성의 이력서를 가만히 보던 민석 역시 뭐가 생각난 건지 ‘어?!’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BJ들 사이에서 ‘1초 배송’이라고 갤럭시백화점 안전 지역에서 긴급포션 배달하는 제비! 맞죠?”

 

  “어때?”

 

  “뭐가요?”

 

  민석이 가재미 눈을 하고 준혁을 보았다. 어쩐지 설레보이는 준혁의 모습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능력 출중한 제비! 네가 원하는 인재상 아냐?”

 

 

 

 *

  은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매번 긴급환자가 아닌 BJ에게 포션을 날라야 한다는 사실이 암담했다. 블루메일의 제비들에게 제공되는 무한가방 안에는 아직 긴급포션이 남아있었지만 조만간 동이 날 것만 같았다.

  bj들의 ‘1초 배송’ 받아보기 챌린지는 점점 그 수를 늘려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빠르게 안 달려가자니 정말로 필요한 순간일 까봐 그러지도 못했다. 그러한 이유로 은성은 오늘도 일반 우편물 배달을 빠르게 마치고 시청 바로 앞의 블루메일 둔산던전지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세계수의 바로 앞에 있는 만큼 위험한 곳이었지만 아가르타에서 도착하는 온갖 우편물을 처리하고 있는 곳이기에 아가르타인들과 허프티덤프티의 헌터들이 의뢰를 맡아 지켜주고 있어 안전지대만큼이나 안전한 곳이기도 했다.

 

  “오늘따라 뭔가 어수선하고요.”

 

  커피로 카페인 보충중인 은성의 머리 위에 안착해있던 고요가 어딘가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은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큰둥하게 답했다.

 

  “아~ 오늘 연구진들이 오늘 아가르타 간다던데?”

 

  “연구?”

 

  “몬스터들이 여기로 넘어왔을 때랑 아가르타에서 있을 때랑 특별히 차이가 있는지, 지구 식물이 아가르타에서 자생할 수 있는지... 뭐 그런 거 연구한다던데?”

 

  은성의 말에 고요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게 왜 궁금하고요?”

 

  “나도 모르지.”

 

  고요는 눈을 꿈뻑였다. 사람들은 신기했다. 호기심이 많았다. 고요는 그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항상 함께 붙어있는 은성도 신기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고요의 호기심을 들쑤셨다.

  은성은 고요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고요의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 눈에 보였다. 이럴 때면 고요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 와닿았다.

 

  “저거 카르마지?”

 

  “S급 헌터파티가 연구진 호위로 붙은 거야?”

 

  은성과 고요는 갑작스럽게 웅성거림이 더욱 커지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험프티덤프티의 헌터임을 증명하는 하얀 완장을 찬 7명의 헌터들이 블루메일 안으로 들어왔다. 은성은 입술을 꾹 물었다. 은성도 저 하얀 완장을 찼던 때가 있었다. 각 파티의 개성을 나타내는 푸른색 파도를 수놓은 새하얀 완장을. 그리워해서는 안 될 절대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 때가 있었다.

  은성은 고개를 돌리고 모자를 더욱더 푹 내려썼다.

 

  “하은성?”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은성의 어깨가 움찔했다.

 

  “뭐야? 헌터 그만뒀다더니 여기서 제비를 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고 보니 ‘1초 배달’이었나? 그거 역시 너지?”

 

  비웃으려는 의도가 역력한 억양이었지만 은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간혹 같이 던전에 투입됐던 녀석이었다. 그 때와는 달리 요란한 붉은 머리로 염색한 이가 은성의 눈에 들어왔다.

 

  “아... 강... 석우.”

 

  “강우석! 강우석이라고!”

 

  “아, 강우석.”

 

  은성은 깜빡했다는 듯 가볍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오랜만이네.”

 

  “험프티덤프티의 미래라고 불렸던 녀석이 지금은 블루메일에서 배달이나 하고 있다니.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 그렇지?”

 

  “그러는 너야말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급수시험 떨어져서 아직 B급이라며.”

 

  은성의 말에 우석이 욱하며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아깝게 떨어진 거거든?!”

 

  “그래그래. 아깝게 떨어진 B급.”

 

  둘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고요는 초롱초롱하게 눈을 뜨고 은성과 우석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제비 따위가!”

 

  “그 제비 따위한테 일부러 시비를 건 이유가 그래서 뭔데? 잘난척하려고?”

 

  “맞아. 일부러 시비를 건 이유가 뭐야?”

 

  은성과 우석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리에 퍼뜩 놀라 고개를 돌렸다.

  은성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커먼 사람이 다가오는 모습에 놀라 눈을 커다랗게 떴다. 고요 역시 갑작스럽게 나타난 검은 사람에 침을 꼴깍 삼켰다.

 

  “은성, 저 사람 까맣고요.”

 

  “조용히 해.”

 

  고요의 말에 은성이 주의를 줬다. 시커먼 이의 팔에 채워져 있는 완장을 봤기 때문이었다. 푸른 완장에 붉은 색 마크... 그렇게나 은성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귀제비였다. 더구나 저렇게 까만 사람이라면 전에 뉴스에서 딱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귀제비 서열 1위.

  준혁은 당장이라도 냉기가 쏟아질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냉랭한 목소리로 우석에게 말했다.

 

  “B급은 이만 자리를 좀 비켜주지 않을래?”

 

  “뭐...”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우석은 자신을 지긋이 바라보는 준혁의 눈빛에 ‘다음에 보자!’나 ‘두고 보자!’같은 악당의 대사를 남기지도 못하고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가엽게도 고요와 그 자리에 남은 은성은 가만히 굳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귀제비 서열 1위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귀제비가 왜 귀제비던가. ‘귀신같은 제비’라서 귀제비였다. 그만큼 인원도 적고 만나기 힘든 것이 귀제비였다. 험프티덤프티의 S급 헌터보다도. 그런 귀제비가 그것도 서열 1위가 나타났다는 것에 은성은 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먼저 축하인사를 해야할까?”

 

  “네?”

 

  은성은 갑작스런 준혁의 말에 당황했다. 축하? 무엇을 축하한다는 말일까? 근래에 은성이 축하받을 만한 일은 없었다. 무언가 굳이 찾아야 한다면 ‘1초 배달’이 유행을 하고 있다는 거? 하지만 이건 동정받아야 할 일이지 축하받을만한 일은 아니었다. 적어도 은성에게는 그랬다.

 

  “축하해!”

 

  준혁은 우석에게 뿜어대던 냉한 기운 하나 없이 꽤나 장난스런 미소로 은성에게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하얀 봉투를 받아든 은성은 이어지는 준혁의 말에 말 그대로 벙쪄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건 고요도 예외가 아니었다.

  준혁은 극단의 배우가 연극하듯 조금은 과장된 몸동작으로 말했다.

 

  “귀제비 후보에 오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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