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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블랙웨이브
작가 : 어이비
작품등록일 : 2022.10.16

남편과 아들을 잃고 섬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여자에게

또다시 들이닥친 선택의 순간!

전자파를 둘러싼 거대 음모에 맞서는 정의롭고 용감한 그녀의 눈물겹지만 아름답고 위대한 고군분투.

 
제4부
작성일 : 23-05-26 05:04     조회 : 162     추천 : 0     분량 : 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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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수혁이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보트를 몰아 밤바다를 질주한다. 입술을 부르르 떨며 애써 화를 참고 있다. 하암도 선착장에 보트를 대고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늦은 밤이지만 상대방은 수혁의 전화를 받는다.

  "좀 만나시죠, 원장님!"

  수혁은 폰이 부서질 것같은 힘을 주며 화를 주체하지 못한다.

 

  다음 날, 에스더는 무진과 예령을 자신의 어선으로 목포 북항에 데려다준다. 주차장에는 서울에서 예령을 데리러 온 검정색 세단이 경호원과 함께 대기 중이다.

  "다시 하암도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거에요? 같이 온 일행이 있지 않나?"

  에스더의 질문에 예령이 자신의 팔목에 찬 워치를 보며 대답한다.

  "괜찮습니다. 일행도 업무 때문에. 이미 서울로."

  에스더가 고개를 끄덕이면 예령이 목례를 하고 세단에 올라탄다. 에스더와 무진이 이 모습을 바라본다.

  "KTX역은 여기서."

  "조직으로 돌아오실겁니까?"

  무진이 에스더를 바라본다. 에스더가 생각에 잠기며 대답이 없자 무진이 그녀의 생각을 읽으려 애쓰지만 아무 것도 읽을 수 없다. 한 동안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던 에스더가 갑자기 활짝 웃는다.

  "술 많이 안마실게요! 내가 사모님이랑 직접 얘기할게요. 또 볼 날이 있겠죠. 그때 다시 얘기해요."

 

  수혁은 상삼과 마주 앉아 있다. 일식을 선호하는 상삼이 주로 찾는 단골 식당의 룸이다. 상삼은 원탑그룹 산하 M센터장의 직책에 있다. 수혁과 같은 염동력자로 이들의 인연은 수혁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술사로 유명세를 떨치던 이십대의 상삼에게 아들의 능력을 돈으로 바꾸고자 했던 수혁의 친부가 수혁을 데려가면서였다. 상삼은 이후 수혁을 친아들처럼 아꼈다. 수혁이 원탑그룹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상삼 때문이었다. 그들의 관계는 부자 혹은 형제에 가까웠지만 수혁의 아내였던 에스더가 IW에 몸담게 되면서 지금의 냉각기가 시작되었다. 상삼은 늘 생각했다. 에스더만 아니었으면 수혁에게 그런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거라고. 에스더에 대한 상삼의 분노는 수혁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상삼이 술을 따라주면 수혁이 예의를 차리며 술잔을 들지만 표정은 매우 불쾌하다.

  "어쩐 일이냐, 먼저 연락을 다하고."

  "먼저 연락할 일이 없게 하셨어야죠."

  수혁의 대답에 가시가 돋혀있다. 상삼이 슬쩍 수혁의 시선을 피하며 술을 입에 털어넣는다.

  "저랑 분명히 약속하셨잖습니까. 그 사람도 해외에 보내기로."

  상삼이 올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한동안 두 사람의 침묵이 계속된다.

  "회장님의 결정이었어."

  침묵을 깨고 상삼이 대답하면 수혁이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회장은 에스더에게 관심이 있어. 내가 아는 건 그게 다야."

  "에스더의 초능력에 관심이 있나보군요."

  "회장님은 능력자들을 아끼셔. 너도 알잖니. 너를 얼마나,"

  "아끼신다면!"

  수혁이 상삼의 말을 자르며 언성을 높이려다가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체념한 듯 한숨을 쉰다.

  "계속 감시를 하는겁니까? 설마 그대로 두고보시는 건 아닐테고요."

  "내가 알게 뭐야. 난 늘 말했지만 걔가 싫다. 이름도 걔 표정도 다 싫어! 몸서리치게."

  "원장님!"

  "걔랑만 안엮였으면 너랑 나랑 이렇게 얼굴 붉힐 일이 뭐가 있어!"

  "그 사람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IW가 에스더고 에스더가 IW야. 잠시 안한다고 걔가 자기 신념을 버릴 것 같아? 안그래도 요즘 IW때문에 회장님과 내가 얼마나 입장이 곤란한데!"

  수혁과 상삼이 서로를 원망의 눈빛으로 노려보다가 상삼이 먼저 한숨을 쉬며 수혁의 술잔에 술을 채워준다. 수혁도 아무 말 없이 그 술잔을 다 비워낸다.

 

  식당에서 나온 둘이 각자의 자동차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눈다.

  "니 얼굴 자주보려면 에스더를 M센터라도 데려나 놔야하나."

  수혁이 쓸쓸한 웃음을 지으면 상삼이 수혁의 손을 잡는다.

  "원망이라도 좋으니까 자주 연락해. 너랑 함께 했을 때가 너무 그립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바빠서."

  "나는 요즘 너무 한가해. 옛날이 좋았어."

  "M센터장님게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나야 뭐 할 게 있나. 싸인이나 하는 거지."

  상삼이 차에 오르고 상삼의 자동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면 멀어져 가는 차에 수혁이 정중하게 인사한다. 수혁이 폰을 꺼내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이제부터 IW를 감시해. 현재 조직 상황부터 조사하고. 썸머하우스 손님, 홀드해. 그도 IW야."

 

  고암도. 에스더 집 앞의 갈대밭에 먼동이 터온다. 백열전구가 켜진 방에 에스더가 홀로 좌식 책상에 앉아서 각종 서적과 서류 뭉치들으르 들여다보고 있다. 서류 뭉치가 방바닥 한구석에도 빼곡히 쌓여 있다. 에스더가 안경을 벗고 머리를 지그시 누른 다음 기지개를 켠다. 에스더가 옆에서 식빵 자세로 고르릉거리는 규규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거실로 나가서 앞마루에 걸터 앉아 담장 너머 풍경을 바라본다.

  "슈슈, 슈슈!"

  개집에서 자고 있던 슈슈가 눈을 뜨고 에스더에게 달려와 안긴다. 에스더가 슈슈를 쓰다듬으며 슈슈의 눈을 들여다본다.

  "사모님!"

  슈슈가 에스더 옆에 엎드리면 갑자기 통화연결음이 들린다. 슈슈에게 위성전화가 탑재된 것이다.

  "에스더!"

  "무슨 죄가 있다고 얘한테 이런 장치를 해요. 이거, 동물 학대야!"

  "다 너 때문이잖아. 집에 연락할 수 있는 수단 뭐라도 하나만 있어봐."

  에스더가 한숨을 쉬고 한참만에 입을 연다.

  "마지막으로 맡겼던 프로그램들이랑 내 자료 파일 아직도 가지고 있죠?"

  "프로그램들은 싹 다 업그레이드 시켜놨어. 사용하려면 네트워크가 필요할텐데?"

  "분명히 짚고 넘어가요. 나 IW안해요. 이건 우리 섬 주민들의 생사가 걸린거라서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거에요."

  "IW는 너를 지원할거야. 너는 정의로운 사람이니까."

  "정의 그딴 거 개나 줘버려요! 원태일은 악마에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구요."

  에스더가 짜증을 내며 대답한다. 슈슈가 해맑은 표정으로 에스더를 바라보며 멍멍 짖는다.

 

  청중으로 가득 찬 방송국의 스튜디오 안.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태일이 캐쥬얼한 복장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제, 원탑의 six generation 무선 네트워크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 곳곳에서 함께 합니다."

  "약자를 보호하고 우리를 연결하며 당신을 지켜줄 눈에 보이지 않는 촘촘한 네트워크 기술."

  "여러분은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워지며 누구와도 협업할 수 있고 이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수요과 공급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그로 인해 우리가 추구하는 많은 것들은 더욱 더 가치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무선 네트워크에서 멋진 실체가 되어 우뚝 설 것입니다."

  태일이 손에 쥔 태블릿을 터치하면 태일의 뒷쪽에 설치된 스크린 화면이 바뀐다. 회사면 6G 모바일 네트워크 관련 특허기술 건수를 나타낸 자료다.

  "압도적 건수의 회사는 원탑이고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계시기에 가능했습니다."

  청중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하면 태일이 활짝 웃으며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태일이 청중들을 바라보며 눈을 빛낸다.

 

  무진이 사무실에 출근해서 서류 처리들을 하고 원탑솔루션 인트라넷 공지사항에서 한부장의 부고 소식을 발견한다. 무진이 인영에게 한부장의 죽음에 대해서 물으면 인영이 귓속말로 무진에게 얘기한다.

  "자살이래요. 도박빚이 있었다던데요?"

  무진이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쉬면 인영이 무진의 손에 쪽지를 쥐여준다.

  '사모님은 한부장님이 살아있다고 확신하더라고요. 무조건 구해낸답니다."

  무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파쇄기에 인영의 쪽지를 집어넣는다. 한부장은 무진의 직속상사였다. 두달 전까지 2년을 무진과 같이 한팀으로 일했다. 그는 염동력자였고 경찰로의 이직에 성공했다. 한부장이 떠나고 예령은 무진을 따로 불러 한부장의 감시를 요청했다. 회사는 그가 회사의 자료들을 경찰을 포함한 외부로 유출할 것인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무진은 마땅치 않았지만 임원의 지시를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부장에게는 아내와 딸이 있었는데 십년 전에 모두 사망했다. 네살이었던 딸은 뇌종양으로, 이에 충격을 먹은 아내는 우을증을 앓다가 자살했다. 한부장은 이것이 전자파에 의한 피해라 생각했고 IW의 조직원으로 몰래 활동하다가 결국 경찰로 이직을 했다. 이직 직전에 가졌던 술자리에서 한부장은 무진에게 누구도 믿지마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예령의 지시로 한부장을 감시했지만 특이한 사항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언더커버였지만 허술하게 일처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무진 역시 한부장의 죽음이 무언가 수상하다.

 

  고암도의 갯벌에서 에스더와 중암댁, 상암댁이 낙지를 잡고 있다. 에스더가 정수처의 안부를 묻는다.

  "언니는 괜찮대요? 들은 얘기들 없어요?"

  "아따, 얘기 못들었는갑제. 엔센타? 엠센타? 어다요?"

  "엠센타라고 하던디? 거기로 옮겨가고 싶다고 막 그래샀던디?"

  "암센터 아니요?"

  "흐미. 암센터인가보다잉."

  "그나저나 에스더야. 마을회관에 니 앞으로 택배왔어잉. 싸게 찾아가더라고."

 

  에스더의 집 마루에 방의 좌식 책상이 나와있고 그 위에 모니터가 올려지고 책상 옆에는 데스크탑 본체가 놓여있다. 에스더가 한숨을 쉬며 전원을 켠다. 마을회관에 가보니 상암댁의 말대로 에스더에게 온 택배가 놓여있었다. 사모님이 보낸 컴퓨터였다. 에스더가 한숨을 쉬며 수레를 이용해서 방으로 옮겨왔다. 마당에서 슈슈가 계속 짖는다. 에스더가 나가보면 사모님의 위성전화가 대기 중이다.

  "랜선도 땄어. 연결해."

  에스더가 마루 벽을 살펴보면 콘센트 옆에 조악하게 생긴 랜선 패널이 있다.

  "왜 항상 마음대로에요."

  "늘 너를 기다리고 있어. 너에게 제일 필요한 걸 제공할거야. 맡겨줘."

  "자신없어요,."

  "우리 동료 하나가 실종되었어."

  "사모님고 이제 그만해요. 세상은 변하지 않아요."

  "난 끝까지 갈거야. 딱히, 할 것도 없고."

  "아직도 모르겠어요? 너무 위험해요."

  "그 동료의 마지막 위치는 하암도야. 강대리를 보낼게. 협조 부탁해."

  "그 사람이요? 난 별루,"

  슈슈에게서 '삐삐' 소리가 들린다. 에스더가 한숨을 쉬며 랜선과 PC를 바라본다.

 

  노을이 지는 바다 위, 에스더의 어선에 무진이 함께 있다. 서로 어색하게 아무 말없이 다른 곳을 바라본다.

  "하암도로 바로 못가. 내일 날 밝으면."

  "역시 당신은 나의 생각을 읽을 수 있나봐요. 오늘은 쉴드도 가동시켰는데. 하이레벨 능력자야, 당신은."

  "사모님이 다 얘기해준거야. 오버하지말지?"

  에스더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근데 왜 말 놔요?"

  무진이 신경질을 낸다.

  "니가 놓으라며? 그렇게 니 생각이 전달되는데?"

  무진을 놀리며 에스더가 어린 아이처럼 깔깔 웃는다. 오랫만에 평화로운 느낌이다. 물론 이들이 만난 것은, 무진이 다시 고암도를 찾은 이유는 한부장을 구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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