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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궁귀검신
작가 : 조돈형
작품등록일 : 20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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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이라는 것은 가능한 한 멀리 눈에 보이는 거리를 뛰어넘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생명까지 지배하는 병기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기가 생명을 노린다고 가정을 해 보거라.
이보다 두려운 것이 또 무엇이 있겠느냐?
악덕 조부와의 고난에 찬 수련행.
정혼녀를 찾아 떠난 즐거운 중원행.
어지러운 무림을 바로잡는 영웅행.
이기어검과 이기어도를 능가하는 이기어시의 신선한 등장!
내일을 향해 쏘아 볼까나?!

 
제 20 화
작성일 : 16-07-14 14:59     조회 : 580     추천 : 0     분량 : 8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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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먼가 보지?”

 “쫌 멉니다.”

 “한 며칠쯤 가면 되나?

 “이십여 일 정도…….”

 “하하하, 이십 일 정도가 무에 대수련가. 하하하!”

 구유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소문은 크게 웃었다. 하지만 구유크는 별 반응 없이 말을 이었다.

 “…가면 중원의 초입에 이르게 됩니다.”

 “…….”

 “그리고 거기서 중원의 수도인 북경(北京)을 가려면 다시 그 정도의 시간을 가야 됩니다. 하지만 북경은 중원의 최북단에 위치한 것이라…….”

 “…….”

 “혹 가시려는 곳이 어디신지……?”

 “소림사는……?”

 “소림이면 북경에서 남으로 다시 20여 일을 가면 됩니다.”

 대답을 듣는 소문의 마음은 불안감으로 가득 찼다. 이건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흠, 혹시 사천에 있는 당가를 가려면… 얼마나 걸리겠는가?”

 “사천이면 중원의 남서 지방입니다… 마는…….”

 “얼마나 걸리냐니까?”

 “저두 잘은 모르지만 그쪽이 워낙 길이 안 좋아서 여기서 간다면 대여섯 달은 족히 걸린다고 들었습니다만…….”

 “…….”

 구유크는 소문의 반응을 살피느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소문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소문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목적지에 다 온 줄 아는 사람에게 오륙 개월을 더 가라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구유크는 그저 그 불똥이 자신에게만은 떨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 구유크의 생각은 간단히 무시되었다.

 “으아… 악!! 빌어먹을 영감탱이! 그런 말은 하나도 안 해주고…….”

 결국 소문은 발작을 하고 말았다. 주변의 나무들을 닥치는 대로 후려갈기고 돌이란 돌은 다 집어 던졌다. 얼마를 그랬을까…….

 소문이 이성을 찾고 발작을 멈추었을 때는 이미 주변이 처참하게 폐허가 된 뒤였다.

 나무란 나무는 다 부러져 가로로 누워 있었고 땅도 곳곳이 파헤쳐져 있었다.

 다만 소문이 발작을 하자마자 멀찌감치 피해 있던 구유크만은 무사할 수 있었다. 소문이 진정을 하자 구유크는 그제야 조심스럽게 소문에게 다가왔다.

 비록 정신을 차리기는 했지만 소문은 여전히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아무리 꼬장 피길 좋아하고 괴팍한 할배라지만 손자가 집을 나오는 마당에까지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여섯 달이라니… 왕복으론 거의 일 년에 달하는 거리가 아닌가? 그런데 할배는 봄 소풍 떠나라는 듯한 말투로 얘기를 했었다.

 이건 틀림없이 자신을 골탕 먹이려는 할아버지의 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소문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었고, 할아버지는 소문이 중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동안 자신의 선조들이 기록한 중원의 정보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각종 지방과 지역의 특징이며 무공을 익히는 세력들의 분포, 또한 일반인의 생활 습관까지 총망라해서 기록해 두었는데 자신은 이미 소문에게 그것을 읽으라 말을 해두었다.

 게다가 비록 해이해져 있는 정신 상태를 바로잡고 고생도 하며 견문을 익히라는 의도로 중원에 보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의주로 가서 충분히 준비를 하고 떠나라는 충고까지 해준 터였다.

 그런 할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읽으라는 책은 베게로 쓰고 의주로 가라는 말은 싹 무시하고 바로 국경을 넘은 소문에게 전적으로 그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걸 생각할 소문이 절대 아니었다.

 “저기…….”

 “뭐냐?”

 소문이 한참을 씩씩거리며 성질을 내는 터라 말도 못 붙이고 있던 구유크는 그래도 용기를 내어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날도 어둡고…….”

 “동이 터오는데 어둡기는.”

 소문은 단박에 말을 잘랐다. 하지만 구유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잠시 여행을 멈추시고 오랜 여행에 대한 준비를 하셔야 할 듯합니다만…….”

 “흠, 그래. 그 말도 일리가 있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소문이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구유크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중원의 말과 문물도 어느 정도는 익히셔야 여행에서 편하실 겁니다. 잠자리도 그렇고 식사 문제도 그렇고…….”

 “맞아. 언제까지 사냥으로 배를 채우고 길에서 잘 수는 없지.”

 소문은 이번에도 맞장구를 쳤다. 타루의 경우를 보고 언어의 장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새삼 느끼게 된 소문이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그 준비를 위해 저와 함께 가시는 것이… 어떠신지… 저희 부족에는 중원의 말과 문물에 능통한 사람도 많고 조선 사람도 많아 소협이 여행 준비를 하시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실 겁니다.”

 여기까지 말을 한 구유크는 조심스럽게 소문의 반응을 살폈다.

 “흠, 건주 뭐시기라 하는 니네 부족으로?”

 “건주 여진은 요동과 장백산 일대의 지역을 말하는 것이고 저희 부족은 야우커우 족이라 합니다.”

 “그게 그거지 뭐. 암튼 좋아. 그리 하자.”

 소문이 의외로 쉽게 승낙을 하자 구유크는 크게 기뻐했다.

 구유크가 소문을 자신의 부족으로 데려가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소문에게 빚을 갚자는 생각도 있기는 했지만 보다 큰 이유는 소문의 엄청난 실력이 지금 한창 전쟁을 하는 자신의 부족에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유크 또한 스스로를 상당한 실력자라 자부하기는 했지만 소문의 실력은 자신이 보기에 상상을 뛰어넘는 경지였다.

 비록 한 명에 불과하지만 이런 실력자가 전쟁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했다.

 “제 이름은 구유크입니다. 앞으로는 제가 소협을 대형으로 모시겠습니다.”

 “대형으로 모시고 안 모시고는 니 마음인데 내 이름은 소문이다. 을지소문! 소협이 뭔지는 모르지만 소문이라 불러라.”

 “…….”

 역시 무식한 소문이었다.

 “암튼 가자. 지난 며칠 동안 고기만 먹다 보니 밥이 먹고 싶다. 설마 밥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

 “없을 리가 없지요. 그럼 가시지요, 형님!”

 구유크는 병사들이 타고 온 말을 끌어와 한 마리를 소문에게 인도한 뒤 말에 올랐다.

 하나 소문과 구유크가 말머리를 돌려 야우커우 족이 있는 본진으로 향한 것은 그로부터 한 시진이나 지나고였다.

 앞서 달려가던 구유크는 뒤따라오는 소문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내가 실수하는 것은 아닌지 몰라…….’

 구유크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은 한 시진이나 가르쳤지만 여전히 고삐를 잡고 말을 달래기에 전전긍긍하는 소문의 모습이었다.

 

 “장군님, 큰일 났습니다. 소족장님이 보이시질 않습니다. 부장인 테친무와 몇몇 병사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암만해도 단독으로 공격을 감행하려 하신 것 같습니다.”

 구유크를 모시러 간 장교가 헐레벌떡 뛰어와서 알리는 말은 안 그래도 그 수송 부대 공격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하고자 모인 야우커우 족의 장수들을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뭣이! 그래, 언제 사라지신 것이냐?”

 실질적으로 회의를 주도하는 대장군 마라난타가 급히 물었다.

 “소족장님을 모시는 하녀의 말로는 점심나절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또한 몇몇 병사들이 사라진 시기도 그때입니다.”

 “허허허! 큰일이구려. 혹시나 했건만…….”

 노장군인 우띠가 극히 염려된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수들은 속히 출전 준비를 하라. 소족장님을 따라간다. 우띠 장군께서는 본진을 지켜주십시오. 제가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가봐야겠습니다.”

 마라난타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러 장수들에게 명령한 뒤 자신의 왼쪽 편에 앉아 있는 우띠에게 본진을 부탁했다.

 “알겠소이다. 한데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늦지 않기를 바래야지요.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족장님을 뵐 낯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대장군께서 애를 좀 쓰셔야겠습니다. 이곳은 소장이 맡도록 할 테니 어서 다녀오시구려!”

 출병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마라난타는 갑주(甲冑)를 입고 자신의 애도인 대풍도(大風刀)를 들고 말에 올라탔다.

 “소족장님이 위급 지경에 빠지신 것 같다. 지금부터 한달음에 달려갈 것인즉, 일반 병사들은 혹시 모를 적군의 공격에 대비토록 하고 기병들은 나를 따라간다. 급하다. 서둘러라!”

 마라난타의 명령에 따라 일반 보병들은 경계 태세를 갖추며 본진 수비를 강화하느라 부산히 움직이고 있었고 이미 500의 기병들은 출병 준비를 끝내고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병들은 나를 따르라!”

 마라난타의 명령이 떨어지자 500여 명의 기병들은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달려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갈 때였다.

 “어디서 공격을 하셨을 것 같나?”

 “수송대의 행진 속도를 보아서는 호구빠에서 바이허 족으로 넘어가는 길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50여 리 정도에 매복하기 좋은 언덕이 있습니다.”

 마라난타의 물음에 곁에 있던 부장 슈인아가 재빨리 대답을 했다.

 “그곳으로 간다. 서둘러라!”

 “옛! 장군!”

 마라난타와 그를 따르는 기병들은 그들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말을 몰았다. 그들이 언덕에 도착한 것은 한 시진이 채 되지 않아서였다.

 예상대로 아군이 공격을 한 곳이 이곳인 듯싶었다. 언덕 아래에는 수많은 시신들이 뒤엉켜 있었다.

 시체의 대부분이 야우커우 족인 것을 보아 기습 공격은 틀림없이 실패였고 오히려 함정에 빠져 전멸한 것으로 보였다.

 “역시 함정이었구나! 그렇다면 구유크 소족장님은? 빨리 소족장님을 찾아보도록 해라!”

 병사들은 시체들을 뒤지며 한참 동안 구유크를 찾았다.

 “시체 속에 소족장님의 시신이 안 보입니다. 아마도 탈출하신 듯합니다만…….”

 슈인아가 침울해 있는 마라난타에게 보고를 했다.

 “그렇다면 아직 이 근처에서 적에게 쫓기실지도 모르는 일. 빨리 소족장님을 찾아라!”

 “존명!”

 하지만 그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야우커우 족의 기병이 이곳에 도착한 지 벌써 두어 시진이 지나고 동이 터오지만 구유크는 물론이고 적들의 모습조차 찾을 수 없었다.

 “장군님! 아무리 수색해도 소족장님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적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아마 생포당하신 듯합니다.”

 자신도 이미 그리 추측하고 있었지만 막상 슈인아의 말을 듣게 되자 추측은 확신이 되어버렸다. 마라난타는 크게 상심했다.

 “허허, 족장님을 무슨 낯으로 뵌단 말인가! 본진으로 돌아간다. 가서 여러 장수들과 대책을 강구하는 수밖에.”

 야우커우 족은 올 때만큼이나 빨리 달렸다. 빨리 본진으로 가서 대책을 강구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잠시도 쉬지 않고 말을 몰았다.

 그들이 본진에 거의 도착할 무렵이었다. 아침 해를 등 뒤에 진 두 명의 사내가 말을 타고 천천히 길을 가고 있었다.

 “형님, 우리 병사입니다. 저를 찾아 나섰던 모양입니다.”

 구유크가 뒤에서 달려오는 병사들을 보고 반색을 하며 소문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소문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소문은 지금도 여전히 말고삐를 꽉 잡고 중심을 잡느라고 고생하고 있었다.

 ‘휴! 이건 정말 어렵다. 출행랑을 다시 익히라면 익히겠지만 이건 아니다. 쪽팔리게…….’

 생각외로 말을 탄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막 생긴 동생이 보고 있는 데서 이렇게 헤매는 것도 창피하여 소문은 어떻게든 떨어지지만 말자는 생각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당연히 구유크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급하게 달려오던 말들은 구유크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그 무리에서 두 명의 장수가 달려왔다. 마라난타와 슈인아였다. 마라난타는 구유크를 보더니 반색을 했다.

 “오! 무사하셨군요. 다행입니다.”

 “장군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저의 고집으로 테친무와 100여 명의 병사가 죽고 말았습니다. 제가 고집만 부리지 않았어도…….”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들은 우리 부족을 위해 죽은 것입니다. 비록 안타깝기는 하지만 명예로운 일이지요. 그것보다 소족장님이 무사하시니 이보다 더 다행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 말씀해 주시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구유크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마라난타는 그런 구유크를 보다가 여전히 앞서 가고 있는 소문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런데 저기 앞에 가고 있는 분은 누구신지……?”

 마라난타가 의아해하는 목소리로 구유쿠에게 묻자 구유크는 침울하던 안색을 풀고 밝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저를 구해주신 분입니다. 활을 다루는 솜씨가 신기에 가까운 분이지요.”

 “허,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나!”

 “제가 오늘부터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형님이라니요?”

 마라난타는 구유크의 말에 깜짝 놀라 반문했다.

 “저분은 중원으로 가셔야 하는데 중원에 대해선 아는 게 백지와 같습니다. 해서 제가 도움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하지만…….”

 하지만 마라난타의 얼굴엔 약간의 불만이 서려 있었다. 그걸 눈치 못 챌 구유크가 아니었다. 그는 몇 마디를 더 추가했다.

 “좀 전에 말했듯이 그의 활 솜씨는 신기에 가깝습니다. 우리 부족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곤 여전히 앞만 보고 말을 모는 소문을 큰 소리로 불렀다.

 “형님! 형님!”

 “왜?”

 소문은 힘들게 말을 멈추더니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이분이 저희 부족의 대장군이십니다.”

 “소장은 마라난타라고 합니다.”

 소문은 시선을 돌려 구유크를 쳐다봤다. 그러자 구유크는 쓰게 웃으며 동시 통역을 시작했다.

 “이분의 성함은 마라난타라고 합니다.”

 “을지소문이오.”

 “형님의 성함은 을지소문입니다.”

 “소족장님을 구해주신 점 감사드리오…….”

 “절 구해줘서 고맙답니다.”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해라!”

 “별말씀을 다 하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 다리를 건너서 하는 대화는 전달하는 사람도 힘들었지만 말을 하는 사람도 짜증이 나는 법이다.

 몇 번의 말이 오가자 소문의 말이 점점 퉁명스럽게 변해가고 있었다. 구유크는 이쯤에서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사는 이쯤하고 빨리 본진으로 가야겠습니다. 당한 만큼 바이허 족에게도 갚아주어야지요.”

 “알겠습니다. 병사들의 이동 속도를 조금 높이도록 하라!”

 구유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라난타는 슈인아에게 명령을 내렸다.

 “옛! 장군!”

 슈인아는 병사들에게 달려가자 그때까지 멈추어 서 있던 병사들이 빠르게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놈! 내가 잘 못 탄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사들의 말이 속도를 높이자 소문의 말도 덩달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 소문이 할 수 있는 것은 말 등에 납작 엎드려 떨어지지 않는 것뿐이었다.

 하나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서 말을 모는 구유크를 째려보는 것을 절대 잊지는 않았다.

 잠시 후 본진에 도착한 구유크는 소문에게 하나의 천막을 마련해 주었다.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천막 안의 장식하며 준비된 각종 도구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소문에게 그런 것들은 전혀 쓸모 없는 것이었다. 소문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구유크에게 말했다.

 “이런 건 있어서 뭐 하냐? 난 그저 몸을 누일 자리와 밥만 있으면 된다. 밥이나 준비해 줘라. 배고프다.”

 소문이 놀라는 모습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던 구유크는 너무나 무심한 소문의 반응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준비시켰으니 곧 나올 겁니다. 참, 형님에게 소개할 애가 있습니다. 들어오너라!”

 구유크의 말이 끝나자 천막 안으로 한 명의 병사가 들어왔다. 키는 작고 얼굴 또한 요상하게 생긴 사내였다.

 “우리 부족의 정보를 담당하는 첩보 조직에서 일하던 병사입니다. 중원의 말은 물론 조선 말까지 능숙하게 하니 형님이 곁에 두고 쓰십시오.”

 구유크는 고개를 돌려 그 병사에게 말했다.

 “넌 이제부터 이분을 모신다.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충성을 다하여라!”

 “모사드라고 합니다.”

 병사는 구유크의 말에 소문에게 다가오더니 무릎을 꿇고 인사를 했다.

 “그래, 나는 을지소문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내 앞에서 무릎은 꿇지 마라!”

 “예, 장군!”

 “미친놈! 어딜 봐서 내가 장군으로 보이냐?”

 소문의 말에 병사는 적지 않게 놀랐다.

 “그럼……?”

 “내 이름은 소문이라니까. 그냥 이름을 불러라. 아니면… 너, 몇 살이냐?”

 “예? 올해로 열아홉입니다만.”

 ‘헐! 생긴 건 완전히 아저씨고만… 쯧쯧! 얼마나 고생을 했길래…….’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 지금부터는 날 형님이라 불러라.”

 소문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사드를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고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했다.

 “헉! 제가 어찌 감히…….”

 모사드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자 구유크는 그런 모사드에게 부드럽게 말을 했다.

 “그냥 말씀대로 따르거라. 어차피 너는 이제 우리 부족이 아닌 이분을 따라야 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구유크까지 나서서 그리 말하자 모사드는 황송하다는 듯이 대답을 했다. 이때부터 소문과 모사드의 동거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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