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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열의 지향성
작가 : 가따벼
작품등록일 : 2022.11.2

 
5화 갈대밭에 있는 건?
작성일 : 22-11-06 08:55     조회 : 168     추천 : 0     분량 : 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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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라는 겁에 질려 바로 몸을 숨겼다.

 

 혹여나 총을 안 가져 오지 않았나 걱정했지만 등 뒤에 매져 있었다.

 

 공포에 질려 벽 쪽에 바짝 붙은 체라는 거친 숨을 고르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금 누군가가 사람을 죽이고 질질 끌고 가고 있고 자신은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분명 자신을 죽이러 올 게 분명했다.

 

 체라는 냉정해지려고 노력했다.

 

 지금 당장 그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 체라는 고개를 내밀어 그곳을 확인했다.

 

 

 

 그 사람은 온데간데없었고 그 자리에 눌린 갈대만이 보였다.

 

 다행이라고 순간 생각했지만 만약 이 초소에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막사에 들어간 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혼자란걸 알면 얼마든지 덤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체라는 겁이 나지만 최대한 용기를 내어 다시금 갈대밭을 쳐다보고 몸을 숨긴 후 주변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었다.

 

 불안하게 오히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체라는 몸을 옮겨 사다리 쪽을 겨냥할 수 있도록 자리 잡았다.

 

 그렇게 한참을 경계하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장을 풀게 해서 습격하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해 그 자세를 계속 유지했다.

 

 

 

 한기에 발끝이 언 듯 깨질 거 같았고 어깨가 시려오니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목이 마르다. 오줌은 마렵고 속은 쓰렸고 머리는 찢어질 거같이 아팠다.

 

 정신을 잃을 것 같이 과호흡이 오고 차가운 공기에 기도가 차가워 지는 게 느껴졌다.

 

 "대체 내가 왜 이래야 되는 건데…."

 

 

 

 체라의 울분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억울하고 화가 났다.

 

 대체 왜? 네명이 지키라고 보낸 초소를 내기해서 근무 일수를 정하는지.

 

 아버지 때문에 자신은 아무런 죄도 없는데 이런 곳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까지 모든 게 남 탓뿐이다.

 

 "왜 이래야 하는 건데."

 

 

 

 이제는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났을까? 눈이 시릴 정도로 날씨는 추웠고 목은 너무 말라 아플 정도였다.

 

 앞으로 해가 뜬다 해도 누군가 이 초소를 찾지 않으면 혼자서 4일을 버텨야 했다.

 

 

 

 눈을 한번 감을 때마다 충혈된 느낌과 차가운 수분의 느낌이 눈꺼풀에 갇혀 끈적하게 달라붙는다.

 

 사다리를 조준하며 기다리는 순간 멀리서 저벅저벅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새벽의 해는 떠오르고 몸과 정신은 한계였다.

 

 체라는 총의 장전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몸을 일으켜 발소리가 나는 곳을 조준하며 일어났다.

 

 그러자 그쪽에는 모르는 여자와 같이 온 시안이 보였다.

 

 

 

 둘은 바짓가랑이가 젖은 체로 이쪽까지 걸어온 것 같았다.

 

 체라는 미친 사람처럼 숨을 헐떡이며 조준한 총을 내려놓았다.

 

 당황한 시안도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렇게 열심히 근무를 서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아. 그냥 막사에 있으면 알아서 부른다니까."

 

 체라는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체라의 눈빛에서는 욕 그 이상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게 시안의 눈에 보였다.

 

 

 

 체라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빠르게 막사 쪽으로 달려가 화장실로 향했다.

 

 시안 옆에 있던 여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시안에게 물었다.

 

 "괜찮은 거야 저 애? 한숨도 못 잔 눈인데."

 

 "나도 잘 몰라. 무슨 일이 있었나?"

 

 시안은 같이 있는 여자와 함께 막사로 향했다.

 

 

 

 한참을 기다리고 난 후에 볼일을 마치고 나온 체라에게 시안이 물었다.

 

 "왜 그래 너? 눈이 너무 빨간데."

 

 "왜 벌써 돌아온 거죠? 4일 남았잖아요?"

 

 혹여나 그 대검을 들고 다니던 남자가 시안이 아닌가 의심하며 체라는 물었다.

 

 "잠깐 근처 집에서 하루 쉬었는데."

 

 "빈집에 맘대로 들어간 거예요?"

 

 "아니, 빈집 이긴 한데. 하여튼 갑자기 정원이 물에 잠겼더라고. 무릎까지 잠겼는데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홍수라도 나는 게 아닌가 해서 우선 나왔어."

 

 "비도 안 왔는데 무슨 홍수요?"

 

 "그렇게 질문해도 진짜로 그랬는데. 그렇지?"

 

 시안 옆에 있던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를 꼬시러 간다더니 정말 예쁜 사람을 데리고 왔다고 체라는 생각했다.

 

 

 

 "우리는 그렇게 돌아왔다고 치고 너는 왜 그러고 있었던 거니?"

 

 체라는 있었던 일들을 말해 주었다.

 

 

 

 시안은 인상을 쓰면서 체라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러니까. 갈대가 눌린 부분에 시체를 두고 도망쳤다는 거지?"

 

 "네."

 

 체라의 말을 듣고 있던 시안이 데려온 여자는 갑자기 막사 밖을 쳐다보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혼자 나가 초소의 2층으로 올라가 갈대밭을 바라보았다.

 

 갈대가 움푹 패여 있는 부분이 길게 이어지듯 헤쳐 나간 흔적이 보였다.

 

 

 

 "그웬. 뭔가 보여?"

 

 뒤따라 나온 시안이 2층에 올라간 여자에게 물었다.

 

 여자는 잠시 대답하지 않고 그 흔적이 끝나는 곳을 주시했다.

 

 그 흔적은 남부의 마을을 향하고 있었다.

 

 

 

 "아니, 온통 갈대밭뿐이야."

 

 시안이 '그웬'이라 부르는 여자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뭔가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는지 엊그제 만난 시안으로선 알 턱이 없었다.

 

 

 

 셋은 멀리 앞에 보이는 갈대밭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순간 앞쪽에서 바람이 불어오자 섬찟할 정도의 차가운 공기가 불어왔다.

 

 시안도 역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걸 눈치채고 막사로 들어가 사물함에서 자기 총을 꺼내왔다.

 

 조준경이 달린 총을 들고 초소 2층으로 올라가 갈대밭을 바라보았다.

 

 "뭐가 보여요?"

 

 

 

 체라가 시안에게 소리쳐 묻자 시안은 뭔가 알기 힘든 게 있는 듯 한참 있다가 대답했다.

 

 "흙 속에 뭔가 묻혀 있어. 체라, 그웬. 둘이 삽을 들고 저쪽으로 가봐."

 

 두 여자는 순간 잘 못 들은 건가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요? 저쪽으로 둘이 가라고요?"

 

 "다른 방법이 없어. 체라 너는 총을 제대로 다르지도 못하잖아. 위험이 닥치면 내가 여기서 정확히 맞추는 게 나아."

 

 "이 언니도 있잖아요! 알아요? 총을 잘 쏠지?"

 

 "그럼 총 못 쏘는 체라 너는 꼭 포함 되는 거지? 삽이나 챙겨. 그리고 내가 총 쏘는 거 보여 줬잖아. 나보다 잘 쏘기는 힘들어."

 

 

 

 '쓰레기 새끼가' 체라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막사로 삽을 챙기러 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무시무시한 사격 실력을 갖춘 시안이 2층에서 총을 들고 지켜본다는 것만으로 든든하긴 했다.

 

 

 

 갈대밭으로 다가갈수록 한기가 점점 강해졌다.

 

 체라는 묵묵하게 삽을 들고 갈대를 일부러 크게 휘저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갈대가 누워야 누군가 습격해도 시안이 맞추기 쉬울 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이익"

 

 근데 그웬이 원체 겁이 많은지 앞으로 나아갈수록 체라의 팔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체라는 삽을 휘두르다가 그웬이 하도 걸리적거려 발걸음을 멈췄다.

 

 

 

 "아직 근처도 못 갔어요."

 

 "미안. 미안."

 

 어제의 자신이 혼자서 이렇게 공포에 질린 얼굴을 했을 거란 생각에 체라는 혼자서 뻘쭘해졌다.

 

 

 

 그웬을 밀쳐 내고 갈대밭을 삽으로 헤집고 나가고 있는데 순간 갈대가 얼어붙은 듯이 깨지기 시작했다.

 

 몇 번 삽을 휘두르고 뭔가 이상함을 느낀 체라는 눈앞에 갈대를 만져 보았다.

 

 살짝 얼음이 맺혀 있다.

 

 삽을 휘두르면서 온 터라 체라의 몸에서 열이 나 냉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차가워지고 있는 건 분명했다.

 

 "원래 남부는 이렇게 얼음이 얼 정도로 추워요?"

 

 그웬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체라는 긴장하며 뒤에 있는 초소를 바라보았고 냉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안의 모습이 보였다.

 

 체라는 용기를 내며 눈앞의 갈대를 삽으로 부쉈다.

 

 그 앞에는 시안이 말한 대로 무언가 묻혀 있었다.

 

 아마 이곳을 파면 사람의 시체가 나오겠거니 의연해진 체라는 묵묵 삽으로 언 땅을 내리쳤다.

 

 땀이 날 정도로 한참을 땅을 판 끝에 깨진 땅에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체가 이렇게도 하얀색에 가까운가?' 체라는 의문을 품으며 조심스럽게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러자 눅눅한 흙이 나오기 시작했고 사람의 얼굴 모양을 한 하얀 돌이 나왔다.

 

 "조각상? 으악!"

 

 

 

 무언가 체라를 심하게 밀쳤다.

 

 체라는 순간 누군가에게 습격당한 줄 알고 땅에 고꾸라지자마자 시안이 쏠 수 있게 멀어지려 했다.

 

 체라는 흙 때문에 눈을 뜨지도 못 한 채 뒤로 기어가면서 급하게 얼굴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하지만 그건 그웬이 놀라서 체라를 밀쳐 같이 넘어진 것뿐이었다.

 

 

 

 "미안. 미안해. 미안!"

 

 체라는 열 받아서 오른팔로 사과하는 그웬의 머릴 내려 치려 했는데 뭔가 불편함이 느껴졌다.

 

 우두둑거리는 소리, 살짝 비틀어진 팔. 체라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점점 인지하기 시작했다.

 

 

 

 팔이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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