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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인류를 위하여>홍윤:조직을 버린 사내
작가 : 쉼표
작품등록일 : 2022.1.27

1999년 20세기 끝자락에 인류는 멸망했다. 그 멸망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다시 사회를 구축하였고 300년이 지난 지금... 인류를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인류를 위하여> 홍윤: 조직을 버린 사내....(12화 - 수사)
작성일 : 22-04-03 20:06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7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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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은 3 지역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녀의 계급과 관계없이 그녀의 가문은 3 지역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가문이었기에 여러 귀족과 교류가 있었고 평민들에게도 잘 베풀어 인기와 존경을 받는 가문이었다. 게다가 슈트리아 역시 선대들과는 다르게 사교모임은 나서지는 않았으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자신의 재물을 풀고 도와주었기에 3 지역에서 그녀의 도움을 받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불릴 정도였다. 그 때문에 지역 최고의 권력자들인 3사단 사단장과 지역위원 3인이 회의실에 모여 저마다 심각한 표정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를 하였다.

 “단순한 강도 살인 아닙니까? 괜히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없지도 않은 세력을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것 아니에요?”

 깔끔한 옷차림에 마르고 큰 키를 가진 중년의 남성의 남성은 지역위원 중 한 명인 ‘베르만’ 위원이었다. 그의 날카로운 말투에 체구가 작은 백발의 노인 여성인 ‘피토’ 위원이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베르만 위원의 말에 반론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노아라는 약물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비난한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어요. 그 이유 말고는 그녀를 죽일 정도로 원한을 가진 사람이 이 3 지역에 있겠습니까? 그리고 노아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조직이 있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던데요?”

 “알만한 사람이 누굽니까? 당장 데려와 봐요. 그 무능한 사람 얼굴 좀 보게.”

 “흥분 가라앉히시죠.”

 건장한 체구에 낮은 목소리의 남성 지역위원 ‘켈즈’ 위원이 점잖게 베르만 위원에게 주의를 주었다.

 “흥분 안 하게 생겼습니까?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을 이용해 누군가 장난을 치려고 하는데? 이번 건은 그냥 사고입니다. 그러니 얼른 장례식을 성대하게 열어서 슈트리아 여사를 위로해 주어야 해요.”

 “글쎄요. 근데 후안 소장. 이 중에서 슈트리아 여사와 가장 친했던 분이 아닙니까? 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신가요?”

 핀토 위원의 물음에 묵묵히 듣고만 있던 3사단의 사단장인 후안 소장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역의 최고 권력자들이신 지역위원님들 대화에 제가 어떻게 감히 끼어들겠습니까?”

 군인치고는 왜소했지만, 눈빛이 강력한 중년의 사내였다.

 “무슨 말씀을. 3사단을 지휘하는 총책임자이신데,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켈즈 위원의 말에 후안 소장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베르만 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명백한 귀족 살인사건입니다. 귀족들의 명예를 위해 범인은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그야 물론이지요. 내 말은 그 괜히 들쑤시고 다니는 것을 삼가자는 말입니다. 반란군 놈들 때문에 골치 아픈 이 시국에 암흑가 조직이라는 둥 하는-”

 “애초에 베르만 위원님만 노아에 관한 수사권을 허가하셨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뭐라고요? 지금 지역위원인 나를 모욕할 셈입니까?!”

 베르만 위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치자, 핀토 위원이 베르만 위원을 보며 혀를 차고는 후안 소장에게 말했다.

 “그 수사의 반대는 베르만 위원뿐만 아니라 나나, 켈즈 위원도 반대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잘 아실 거로 생각하는데요.”

 “저를 길들이려고 그러셨겠죠.”

 “허허, 길들이다뇨. 협력하자는 의미였죠.”

 “그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노아라는 약물이 이미 3 지역에 깊숙이 퍼져 들었고, 결국엔…. 슈트리아까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후안 소장의 불같은 눈빛에 베르만 위원은 헛기침하며 자리에 슬그머니 앉았다.

 “하지만 후안 소장. 후안 소장이 말한 전면 수사에 인력을 낭비했다가 4 지역 꼴이 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 반란군 놈들이 이 3 지역에 없으리란 법은 없으니까요.”

 켈즈 위원의 말에 핀토 위원은 잠시 눈을 감았지만 후안 소장은 눈빛이 꺾이지 않은 채 말했다.

 “우리 군 최대의 적은 반란군 ‘엘리시온’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적만 신경 쓰다가 내부가 썩어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방 안의 분위기가 냉랭해지자, 켈즈 위원이 헛기침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은 3 지역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모두가 동의하는 범인을 잡는 데 당연히 주력해야겠지요. 그러니…. 그 범인을 찾는 동안에 노아에 관한 조직 수사를 진행 시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뭐요? 이제 와서 발을 빼려는 것이요?”

 “말조심하십시오. 베르만 위원님. 어찌 됐든 3 지역을 위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슈트리아 여사님은 1 지역 귀족들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괜히 이상한 말이 들어갔다간 우리에게 불똥이 튈 수도 있어요.”

 “역시 켈즈 위원님은 시야가 넓어요. 누군가와는 다르게. 쯧. 하지만 슈트리아 여사에 사건으로 한정을 지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전투부 투입은 당연히 안 됩니다. 괜히 이번 사건으로 후안 소장이 욕심을 부리려 한다면 우리도 더는 보고만 있지 않을 겁니다.”

 핀토 위원의 날 서린 말에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으려 하자 켈즈 위원이 재빨리 말했다.

 “그럼 투표하시죠. 지역위원 3인의 만장일치 투표가 있어야 효력이 생기니까요.”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에 후안 소장은 자신과 켈즈 위원만 남자, 켈즈 위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드디어 수사하게 되었습니다.”

 “수사권을 얻긴 했지만, 살인범이나 관련된 조직은 치안부만으로 체포하셔야 합니다. 아시죠? 괜히 전투부를 투입하려 하면 핀토 위원님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치안부 인원을 투입하면 3 지역의 치안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계시지요?”

 “믿을 수 있는 자들로 구성하여 비밀리에 소수 인원으로 수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렇군요. 벌써 염두에 둔 사람들이 있습니까?”

 “누구인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정말 노아와 관련된 조직이 있다면 군 내부도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자칫 잘못 건드리면 국가정보국이 개입할 수도 있어요. 그럼 정치범으로 몰릴 수도 있습니다.”

 “슈트리아까지 죽은 마당에 이제 3 지역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켈즈님도 조심하십시오.”

 

 그날 저녁. 홍윤은 어두운 골목길 담벼락에 기대어 리트를 기다렸다. 팔짱을 끼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지만 팔이 부러질 듯 팔을 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잠시 뒤, 어떤 때처럼 술병을 들고 흥얼거리며 등장하는 리트는 홍윤의 앞에 멈춰서서 마스크를 젖히고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알딸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분간 자숙하고 있으라고 했잖아.”

 “슈트리아…. 누가 죽였어….”

 “응? 누가 죽이긴? 자네가 죽였지.”

 “얼른 말해.”

 “상부에 그렇게 이미 보고했어. 그러니까 너도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홍윤은 팔 장을 풀고 리트에게 다가갔다. 리트는 분노로 가득 찬 홍윤의 눈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뭐, 타겟과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닐 테고. 원래 네가 죽이려던 놈 대신 죽여줬으면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다 늙은 네가 죽였을 리 없고, 누구야? 블레드? 힐?”

 “건방 떨지 말고 꺼져. 수아, 그 꼬만 언제 내놓을 거지? 아니면 슈트리아처럼 처리해야 하나?”

 “이….”

 홍윤이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들자, 순식간에 홍윤의 등 뒤로 블레드와 힐이 나타나 검을 겨누었다.

 “소란 떨지 말고 칼 치워.”

 리트의 신경질적인 말에 블레드와 힐은 검을 내려놓았다. 홍윤도 여전히 리트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자신의 단검은 다시 거두어 주머니에 넣었다.

 “착각하지마 홍윤. 리트님이 널 예뻐한다고 뭐라고 되는 줄 아는데, 우리 조직에 너를 능가하는 실력자는 넘치도록 있어. 네 눈앞에 있는 나와 힐 또 한 그중에 포함되어 있지.”

 “그래. 너희들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나에게 격투를 알려준 사람이 너와 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너희들이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네가 그렇게 보는 눈이 없으니까 계속 제자리인 거야.”

 챙그랑-

 “후…. 술맛 떨어지는군.”

 리트는 술병을 집어던지고는 홍윤에게 말했다.

 “이제 와서 나와 조직을 배신할 것 아니면 닥치고 그냥 따라. 꼬릴 내리던지, 물던지 둘 중에 하나만 하란 말이야. 그리고 수아를 내일까지 네 손을 직접 내 앞으로 데려와. 마지막 경고야.”

 리트가 블레드와 힐을 데리고 사라지자, 홍윤은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하아…. 하아…….”

 그리고 벽에 기대어 천천히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같은 시작, 클리프 대위와 토레스 중위는 은밀하게 쿠쟈 소령의 뒤를 따라 복도를 걷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넘은 시간이었기에 복도를 걷는 동안 마주치는 사람은 없었다. 군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한참을 걷던 쿠쟈 소령의 발길이 멈춘 곳은 3사단의 최고 권력자인 사단장 후안 소장의 집무실이었다. 중대장이란 신분에 사단장의 집무실을 갈 일은 거의 없었다. 클리프 대위 또한 공식적인 행사가 있을 때 먼발치에서나 봤을 뿐, 이렇게 개별적으로 만나는 일은 처음 부임했을 때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처음이었다. 처음 쿠쟈 소령에게 후안 소장의 호출이 있다고 들었을 때, 토레스 중위야 한라라는 계급 이러던가 아니면 후안 소장이 토레스 중위 가문과 친하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굳이 자신까지 불렀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똑똑.

 쿠쟈 소령 또한 클리프 대위처럼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노크를 하고는 기다렸다. 그러나 노크가 끝나자마자, 방안에서 후안 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인류를 위하여!”

 “인류를 위하여.”

 “말씀하신 대로 클리프 대위와 토레스 중위를 데려왔습니다.”

 “고생했네, 쿠쟈 소령.”

 “아닙니다.”

 “늦은 시간 나 때문에 퇴근도 못 하고 미안하군.”

 “아닙니다.”

 “아닙니다.”

 클리프 대위와 토레스 중위가 군기가 바짝 선 목소리로 말하자, 쿠자 소장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토레스 중위는 이제 제법 군인 티가 나는군.”

 “그 말씀을 저희 어머님께도 잘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토레스 중위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쿠자 소장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자네 어머님은 나한테도 버겁네. 군인은 자네가 아니라 자네 어머님이 하셨어야 했는데. 껄껄.”

 한참을 웃던 후안 소장은 웃음을 멈추고 진지한 얼굴로 클리프 대위를 바라봤다.

 “3사단에서 자네가 노아에 대해 가장 잘 안다지?”

 “잘 안다기보다는 수사를 가장 원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지? 군인이라면 반란군 수색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군인이라면 인류를 위한 것에 제일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3 지역에는 반란군보다 노아라는 불법 약물이 인류를 위협한다고 판단하였고, 그래서 그 노아에 대한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했습니다.”

 “불법 약물이라…. W컴퍼니에서 판매하는 약물을 제외하면 모든 약물이 불법 약물로 속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개인 의사들이 만드는 치료제 같은 것도 말이야. 그럼 그것도 단속해야 하나?”

 “그들은 공익을 위해 만든 것이고, 노아는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같은 선상에 둘 수 없습니다.”

 클리프 대위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후안 소장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노아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관련된 조직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지?”

 “그동안 하르마게돈의 암흑가는 사실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않아서, 지금까지 정부와 군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껏해야 자기들끼리 세력 다툼을 하는 정도였으니 반란군이 버티고 있는 이상, 군의 힘을 분산시키지 않으려는 상부의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 3 지역에 활동하고 있는 암흑가의 조직은 그동안의 암흑가 조직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어떻게 다르지?”

 “먼저 노아라는 약물을 개발했다는 기술력, 그리고 노아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려는 야욕, 그리고 그것을 통한 막대한 수입, 마지막으로 노아를 확산시키는 속도를 보았을 때, 대규모 조직이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불법 약물뿐만 아니라, 암살과 같은 다른 범죄 또한 함께하고 있어 그 위험도는 제까지의 암흑가 조직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계속 말하게.”

 “한 번의 제동도 없이 이렇게 활개를 치는 모습과 노아에 대한 수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다는 점을 보았을 때, 여러 귀족과 군의 관계자들이 그들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내가 그 조직원이라면 어떻게 할 건가?”

 후안 소장의 물음에 방 안의 사람들은 놀라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클리프 대위는 이내 침착한 표정을 되찾으며 말했다.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지금 바로 체포할 것입니다.”

 “크, 클리프 대위!”

 쿠쟈 소령이 당황한 듯 클리프 대위를 말리려 하자, 후안 소장은 손을 들어서 막았다.

 “죄목은?”

 “‘군의 이념과 목적을 배반’하는 행위입니다.”

 “이념과 목적이라…. 그게 뭐지?”

 “‘인류를 위하여….’”

 “인류를…. 위하여라….”

 후안 소장은 잠시 클리프 대위의 말을 되씹어보니 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학. 자네도 출세하긴 틀렸군. W컴퍼니나 총통을 위한다고 했어야지. 하하하.”

 클리프 대위는 후안 소장의 반응에 당황한 듯했지만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후안 소장의 말을 기다렸다.

 “자넨 목표가 무엇인가?”

 “노아와 관련된 자들을 소탕하는 것입니다.”

 “아니, 그거 말고. 궁극적인 목표 말일세.”

 그 말에 토레스 중위는 침을 삼키며 클리프 대위를 바라봤다.

 “저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습니다.”

 “그래, 그렇지. 군인이라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지. 그래야, 자기 뜻을 펼칠 수가 있거든. 나 또한 높은 곳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네. 하지만 군이란 조직체에서 혼자 힘만으로 올라가는 것은 무리야. 누군가 이끌어주고, 받쳐줄 사람이 있어야 올라갈 수 있는 걸세.”

 “그렇습니까?”

 “날 받쳐주는 사람 중 한 명이 쿠자 소령이지. 어떤가? 자네와 토레스 소위도 날 받쳐주겠나? 그렇게 해준다면 난 자네들을 이끌어주겠어.”

 후안 소장의 말에 클리프 대위와 토레스 중위는 놀라 서로를 바라봤다.

 “지역위원 회의에서 노아에 관한 수사가 드디어 허가가 났네.”

 “저, 정말입니까?”

 “하지만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의 범인이 노아와 관련되었다는 가정하에 말이지. 그녀의 죽음에 국한되긴 하지만, 일단 진짜 그 조직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지역위원들도 더는 수사를 막지 못할 것이야.”

 “제가 밝혀내겠습니다.”

 “이 수사는 비밀리에 소수정예로 진행할 예정이야.”

 “그럼…?”

 “자네가 노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얼마나 관심 있는지는 사실 상관없어. 나의 사람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거야.”

 클리프 대위는 후안 소장의 말에 선뜻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난 단순히 노아와 관련된 놈들을 잡는 것으로 이번 사건을 끝내지 않을 거야. 이걸 빌미로 지역위원들과 지긋지긋한 힘겨루기를 끝낼 생각이거든. 그 도움도 안 되는 인간들이 군보다 위에 있는 꼴을 더는 못 보겠어. 아무런 능력도 없으면서 W컴퍼니가 정해줬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을 다스리는 막강한 힘을 갖다니…. 쯧. 어떤가? 자네들도 나와 생각이 비슷할 것 같은데?”

 토레스 중위는 평소의 유머 있는 농담 대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클리프 대위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솔직하게 말해도 돼.”

 “전 그다지 큰 야심도 없고…. 지금 당장 목표는 클리프 대위님의 부하로 오래 있는 것입니다.”

 그 말에 클리프 대위는 피식 웃었다.

 “목적이 일치하는데 굳이 후안 소장님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흠…. 썩 개운한 대답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와 함께한다는 뜻으로 알겠네.”

 “물론입니다.”

 “난 중장을 달아서 군단장이 되고…. 결국엔 대장을 달아서 군의 정점인 육군 총사령관이 될걸세. 그렇게 되면 내가 지나온 자리들은 쿠쟈 소령이 이어받고, 또 쿠쟈 소령의 뒤를 자네가 이어받는 것이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껄걸. 그렇군. 그럼 이제 진짜 수사에 관해 이야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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