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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밤을 가질 때
작가 : sat0523
작품등록일 : 2022.1.18

구미호와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난 희귀 혼혈인 해나는 능력이 발현되지 않아
평범한 인간들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 납치당한 실험실 안에서
불완전한 구미호로 강제 각성을 겪으며 제어할 수 없는 폭주에 시달리게 된다.

마녀를 사랑한 죄로 루만으로부터 추방당한 왕자,
유진을 유일하게 받아 준 한국에서의 첫날 밤.

유진은 자신의 방에 침입한 해나를 제압하지만 폭주로 인한
페로몬에 노출되고 그녀와의 밤을 보내게 되는데.

 
17 왕자의 여자
작성일 : 22-03-20 17:12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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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자님께서 머물고 계시던..."

 

 "감금되어 있었던 이겠죠?"

 

 

 

 

 

 잔뜩 날이 서있는 유진의 음성에 잠시 말이 끊어져버린 태진이 팔짱을 끼고 있던 두 팔을 풀며 돌아섰다.

 

 

 

 

 

 아직은 새벽이라 부르기도 이른 시간.

 

 

 

 

 

 서로의 형태만을 분간할 수 있는 조명만이 켜져 있는 유진의 침실을 홀로 찾은 태진은 한참만에 꺼내기 시작한 그 첫마디부터 유진의 신경을 잔뜩 거스르고 있었다.

 

 

 

 

 

 얼마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날은 저물고 있었고 해나는 사라져 있었다. 예상치 못한 굴욕적인 패배감과 함께 유진의 이성을 흔들어대기 시작한 해나의 부재는 태진의 방문을 불쾌한 시선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킨 유진이 침대 맡에 걸터 앉아 그를 응시했다.

 

 

 

 

 

 "왕자님께서 협조적으로 머물고 계시던 생활관의 동측 보안요원 4명, 서측 보안요원 4명, 전반적인 수행을 위해 배치되었던 파견직원 6명. 이상 총 10명의 우리측 직원들이 왕자님의 연인인 정해나씨와 함께 흔적도 없이 증발되었더군요. 지난 밤 정체불명인 집단의 습격시에 말입니다."

 

 

 

 

 

 

 정체불명의 집단이라.

 

 

 

 

 

 습격시 빠르게 대기 중으로 흩어진 가스로 인해 모든 감각기관들은 마치 즉각적으로 퇴화되어버리기라도 한 듯 마음처럼 사용할 수가 없었다. 쫓으려해도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해나의 모든 흔적들은 사라졌고 또 기억에서조차 그녀의 향기가 잊혀져 버렸다.

 

 

 

 

 

 따뜻했고 보드라웠던 살결의 기억과 귓가를 파고들던 숨소리가 머릿 속을 잔뜩 헤집어 놓는다. 나지막히 속삭이던 목소리와 격정적이던 신음들까지 여전히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었지만 지금 당장 그녀를 찾기위해 필요한 후각만이 망가질때로 망가져 기억에까지 손실을 입혔던지 체향을 기억조차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후각을 잃기 전 그 순간의 습격자들은 모두 인간이었단 것, 그리고 가스의 성질이 이미 겪어본 것과 왠지 모르게 흡사했다는 것 이었다. 바로 잊혀져가던 그녀의 것과 흡사했음에 가까스로 손에 넣었던 불발 연막탄은 다행스럽게도 의식을 잃고 있던 순간에도 태진을 비롯한 인간들에게 빼앗기지 않은 상태였다.

 

 

 

 

 

 "이 곳에 저와 제 연인에게 그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습격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1차로 평정심을 잃고만 지휘권으로 인해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한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연이은 보안의 실패로 귀빈의 손님까지 납치당하게 한 계기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도 면목없습니다."

 

 

 

 

 

 감정이 전혀 깃들지 않은 의례적이고 기계적인 사과로 보이는 태진의 태도에 유진은 잠시 고개를 떨군 채로 쓴 웃음을 삼켜야만 했다.

 

 

 

 

 

 다른 이도 아닌 저들에게 연인이라 밝힌 해나가 사라졌음에도 전혀 송구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태진의 태도에 분노가 들끓기도 잠시 그저 그들의 자작극이 아님을 다행으로 여겨야하는 것인지 씁쓸함마저 감돌고 있었다.

 

 

 

 

 

 유진은 그 순간의 현장을 떠올렸다. 기억나는 것이라곤 습격을 깨달은 순간 사방에 퍼진 가스로 인해 전투불가의 상태가 되었단 것과 다시 눈을 떴을 때 별다른 부상없이 홀로 덩그러니 텅 비어버린 공간에 남겨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충분히 죽일 수 있었을 겁니다. 무방비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니... 하지만 감각의 문제 외에는 털끝조차 건들지 않았더군요."

 

 "의식을 잃었음에도 죽이는 대신 왕자님만을 현장에 남겨두었다는 것은 버닝테일의 오만일 수도 있겠죠. 혹은 왕자님과 저를 함께 끌어내리기 위한 제 정적의 공작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 중에 있습니다."

 

 "제게 섣부른 추측은 알리지 마십시오. 아시다시피 제 연인이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해코지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를 이 순간에 근거 없는 추측으로 되돌릴 수 없는 과오를 범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디에 있든 찾아낼 것이라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음에 침착하려해도 쉽사리 가슴에 일고 있는 불길을 잡아낼 수가 없다.

 

 

 

 

 

 인간을 앞세워 전면으로 나서지 않은 버닝테일의 짓이어야 같은 동족인 그녀가 무사할 수 있을까, 이방인을 타도하던 인간들의 짓이어야만 그녀가 상처를 덜 입을 수 있을까.

 

 

 

 

 

 잡혀간 해나가 고문이라도 당하고 있진 않을까. 머릿 속에 그려지고 있는 해나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채 계속해서 안드레아의 모습과 겹치고 있었다.

 

 

 

 

 

 

 이미 이성적인 사고는 불가능했다. 철렁 내려앉기를 반복하는 가슴을 움켜 쥐고서 당장이라도 그녀를 데려간 자들을 붙잡아 갈기갈기 찢어내고만 싶은 유진이 으르렁거리며 터질듯 한 분노를 흘려내자 재킷의 안주머니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 든 태진이 유진의 곁으로 다가갔다.

 

 

 

 

 

 "한국에는 버닝테일 외에도 규모가 상당한 인간들의 조직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 서로의 세력을 인정하고 공존 중인 심하온의 성도, 민철중의 태한 정도가 늘 예의주시 해야하는 정도의 규모를 지닌 조직입니다."

 

 "이건 뭡니까."

 

 

 

 

 

 태진이 내민 사진을 바라보는 유진의 두눈이 번뜩였다. 섬광과도 같은 그의 안광이 사진을 훑자 태진은 검은 독수리를 형상화한 로고가 새겨진 드론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습격이 있기 전 이곳을 드나든 침입 흔적은 오직 이 드론 뿐이었습니다."

 

 "드론이라는 것은?"

 

 "생활관의 감시카메라는 데이터들이 모두 의도적으로 날아갔고 주변의 증거로 쓰일만한 블랙박스, 방범용 카메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산불예방 감시카메라에 잡힌 이 드론을 단서로 추적한 결과 침입한 세력은 그들 중 태한이었음을 알아냈습니다. 직접 침입하지 않아도 목적지의 동태를 살필 수 있죠. 드론에 장착되었을 카메라로 이 안의 모든 것을."

 

 

 

 

 

 유진의 시선이 창가로 향했다.

 

 

 

 

 

 적당히 커다란 유리창으로 낮에는 햇볕이 밤에는 은은한 달빛으로 방 안을 종일 비추던 저 창은 방의 내부를 들여다 보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기에 굳이 경계한 적 없었던 그곳으로 자신과 해나의 관계가 여과없이 모두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얼마전 교통사고로 코마상태에 빠진 민철중을 대신해 현재 그의 유일한 혈육인 민철현이 회장 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인가 보수적이며 소극적인 움직임 만을 보이던 민철중과는 달리 민철현이 회장 대행을 맡은 직후부터 공격적인 영역과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라더군요."

 

 "파트너가 필요했겠군요. 그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어줄."

 

 "그 파트너가 짐승이건 사람이건 간에 더이상 방관할 수 없는 사회악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에 따른 조치는 천지차이일겁니다."

 

 "우선... 그를 만나야 알 수 있겠군요. 그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버닝테일인지 대통령님의 정적인지."

 

 

 

 

 

 버닝테일의 소행이든 인간들의 소행이든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알릴 생각도 없었던 해나와의 관계가 드러난 이상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결국 위험에 처한 해나를 구해야만 하는 유진이었다. 하지만 측근의 실종과 살해 협박에도 약속에 늦었던 자신을 직접 찾아오지 않았던 태진이 기어코 이 시간에 침실을 찾았다는 것은.

 

 

 

 

 

 "그럼 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지체없이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무엇을 해드리면 그녀의 위치를 알려주시겠습니까?"

 

 

 

 

 

 예상대로 태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까지의 사뭇 진지하고 차분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잔뜩 긴장한 얼굴로 유진을 마주했다.

 

 

 

 

 

 "발신이 버닝테일인 살인 예고장을 받았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상이 지목되어 있으며 한 명이 아닌 총 3명입니다. 그 중 한 명의 경호를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그 중의 한 명만을 말입니까?"

 

 

 

 

 

 태진의 말은 마치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포기한다는 것처럼 들려왔다. 납득하기 어려운 그의 요청이었지만 태진은 짊어지기 버거운 무게를 실은 얼굴로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 할 뿐이었다.

 

 

 

 

 

 "전부를 구할 만큼 시간적 여유가 허용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보호해야 하는 대상은 누구입니까?"

 

 "20분 뒤 우명대학교 인제캠퍼스 내 생명공학부 연구동으로 그들이 몰려들 것 입니다. 바로 이 곳이죠. 곧 아시게 될 것입니다."

 

 

 

 

 

 -

 

 

 

 

 

 "안 돼!"

 

 

 

 

 

 돌이킬 수 없는 총들의 격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몸을 날리는 해나였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닿을 수 없는 거리를 좁히는 것은 불가능했다.

 

 

 

 

 

 해나의 시야 속에서 해윤은 굳어버리기라도 한 듯 자신을 향해 날아가는 총알들의 표적으로만 서 있을 뿐이었고 살갗을 뚫으며 터지는 신음만이 두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던 해나의 두 귀로 전해졌다.

 

 

 

 

 

 "팀장님!"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만 같은 해나가 허리가 꺾인 채 두 무릎을 짚고서 버티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지호를 부르며 그의 곁으로 달려나가는 이들의 발자국 소리에 해나 역시 꺾인 허리를 세우며 다시 해윤을 향해 달리려다말고 우뚝 제자리에 멈춰 섰다.

 

 

 

 

 

 해나의 시야에 분명 의식을 잃고 있었던 지호가 매달리듯 해윤을 끌어안고 있는 광경이 들어오고 곧 맥없이 땅위로 흘러내리듯 무너져 내리는 그의 모습이 이어졌다.

 

 

 

 

 

 "유지호...당신..."

 

 

 

 

 

 핏물이 벌어진 상처 사이로 겉잡을 수 없이 뿜어져 나와 바닥을 적셔갔다. 비껴나가지 않은 총알들 역시 그의 등에 박혀들어 번져가는 핏자국들로 그의 몸이 젖어 든다.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달아나려드는 해윤에게 달려간 해나가 그의 가슴에 뒤늦은 주삿바늘을 꽃고 피스톤을 밀어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해윤을 끌어안은 해나의 시선이 들것에 실려나가는 지호에게 닿았다.

 

 

 

 

 

 계속해서 외쳐대던 그의 음성이 뇌리에 남아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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