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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몬스터헌터: 괴물의 시선
작가 : 유툽작성TV
작품등록일 : 2021.12.27

인간, 엘프, 드워프, 오크 등 여러 종족과 마법이 공존하는 정통 판타지.

용병을 중심으로 풀어 나가는 현실 판타지.

 
5.1 최초의 약탈자
작성일 : 22-03-07 16:23     조회 : 167     추천 : 0     분량 : 6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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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후우. 쟈크는 길게 숨을 뱉었다. 계획은 알겠다지만 이 망할 놈의 수레를 끄는 것이 그 어떤 변수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길어야 5분, 그 안에 분지를 벗어나지 못하면 뒤는 없을 테지.

 

 네이즈를 다독이느라 어쩌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을 뿐, 사실 네이즈가 발목 잡지 않고 1인분만 해준대도 본전이었다. 분지가 넓다는 건 도주하는데에도 힘들 뿐 아니라 싸우는 데에도 큰 방해가 되었다. 차라리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게 그에겐 편했다.

 

 ‘유사시에 활 쏘는 놈만 없었으면 좋겠군.’

 

 대충 본 중에 활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무사히 수레를 굴리고 와중에 궁수만은 없길 바라며 쟈크는 그새 익숙해진 동굴을 나섰다.

 

 내심 긴장한 심정을 읽힐까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아까부터 일관했던 퉁명스러운 표정을 잃지 않으려 애쓰던 중이었기에 뒤에서 수레를 미는 네이즈를 틈틈이 확인할 수는 없었다.

 

 뒤에서 꾸준히 받쳐주는 힘을 느끼며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있구나 싶은 심증만을 가질 뿐이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싶을 석재를 분지 아래로 굴린 뒤에야 그들은 서로의 결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후우. 심호흡이 필요하면 한 번 하세요. 분지로 나가자마자 바로 갈 겁니다.”

 

 수레를 돌려둔 쟈크는 뒤편 바위틈에 숨긴 검을 도로 꺼냈다. 그걸 지켜보는 네이즈에겐 안심 한편에 긴장이 자리했다. 그는 주먹을 한 번 쥐며 긴장을 뱉었다.

 

 처음 볼 때부터 의심이 들 정도로 무식했던 쟈크의 검과 이젠 마냥 어린애로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이 꽤 도움이 되었다. 그가 들고 있는 검은 자신이 몸을 숨길 수 있을 정도였다.

 

 어젯밤 웃어넘긴 생각처럼 최소한 지금에선 그가 정말 용병 영웅 제라칸 즈음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여태 이 일을 하면서 굴곡이 없지만은 않았는데, 야밤에 습격하고 갈취하려 들었던 몬스터들, 약탈꾼들한테 고맙단 생각이 드는 건 또 처음인 것 같군요.”

 

 “처음 느끼는 심정이 아니라 적응이라도 되는 기분인가요?”

 

 “말이 우습지만 그런 느낌인 것 같네요.”

 

 “무슨 기분인지 저도 알 것 같군요. 사실 세상 사는 누구나 그럴 테죠. 그런 상황을 견디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일 테니.”

 

 “그거 아시오? 어제까지만 해도 사실 난 당신을 어린애로만 봤어요. 근데 지금에선 당신의 굴곡이 나와는 비견도 안 되는 것 같소.”

 

 “그런 겸손함은 오늘 해가 넘어가기 전에 사라지실 거예요.”

 

 묵직한 검을 한 손으로 휘두르고 돌려보던 쟈크는 수레에 검을 싣고 말했다.

 

 “가죠. 최대한 앞까지 나갈 수 있도록 일부러 크게 돌 거예요. 후우. 옆쪽에서 끌다가 신호하면 바로 튀어 나가세요.”

 

 “알겠소. 후우. 짧은 인연이지만 만약을 대비해 부탁 하나 해도 되겠소. 쟈크?”

 

 “아니요. 우린 살아나갈 겁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둘 중 한 명만이 살아남는대도 나보단 당신일 테니 부탁해도 소용없을 거예요.”

 

 “그렇군요. 그럼 같이 살아나갑시다.”

 

 긴장도 털 겸 가볍게 웃은 쟈크는 수레를 잡았다.

 

 “아, 하나만 더요. 내가 지금 당신을 도와준대서 얕은 동료애 같은 걸 갖진 마요.”

 

 “갑자기 그게 무슨...?”

 

 “내가 뒤에 남아도 미련 없이 산길을 내려가란 말이에요. 당신을 먼저 보내고 뒤를 지키는 건 어디까지나 내가 좀 더 편하게 움직이기 위함이니까요. 나한테서 최대한 멀어져 혼자 도망가는 게 나를 제대로 도와주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알겠소. 밑에서 만날 수 있기만 바라죠.”

 

 쟈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으면 밑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기다리지 말고 최대한 멀리 달아나세요.”

 

 “그럽시다. 준비됐어요.”

 

 그들은 다시금 결단을 다지고 수레를 밀었다.

 

 얕은 오르막을 지나 분지 끝에 들어선 쟈크는 교차하는 수레를 비켜주는 척 일부러 크게 돌았다. 그러고는 빠르게 눈을 굴렸다.

 

 동굴 입구 방면으로 감시하는 오크 한 마리. 저 앞쪽 분지 중앙 우측에 어슬렁거리는 오크 소수. 그 밖엔 반대편 끝에 몰려있는 무리.

 

 제일 가까운 건 동굴 입구 방면의 오크지만 분지를 가로질러 달릴 걸 생각하면 큰 위협은 아니었다. 주의해야 한다면 우측 편에 있는 오크들과 좌측 편 본대 무리.

 

 내달리자마자 신속하게 그들을 잡고 좌측 편에 있는 본대 무리를 견제하는 게 최선책으로 보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갈루마가 긴장을 지울 수 없는 변수였다.

 

 어림잡아 거리를 계산하던 쟈크는 더 이상 앞으로 가면 그들이 먼저 눈치챌 상황에서 선수를 쳤다. 발걸음을 조금 빨리해 네이즈가 눈치챌 수 있게 준비했던 그는 고개만 살짝 돌려 말했다.

 

 “네이즈? 뛰어요!”

 

 그의 고함에 일순간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네이즈는 쏜살같이 달렸다. 신호와 함께 이미 같이 뛰던 쟈크는 수레를 휘두르듯 돌려 검을 꺼내 잡았다. 수레는 그대로 동굴 입구 쪽 오크에게로 걷어차 버렸다.

 

 다시 몸을 돌리는 찰나의 순간에는 고함과 역정을 뱉는 녹색 얼굴들이 달리는 마차 옆을 지나쳐 가는 풍경처럼 빠르게 스쳤다.

 

 내달려올 좌측 편 본대 무리보다 먼저 걱정해야 할 건 우측 편의 소수 무리였다. 이대로 달리면 그들이 앞서 달리는 네이즈를 먼저 잡을 게 분명했다. 그들이 도달하기 전에 자신이 네이즈를 먼저 잡아야 했다.

 

 “펙토!”

 

 배낭이라도 메듯 검을 쥔 팔을 어깨 뒤로 멘 쟈크는 빠르게 내달렸다. 벌써부터 가진 힘을 다 쓰더라도 네이즈를 따라잡아야 한다. 그를 제치고 우측 무리를 잡지 못한다면 그 사이에 갈루마 역시 도달할 테고 금세 포위될 게 뻔했다. 그럼 탈출 시도는 시작과 함께 끝나게 될 터였다.

 

 “조금 사선으로! 앞에 놈들! 걱정 말고 달려요!”

 

 “으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달리는 네이즈의 목은 꺾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들려있었다. 안간힘을 다해 내달리는 모양이었다.

 

 어느새 바짝 다가온 쟈크는 그의 뒤를 달리며 가장 먼저 마주할 오크들의 시선을 잡았다.

 

 “나한테 집중해라, 이! 새끼들아!”

 

 호흡을 뱉은 쟈크는 달리던 힘 그대로 방향을 틀어 원심력에 몸을 맡기고 중심을 잡았다.

 

 부아앙.

 

 고함이 부른 메아리 뒤로 울리는 가공할 어떠한 진동음은 잠깐이지만 모든 소음을 집어삼켰다. 실제로 고함을 집어삼킨 건 거칠게 분리된 어떤 물체의 윗부분이 공중을 나는 걸 목격한 이들이었겠지만.

 

 검의 원심력을 무리하게 잡지 않고 한 번 더 휘두른 그의 검길 위로 두 번째로 가까웠던 오크의 팔이 먼저 간 잔해를 따르면서 짧은 적막 속 새로운 화음을 채웠다.

 

 “케아아악!”

 

 줄어든 원심력은 잡아 세울만했다. 허리 뒤로해서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다시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검을 두 번에 걸쳐 바꿔 들면서 저항을 줄인 그는 방향을 다시 잡고 아까처럼 등 뒤로 검을 숨겨 공기저항을 줄인 채 내달렸다.

 

 충격에 몸이 굳은 뒤편의 나머지 오크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부터 신경 쓸 상대는 좌측 편의 본대 무리와 갈루마였다. 쟈크는 저 멀리 잘 달리고 있는 네이즈를 따라 달리면서 좌측 편 무리에 시선을 두었다.

 

 짐작대로 갈루마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아가리를 벌리고 거칠게 발을 차는 오싹함이 후덥지근한 분지 위 공기를 날리듯 했다. 총 세 마리. 그 뒤 본대 무리까지 신경 쓸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달리느라 가뜩이나 바쁜 심장이 덜컥 떨어지기까지 하는 기분이었다. 필시 발이 묶일 게 뻔했다. 어차피 묶일 발이라면 세 마리 모두 자신이 붙잡아야 했다.

 

 ‘젠장. 목격자라도 있어야 길드에 떵떵대고 떠들어댈 텐데. 살아 돌아가도 믿어줄 아저씨들 하나 없겠네.’

 

 지금 상황에 웃기지도 않은 생각이었다. 목숨을 걸고 있는 순간 허영 가득한 자랑거리 걱정을 하고 있다니, 술자리 모험담 좋아하는 쉰내 나는 아저씨들 다 됐구나 싶은 생각이 되레 어이없는 실소를 낳았다.

 

 프라칼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단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래봤자 어린놈들 둘이 소설을 쓰는구나 놀려댈 게 뻔히 보여서 그만두었다. 아마 검 대신 류트나 들고 앞에서 노래나 해보라며 음유시인이 더 어울린다 놀려댈 테지.

 

 “우측 사선으로! 달려요!”

 

 네이즈를 갈루마에게서 최대한 멀어지게 하면서 그 사이에 도달해 모든 시선을 받아낼 생각이었다.

 

 차분하게 움직일 새 없이 무작정 뛰는 중이라 근육보단 관절에 더 무리가 갔다. 이래가지고는 금방 지칠 게 뻔했지만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갈루마의 발길부터 잡아야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겠지.

 

 점점 가까워지는 갈루마들에 네이즈 뒤를 막아설 수 있을 때 서야 쟈크는 속도를 조절하며 타이밍을 쟀다. 미끄러지듯 멈춰선 그는 그 순간에 맞춰 날아드는 갈루마와의 거리를 보고 검 등을 비스듬히 세워 방패처럼 들어 올렸다.

 

 쿵!

 

 성인이 몸을 숨길 수 있을 정도 너비의 검에 막힌 갈루마는 그대로 머리를 박고 고꾸라졌다. 마치 벽에 몸을 던진 모양새였다. 가려진 시야 밖으로 바닥에 떨어진 갈루마의 발을 본 쟈크는 뒤로 물러나면서 검을 낮게 휘둘렀다.

 

 부웅. 느린 속도였지만 쓰러진 갈루마는 그 무게에 따라 둔기에라도 맞은 냥 직사각형 검 날 모서리에 가죽이 찢기며 날아갔다. 거의 동시에 검 궤도에 다다른 다른 한 마리는 놀라 뒤로 물러났다. 그걸 본 쟈크는 네이즈로 향하는 길을 막으며 검을 내리찍었다. 쾅.

 

 맞진 않았지만 갈루마는 한 번 더 꼬리를 말았고 거칠게 달려오던 마지막 갈루마 역시 급하게 발을 멈추고 쟈크를 경계했다.

 

 ‘이제 첫걸음 뗀 거라니. 벌써 힘드네.’

 

 후우. 쟈크는 갈루마들을 노려보며 숨을 골랐다. 기 싸움에서 밀린다면 호흡을 다듬을 새도 없이 다시 움직여야 할 터였다. 몸의 긴장도 다듬어야 할 텐데, 금방이라도 어금니를 내밀듯 하는 갈루마들을 보니 호흡만 다듬어도 다행이란 생각이었다.

 

 그 잠깐 새에 오크 무리도 가까워졌다. 갈루마들을 풀어놓은 뒤 그들은 인부들을 통제하러 반이 나뉘었고, 나머지는 건방지다는 시선으로 무기를 집던 차였다. 반대쪽 오크 무리가 갈라지고 갈루마가 허공을 휘젓기 전까진.

 

 오크들이 도달할 시간을 재기 위해 곁눈질한 먼 거리였는데도 불과하고, 달려오는 오크들 뒤로 굳은 얼굴의 바우쉬가 또렷하게 걸렸다. 쟈크는 빠르게 몸에 긴장을 둘렀다. 저놈의 얼굴을 발견하자니 온종일 기가 빨렸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저 오크 놈과 다시 한번 엮였다간 왠지 또 뜻대로 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검을 거꾸로 세워 벽처럼 두고 경계하던 쟈크는 서둘러 호흡을 정리하고 그대로 검을 눕혀 삽처럼 바닥을 긁어 올렸다.

 

 모래 먼지에 시야를 잃은 눈앞의 갈루마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며 머리를 털었다. 곧이어 분노를 드러냈지만 그 분노는 곧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흩어졌다.

 

 잠깐 시야를 놓친 그 사이로 쟈크의 검이 낮게 찍어 내렸고 거리 안에 있던 갈루마는 피할 새도 없이 달리는 말에 밟히는 들개 꼴이 되었다. 그건 나머지 갈루마 또한 마찬가지였다.

 

 갈루마를 내리찍은 직후 빈틈이 생긴 쟈크에게 남은 갈루마가 달려들었는데 그 시선을 받은 쟈크는 발을 물리며 빠르게 검을 회수했다. 펙토.

 

 검을 머리 위로 당기고 검 끝을 내세운 상단 방어였지만 자연스레 달려든 갈루마의 아가리가 운 좋게도 검 날을 물었고 쟈크는 그대로 검을 비스듬히 들어 올려 검째로 갈루마를 땅에 처박았다. 잠깐이지만 거꾸로 들린 갈루마는 땅을 매개로 하는 검은 단두대에 하관을 내주었다.

 

 짧게 숨을 뱉은 쟈크는 그대로 뒤돌아 뛰었다. 어느새 눈앞에 다다른 오크들과는 금방이라도 등을 잡히지 않을까 싶은 조마조마한 거리였다. 그는 검을 방패 삼아 등과 머리를 가렸다.

 

 저 앞의 산길로 네이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앞서 말한 대로 먼저 내려간 듯했다. 와중에 한시름 놓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등 뒤의 시련은 아직 놓을 수 없었다.

 

 깡! 등을 가린 검 등으로 창인가 싶은 철제들이 부딪혔다. 느낌상으로는 집어던진 모양이었다. 아직 잡힐 거리는 아닌 듯했지만 부딪히는 철제의 소리가 갈수록 둔탁해졌다. 쟈크는 점차 오싹해지는 등줄기에 못 이겨 거리를 확인할 겸 몸을 돌려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건 실책이었다. 후욱. 무거워진 검이 허공을 가르고, 견제하기 위해 휘두르는 검 뒤로 보이는 장면에 쟈크는 마른침을 삼켰다. 멈추면 닿을 거리였다.

 

 ‘젠장!’

 

 쟈크는 발을 멈춰 세우고 곧장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이미 속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다시 자세를 회복하고 도망가기엔 잡힐 거리가 돼버렸다.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었다. 그랬다간 군마들에 밟히는 보병 꼴이 날 터였다.

 

 갑자기 진로를 바꿔 무리로 파고드는 그의 모습을 본 오크들 역시 당황을 지우지 못했다. 굳건히 검을 세우고 버티는 그의 주변으로 황급히 발길을 멈추던 오크들은 뒤이어 달려오는 무리에 밟히며 무너졌다.

 

 따로 진형을 만들고 달려오던 게 아니라 순식간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쟈크는 칼 밭의 중심에서 놈들이 자리를 정비하기 전에 검을 휘둘렀다. 무방비하게 중심을 잃고 무너진 이들은 그의 검에 대항할 새 없이 베이고 갈라졌다.

 

 쟈크는 다시 퇴로를 만들며 산길로 향했다. 다수에게 둘러싸인 형국이지만 자세가 무너져 빈틈이 많은 인해는 전술이 될 수 없었다.

 

 갈루마와 선발대를 둔 터라 조금은 느긋하게 뒤를 쫓던 우르크들 역시 무너진 무리에 막혀 제대로 다가올 수 없는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와도 같았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두세 걸음씩. 검의 거리와 회전반경, 원심력을 이해하면 당연한 거리. 그러나 무거워진 검을 쉴 새 없이 휘두르는 일은 꽤 힘에 벅찼다.

 

 ‘마지막이다. 산길까지만 도달하면 이 이상 쓸 일도 없겠지.’

 

 현실 시간이 체감되지 않는 전투 속에서 정확한 마나의 양을 판단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만에 하나를 위해 절제해왔고 지금이 그 마지막일 터.

 

 “펙토.”

 

 쟈크는 가벼워진 검을 들고 남은 길을 뚫었다. 후웅. 길게 느껴지던 짧은 거리가 다시금 짧아졌고, 길을 뚫은 쟈크는 남은 힘을 다해 뛰었다.

 

 그때였다.

 

 “우라크 하르카!”

 

 등골 서늘하게 하는 고함에 쟈크는 굳어질 것만 같은 몸을 사력을 다해 돌렸다. 배틀엑스가 날아왔고 검을 방패 삼는 그 순간에 오래된 경험이 살아났다.

 

 ‘슬라든!’

 

 “로넬!”

 

 간절한 심정이 전달되길 바랐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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