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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3살부터 시작하는 배우생활
작가 : 새하얀벽지
작품등록일 : 2022.1.31

[제발 다시 태어나주지 않겠습니까!?]
"거절한다."
"죄송해요."
저승사자에게 시련을 겪게 해준 두 영혼.
다시 태어나기 싫다는 두 영혼이 갑자기 다시 태어나겠다고 한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고...
"그 아이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 아이가 정말 탑 배우의 운명을 가졌다고?"
작가 이메일 jk_tall_@naver.com

 
22화
작성일 : 22-03-04 14:23     조회 : 152     추천 : 0     분량 : 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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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안이 과거에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던 일.’

 ‘레이첼이 보충해서 알려준 판매량.’

 ‘최근 백화점에 점포가 들어선 일.’

 ‘인터뷰를 요청했던 일.’

 “······생각보다 많군요.”

 

 니콜은 자신도 몰랐던 일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주스를 마시고 있는 지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연기자를 지원하는 쪽으로 교육을 받았던지라, 모델 쪽은 문외한에 가까웠던 니콜.

 

 ‘도움을 구해야겠군.’

 

 그의 친구이자, 모델 경력이 있는 그녀가 떠오른다.

 

 ‘한동안 고생 좀 하겠지만.’

 

 지안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인내는 발휘할 참이었다.

 

 “계약 관련 이야기는 다음에 하는 거로 하죠.”

 “···그래요.”

 

 어차피 브랜드 모델로 나서는 건 이미 확정 사항인 듯하여, 니콜은 계약조건을 세밀하게 따져볼 생각이었다.

 그와는 반대로 레이첼은 지안에게 줄 돈이라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터무니없는 조건이 추가되는 것이 아닌 이상, 모든 걸 들어줄 생각이었다.

 

 '지안만 즐거워하면 되지!'

 

 아들이 즐거워하는데 어떤 부모가 말릴까?

 슬그머니 옆을 쳐다보자, 나디아가 그녀의 얼굴이 뚫어질 정도로 강력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와의 약속 시각에 맞추어, 카페에 도착한 니콜은 테이블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주문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길 10여 분 후.

 봄의 화사함, 개나리를 연상시키는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서 등장한 여성으로 인해, 길을 가던 남성들이 힐끗힐끗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게 내 인기지.’

 

 그녀는 자신의 외모와 패션으로 모든 남성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말이다.

 

 ‘저 곰탱이.’

 

 유일하게 자신의 유혹을 걷어 찬 남성이다.

 

 홀로 커피를 마시며,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니콜을 보니, 한숨이 새어 나왔다.

 자신이 어쩌다, 저런 남자한테···

 그녀는 표정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서, 니콜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래서 용건은 뭐야?”

 

 새침하게 용건을 물어보자, 니콜은 앉은 김에 커피나 한잔하라며, 여전히 라떼 마시지? 라고 물었고, 자상한 니콜의 모습에,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

 

 “자, 잘 알고 있네.”

 “···모를 수가 없지. 네가 기억하지 못하면, 기억할 때까지 각인시켜주겠다며, 나한테 커피 심부름 했던 거 기억나지 않나?”

 ‘뜨끔.’

 “하하하, 그건 학생 때의 일이지.”

 “아니, 학생뿐만이 아니야. 네가 모델을 하겠답시고, 매니저에 대한 꿈이 있던 나를 데려 다녔던 건?”

 “그, 그건··· 고, 공부지! 지금도 커피를 사주는 심부름 할 거 아니야?”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저으며, 니콜은 ‘너랑은 차원이 다른 사람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중얼거렸다.

 

 “뭐라고?”

 “···됐고, 라떼면 되겠지.”

 

 니콜은 되묻는 그녀를 무시하고서, 카운터로 향했다.

 자신을 깔보는 듯한 행동의 니콜은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는 여성에겐 부드러운 미소로 라떼를 주문하고 있다.

 

 ‘짜증 나네.’

 

 괜스레 아르바이트생에게 화가 났지만, 라떼 주문 후, 곧장 돌아오는 니콜로 인해, 참았다.

 

 “여전히 모델 일은 하고 있냐?”

 “피팅 모델 정도는 하고 있지. 쇼에 서는 건 하지 않아.”

 “···그렇군.”

 “별일이네. 네가 모델 일을 궁금해하고?”

 “별일은 아니지. 잠시나마 네 매니저를 했을 때, 찾아보고 배웠으니까.”

 

 분명 사심 없이 친구에게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니콜이었고, 그것을 알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또다시 얼굴이 붉어지는 그녀였다.

 

 “그래서 용건은 뭔데?”

 “···모델에 관해서 좀 알려줘.”

 “······내가 잘못 들었나? 다시 한번 말해줄래?”

 

 모델에 관해서 알려달라는 말이 니콜의 입에서 나올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니콜은 머리를 긁적이며, ‘괜한 오해하지 말고 들어라. 모델에 관해서 알려줘.’라고 말했다.

 

 “아니, 오해를 안 할 수가 없잖아. 네가 지금 있는 직장은 연기자를 서포트하는 엔터테이먼트 아니야?”

 “···맞지.”

 “연기자가 모델 일을 하는 경우가 드물진 않지만, 너희 회사에선 절대로 허락할 분위기가 아니던데?”

 

 과거의 일을 들먹이자, 니콜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인정했잖아. 그렇다면 네가 모델을.”

 “그건 절대 아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쉰 니콜은 그녀에게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연기자와 어째서 모델 일을 알려달라고 하는 건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 모든 설명을 들은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네가 그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꼬마로 손꼽히는 아이의 매니저라고?”

 “···알고 있나?”

 “모르는 게 이상하지!”

 

 드물게 그녀가 니콜에게 화를 냈다.

 

 “너는 트위터도 안 보냐! 비비안의 트위터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나는 다른 사람의 트위터엔 관심이 없다.”

 

 마치 자신이 담당하는 연기자 외엔 일 절 관심 없음! 을 선언하는 것 같았다.

 여전히 답답한 돌덩어리의 모습을 보이는 니콜.

 

 “지금 보여줄 테니까, 보기나 해!”

 

 그녀는 휴대전화의 배경화면에 있는 트위터 앱을 키고서, 비비안의 트위터로 접속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하트! 를 받은 사진을 보여주자, 니콜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게 있었다니···”

 “···이참에 너도 시작해보는 게 어때?”

 “매니저인 나도 모르는 사진을! 비비안 양, 치사합니다!”

 

 니콜은 드물게 자신도 모르는 사진을 지안과 찍었다는 것에 작게나마 부러워했다.

 용기 내 니콜에게 시작해보는 게 어때? 라고 물어본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사진 말고 동영상도 하나 더 있다.”

 “···지금 당장 켜줄 수 있나?”

 “조건이 있어.”

 “조건?”

 “나, 꼬마의 팬이거든, 한 번 만나게 해줘.”

 “···그건.”

 

 지안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만남을 주선할 순 없었던 니콜이 망설이자, 그녀가 말했다.

 

 “네가 도와달라는 거 싹 도와줄 테니까, 한 번만 만나게 해줘.”

 “···말 바꾸지 마라.”

 “내가 왜 말을 바꾸겠냐, 걱정 마셔.”

 

 지안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위험도 감수할 수 있는 니콜은 그녀와 함께 지안의 집을 방문했다.

 딩동!

 

 “누구세요!”

 

 지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니콜이 일과 관련되어있다고 이야기하자, 문이 열렸다.

 병아리 잠옷을 입은 지안이 니콜에게 달려가 껴안았다.

 

 “반가워요!”

 ‘으으!’

 “저도요. 지안 군.”

 

 니콜에게 처음으로 질투란 것을 하게 된 그녀, 지안은 니콜의 옆에 낯선 여성을 발견하곤,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세요?”

 “나? 니, 니콜의 친구야. 반가워.”

 “친구? 우와!”

 

 친구라는 말에 좋아하는 지안의 모습에, 차마 징글징글한 사이라고는 말하지 못한 니콜.

 

 “누나는 샤샤 케트니스, 샤샤 누나라고 불러주렴.”

 “샤샤 이모!”

 ‘···’

 “지안 군, 이모가 아니라 할머니라고 불러도 됩니다.”

 “뭐라고!?”

 

 샤샤는 니콜이 자신을 할머니라고 불러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그만, 벌컥 했고, 지안이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라, 니콜의 다리 뒤로 숨어버렸다.

 아차···

 

 순간 본연의 성격이 나오는 바람에, 작은 병아리가 겁을 먹었다.

 샤샤는 재빠르게 앉아, 병아리와 시선을 맞추고서, 말했다.

 

 “화내서 미안해. 절대로 지안이한테 화낸 거 아니야.”

 “···진짜요?”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지안의 모습에,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어서 자신을 꺼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은 샤샤.

 

 “당연하지! 누가 지안이한테 화를 내겠어?”

 ‘조금 전에 네가 화를 내지 않았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니콜과 눈이 마주친 샤샤가 입으로 중얼거렸다.

 

 ‘말하면 죽을 줄 알아.’

 “지안 군, 날씨도 제법 쌀쌀한데, 집으로 들어가죠.”

 “네!”

 

 니콜의 손을 잡고서, 집으로 들어가는 지안, 그 뒷모습을 조용히 휴대전화로 찍은 샤샤였다.

 

 “무슨 일 때문에 찾아오셨어요?”

 

 지안이 소파에 앉아, 두 사람이 찾아온 용건을 물었다.

 

 “실은 지안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고 니콜이 이야기하지 뭐니?”

 “···그랬지.”

 “어떤 도움이요?”

 

 지안은 물론, 철민과 마침 집에 있던 센디도 고개를 갸웃했다.

 샤샤라는 여인이 지안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까?

 

 “최근에 모델 제안을 받았지?”

 “네!”

 “이래 봬도 내가 미국에서 꽤 알아주는 모델이거든.”

 “우와!”

 

 진심으로 놀라워하는 지안의 모습에, 자신감이 샘솟은 그녀는 자신의 업적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며, 지안의 놀라움을 샀다.

 

 ‘보기에도 패션모델처럼 보이긴 했다만.’

 ‘패션모델? 그게 뭐야?’

 ‘지안이가 옷 입고 사진 찍었던 거에서 조금 더 깊이 파고들면 할 수 있는 직업이다.’

 ‘헤에···’

 “이만한 쇼에서 섰어요!?”

 

 지안은 자신의 양팔을 벌리며, 최대한 크게 표현했고, 그 모습이 귀여웠던 샤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부르고 싶어 하는 브랜드도 많았단다.’라고 대답했다.

 

 “아 참, 지안이 서는 쇼가 이든이라고 했지?”

 “아마 그럴 거야. 백화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던데.”

 “백화점 쇼라··· 그건 나도 생소한데.”

 

 샤샤가 생소하다고 말하자, 그 단어가 모르는 지안에게 철민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 또는 접하지 못한 일.’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저는 해봤어요!”

 

 라고 외치는 지안의 입가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백화점 쇼라니, 조금 재밌겠네. 사진 한 번 볼까?”

 

 샤샤는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이든의 쇼핑몰로 접속하자, 지안이 자그마한 쇼에서 걸었던 장면, 그리고 여러 표정과 자세로 찍은 사진들을 발견했다.

 

 ‘아기 북극곰.’

 ‘아기 펭귄.’

 ‘아기 상어.’

 ‘탐험대 복장을 한 지안.’

 

 모든 사진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특히나 지안의 생기발랄한 표정은 그 무엇도 따라올 수 없었다.

 톡톡 튀는 동물 의상마저 잡아먹는 지안의 표정은 세계최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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