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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3
작가 : 갈마루
작품등록일 : 2016.9.5

선(善)은 승자의 역사이고 악(惡)은 패자의 더럽혀진 이름일 뿐, 선과악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어! 정말 선과 악이 싸우는 거라 믿는 거야? 천만에! 악(惡)과 악(惡)이 싸우는 거야!

 
제4화. 거룩의 땅_3
작성일 : 16-11-07 00:08     조회 : 566     추천 : 0     분량 : 4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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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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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락과 아이랑이 사라진 숲 앞으로 수백의 군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도열한 군사를 뒤로하고 숲 입구를 살피던 다라한의 낯빛이 어두웠다. 그 옆에서 물끄러미 그를 지켜보던 바이투가 애가 닳는지 채근하듯 물었다.

  “다라한! 도대체 뭣 때문에 이리 망설이는 거요? 이러다 그놈들을 영영 못 찾으면 어쩌려고 이러는 겁니까?”

  다라한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를 지나쳐 바라칸에게 다가갔다.

  “저…저런 고약한 늙은이 같으니….”

  다라한의 태도에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투덜거린 바이투가 다라한을 따라 바라칸에게 다가갔다.

  “주군! 숲으로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뭐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오? 고작 두 놈을 잡겠다고 군사 수백을 동원했는데, 숲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니? 박달의 군사들을 도대체 어찌 보고 그러는 것이오?”

  사사건건 자신을 무시하는 다라한의 태도에 심기가 잔뜩 불편해진 바이투가 또다시 볼멘소리로 소리쳤다.

  “바이투!”라고 소리치며 가린들이 바이투를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에이 젠장!”

  혀끝을 차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라칸이 다라한에게 물었다.

  “다라한!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낯빛이 어두운건가?”

  “결계로 진을 쳐 놓았습니다. 이대로 저 숲으로 들어갔다간 길을 잃어 살아 돌아오기 힘듭니다.”

  “다라한! 당신도 주술사잖소? 그따위 결계조차 풀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주술사라고….”

  또다시 바이투가 조롱하며 다라한의 심기를 건드리자, 다라한이 바이투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러자, 바라칸이 소리쳤다.

  “바이투! 경고망동하지 마라!”

  “….”

  “다라한! 소상히 말해주시오.”

  “주군! 본래 결계라는 것이 주술을 부린 자 만이 풀 수 있는 것입니다. 주술의 원리가 그러할 진데 더더군다나 이 시대 최고의 주술사인 나락이 걸어 놓은 결계는 함부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술력이 낮은 주술사가 그 결계를 풀려 하다가는 모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현재로선 나락이 다시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 사료되옵니다. 이 숲에 결계를 걸어 놓은 것을 보면 나락은 저 산 어딘가에 은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 분명 합니다. 그때 그를 생포해야 합니다.”

  “알겠소. 돌아갑시다.”

  “주군! 저는 이곳에 남아 더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그리하시오. 바이투! 너는 이곳에 남아 다라한을 돕도록 하라.”

  “네!”

  바라칸의 지시가 못마땅한 바이투는 마지못해 그렇게 대답했다. 다라한과 바이투를 비롯한 십여 명의 군사만을 남기고 바라칸은 마을로 되돌아갔다. 바라칸의 모습이 언덕너머로 사라지자 바이투가 다라한을 향해 소리쳤다.

  “다라한! 당신이 형님을 믿고 언제까지 그렇게 오만하게 구는지 내 지켜보겠어.”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라한의 두 눈이 순식간 번뜩거렸다. 그와 동시에 바이투가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잡고는 숨이 막히는지 컥컥거렸다. 바이투는 자신의 몸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허공으로 떠오르자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두발을 허우적거렸다.

  “바이투! 네놈이 나를 우롱해? 네 놈 가슴 속에 가득 들어찬 패악한 욕심을 내 모를 성 싶으냐?”

  “컥컥! 다…다라한!”

  “네놈 하나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것쯤은 내게 일도 아니야 네놈이 예뻐서 여태껏 살려둔 줄 아느냐?”

  “컥컥!”

  다라한이 손을 한 번 휘젓자 바이투의 몸이 맥없이 땅바닥위로 나뒹굴었다. 심하게 기침을 토해내며 바이투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바이투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라있었다. 기가 한풀 꺾인 바이투는 군사들을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텅 빈 들녘 끝에서 한참동안 매서운 눈초리로 숲을 노려보던 다라한이 입을 열었다.

  “나락! 여기 숨어 계셨습니다. 하하하! 이제 곧 만날 것이라 믿습니다. 그땐 우리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시겠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으하하하!”

 

 ※ ※ ※ ※ ※

 

  “으악!”

  “아우 깜짝이야! 심장 떨어질 뻔 했네 아 이놈아! 잠에서 깰 땐 좀 조용히 깨! 어디 무서워서 네놈이랑 같이 살겠냐?”

  “한아비….”

  “왜?”

  “여기가 어디야?”

  “허! 인석이 실성을 했나? 어디긴 어디야? 우리 집이지.”

  “….”

  한동안 아이랑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자, 노인은 아이랑을 힐끔 쳐다보았다. 아이랑의 무심한 두 눈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의 시선엔 초점이 없었다. 노인은 아이랑이 바라보는 곳을 따라 시선을 돌렸지만 아이랑이 무엇을 보는지 알 수 없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노인이 물었다.

  “랑아! 왜 그래? 또 악몽을 꾼 게냐?”

  “….”

  “마음에 둘 필요 없어! 사람들이 너를 오해해서 그러는 것뿐이야 언젠가는 그들도 너를 이해할 거야.”

  “한아비!”

  “왜?”

  “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해?”

  노인은 아이랑의 물음에 가슴이 먹먹했다.

  “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 이…이놈아! 너…넋 빠진 놈 같으니라고.”

  “나도 다 알거든….”

  “뭘 다 알아?”

  “한아비 지금 무지 어색하다는 거.”

  “사람들이 뭐 대수냐? 서로들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족속인 걸 그냥 우리 둘이 이렇게 살면 되지 안 그래?”

  “한아비 죽으면?”

  “….”

  아이랑의 물음에 노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아이랑은 힘겹게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고, 노인은 자리에 누웠다. 아이랑은 움막 밖으로 빠져나와 불씨가 꺼져가는 모닥불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수랑 곁에 누워 있던 풍랑과 운랑이 아이랑에게 다가와 몸을 비비며 앉았다. 아이랑은 머리를 뒤로 한껏 젖히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뭇잎 사이에 박힌 별 하나가 외롭게 반짝이고 있었다.

 

  “다라한! 네 이 노 옴!”

  바이투는 낮에 겪은 수모를 떠올리며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바이투와 다라한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했다. 무슨 일이 생길 때 마다 사사건건 자신을 걸고 넘어가는 다라한에게 곱지 않은 감정의 응어리가 가슴깊이 맺혀있었다. 언제고 반드시 그 앙갚음을 하리라 다짐했지만, 세월은 오히려 자신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근래 들어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박달족은 족장인 바라칸과 여덟 명의 원로들이 부족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었다. 바이투는 그 원로 중 한 사람이었다. 원로의 중심에는 다라한이 있었고, 원로회 안에서 다라한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다라한에 집중된 권력은 바이투의 기대와는 달리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강화되고 있었다. 바이투는 그 점을 늘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대로 방치하고 있다간 다라한이 자신의 형인 바라칸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국면을 전환할 기회가 좀처럼 바이투에게 오지 않았다. 그러한 불안감 때문에 바이투는 다라한에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고 이를 눈치 챈 다라한이 바이투를 경계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골은 더욱 더 깊어지고 있었다.

 

  “원로회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너무 다라한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다라한이라면 무조건 싸고도시는 바라칸도 정말이지 너무하십니다.”

  “바이투! 다라한 그자는 영리한 자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셔서는 외려 바이투께서 당하실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사스런 사술을 부리는 자이니 더더욱 그리하셔야 합니다.”

  “네! 맞습니다. 늘 조심하셔야 합니다. 다라한 그자가 사람이 아니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밤늦도록까지 바이투가 분을 삵이지 못하자, 바이투를 중심으로 커다란 탁자에 둘러앉은 그의 수장들도 하나둘 다라한에 대한 불만과 의구심을 토로했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바이투! 다라한의 수족이 되어 늘 그의 곁을 떠나지 않던 도집사의 모습을 요 근래 본 적이 있습니까?”

  “도집사? 그러고 보니 도집사를 못 본지도 꽤 오래된 것 같군? 그런데 그게 왜?”

  “다라한은 보름에 한번 자정이 넘어 하늘에 제를 올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제를 올릴 때는 아무도 제단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제를 올릴 때 도집사가 실수로 다라한이 제를 올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 다음날 도집사가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도집사를 다라한이 죽이기라도 했단 말인가? 근거 없는 추측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어.”

  “바이투! 추측이 아닙니다. 도집사가 죽기 전날 그와 만난 자가 있습니다.”

  “그자가 누구냐?”

  “도집사의 하인입니다. 도집사가 죽기 전날 그자에게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몇몇의 하인들에게 이야기 했는데, 도집사가 시체로 발견되자 그 하인 또한 입을 닫아버렸다고 합니다.”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바이투! 그런 소문을 우리가 알 정도라면 이미 다라한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만에 하나 아직 모른다고 해도 다라한의 귀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다라한이 먼저 손을 쓰기 전에 그 하인을 잡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겠군! 자네들은 은밀하게 그자의 신병을 확보해! 절대 다라한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알겠느냐?”

  “넵!”

  ‘다라한! 네 이놈! 네놈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점점 더 궁금해지는 군!’라며 바이투는 혼잣말을 했다. 수장들의 말처럼 도집사를 다라한이 죽였다면, 자신이 모르는 뭔가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이유는 분명 자신을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동한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바이투가 수장들을 들러보며 물었다.

  “산으로 보낸 군사들은 어찌 되었느냐?”

  “어둠을 틈타 아무도 모르게 특별히 훈련된 최고의 전사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산세가 험하고 숲이 깊어 나락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소식이 오는 데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잘 들어라! 다라한 그놈이 우리 박달족을 농락하고 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나 지도를 찾기 전까지는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놈이 주은을 잡기 전에 우리가 먼저 주은을 잡아 지도를 찾아야 한다. 알겠느냐?”

  “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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