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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정령왕의 소환자
작가 : 천향
작품등록일 : 2022.2.26

정령왕을 소환한 사내

 
기억의 조각
작성일 : 22-02-28 23:49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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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환영인건가? 어쩌면 나는 죽은 건지도 몰라.'

 

 죽어서 어머니를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내는 혹시라도 어머니가 사라질까봐 눈도 깜박이지 않고 어머니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초록빛의 온화한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보며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분명 내 영혼마저 산산이 부숴질거라 생각했는데...이건 신이 나에게 베푸는 마지막 온정같은 기적일지도.'

 

 주위에서 뭔가 모를 이상한 것들이 왕왕대는 것같았지만 어머니를 만나는 이 순간에 그런 것들은 단 1초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설마 자신이 잡것(?)취급 당하고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아르테온은 눈물을 흘리다 갑자기 미소짓는 사내를 보고 황당했다. 분노의 기운을 거둔 그는 어느새 방금까지의 감정들은 다 잊고 엘라임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탓!

 

 그 순간 시체처럼 누워만 있던 사내가 어디서 그런 힘이 생긴건지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빠르게 아르테온을 막아섰다. 그는 엘라임을 등 뒤에 두고 마치 엘라임을 보호하려는 듯 아르테온을 노려보았다.

 

 "뭐야 이거?약먹었냐(순화된 표현입니다)??"

 

 갑자기 엘라임의 앞에서 자신을 막아선 사내에 아르테온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 지금 드래곤의 모습이 아니라지만 이것은 마치 간식거리도 안 되는 손톱만한 오크 한 마리가 드래곤 앞에서 자기 화났다고 시위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인 것이다.

 

 안 그래도 사내에게 열이 받았었는데 이젠 아예 엘라임 앞에서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사내의 모습에 간신히 잠잠해진 아르테온의 눈에서 또다시 불똥이 튀었다.

 

 "진짜...주제도 모르는 녀석이 봐줬더니 가지가지하네."

 

 이를 갈며 입술을 비집고 나오는 목소리는 억지로 참은 분노로 낮게 쉬어있었다.

 죽으려고 작정을 한 건지 안 그래도 자신을 열받게 한 인간이 감히 자신에게서 엘라임을 마치 보.호.하려 하다니.

 

 '아오 이걸 그냥 죽일 수도 없고. 보호는 내가 하면 했지 왜 나의 브라더를 지가 지키려 x랄이야?'

 

 금방이라도 이성을 잃을듯 머릿속에서 적색경보가 거세게 요동쳤지만 그는 아까 엘라임의 모습을 상기하며 초인적인 참을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렇게 인내심을 발휘하는 경우는 정말이지 매우 드문 경우였다.

 

 '부라더만 아님 그냥 확...!감히 인간주제에 저 건방진 눈빛을 하는 눈알들을 당장이라도 끄집어낼텐데.'

 

 결국 울며 겨자 먹기의 심정으로 사내를 노려보는걸 멈추고 아르테온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눈앞에서 안 봐야 그나마 자제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행동이었지만 아르테온을 경계하던 사내는 그걸 보고도 한동안 아르테온을 노려보았다.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엘라임을 살폈다.

 

 엘라임을 향한 사내얼굴은 방금전까지만 해도 아르테온을 매섭게 노려보던 것관 정반대의, 너무나도 순수한 미소를 지닌 어린 아이의 것이었다.

 그는 엘라임을 보며 다시 눈물지었다.

 

 "어머니..."

 

 엘라임을 향해 어머니라 말하는 사내가 작게 떨리는 손으로 엘라임의 손을 잡았다.

 

 순간 움찔했지만 엘라임은 사내의 손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할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그의 눈동자가 마주치는 순간부터 엘라임은 묘한 느낌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 느낌은 여전히 자신에게 남아 자신의 행동을 구속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아무런 말없이 상황을 지켜보던 실피드는 타인과의 접촉을 달가워 하지 않는 엘라임이 사내의 손을 쳐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가만히 보고 다시 한 번 놀라워했다.

 

 '...역시 소환을 느끼자마자 오길 잘했네. 저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그럼 과연 계속해서 저 아이를 계속 따라주려나?'

 

 실피드는 엘라임의 예상 외의 행동이 혹시나 정신이 이상해진 듯한 그의 소환자를 위한 배려로 인한 걸까하는 기대까지 하게 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엘라임은 자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다정한 성격이었다. 물론 예전 엘라임들까지는 아닐지라도.

 

 하지만 그 기대는 곧바로 이어진 엘라임의 한 마디에 역시나로 사라졌다.

 

 "난 네 어머니가 아니다."

 

 "어머니...?"

 

 "나는 물의 정령왕, 엘라임이다."

 

 엘라임은 잡혀 있던 손목을 빼내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엘라임을 보는 사내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자 실피드는 아쉬운 웃음을 지으며 사내에게 다가갔다. 이제 혼란스러워 하는 그를 앉혀놓고 차분하게 설명을 해줄 차례였다.

 하지만 사내의 상태가 갑자기 급변하는 것을 보고 잠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왜...?"

 

 엘라임을 향해 간신히 생기를 찾았던 사내의 눈동자는 급격히 빛을 잃어 순식간에 혼란과 공포 그리고 사실을 부정하는 눈빛이 깃들었다.

 

 "어머니인데...왜?"

 

 자신의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면서도 어머니가 아니라고 하는 존재를 향해 계속해서 물었다.

 

 "어머니...왜...?"

 

 자신의 어머니가 스스로를 부정했다.

 환영일 수는 있어도 어머니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사실은 그에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고의 한계초과에 달하자 사내는 극심한 두통을 느꼈다.

 

 혹시 신인가 악마인가 그 누군가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환상을 보여준 뒤 그 행복을 이제 거두어 가려는 걸까.

 

 "안 돼요!!!"

 

 생각이 미치는 순간 사내가 엘라임을 향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갑작스런 사내의 매달림에 엘라임이 그의 팔을 잡았으나 예상외로 사내의 힘은 너무나 강했다. 자신을 꼭 붙잡고 애원하듯 매달린 사내의 떨림이 엘라임에게까지 전해져 왔다.

 

 "가지 마세요,가지 마세요...제발..."

 

 자신의 환영인 어머니가 왜 스스로를 부정하는 건지 왜 자신을 밀쳐내려는 건지 사내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없다.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환영일지라도 어머니는 어머니고 사내는 그런 어머니와 이제 더이상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죽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머니와 함꼐 있을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절 두고 가지 마세요 제발..."

 

 마지막으로 보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사내의 눈 앞에 떠오른다.

 눈 앞에서 놓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

 이젠 더이상 그런 일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마치 발작증세를 보이듯 똑같은 말만 중얼거리는 사내에게 잡힌 엘라임은 점점 몸이 옥죄어 오는 것을 느꼈다.

 사내는 이성을 잃은 채 본능적으로 엘라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를 있는 힘껏 껴안고 있었다.

 엘라임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럴수록 사내는 더 세게 엘라임을 붙잡았다.

 

 "저 녀석 상태 메롱인데?"

 

 "...상태가 이상하단거지? 내가 보기에도 그렇네. 뭔가 크게 혼란이 온거 같아. 흠...소환의 부작용이 온걸까?"

 

 엘라임이 사내에게 안겨있는 듯한 모습이 심히 맘에 안 든 아르테온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엘라임이 당황한 듯한 모습은 처음 보지만(그래서 기분이 또 매우 나빠졌지만) 저런 인간따위는 정령왕인 엘라임에게 상처 하나 낼 수 없었다. 특히 그의 공간인 이 곳에서는 그는 그 누구보다 강하다. 그래서 아르테온은 괜히 나섰다가 또다시 한 소리 듣는 것보단 엘라임이 스스로 처리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의 주먹은 이미 혈관이 터질 듯 꽉 진 상태였지만.

 

 실피드도 사내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동의하자 아르테온은 잠시 사내를 쳐다보다 눈을 번뜩였다.

 이내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르테온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은 그의 외모완 달리 섬뜩한 것이었다.

 

 "부작용이라면 정신붕괴인가? 하하!!!신난다!!!미쳐 버린거구나???그럼 그렇지. 인간이 정령왕을 함부로 소환해내더니 꼴 좋다 하하! 그럼 이제 곧 완전히 미쳐서 엘라임에게 혹여나 피해가 되지 않게 내가 그를 죽..."

 

 아르테온의 뒷말이 채 이어지기 전에 실피드가 재빠르게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아르테온이 손쓸 새도 없이 그의 뒷목을 가볍게 탁 쳤다.

 엘라임을 붙잡고 있던 사내의 몸이 너무나 맥없이 줄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졌다.

 재빨리 사내를 자신의 품으로 받은 실피드가 벙찐 상태로 쳐다보는 아르테온을 보고 싱긋 웃었다.

 

 "이러는 게 쉽고 편하겠지?"

 

 아무런 말없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아르테온과 엘라임을 본 실피드는 재빨리 사내를 다시 침대로 옮겨놓았다.

 그리곤 다시 웃음기 어린 보랏빛 눈동자가 엘라임과 아르테온을 향했다.

 

 "그래서 말이야, 이 아이의 기억을 좀 보는 게 어떨까?"

 

 그의 눈동자에는 동의를 강요하는 눈빛이 가득했다.

 

 "아...음..."

 

 당장이라도 엘라임에게서 사내를 떼어 내 죽일 생각에 신이 나 있던 아르테온은 자신보다 먼저 선수를 친 실피드를 멍하니 바라보다 자신이 하려 했던 말을 억지로 꾸역꾸역 삼켰다.

 그의 눈동자를 보고 더 이상의 이야기는 통하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어정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엘라임은 아르테온의 동의를 얻은 후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실피드의 시선에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솔직히 갑자기 이상행동을 하던 사내를 이제 그만 자신의 눈앞에서 치우고 싶었다.

 그와 있으면 자신 스스로가 왠지 모르게 통제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그에게는 자신의 힘을 제대로 쓸수가 없었다.

 방금 그에게 붙잡혀 있을 때도...

 하지만 아르테온이 그를 죽이는 것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결국 엘라임은 중재라며 소근거리는 실피드의 속삭임에 마지못한 승낙을 했다.

 평화롭게 모두의 동의를 얻은 실피드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르테온을 사내에게로 끌고가는 걸 보고 엘라임은 생각했다.

 

 어쩌면 진정한 마이페이스는 실피드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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