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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별이 지다
작가 : 올서리
작품등록일 : 2021.12.13

언제부턴가 세상에 닥친 기후의 변화, 환경파괴, 그리고 인간성의 상실 등의 현상이 우리와 가까운 어느 별의 움직임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연호는 그 별의 흔적을 쫓아 어떻게든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한다. 초신성과 고래, 오로라, 그리고 가족에 관한 이야기.

 
#32. 제망부가(祭亡父歌) (3) <<완결>>
작성일 : 22-02-28 21:56     조회 : 237     추천 : 3     분량 : 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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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밤새도록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충주였다. 그곳의 한 찜질방에서 기절한 듯 밀린 잠을 자고 다시 떠돌다가 문경과 단양을 거쳐 괴산의 조령산에 도착했다. 인근의 한 숙소에 방을 잡은 연호는 아무런 생각 없이 떠도는 길 위의 나날들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가끔씩 가족들에게 전화를 할 뿐, 모든 연락을 끊고 돌아다닌 지 어느새 열흘이 지나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기분 전환을 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육체적인 피로에 힘이 부쳤다. 더 지치면 여행하는 동안 맑았던 정신이 또 흐트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연호는 하루빨리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장소를 정해 그곳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호는 대전에 있는 연정에게 전화를 했다. 마지막으로 생각한 곳은 대전이었다. 그냥 서울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아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누나가 있는 대전에서 여행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 나야. 잘 지내지?”

 

  “야, 이게 누구야? 듣자 하니 너, 아주 집을 나갔다며? 팔자가 아주 늘어졌네, 늘어졌어.”

 

 당찬 목소리나, 뼈를 담은 말투나 반가운 누나가 틀림없었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자주 보는 누나였지만, 이렇게까지 목소리가 반갑게 느껴지기는 오랜만이었다. 이런 감정은 그녀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아마도 오래도록 집을 떠나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리라. 그래봤자 열흘이지만.

 

  “그래, 지금은 또 어디서 세상 걱정을 하고 있냐?”

 

  “무슨 소리야? 30분 후면 곧 대전이야. 누나 보러 왔어. 가도 되지?”

 

 연정은 생각지도 못한 연호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 지금 이리로 온다고? 미리 말을 해 줬어야지, 내가 어디 출장이라도 가고 없으면 어쩌려고?”

 

  “없으면? 그럼 발길을 돌려서 또 다른 곳으로 가면 되지 뭘. 근데 갈 리가 없잖아? 누나가 직장 아니면 집이지 뭐 어딜 가겠어. 매형이라면 모를까.”

 

  “아이고! 잘났어, 정말. 하여튼 아버지가 젊으셨을 때도 엄마를 그렇게 놀라게 했다더니, 너도 아버지랑 똑 닮은 것 같다!”

 

  “거기서 왜 또 아버지 얘기를.....”

 

 연정은 얼른 말을 돌렸다.

 

  “나, 일이 있어서 조금 늦을 것 같은데, 이리로 올래? 아니면 집에 가 있을래?”

 

  “매형은?”

 

  “서울에 갔어. 내일 올 거야. 윤지는 아직 어린이집에 있고.”

 

  “그래? 그러면 연구원으로 갈게. 근처에 있을 테니까 끝날 때쯤 전화해.”

 

  “혼자 괜찮겠어?”

 

 연호는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참 나. 누나는 아직도 나를 몰라? 나 혼자 잘 놀잖아. 곧 관련된 책도 낼 건데, 그 무슨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그래.”

 

 연정은 어이가 없었다.

 

  “잘났다, 이 녀석아! 알았어. 이따 보자. 끊어”

 

 

  여행의 끝은 결국 대전이었다. 막상 끝이라고 생각하니 홀가분하면서도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여기서 하루나 이틀 정도 있다가 곧장 집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직장을 구하고, 정신없이 일하며 치열하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이런 시간이 또,

 

  ‘올 것 같지가 않아!’

 

 연호는 그동안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장, 한 장이 모두 특별하게 다가왔다. 속초에서의 일몰과 태백에서의 우울한 사진들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얘! 뭐 하니?”

 

 연호는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다.

 

  “아, 놀래라! 다 쏟을 뻔했잖아.”

 

 놀란 것은 연정도 마찬가지였다.

 

  “야! 나도 놀랬거든? 사내 녀석이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뭐 찔리는 거라도 있어?”

 

  “없어!”

 

 두 사람은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장소를 옮겨 식사를 하면서도 대화는 멈추지 않았다. 연정이 신기해하면서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네가 이렇게까지 말을 많이 하는 건 또 처음 본다! 도대체 웬일이냐, 네가? 혹시 여자라도 생겼냐?”

 

  “뭔 소리야?”

 

 연호는 살짝 무안했다.

 

  “근데 내가 그렇게 말이 많았어? 왜 그랬지?”

 

 연정은 손을 가로저으며 말했다.

 

  “왜 그러긴? 진작 이랬어야지. 학원을 그만둬서 그런지, 뭔가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넌 성격을 좀 고쳐야 해. 지금처럼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친구들 안 만나고 그러면 사람이 점점 괴물이 돼간다 너? 영화에서나 보는 이상한 인간들이 사회적인 무관심 속에서 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거야. 그런 놈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알아?”

 

 연정은 자신의 비유가 좀 지나친 것 같다고 생각하며 괜히 웃어 보였다.

 

  “뭔 비유가 그래. 어쨌든 나도 노력은 하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 봐.”

 

  “그건 그렇고, 앞으로 계획은 있어?”

 

  “올라가면 찾아봐야지. 누나도 좀 도와줘.”

 

  “그래. 이제 그만 놀고 뭘 해야 네가 잘 할 수 있는지 잘 찾아보자. 그나저나 아버지가 이런 너의 모습을 좀 보셨어야 했는데, 아쉽다! 야속한 아버지, 너무 일찍 돌아가셨어.”

 

  “연민이나 누나나 나만 보면 꼭 아버지 얘기를 하더라. 내가 그렇게 닮았어?”

 

  “그래, 아주 똑같다!”

 

 갑자기 놀란 눈으로 연정이 소리쳤다.

 

  “참, 윤지 데리러 가야지. 나랑 같이 어린이집에 들렀다가 집에 가자.”

 

  “좋아!”

 

 

  연호는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늦은 시간까지 윤지와 놀아주었다. 시간은 어느새 1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마침 금요일이라 윤지도 늦게까지 놀 수 있었다. 연정 또한 출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다. 새벽 3시가 지나서야 연정이 먼저 잠자리에 들었고, 연호는 보던 영화를 마저 보고 자겠다며 버티다가 4시 가까이가 되어서야 겨우 자리에 누웠다.

 

 『“응? 여기가 어디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곳에서 잠이 들 수는 없었다. 바위, 들풀. 그리고 앙상한 나무들. 낯선 곳이었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드넓은 땅 위에 꼼짝없이 쓰러져 있었다. 어떻게라도 움직여야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죽을 운명인 것처럼 느껴졌다.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불기둥이 그 끝을 알 수 없는 곳까지 뻗어,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다 태워 버리고 있었다. 연호는 어떤 거대한 바위틈에서 깨어나 그 참담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도망갈 곳도, 도망을 칠 수도 없었다. 그나마 거대한 바위 때문에 아직까지는 목숨이 붙어있었다. 온 세상이 마치 피로 물든 것처럼 시뻘건 화염에 타들어가고 있었다. 화염의 뾰족한 끝이 마치 악마의 뿔처럼 느껴졌다. 연호는 누군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도와줘, 제발!’

 어릴 적 꿈속에서 자신을 저 너머 시간의 경계로 인도했던 그 고래라도 다시 나타나기를 바랐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희망일 뿐이었다.

  그렇게 모든 걸 자포자기하고 있을 때,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고래가 아닌 바로 아버지였다. 저 멀리서 화염을 뚫고 연호에게로 달려오는 사람은 분명 아버지였다. 믿을 수가 없었다. 불길을 헤치며 달려온 아버지는 옷깃 한 올 타거나 상한 곳이 없었다. 의아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 그리고 아버지를 다시 보았다는 기쁨. 딱 두 가지 감정만이 머릿속에 존재했다.

  “연호야, 서두르자. 어서!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저쪽으로 있는 힘껏 달려라. 내가 뒤따라가마!”

 기뻐하는 연호와 달리 아버지는 다급해 보였다. 연호는 일단 아버지가 가리킨 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런데 엄청난 화염 속을 달리는데도 전혀 뜨겁지가 않았다. 아버지처럼 옷도 타지 않았고, 화상도 입지 않았다. 이상하다는 생각도 잠시, 지금까지 얼마나 달렸는지, 또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당연히 아버지도 뒤따라오고 있을 거라 믿었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다리가 풀려 털썩 넘어지고 말았다. 달리던 속도 때문에 몇 바퀴를 굴렀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아버지를 찾았다. 그 어디에도 아버지는 보이질 않았다. 두려웠다. 발목이 아프고 무릎에서 피가 났지만, 아프다는 느낌도 없었다.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연호는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깨달았다. 뛰면서 절대 돌아보지 말라던 아버지의 말이 그제야 떠올랐다. 돌아보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큰소리로 아버지를 불렀다.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다.

  “아버지!”』

 

 잠에서 깨어난 연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심장은 마구 뛰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면서 시계를 보았다. 1시였고, 화창한 오후였다. 문밖에서 윤지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엄마? 삼촌 깨워도 돼?”

 

  “응. 들어가서 깨워.”

 

 윤지가 조심스럽게 들어와 연호를 깨웠다. 연호는 깜짝 놀란 척을 하면서 웃었다.

 

  “윤지 왔어?”

 

  ‘그래도 윤지를 보니까 기분이 좀 나아졌어.’

 

 연호는 뒤이어 들어온 연정에게 물었다.

 

  “다들 늦게까지 잤어? 아니면 나만 지금까지 잔 거야?”

 

  “아냐. 윤지랑 나도 좀 전에 일어났어. 오랜만에 늦잠을 자서 그런지 아주 개운하다. 너는 잘 잤어?”

 

  “나도 오랜만에 잘 잤어.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좀 피곤했나 봐.”

 

  “그래, 그럴 거야. 내일 일요일이니까 하루 더 자고 가. 내일 낮에 네 매형도 서울에서 내려온대. 다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

 

 연호는 갑자기 찾아온 것도 모자라 일요일까지 시간을 뺏고 싶지는 않았다. 여행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도 급했다. 빨리 올라가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 오늘 올라가야지. 할 일도 있고, 이제 설도 얼마 안 남았는데 곧 모일 거잖아. 그때 또 만나면 되지. 그렇지 윤지야?”

 

 윤지는 벌써부터 토라져 입을 삐죽거렸다.

 

  “그래? 알았어. 근데 이번엔 정말 신중하게 잘 생각해 봐. 나이도 있고 해서 쉽지 않을 수도 있어.”

 

  “알았어. 전에 아버지가 잡지사에 사진기자 어떠냐고 그런 적이 있었는데, 일단 사진 찍는 일을 좀 알아보려고.”

 

 연정은 지금이 기회다 싶어 말을 꺼냈다.

 

  “야. 너도 알다시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출판사의 지분을 엄마에게 남기셨잖아? 엄마가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기는 했지만, 네가 이왕 그쪽으로 알아볼 거라면 일도 배울 겸, 밑에서부터 일할 수 있도록 얘기해 줄까? 어때?”

 

 연호는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싫어. 누나도 알잖아.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지금쯤 출판사 대표는 벌써 내가 하고 있었을걸? 아버지의 도움을 약간 받는 거 정도로 만족할래. 내 맘 알지?”

 

  “몰라! 혼자 고고한 척은. 아무튼 알았으니까 뭐든 정하기 전에 꼭 나하고 상의해라, 알았어?”

 

  “알았어.”

 

 연호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누나가 고마웠다.

 

 

  늦은 점심을 먹고,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어느새 창밖엔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연호는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서둘러 집을 나섰다.

 

  “정말 잘 쉬었다가 가. 설에 또 보자고.”

 

  “그래, 조심해서 가. 도착하면 전화하고.”

 

  “잘 가, 삼촌. 다음엔 더 오래 있어야 해, 알았지?”

 

  “그럼, 그럼. 당연하지. 엄마 말 잘 듣고 있어. 안녕!”

 

 차에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고 할 때였다. 연정은 깜박했다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소리쳤다. 그녀는 얼른 집으로 달려가 서류봉투 하나를 들고 나왔다. 두께가 꽤 있어 보였다.

 

  “나 요즘 왜 이러니?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러네? 네가 여기 온다고 했을 때, 마침 잘 됐다고 생각했거든. 이거 보여주면서 설명해 준다고 해놓고선 깜빡했네. 어떤 내용인지는 메일로 보내줄게. 모르는 거 있으면 전화해. 일단은 올라가서 잘 살펴보고. 네가 원래 하던 대로 이 누나 좀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해. 마침 쉬고 있으니까 맘 편히 연구하고 관찰해 봐, 알았지? 절대 무리하지는 말고.”

 

  “뭔데 그래? 논문이야, 아니면 무슨 프로젝트 맡았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좀 흥미로운 거야. 너도 보면 알아. 나중에 만나서 다시 얘기하고, 얼른 출발해.”

 

  “알았어.”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토요일 밤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막히지는 않았다. 특정 구간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었을 뿐,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도시를 벗어난 구간에서는 유난히 많은 별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연호는 음악을 들으며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둘 떠올렸다. 문득 지난밤에 꾸었던 꿈이 생각났다. 종일 까맣게 잊고 있던 꿈이었다.

 

  ‘하루 종일 잊고 있었네? 윤지가 들어오는 바람에 그랬나?’

 

 좋았던 기분은 사라졌고, 그 기분 나쁜 꿈속의 장면들이 다시 떠올랐다. 꿈이라면 아주 이가 갈렸다.

 

  “에이, 제기랄! 그놈의 꿈, 꿈, 꿈!”

 

 연호는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흥분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그래! 누나가 준 게 뭔지 좀 봐야겠다.’

 

 서류봉투 속의 자료들을 꺼내는 연호의 얼굴엔 묘한 흥분과 긴장감이 어려 있었다.

 

  ‘뭐가 이렇게 많아?’

 

 맨 앞표지에 메모지가 한 장 붙어있었다. 연정의 글씨였다.

 

  「연호야! 누나가 요 몇 달간 관찰한 자료인데, 고래자리의 한 천체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어. 너도 분명히 구미가 당길 거야. 잘 살펴보고 연락해.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한 장 한 장 자료들을 살피던 연호는 이 거대한 우주의 시간이 일순간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에 겨울인데도 식은땀을 흘렸다. 동시에 낯익은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심호흡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너무나도 평화롭고 일상적인 밤의 모습들이 보일뿐이었다. 연호는 떨리는 손으로 자료들을 옆자리에 내려놓다가 커피가 든 컵을 건드렸다. 커피가 쏟아져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그런데도 온 몸이 굳어버린 듯 전혀 손을 쓸 수가 없었고, 커피는 계속 흘러내렸다. 심장이 요동쳤다. 쿵쾅대는 소리가 귀에 들릴 듯 폭발직전이었다. 쏟아진 커피는 두꺼운 보고서마저 천천히 적시고 있었다. 보고서 첫 장,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제목이 커피 때문에 번져 점점 일그러졌다.

 

 「고래자리의 루이텐 726-8, 쌍성으로 이루어진 적색왜성에 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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