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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이아 프로젝트 (수레바퀴 : Great Reset)
작가 : 태풍
작품등록일 : 2022.2.28

각기 다른 세계의 두 남자가 가족을 잃으며 복수를 다짐한다.
그 두 세계는 지구의 지상도시와 지하도시다.
두 남자의 여정 중 멸망의 전조와 신의 전말이 점차 드러난다.
세계는 다시 만들기 위하여 부숴야만 한다.

 
1. 특이점 (Singularity)
작성일 : 22-02-28 20:45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1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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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특이점 (Singularity)

 

  바닥, 흥건한 피, 검은 하늘, 회색 불빛, 붉게 칠해 물들인 손아귀.

  레오(Leo)는 쓴웃음을 지으며 무릎을 꿇고 그의 관자놀이에 권총 끝을 갖다 대었다. 지글지글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총구가 아릿하게 피부와 핏줄을 태워 버릴 듯 뜨듯하다. 아아, 이대로 끝나고 앞으로 고꾸라지겠지. 당기면 쿵. 안녕이다.

  찰칵찰칵.

  탄약이 없어 노리쇠가 공이를 헛방망이질을 하는 쇳소리가 머리를 타고 귓등을 울린다. 빈 탄창을 느끼지 못할 만큼, 숫자도 세지 못할 만큼 멍청해졌다고 자조했다. 그는 팔을 힘없이 축 떨어트리며 키식 키식 웃어버린다. 기껏 마음을 먹었는데 이런 식이면 의지가 박약 되어 버린다. 다 마음 같을 수는 없다.

  앞에 힘없이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을, 5분 전까지 숨을 쉬는 사람이었던,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벌겋게 물들여진 몸뚱이들을 바라보자니 꿈을 꾸듯 현실감이 없어졌다. 차라리 꿈이면 좋을까 싶어 괜히 뺨을 찰싹 내려친다. 그의 입 안 가득 어금니에 전해져오는 아득한 통증은 되려 뇌를 어질어질하게 했다. 어지러웠다. 그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그들의 약조를 기억해내 본다. 차라리 꿈이기를 바래본다.

  어쩌다 이렇게 흘러가기까지 이해하려면 5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날 밤은 그가 겪을 고통의 시작점이었다.

 

  그때만 해도 레오는 ‘지옥의 개들’이라고 불리는 에페 지부(Ephe Underworld)의 경찰이었다. 에페는 구 아시아 대륙의 지하에 위치한 규모가 꽤 큰 편에 속하는 지민(地民, Underworld Mankind)들의 도시다. 개들의 역할은 종종 도시를 위협하는 천민(天民, Groundworld Mankind)들을 토벌하거나 간혹 물의를 일으키는 예외적 범법자들을 검거하는 지부 내의 치안을 담당한다. 천민들은 땅 위에 동식물들과 같이 사는 천한 것들로 치부된다. 물론 종을 따지자고 한다면 같은 영장류로 속할 수 있겠지만 지민과 천민은 엄연히 다르다. 머리칼의 색깔, 피부의 색깔, 눈동자의 색깔, 언어, 행동, 습관, 문화, 모두가 다르다. 지민은 태생적으로 천민을 불쾌하게 여긴다. 그들에게 그들과 다른 모습은 방아쇠를 당기기 충분할 만큼 불쾌하다.

  “어이, 레오. 내일부터 책상에서 일한다며?”

  경찰청에서 나오며 플라스틱 담배를 꺼내 물던 레오에게 파트너인 미챌(Michael)이 물었다. 레오는 연기를 뻐끔거리고 손목의 입체 화상 시계(Hologram Watch)를 딸깍거리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미안, 미챌. 이제 가정을 챙겨야지. 이제 아이도 생겼겠다. 위험한 일 하다가 아빠 없이 키우고 싶지 않다며 마리아가 걱정이 많아. 모나 부모님이 예전에 돌아가셨던 것 너도 봐서 알잖아. 이해해야지.”

  “하기사, 이제 얼마나 됐지?”

  “8개월.”

  “아아, 카타리나, 정말 작고 예쁘겠군. 하지만 힘들겠어.”

  “어어.”

  “이번에 운이 참 좋았어. 그렇지?”

  “경쟁률이 1/80이었으니까. 작년에 죽은 사람들이 많긴 했어. 요즘 뭐가 이렇게 어수선한지 원.”

  “뉴스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아마 50명 정도인가가 죽었을걸. 아 참 이번 주도 게임 하러 올 거지?”

  “아이한테 사탕을 뺏으면 쓰나. 가야지. 세 개는 양보해도 하나쯤은 안 되는 법이야.”

  “그 세 가지는 늘 듣는 입버릇 같군. 뭐 너희와는 카드 치는 맛이 있다니까. 용돈이나 많이 챙겨오라고. 그래, 그래. 가봐. 그때 보자고 친구. 아 참,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고.”

  “너나 많이 건강해라. 오래 살아야지. 벌써 888년이라니 시간이 빨라. 간다.”

  레오는 필터까지 불이 가까워진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겨냈다.

 

  금요일 저녁의 퇴근길은 분주하다. 887년 연말 주중의 금요일은 더욱 그렇다. 도로 전광판의 888 숫자가 번쩍거리며 그날까지 3일 남았음을 대문짝만하게 광고하고 있었다.

  ‘황제를 사랑하라. 폐하는 인류의 구원이다.’

  주다(Juda) 황제의 얼굴 그림이 멋들어지게 있는 전광판은 빛을 내며 도로를 내려다보았다. 그 옆 풍경으로 스쳐 지나가는 민가나 상가들은 얼핏 보아도 황제의 1889세 탄생일을 기념함과 동시에 특별한 숫자인 창세 888년을 기념하기 위해 흥에 찬 분주함이 보였다. 밝은 네온사인과 원색의 홀로그램들이 공기 중을 날아다녔다. 민가로 접어들수록 홀로그램의 그림이 명확히 눈에 들어왔다. 긴 꼬리를 지닌 붉은 용의 자태가 시야에 도드라진다.

  굳이 휴일로 가는 길이 아니더라도 레오의 삶은 꽤 행복한 편이었다. 부드러운 꽃냄새로 가득한 풀밭에 자리한 작지만 리르시(Learsi) 마을의 예쁜 집, 아름다운 아내 마리아(Maria), 갓 태어난 귀여운 아기 카타리나(Katarina), 100년째 쓰고 있는 건강한 몸. 그 외 물려받은 것과 이뤄낸 것을 합치더라도 이 정도면 그래도 자금 대출이 있어 풍족하지 않지만 소소하게 잘 사는 층의 지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가 집에 다가갈수록 하늘의 조명들이 밝아졌다. 지부의 하늘은 통상 근무시간에는 은은하고, 여가 시간에 밝아졌다가 취침시간에 어두워진다. 이를 관리하는 근로자들은 교대근무를 하며 피로할 테지만 그들의 부모가 그런 직종을 지녔고, 그를 물려준 것이니 탓할 일도 아니다. 무엇을 가지고 태어나고 장차 무엇을 하며 사는지는 이른바 천성과 탄성이다. 그것이 과정과 결과의 공정함이다. 그것이 국가와 황제의 철학이었다. 레오는 딱히 동조하는 바는 아니지만 크게 거부할 요량이나 이유가 없었다. 대안도 없고.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하면 된다. 허락과 위험만 감수하면 된다. 요는 감내하는 것이다.

  레오의 어머니는 에페 공무 사무소의 직원으로서 태어나 지금껏 아직 근무하고 있다. 경찰이던 아버지는 80년 전 지상(Groundworld)에서 실종되어 사망기록 처리되었다. 떠나보낸 슬픔은 가신 지 오래여도 의아함은 해결되지 않았기에 그는 이따금 틈틈이 정보를 알아보려 했지만, 허사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

  ‘이 도시에서는 뭐든 살 수 있지. 넌 뭘 가지고 싶더냐. 우린 너무 오랫동안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중요한 걸 잊어버린 것 같단 말야.’

  레오는 가끔 뜻 모를 이야기를 하던 덥수룩하지만 멋진 수염을 지녔던 아버지를 회상하며 플라스틱 담배를 물었다. 차를 자동주행으로 돌려놓고 창문을 열어 연기를 환기했다. 불씨가 타닥타닥 죽은 잎이 원통 안에서 좀먹어가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폐에 한 모금, 도시에 한 모금,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높은 천장에 한 모금.

  집에 돌아와 차고에 차를 넣은 다음 문을 열려던 레오는 멈칫거렸다. 극도의 이질감에 등골이 서늘했다. 조용했다. 매우 조용했다. 동네가 원래 이렇게 조용했던가. 모든 사물을 넘어 모든 공기가 멈춰 보였다. 이제 그만, 이라며 얼음을 깨고 싶지만, 철컥하는 쇳소리가 대신 공기를 마찰하며 흔든다.

  “자기야, 나 왔어, 마리아.”

  갈아 신은 슬리퍼에 틱 틱 거리는 대리석 소리만 귓등을 울렸다. 현관을 지나, 거실을 지나, 주방에 다다르자 이질감은 현실감이 되었다. 다소 지저분했던 거실은 외면하듯이 넘어갔지만, 냉장고가 열린 채 음식들이 이리저리 흩뿌려져 있는 광경은 머리에서 심장을 두드리며 경고 신호를 보냈다.

  “마리아! 카타리나!”

  레오는 아직 허벅지에 매달아 둔 홀스터에서 권총을 빼내 즉시 노리쇠를 당기고 침실 쪽으로 달려갔다. 타다다다 하는 발과 대리석의 마찰 소리가 벽을 따라 쾅쾅 공간을 내려치다가 미끌 하며 옆으로 볼썽사납게 넘어져 버렸다. 슬리퍼를 집어 던지고 다시 달려갔다. 다시 들어선 거실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이라고 할 수 없는 페인트칠이지만 분명히 알아보았다. 붉은 페인트는 크게 위아래로 십자 모양을 그리고 그 가운데에 원(㊉)을 그려 넣었다. 무슨 상징인지 알고 싶지 않았고 궁금하지 않았다. 쿵쿵대는 심장이 몸을 밀어내듯 팔다리는 침실로 향하도록 채찍질했다.

  레오는 반만 열려있는 문을 세차게 발로 차내고 들어갔다. 눈앞에 놓여진 가혹한 초상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도록 강요당했다. 아내는 카타리나를 품에 안은 채 목에서 갈라진 근육과 살점을 밖에 내보이며 침대를 발갛게 물들였다. 그는 무릎을 기며 침대로 다가섰다. 흐릿한 눈을 연신 닦아내며 둘을 끌어안아 다시 보아도 아내는 목이 그어져 벌어졌고 아이는 머리에 구멍이 났다. 시간이 오래 흐른 듯 찐득여진 빨간 핏물들이 레오의 가슴팍과 팔을 물들였다. 그것은 영영 지워지지 않을 문신처럼 물들어 온몸을 쑤시듯 박았다.

  목이 갈라져라, 혀가 찢어져라, 외치는 그의 비명과 고함은 조용한 집을 불쾌하고 시끄럽게 고래고래 울었다.

  이것이 5년 전의 일이었다.

 

  일주일 가량 같은 내용의 뉴스가 연신 보도되었다. 황제와 지부의 허가가 있었으리라. 혹은 지시일 수도. 오히려 경찰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기자들의 발언들로 인해 레오는 사무소에서 틀어놓은 커다란 TV 화면을 통해 경청하며 들었다.

  ‘리르시 마을에서 벌어진 학살극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상에서부터 불법 유입되고 있는 천민들의 행태로 보이는 이 참상은 보시는 화면과 같이 끔찍한 장면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되는 천민들은 일종의 테러를 저지르는 것처럼 학살을 벌이고 사라지기 일쑤이고 있습니다. 이에 이오플(Eople) 당국과 에페 지부 임원들은 우려를 표하고 경찰로 하여금 대대적인 치안 활동을 지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원형 십자 모형은 천민들의 표식입니다. 그들은 종교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전문가를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리퍼(Leahpar) 박사님.’

  ‘안녕하세요.’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천민들의 행태가 점점 공포스러워지고 있는데요. 지금 이 모양은 천민들의 표식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뜻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어떤 자들일까요?’

  ‘우선 우리가 그들을 인류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실상 고등 동물이라고 보아야죠. 우리가 곧 누구입니까. 위대한 초기화(Great Reset)를 이루어낸 알파이자 오메가인 인류 아닙니까. 하지만 그들은 아니죠. 지구 변형(Terraforming Earth)을 겪은 지상의 동물이죠. 불행하게도 우리를 조금 닮았지만요. 하지만 이오플 연구소에 있는 그들의 시신을 보십시오. 얼마나 끔찍하게 다릅니까. 그런데 이 표식은 신기합니다. 연구할 가치가 있기도 하고요. 이오플의 공식 자료대로 그들의 종교관이 확인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숭배하고 있더군요. 우리가 폐하를 모시고 수레바퀴(Gaia Wheel)를 믿는 것과는 다소 달라 보입니다. 맹목적이고 광적이랄까요. 연구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이오플에 요청하겠습니다. 지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이 바퀴벌레와 같은 무리들을 박멸해 달라고요. 그리고 연구할 수 있도록 샘플을 온전하게 채취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구요. 여튼 이 사태를 강경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흥분하셨군요. 박사님.’

  ‘학구열이라고 해주십시오.’

  리퍼 박사는 화면을 향해 잘생긴 얼굴을 응시하면서 점잖게 윙크를 하며 손가락을 놀렸다. 레오는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담배 연기를 뿜으며 무심하게 쳐다봤다.

 

  올라가고 쌓는 것은 힘이 들고 어렵다. 그래서 내려가고 무너지는 것은 더 쉽다. 중력의 힘을 받은 가속은 멈출 줄을 모른다. 레오는 장례식을 치르고 한 달 가량 휴직을 해도도 좋다는 상부의 권유를 무시하고 특수 수사대로 부서를 옮겨 달라 요청했다. 사적인 감정이 섞여 팀을 어지럽힐 수도 있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동료 미챌의 도움으로 끝내 들어주어 갈 수 있었다. 특수 수사대는 지부 내의 특수 범죄를 담당하는 강력반이다. 지민은 태생부터 선별되어 엄격하게 태어나기에 본래 범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론적이나 현실은 항상 예외성을 둔다. 체제에 불만을 가진 반동 분자나, 본인의 처지나 계급을 못마땅하게 여겨 약탈을 일삼는 소수의 범죄자는 놀라울 정도로 매해 몇 건씩 벌어졌다. 범죄는 소탕하면 그만이지만 사회적 문제는 살인이었다. 살인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유로 벌어졌다.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아이를 당장 태어나게 하기 위해 이웃이나 가족을 죽이는가 하면, 격해진 감정싸움으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였다. 지부는 간혹 살인에 대해 관대하리만치 대했다. 예외성과 불예측성을 가진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인류의 순환을 위해 모두가 영생을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는 게 대중이 은근하게 수긍하는 중론이었다.

  지민의 평균 수명은 약 200년이다. 유아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거쳐 30세가 되면 법적 신체적으로 성인으로 공인된다. 신체의 성장은 30세 즈음부터 멈추며, 100세가 지날 무렵 노화가 진행된다. 200세가 될 무렵 노화가 가속화되어 피부가 자글해지고 근육이 약화 되며 당사자가 인지할 만큼 모든 신체기능이 저하된다. 그리하여 삶의 마지막을 깨닫는 지민은 이후 집에 은거하여 천천히 숨을 멎는다. 시기상 인류 공통으로 나타나는 시간임을 보건대 유전적 성질의 자전적 신체 정지로 유추된다. 200년의 시간은 유전 배열 구조를 후대에 남기기 충분한 시간이고, 그 또한 길지도 짧지도 않다. 소수의 불만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민은 자신에게 허락된 삶의 시간성을 만족한다.

  지민은 탄생 시부터 공무 사무소의 별도 시설인 연구 병동에서 태어난다. 모든 지민 여성의 난소는 병동의 태아출생기(Incubator)에 적출되어 보관된다. 그러므로 임신을 원할 경우 당 부부의 신청과 지부의 허가가 있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에페를 비롯한 지부는 지구 전 세계에 12곳이 있다. 각 지부는 구심점 없이 각기 도시국가의 역할을 하지만, 황제가 기거하는 에페는 실질적으로 수도 취급을 받는다.

  지부의 인구는 100만 명을 넘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출생 신청에 따른 허가는 지부를 관리하는 초기업인 이오플이 모두 주관한다. 이오플이 허가하는 것 이외의 출산은 불법이며, 범법 시 영혼을 소멸당한다. 물론 출산 불법 이외에도 모든 중범죄 범법의 형량은 소멸이다. 단, 약탈은 경범죄로 구형에 처해지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폭동이나 제멋대로 삶을 끊는 살인은 중범죄로 분류된다. 이른바 선한 순환, 즉 수레바퀴 논리에 의거한다.

  수레바퀴는 영혼의 환생 체계다. 황제력 기원년 전 황제 주다가 발견한 이래 지금까지 개선되고 개량되어 본래의 형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고 관리되고 있다. 동식물을 비롯한 모든 생명은 영혼을 갖는다. 그리고 모든 영혼은 순환하여 탄생하고 죽는다. 주다가 이르길 영혼은 생명의 길에 올라 지구에서 삶의 형태를 띨 때 그 삶의 과정과 결과에 따라 다음 삶이 결정된다. 그 과정과 결과의 형태가 올발랐냐 올바르지 않았냐에 관한 일종의 심판은 오롯이 지구가 정한다. 인류는 잠시 인류로 태어났을 뿐 그 과정에 일말의 관여할 수 없다. 주다가 일컫길 지구의 심판자는 레피크(Leficul)다. 심판자는 창조자가 아니며 관리자다. 반드시 상호 다르다.

  개량된 수레바퀴에 따라 지부의 인류는 더 이상 동식물로 환생하지 않고, 인류로 태어나 인류로 죽고 다시 인류로 태어난다. 단, 그 수가 지부별 100만, 총 1,200만을 넘지 못한다. 그에 속하지 않고 생명을 거치지 않는 영혼은 수레바퀴에 머물러 차례를 기다린다. 수레바퀴의 영혼은 수레바퀴 안에서 살다가 생명을 언도받으면 모두 초기화(Great Reset)가 된다. 그리고 다시 살아간다. 그리하여 주다는 말한다.

  ‘삶은 고통이고, 죽음은 곧 해방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민들은 생명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다. 아니, 연연해하지 않길 바랬다. 중요한 것은 언제 죽느냐가 아니고 죽기 전에 어떻게 살아왔느냐다. 하지만 인류이기 때문에 감정이 있기 때문에 죽음이 무섭고, 죽은 이가 그립고, 그 일련의 관계가 기쁘고 슬픈 것은 다른 문제다. 감정은 인류의 강점이자 약점이고 누군가는 형벌로 여긴다. 인류는 영혼을 그대로 두고 신체를 바꿔 영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모두 초기업 이오플이 주관하며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영생은 지구와 지부 관리에 있어 그 역할이 매우 중대한 이에게만 허락되는 고통이다.

 

  초기의 경찰 수사는 난항이 조금 있었으나 진전이 있었다. 일전부터 꾸준하게 문제가 되었던 천민들의 소행이었고 상부의 지시에 따라 탐문이 넓게 확장되었다. 레오의 입장에서는 소행이라기보다 개짓거리라고 표현하고 싶었지만. 천민들은 그간 도시지부로 밀입 시도를 자주 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들은 흔적을 지우며 지부의 구석 곳곳을 이동하며 주거하는 듯 했다. 그들이 지부에 섞여든다 한들 우리와는 다소 다른 그들의 외모는 분간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기에 그들은 숨어 다닌다. 거무틱틱하고 거친 피부, 빛이 바랜듯한 밝고 노란 머리칼, 상대적으로 큰 키, 근질이 탱탱한 넓은 덩치는 흡사 핏불 같은 짐승과도 같다. 그와 반면 지민은 상대적으로 작고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칼을 가졌다. 요즘은 개성이랍시고 붉게 파랗게 하얗게 칠하고 다니는 어린 친구들도 있다지만 천민들의 밝은 천연색과는 엄연히 다르다.

  레오는 특수 수대로 들어간 이후 줄곧 검은 슈트만을 착용했다. 마리아와 카타리나를 기리는 의도도 있었지만, 잊지 않겠다는 집념도 있었다. 동료들은 적당히 그만하라며 혀를 끌끌 차는 경우도 있었지만, 미챌은 레오의 곁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어울려 지내며 힘이 되어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무뎌져 갔다. 상심은 허무함이 되고, 슬픔은 아픔이 되고, 외로움은 그럭저럭함으로 바뀌어간다. 하지만 그는 줄곧 생각하고 기억했다. 자기 전 분노를 머리에 새기고 이유를 찾아 헤맸다. 불같은 열정보다 차가운 냉정은 상황을 멀리서 이해하게 한다. 그래도 알 수 없었다. 레오는 묻고 싶었다. 왜, 그리고 어째서.

  그가 특수 수사대가 들어간 지 반년이 지나자 천민 은거지에 대한 윤곽이 잡혔다. 경찰은 즉시 매스컴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밀입 천민과의 대대적인 전쟁 선포, 일명 바퀴벌레 소탕 작전이 발효되었다. 바퀴벌레라는 단어가 어울리리만치 천민들은 지부의 어두운 곳들에 스며들어 도망 다니고 있었다. 성명서를 통해 보건대 천민들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이곳 에페 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지부들도 골머리를 썩는 것으로 보였다. 천민 말고 진짜 바퀴벌레도 과거 사실 문제라면 문제였다. 더 이상 인류와 영혼을 공유하지 않는 바퀴벌레는 주다 황제가 행한 위대한 초기화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이 지구 깊숙한 지부에서도 그 모습을 죽지 않고 건물 곳곳 으슥한 곳들에서 드러냈다. 하지만 해만 끼치는 해충인 줄만 알았던 그들은 돼지 가축 먹이로 사용법이 발견되자 이로운 곤충으로 자리 잡았다. 곤충잡이라는 직업이 생겨났고, 그들은 그를 전문적으로 사냥하고 양식으로 키워 목축기업 엘피르(Elppir)에 납품했다. 그 때문일까, 이번 천민 소탕 작전에도 긍정적인 점을 기대하는 시야들이 많이 주목해있었다. 한낱 바퀴벌레도 쓰임새가 있거늘 천민도 일단 잡아들이면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즉, 모든 생명은 다 그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약육강식이라 할지라도. 레오에게 그런 이야기로 사사로운 복수는 내려놓고 상업적인 마음으로 접근하라는 상사의 말에 그는 한켠 동조되면서도 기가 막혔다. 남의 일은 객관적으로 말하기 쉬운 법이다. 남의 일이니까. 나의 일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다.

  소탕 날 레오는 근무 내내 거의 같은 것만 입던 검은 슈트를 여전히 입고 소탕 작전에 참여했다. 레오가 속한 특수 수사대가 꼬리를 잡은 그들의 은거지를 습격하여 모든 통로를 차단하면, 미챌이 속한 기동 타격대가 일시에 모두 사살할 계획이었다. 작전은 모든 천민 은거지들에서 동시에 진행하기로 되었다. 청소는 여러 번 할 것 없이 한 번에 깔끔하게 해야 하는 법이다. 도망칠 길을 열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레오는 이동하는 자기부상 버스에 앉아 무기들을 찰칵거리며 장전하고 점검했다. 우라늄탄 기관소총 한 정, 크롬탄 권총 한 정, 티타늄소재 단검 두 자루.

  자기부상 버스는 도시 사이를 소리 없이 날아가며 그들의 은신처로 향했다. 인원은 모두 20명. 지옥의 엘리트 사냥개들이다. 레오를 포함한 그들 모두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체격과 실력과 지능을 이어받았다. 이는 유전적 선별 탄생으로부터 기인한다. 신청하여 허가받은 특정 정자가 태아 출생기에 있는 선택된 난자에 합성되어 건강한 아이만을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독특한 인류 구성을 만들었다.

  정자와 난자에 기록된 그 유전적 성질이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태어난 아이들의 능력이 천차만별로 달라졌다. 유전적으로 체격이 크고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보이고 듣는 모든 것을 외울 수 있는 머리가 좋은 아이가 있고, 노래를 잘 하는 아이, 창의력이 좋은 아이, 성실한 아이, 감정을 잘 숨기는 아이, 다양한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리고 그 유전적 성질이 1,000년 가량 몇 대를 통해 이어오니 그 유전적 성질이 더욱 강해졌다.

  의도한 결과일 것이다. 주다 황제와 이오플 기업은 예외를 두지 않는 냉철하고 지혜로운 선구자들이므로 이를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지부 대부분의 직업군이 부모의 뒤를 자연스럽게 자식들이 따르는 것을 보면 계획된 것이다.

  그 이야기인즉슨 지부의 고위 귀족들을 제외한 그 누구도 경찰들을 선천적으로 신체 능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 물론 세계와 지부들을 창세한 황제와 귀족들은 그 신적 능력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므로 말할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지구 재생 계획과 위대한 초기화를 관장하는 그들은 수차례 몸을 바꿔 영생한다. 그들은 여생을 포기하고 이생을 살아가며 지구를 관리하는 신의 대리인들이라고 볼 수 있다.

  레오가 탄 자기부상 버스는 도시 외곽을 순환하는 도로의 트파이(tpyge) 터널의 위에 착륙했다. 그가 내리자마자 시야를 크게 감싸는 전광판이 눈에 환하게 들어왔다. 영리해 보였다. 황제의 의지에 반역하는 바퀴벌레들이 황제의 전광 아래 둥지를 틀었다.

  ‘무지는 미덕이다.’

  도시 곳곳에 걸린 전광판의 황제가 전하는 말, 말, 말들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든 황제의 성역이 끼치지 않는 곳은 없었다. 그의 사랑과 위엄은 지민들 마음속에 깊게 뿌리 깊게 자리 잡는다. 그것이 당연해서 당연하므로.

  멀리서라면 보이지 않을 만큼 전광판 밑에 작고 붉게 칠해진 글귀가 레오의 눈에 들어왔다. 동료들은 앞서 나가느라 보지 못한 듯했다. 그는 멈춰 섰다.

 ‘삶은 감옥이고, 죽음은 해방이다.’

  묘하지만 어이없는 말에 레오는 헛웃음이 났다. 하지만 웃음을 잃은 지 반년이 넘었으므로 실제로는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그는 잠시 노려보다 자리를 뜨며 동료들의 걸음에 합류했다.

  경찰들은 터널의 모든 출입구와 도시설계에 따라 추가적으로 굴착 가능할 수 있는 예상 샛길을 바리케이트와 보초로 막아두고 그 안의 좁고 어두운 길로 천천히 침투했다. 헬멧에 달려있는 검은 색안경 뭉치를 떼어내 얼굴에 쓰자 어둠이 아주 잘 보였다. 그들은 그림자가 되어 빛을 사냥했다. 필터에 정화되지 못한 자잘히 흩날리는 먼지들이 철가루처럼 날아다녔다. 먼지들은 몸을 간지럽히듯 꺼지라며 속삭인다. 수사한 바대로 터널 중간에 기어들어 가야 할 만큼 작은 철문이 있었다.

  경찰들은 섣불리 들어가지 않고 그 외의 모든 벽을 투시 장비로 점검하며 폭발물 가능성과 관측되는 설계 외 굴착점을 기록했다. 거미를 닮은 기계 장비를 먼저 문에 들여보냈다. 거미는 소리 없는 발걸음으로 천장에 매달려 기어가며 길을 파악하며 영상을 그들에게 보내주었다. 레오는 문 앞에서 총을 들고 긴장된 근육을 풀며 기동타격대를 기다렸다.

  거미는 들어간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지직거리는 검은 영상만을 보여주었다. 부서졌다. 레오와 경찰들은 곧장 기다리지 않고 기동타격대에 콜을 불러 일시에 진입했다. 익숙한 뒷모습의 미챌이 그의 눈에 보였지만 말을 건넬 짬도 없거니와 그럴 여유 또한 당연히 없었다.

  쾅. 탕탕탕. 탕탕. 탕

  문을 부수고 먼저 들어간 선발대에서부터 들리는 듯한 불꽃의 빛의 소리가 어둠을 울렸다. 레오는 소총을 양손으로 꽉 쥐며 크게 나서지 않고 묵묵히 일행을 따라갔다. 길은 상당히 단순했다. 작은 철문에서부터 이어진 길은 중앙의 큰 홀을 기점으로 세 갈래로 나뉘어졌고 각각의 길은 각각의 방을 끝으로 막혀있었다.

  홀의 중앙 바닥에는 어떤 의식을 한듯한 알 수 없는 붉은 페인트질로 가득했고, 그 그림 또한 어떤 형상인지 알 수 없었다. 커다란 머리, 머리에 난 양쪽의 뿔, 깊고 크게 파인 눈, 기괴한 콧구멍과 입. 동물의 형태로 보여졌다. 소의 머리인가. 지부에서 사육하여 먹는 소는 뿔이 없다. 필시 지상에 있는 괴물의 모습이리라. 그리고 그 주위에는 주황빛 초들이 가득 둘러멨다. 기동대는 바닥에서 은은하게 빛을 내며 그림자를 덮는 초들을 걷어차며 진입했다.

  레오는 세 갈래의 길 중 가운데 길로 들어갔다. 다른 길 곳곳에서 총소리들이 크게 울려 퍼졌다. 레오 또한 앞을 막아서다 헐레벌레 안으로 도망가는 천민 무리들을 총으로 쏘며 진입했다. 음침한 굴벽을 타고 철컥 철컥 노리쇠 소리가 귓등을 울렸다. 경찰들의 신속한 진입으로 굴벽은 금세 벌겋게 천민들의 피로 칠갑되며 길이 열렸다. 시체들이 발에 채였다.

  레오가 길지 않은 길을 따라 방끝에 다다르자 먼저 진입한 기동대가 총소리를 내지 않고 멈칫거리고 있었다. 어깨를 밀치고 앞서 걸어가자 한 사내가 보였다. 누런 피부에 눈이 깊게 파이고 머리와 수염을 박박 깎았는데, 속옷을 제외한 어떤 겉옷도 입고 있지 않은 나체의 모습은 그 모양이 매우 기이했다. 사내의 양옆으로는 이미 죽은 듯한 모습의 시체들이 사내와 같은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나체의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내는 레오를 마주 보며 중얼거렸다.

  “오소서. 아버지. 당신의 빛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허물을 씻어내고, 마른 땅에 물을 내고, 굳은 것을 풀어내고, 찬 것을 데우고, 구원의 문을 넘어, 영령을 얻게 하소서.”

  레오는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뭐라 지껄이는 거야, 이 짐승 자식.”

  일순간 레오는 동공이 밝게 달아올랐다. 저 표식, 그 그림. 분명 잊지 못할 모양이었다. 원이 그려진 붉은 십자. 그 망할 그림이 사내의 이마와 입술과 가슴팍에 피칠갑으로 그려져 있었다. 칼로 그었을까, 피로 내었을까. 무엇이든 그 알 바 아니었지만, 그 모습이 소름 끼치게 짝이 없지만, 후두부를 강타하고 피부의 털이 돋는듯한 분노는 눈알에 힘이 들어가 당장이라도 핏줄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누구냐, 너! 그 그림!”

  사내는 기쁜 듯이 외쳤다. 표정이 스쳐 지나가듯 휘발되었지만, 그는 분명 웃었다. 송곳니가 보였다. 믿을 수 없는 기괴함이었다.

  “은총이 가득한 시크(tsirhc). 기뻐하라! 하늘이 함께 계시니 복되다. 이제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십시오!”

  레오는 여전히 그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레오의 눈에 그의 모습은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레오의 귀에 그의 말은 전혀 알 수 없는 짐승의 말을 뱉어 보였다. 레오는 문득 소름이 돋았다. 사내 때문이 아니었다. 분명한 위험의 신호였다. 멍하니 그를 쳐다보며 돌아오지 않는 말을 묻고 있을 때 이미 레오의 일행들은 등을 보이며 뒤로 달려 도망치고 있었다.

  쾅! 소리와 함께 몸이 날아오르며 벽과 바닥과 천장이 눈보라를 날리듯 허물어졌다. 산산이 부수어진 회색의 시멘트 가루와 그 어떤 빛보다 밝고 벌건 화염이 뒤섞이며 이곳에 있는 신체들을 이리저리 인정 없이 내동댕이쳤다. 기억의 편린은 수초도 되지 않지만, 피부가 타들어 가는 고통과 살이 짓뭉개지는 폭력이 그의 혀와 입을 지워버렸다. 폭발은 비명을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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