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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밀우유유전 (고구려 동천왕기)
작가 : 태풍
작품등록일 : 2022.2.28

중국은 위, 촉, 오의 삼국시대로 접어들었고, 고구려는 위나라의 땅을 침략했다.
위나라에 호의적이던 고구려가 배신하자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에 참여한 장수 중 밀우는 고구려의 무사였고, 유유는 신라의 낭객이었다.
밀우와 유유는 멸망의 끝에 선 고구려를 구하며 전쟁의 과정을 두 눈으로 지켜본다.

 
8. 꽃이 지면 열매가 열린다 (유유 결사항전) - 完
작성일 : 22-02-28 20:29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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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우가 돌아온 지 이틀이 지나자 급보가 들어왔다. 위나라군이 고구려군의 영채를 발견하고 그들도 영채를 쳤다. 강행군을 해왔기에 그들도 정비를 하기 위함이리라. 위나라군의 장수 왕기가 병사 몇 명을 거느리고 앞에 나서자 유옥구도 호위병을 끌고 앞에 나섰다. 왕기가 먼저 말했다.

  “국내성은 이미 함락되었다. 왕은 이리와 무릎을 꿇고 항복하라. 왕의 목을 내놓는다면 만백성의 안전을 보장하고, 신하국으로 삼겠다.”

  유옥구는 노발대발했다.

  “열린 주둥이라고 함부로 떠드는구나. 헛소리를 하거들랑 너희 땅의 흙탕물에서나 물장구치며 하거라! 국내성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다.”

  왕기는 마치 사실인냥 껄껄 웃으며 비웃었다.

  “그럼 목이 잘린 후에 하늘에서 직접 보거라. 항복하지 않는다면 이 땅을 모두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불태워주마.”

  “나라는 땅이 아니라 사람이다. 어디 한번 불태워봐라. 남아있는 고구려의 무사들이 모두 중국땅으로 몰려가 네놈들의 씨를 말려줄 것이다. 공자니 어쩌니 하는 책들도 불태우고 너희의 정신도 불태우고 땅을 갈아엎어 우리가 새로 터전을 잡겠다 이놈들아. 어디 남의 땅에서 지랄염병들을 하고 있느냐.”

  유옥구는 들고 있던 창을 거꾸로 잡고는 냅다 왕기에게 던져버렸다. 왕기가 대처하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리며 고개를 숙였지만 창은 왕기가 아닌 그 앞에 땅에 꽂혔다.

  “거기가 바로 전선이다. 넘으려거든 목숨을 걸어라.”

  왕기는 흥 하더니 자신도 병사의 창을 뺏어 들어 유옥구가 창을 던져 꽂은 곳에 자신도 던져서 빗겨져 꽂게 하였다. 두 개의 창이 엇갈리며 창에 꽂혔다. 유옥구와 왕기는 서로 비난만 한 채 각자의 영채로 돌아갔다. 유옥구가 돌아와 왕에게 고하니 왕은 근심이 가득한 흑색 낯빛으로 답했다.

  “사실이다. 국상 어수가 보낸 파발이 벌써 왔다.”

  “뭐라구요?”

  “국내성이 불탔다.”

  위궁의 말을 들은 좌중은 일순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위궁이 다시 말했다.

  “어수가 잔존한 군사를 이끌고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하였다. 어수의 군대와 각 5부의 군대가 모이면 그것이 고구려의 마지막 군대가 될 것이다.”

  유옥구는 무릎을 꿇으며 좌절했다.

  “파발은 어디 있느냐. 국상께서는 언제 오신다더냐.”

  유옥구의 부름에 장막 밖 저만치에 있던 파발이 달려오며 답했다.

  “제가 쉬지 않고 달려온 것이니, 족히 사흘은 걸릴 것입니다.”

  “5부는 어찌되었더냐.”

  “지금 그들이 모두 모여 환도성을 돌아 평안부근에서 군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들 또한 위나라의 관구검의 군사들과 대치하고 있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들 물러가라. 짐은 생각을 좀 해야겠다.”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물러가자 국내성이 불탔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유옥구가 언행을 주의할 것을 단속하였으나, 영채 내에서 장막들의 거리가 워낙 가까웠기에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는 이가 많아 소문은 막기 어려웠다. 해가 가리워지며 저녁노을이 질 때 쯤 되자 소문은 밀우와 유유의 귀에도 들어갔다.

 

 유유는 잠든 밀우의 얼굴을 빤히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생각이 굳었는지 결연하지만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

  “밀우님, 주무시나요.”

  “아니, 깼어.”

  “제 출신을 아시나요.”

  “신라 출신이지 않았니. 아, 그렇지. 풍월랑.”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시나요.”

  “왕실의 무사들이라 하매.”

  “실은 비밀집단입니다.”

  밀우는 잠자코 들었다.

  “그리고 암살집단입니다. 전 어릴 적부터 살인을 일삼고 다니던 낭객이었습니다. 내쳐진 것은 사실이에요. 왕을 시해했으니까요.”

  밀우는 놀란 눈을 껌뻑거리며 유유를 보았다.

  “말하자면 쓰고 버려진 칼이죠. 전 버림받고 죽기 싫어서 도망친 것이구요. 전 가야에서도 신라에서도 버림받은 셈입니다. 그리고 우연히 밀우님이 구해주셨구요. 밀우님이 곧 고구려고, 고구려가 곧 밀우님이고, 전 그 고구려의 품 안에서 있는 셈이죠. 고구려를 지키는 것이 밀우님의 정신이시죠. 그래서... 이제 보답을 할까 합니다.”

  밀우는 그녀의 이상한 낌새에 일단 말리려 들었다.

  “무엇이 되었든 그거 그냥 하지 마라. 하지 말라면 하지 마라. 나를 지키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 또한 너를 지킬 것이야.”

  유유는 조심히 밀우의 자상이 난 뺨을 어루만졌다.

  “전 살아있는 칼입니다. 쉽게 죽지 않아요. 소문대로라면 이 군대도 조만간 크게 싸움이 일어날 건데... 희망적이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제 유일한 재능을 제 삶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꽃을 피워볼까 합니다.”

  밀우의 눈에서 눈망울 한방울이 또르르 떨어졌다.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신라에는 그런 말이 있어요. 어둠을 퍼내려면 바가지로 풀 수 없다. 빛으로 퍼내야 한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유유는 밀우의 얼굴을 끌어안듯이 품에 안아내고는 밀우의 귀에 속삭였다.

  “절 좋아하나요?”

  “응.”

  “알고 있어요. 저도 그래요.”

  유유는 밀우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밀우는 아픈 몸을 이끌며 누운 채로 유유의 온몸을 더듬다가 유유의 얼굴을 잡고는 입을 타고 나오는 꽃의 향기를 탐했다. 유유는 몸과 몸을 이은 채로 누워있는 밀우의 몸을 덮으며 누웠다. 밀우는 유유의 허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히 말했다.

  “우린 왜 지금에 와서야 이렇게 됐지.”

  유유는 밀우의 얼굴 옆에 자신의 얼굴을 묻은 채로 답했다.

 “나도 몰라.”

  둘은 아침이 동쪽 하늘에 밝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유유는 날이 밝자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갖춰 입었다. 갑옷은 입지 않았다. 몸을 날렵히 움직일 수 있도록 가슴을 붕대로 동여매고 머리를 질끈 묶었다. 유유는 잠이 든 밀우의 상처 난 뺨에 입을 맞추고 일어섰다. 촉감에 눈이 사르르 떠진 밀우는 눈꺼풀이 감겼다 떠졌다 반복하며 다시 시야가 어두워졌다.

  유유는 왕을 찾아 나섰다. 영채는 바삐 돌아갔다. 그 바쁨에는 목적이 없었다. 병사들은 가만히 있기를 원하지 않았다. 고단한 몸과 마음을 비울 일거리를 찾아 헤맸다. 유유가 허락을 구하고 왕의 장막으로 들어서자 왕이 반겼다.

  “그대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 동부 사람이라지?”

  “예, 동부 사람입니다.”

  “형세가 위급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라.”

  “제가 적장을 죽인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위궁은 미심쩍어 했다.

  “무슨 수로 장수를 죽인단 말인가? 저들은 10리 안팎에 있다. 그리고 지원이 오기 전에 곧 승부를 보게 될 진데 한번 싸움이 일어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더냐.”

  “싸움이 일기 전에 적장을 죽일 계책이 있습니다. 저를 사신으로 보내주십시오.”

  “거짓으로 투항해 암살을 하겠다? 왕기는 적장이지만 요동에서 명성높은 맹장이다. 그 혼자 있는 것도 아닐 것인데 그게 가당키나 하겠느냐.”

  유유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제가 음식을 가지고 가서 대접하고는 기회를 보아 음식에 숨긴 작은 칼로 적장과 주위의 부장들을 죽이겠습니다. 못미더우시다면 보잘 것 없는 재주이지만 한 번 보아주십시오.”

  유유는 위궁이 알았다고 답을 하기도 전에 발목에 숨긴 작은 나뭇가지를 빼서 들고 단숨에 발돋움했다. 유유의 몸은 발을 딛자마자 공중에 붕 뜨고는 십척 가까이 거리를 날았다. 유유는 왕에게로 날아가 손에 든 나뭇가지를 왕이 앉아있던 의자 등받이에 꽂았다. 위궁은 말을 하려다 멈춘 입을 다물지 못했다. 주위에 있던 시종들이 놀래 칼을 빼고 유유를 내려칠 준비를 했으나 유유가 조용히 다시 자리로 돌아가자 저지하지 않았다.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이 재주로 만약 제 계책이 성공하거든 폐하께서 곧장 군을 몰고 승부를 결정하십시오.”

  위궁은 유유를 노려보다가 돌연 눈빛에 총기가 돌고는 장수들을 불러 모았다. 위궁은 먼저 유옥구를 전장에 내보내 하얀 깃발을 걸어두어 항복의 뜻을 내보이게 했다. 또 문장을 잘 쓰는 장수를 불러 필서를 작성케 하여 인장을 찍었다. 위궁은 군량 중에서 왕에게 올리도록 따로 구분되어있는 귀한 재료들을 모아다 산해진미를 꾸미도록 했다. 유유는 보급대로 따라가 자신이 칼을 숨길 위치를 정하여 넓은 나무 식기 아래에 자리를 만들어 걸어두었다.

  유유는 왕이 딸려 보낸 중국말을 할 줄 아는 병사와 함께 영채를 나섰다. 일행은 일체의 무장을 하지 않았고 평상복 차림으로 입었다. 병사가 음식이 든 짐을 들고 뒤에 서고 유유가 앞서서 말을 타지 않고 걸어갔다. 유유가 위나라의 영채에 들어서자 왕기의 부장이 먼저 맞이했다. 부장이 무어라 무어라 말하자 말이 통하는 병사가 대신 답했다. 답을 들은 부장은 유유 일행을 안채로 안내했다. 위나라군의 영채에는 쇠뇌들이 가득했고 추가로 만들어내거나 기존의 것을 수리하는 이들이 가득했다. 안채에 있는 막사로 들어서자 왕기와 부장들이 모두 다 해 여섯명이 있었다. 유유는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거리는 십척이었다. 유유가 말하면 병사가 통역했다.

  “저는 고구려 사람 유유입니다. 우리 왕이 대국에 죄를 짓고 주제를 모르고 싸움을 걸다 이 변두리 바닷가까지 도망쳤으나, 이제 왕은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으므로 장차 대국의 진영에 항복하여 대국의 장군에게 죽음을 맡기려 합니다. 그 전에 저를 먼저 보내 변변치 못한 음식으로 대국의 장군들을 대접하게 하라고 일렀습니다. 예를 갖추어 정성스럽게 보내니 대국의 장군께서는 가여히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바랍니다.”

  왕기가 말하면 병사가 통역했다.

  “왜 왕이 직접 오지 않았더냐. 비굴하고 싶지 않았더냐. 결국 스스로 몸을 묶고 와야 할 것이다.”

  “곧 예를 다해 내일 절을 하며 올 것이니, 기다려주십시오.”

  “알았다. 짐을 풀어라.”

  유유는 가만히 무릎을 꿇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병사가 짐을 풀어 유유와 왕기 사이에 음식을 차렸다. 넓은 목식기와 그 위에 차려진 양념이 쳐져 잘게 썰려진 고기는 유유의 앞에 놓았다.

  “이 고기는 왕이 특별히 장군께 올리는 것입니다. 맛잇게 드셔주소서.”

  유유는 상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와 동시에 식기의 밑에서 칼을 빼들고 발을 딛어 몸을 앞으로 날렸다.

  탁-!

  일초가 안되는 사이에 공중에 날은 유유의 단도는 왕기의 목을 찔렀다. 식도에서 피가 벌컥벌컥 쏟아졌다. 그를 본 고구려 병사는 앞에 놓인 국을 쏟아내고는 막사에 놓인 촛불을 들어 바닥에 고인 물에 던졌다. 그와 동시에 위나라군 부장들이 내려친 칼에 얼굴뼈가 갈라졌다. 국은 기름이었다. 불에 닿은 기름은 활활 타기 시작하며 연기를 내었다. 위나라의 부장들은 유유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달려들었다. 유유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분명 험한 말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유유는 날아오는 칼을 피하며 왼손으로 적의 팔을 쳐내고 오른손에 거꾸로 든 단도로 그의 머리, 목, 가슴을 연달라 찔렀다. 다른 칼이 날아오면 시체의 멱을 붙잡고 방패삼아 내달리며 칼을 막았다. 유유는 데굴데굴 구르며 칼을 잡았다. 앞에서 칼이 베어오면 칼로 쳐내고 뒤로는 뒷발을 걷어차 적을 밀어냈다. 그녀는 무릎을 굽히고 자세를 낮게 잡았다. 적이 발을 딛어 날아오자 유유는 앞으로 뻗은 왼손으로 적의 발목을 움켜쥐었다. 무릎을 세워 일으켜 거꾸로 적의 몸을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그의 가슴에 칼을 쑤셔 넣었다. 갈비뼈가 부숴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났다. 틈이 생기자 다른 적이 내지른 칼에 유유의 옆구리가 피를 내며 갈라졌다. 유유는 옆으로 구르다 벽에 부딪혔다. 그녀는 벽을 디딤 삼아 가슴을 땅에 대고 앞으로 쭈욱 나아가며 칼을 위로 쳐들었다. 그녀의 칼과 몸은 적의 가랑이를 베며 지나갔다. 유유는 회전을 돌 듯 몸을 일으키며 적들의 사이를 오가며 아래로 내려치고 위로 올려베고 옆으로 칼을 돌렸다. 적 둘이 목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 가슴 갑주에 칼이 튕긴 적이 유유의 등을 베었다. 유유가 뒤돌았지만 그가 발로 걷어차자 유유는 나뒹굴며 다시 막사의 벽에 부딪혔다. 점점 불이 거세져 천막에 불이 옮겨 붙고 나무기둥이 으스러졌다. 유유가 천막을 움켜쥐고 일어나려하자 천막이 찢어지고 부숴지며 그녀의 몸을 밖으로 토해냈다. 눈코입으로 흙바닥을 뭉갰다. 유유가 비틀대며 일어나려 하자 말발굽이 시야에 들어오며 그녀의 머리를 걷어찼다. 시야가 뭉글 듯이 사라졌다.

  고구려의 영채에서는 위궁이 장수들을 모아 놓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위나라의 영채 한쪽이 자그마한 연기를 내자 영채의 진 바깥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유옥구가 외쳤다.

  “적장이 죽었다! 전군 돌격!”

  유옥구의 외침이 있자 모든 고구려의 군사들이 제각기 창과 칼을 들고 달려나갔다. 말이 있으면 타서 달리고 없으면 뛰어나갔다. 왕은 감격에 찬 눈으로 후열에서 보고 있었다. 이윽고 대부분의 군사들이 영채를 나가 뛰어나가자 그 자신도 말을 타고 호위를 대동한 채 칼을 차고 달려 나갔다. 말을 탄 1천의 무사들이 진영이 요란해진 위나라의 군사들을 먼저 찌르고 베면서 내달렸다. 영채가 혼란스러워지자 위나라군 병사들은 우왕좌왕하며 몸이 잘리고 피를 뿜었다. 뒤늦게 커다란 목재방패와 쇠뇌를 드는 병사들이 많았지만, 그 누구도 지휘하는 이가 없자 아무렇게나 공중에 쏘아대다가 무리가 갈라지면서 달려드는 고구려군의 칼에 연달아 팔다리가 잘리며 죽음을 맞았다.

  고막에 대고 천둥을 치듯 뺨을 두들기며 땅이 울리자 유유의 눈꺼풀이 점차 떠졌다. 시야가 불그스름했다. 한쪽 눈이 감기니 수많은 말들과 군사들이 벌겋게 보였다. 유유는 충혈된 오른쪽 눈을 부여잡으며 칼을 지팡이 삼아 집고 일어섰다. 위나라의 영채는 어느덧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모해있었다. 자려진 머리들이 바닥을 구르고 새빨간 선혈이 바닥과 막사들에 낭자했다. 위나라의 병사들이 두려움에 몸을 움직이지 못하며 창을 내던지고 살려달라 바닥에 무릎을 꿇어도 내달려 지나가는 무사들의 창과 칼질에 정수리가 날아갔다. 영채를 더욱 요란하게 하려는듯 새빨간 선혈은 어느덧 새빨간 불로 변해 목재와 사람이 타는 냄새와 연기가 진동했다. 고구려군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유유는 비틀거리며 몸을 움직였다. 어디로 가야할지 목적은 정하지 않은 채 우선 움직였다. 길에 방해가 되면 칼을 베어 넘어뜨렸다. 병사가 하나둘씩 죽어가자 유유는 위나라 병사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칼날들이 무수히 쏟아지자 하나둘씩 쳐내며 목과 얼굴을 베어냈다. 몸이 비틀거리며 제대로 피해내지 못하자 칼에 베이는 살결이 넘나들었다. 병사가 창을 내질러오자 이를 몸을 돌려 피해내곤 칼을 그의 정수리에 꽂았다. 까릉 하며 뼛가루가 갈리는 시큼한 소리가 났다. 유유는 칼을 회수하지 못하고 피 흘리는 몸을 부여잡은 채 무작정 걸어갔다. 걸어가다가도 시체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달려가는 병사들의 몸이나 말들의 발길질에 또 넘어졌다. 유유는 이대로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밀려오는 살갗의 고통에 구역질이 났다. 어느덧 진의 바깥까지 온 것인지 나무를 부여잡고 피와 위액을 같이 뱉어내며 토악질을 했다. 그녀는 나무에 등을 기대곤 털썩 주저앉았다.

  유유는 눈을 감았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감긴 눈에 분홍스러운 잔영이 남았다. 전쟁터의 잔상이 눈가에 그림자가 지듯이 일렁거렸다. 동부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풍월랑은 잊어버렸다. 칼을 이제 그만 놓을 때가 되었다고 여겼다. 밀우의 냄새가 그리웠다. 그의 품이 그리웠다. 가족이 그리웠고 살결을 살랑이는 바람이 맡고 싶었다. 대나무가 일렁이는 숲의 푸른 향취가 기억나 손으로 흙을 감싸 쥐었다. 모래는 움켜쥔 손가락 틈새로 흘러내렸다. 잡히지 않는 신기루는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 일렁거리는 분홍스러운 솜들과 검은 그림자가 여전히 일렁거렸다. 먹이 칠해진 듯 일렁이는 솜들이 검게 물들었을 때 왕기의 부장 문흠이 칼을 들고 달려와 유유의 목을 잘랐다.

 

  왕 위궁도 위나라의 영채에 들어서 군사를 이끌고 일사분란하게 전역을 모두 헤집고 다니니 위나라군 중 죽은 자가 3천, 사로잡힌 자가 1천, 도망친 자들이 1천이었다. 일련의 전투가 마무리 지어지자 영채와 시신을 모두 수습하니 유유의 시신도 위궁에게 돌아왔다. 위궁은 충신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며 온 마음을 다해 통곡하며 울었다. 위궁은 밀우와 유유가 평소 함께 있었음을 기억해 내고 사경을 헤매는 밀우가 이 이야기를 듣고 깨어나지 않도록 신신당부하고 모든 군사들을 동원하여 잠시 시간을 내어 예를 다해 장사를 치르며 관에 넣었다.

  왕 위궁이 그 후 북진하여 국내성 인근의 숙신까지 이르자 국상 어수의 군대와 합류할 수 있었다. 위궁은 숙신에서 관구검의 군대와 대치했다. 이후 시일이 흘러 북부, 중부, 남부, 서부, 동부에서도 지원군이 도착하여 관구검의 영채를 에워싸자 고구려군의 수가 1만으로 불어났다. 관구검의 위나라군은 왕기의 잔군을 받아들이고도 5천을 넘지 못했다.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관구검이 천천히 군을 물리다가 영채를 버리고 달아나니 여름에 시작된 전쟁이 가을이 돼서야 끝이 났다.

  위궁은 군대를 모두 이끌고 국내성으로 돌아갔다. 이미 모든 것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진 돌과 불에 타 재가 된 국내성 밖의 환도성은 치열했던 어느 그 날의 모습을 재현해주고 있었다. 환도성은 더 이상 토성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줌 흙으로 돌아갔다. 환도성을 지나 국내성으로 향하니 궁궐이며 마을이며 가옥이며 그 모든 것은 마치 태초의 것으로 돌아간 것처럼 검게 재가 되었다. 국상 어수가 말했다.

  “동부대가 밀설이 백성들을 평양으로 피난시키다 몰살당했습네다. 관구검의 군사를 막느라 소홀하였던 저의 탓이니 저를 책망하여 주십시오.”

  “알겠다. 기억하고 있겠노라. 경을 책망할 일이 무엇이 있겠니. 득래의 말을 듣지 않고 오만을 부린 나의 잘못이다. 보아라. 나의 오만으로 몇이나 죽었더냐. 2만? 3만? 허망히 하늘로 올라간 혼들의 수를 센들 무엇 할 것이며, 그 또한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다. 집과 가옥은 또 몇이나 불타 없어졌더냐. 나라가 무엇이더냐. 사람이 사는 곳 아니더냐. 사람이 살면 나라가 지켜야 하지 않더냐. 국상은 이를 새겨듣고 온 힘을 다해 백성들을 재건하라.”

  “예, 폐하. 신이 죽을 때까지 그 명 잊지 않겠습니다.”

  왕이 검은 숯으로 가득한 궁궐에 이르자 그 뒤로 있는 나무가 타고 흙으로 가득한 환도산에서 비석을 발견했다. 성을 휩쓸고 지나간 관구검이 자신의 공적을 기록하며 ‘불내성’ 이라 각인하였다. 왕이 나지막이 말했다.

  “불내성이라... 참지 못하였다니 그 말이 참이다. 이 비석은 허물지 아니하여 후대에 남겨라. 그대들은 우리의 과오를 결코 잊지 말라.”

  왕이 환도산을 둘러보니 산에 길게 둘러쌓인 환도성을 위나라군이 뒤로 넘어 국내성을 침략한 게 분명하였다. 또한 국내성이 이미 재가 되어 자연과 하나가 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가야 했다.

  “동쪽의 평양성으로 가자. 나라가 혼란하니 국경이 문란해지지 않게 군사를 해산하여 각부에 보내라.”

  왕은 군사들 중 일부를 떼어내 국내성과 환도성을 수습하게 하고 시신을 모아 평양성으로 데리고 오라 일렀다. 왕은 중부군 만을 이끌고 평양성으로 향했다. 군이 이동하기 전에 왕이 기거하고 정사를 돌볼 곳을 만들기 위해 미리 파발을 보내고 사람을 모아 평양성에서 새로이 급하게 궁궐을 만들고 성벽과 관부를 높게 쌓아 올리니 평양은 고구려의 새로운 수도가 되었다.

  왕은 평양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하늘에 제를 지내며 위나라와의 전쟁을 통해 목숨을 잃은 혼들을 위로했다. 국내성과 전투가 벌어진 각지에서 시신을 모두 평양으로 운구해오자 왕은 매우 크게 장사를 치뤘다. 이때쯤 하여 기운을 차린 밀우도 장사에 참석했다. 밀우는 유유와 밀설이 모두 죽었음을 알고 몇날 며칠 장례를 치른 시원에서 자리를 떠나지 않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돌아온다 하지 않았더냐. 너는 어디 가고 이렇게 몸만 돌아왔어. 원망스럽다. 이렇게 만든 내가 상황이 전쟁이 원망스럽다. 동부가 너의 집이다. 그냥 눈을 뜨고 내게 돌아와라. 어서 돌아와라.”

  그치지 않는 밀우의 울음과 통곡에 지나가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의 서러움에 구름이 북받친 것처럼 비가 내리며 그의 뺨을 닦아주었다. 그가 정신을 잃은 채 일어났을 때엔 묘 앞에서 등에 왕의 겉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가 겉옷을 접고 궁에 이르자 위궁은 그를 기다렸다는 듯 주위의 만류를 해치고 그를 안아주었다.

  “기다렸노라. 고구려가 아니라 내게 그대 같은 충신이 필요하다. 하늘로 올라간 자는 하늘에서 살되 땅을 딛고 있는 자는 땅에서 살아야 한다. 그대는 삶을 버리지 말라.”

  밀우는 말없이 눈물을 흘리다 이내 엎드리며 절을 했다. 위궁은 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밀우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위궁은 논공행상의 자리를 만들며 공을 논했다. 상을 베푸는 연회이므로 음식과 술이 차려지되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마음으로 치장과 행상을 모두 흰색과 검은색으로 했다. 왕은 연회를 함에 있어 결코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왕은 공을 논하면서 가장 먼저 밀우와 유유를 제일로 하여 상을 내렸다. 밀우에게는 죽은 밀설을 대신해 동부의 대가를 맡게 하되 거곡과 청목곡의 식읍을 내렸다. 숨을 다한 유유는 벼슬을 추증하여 구사자로 우대하여 사직에 이름을 올려 혼을 기리도록 했다. 그 다음으로 유옥구를 제이로 하여 서부의 대가를 맡으며 압록과 두눌의 식읍을 내렸다. 단지 유유가 동부사람인 것을 알되 그 거취와 가문이 불분명하여 밀우에게 물었다.

  “유유가 동부 사람이라고 하였지만 그 어투가 우리말 같지 않고 가문의 출처를 알 수 없다. 그대는 알고 있는가. 주위에 물어보니 그가 평소 그대의 호위무사를 자처하였다 들었다.”

  “유유는 본디 신라 사람입네다. 허나 동부에 귀화하였으니 고구려 사람입네다.”

  “그럼 그 가족을 내게 데려오라. 유유는 이 나의, 아니 고구려의 은인과도 같으니, 내 필히 그 아비나 형제에게라도 상을 내릴 것이다. 데려올 수 있겠느냐.”

  밀우는 왕의 거두절미하는 강경한 태도에 우물쭈물하며 답했다.

  “예, 찾아보겠나이다.”

  밀우는 다시금 유유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일렁거리는 눈망울을 참아내었다. 주먹에 힘을 주니 손톱에 피가 배였다. 그 해 재건된 평양성에는 꽃이 피었다.

 

  밀우는 전쟁이 끝난 그해 겨울에 동부로 돌아왔다. 전쟁의 후유가 없는 동부 고을의 모습은 돌아온 철새가 지저귀고 울타리에 가둔 돼지가 꿀꿀대는 한산함이 그대로였다. 저잣거리에서 뛰놀던 아이들은 그가 자리를 비운 새 얼굴만 그대로이고 몸만 장성하여 꾀죄죄한 얼굴로 반겼다. 밀우는 먼저 밀설과 유유의 관을 집으로 데려갔다. 밀풍과 밀화와 어머니와 시종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들의 몸을 씻기고 정갈하게 옷을 다시 입혀 관에 넣고 장례를 치뤘다. 밀설의 관은 하믈촌이 훤히 보이는 뒷산 언덕에 묻고 비석을 세웠다.

  가족들은 유유의 시신을 밀설의 옆에 함께 묻고자 하였지만 밀우는 끝내 만류하고 홀로 대숲으로 관을 끌고 갔다. 그는 유유와 연이 있던 바위더미로 가 그곳에서 직접 땅을 팠다. 파는 중에 하이얀 눈꽃들이 날리며 밀우의 정수리부터 어깨를 덮으며 포근하게 감쌌다. 눈발은 거세지도 약하지도 않았다. 사르르 바람을 타고 날리는 눈꽃은 밀우의 눈꺼풀과 눈썹을 아스라이 스쳐 지나갔다. 추운 냉기에 얼어붙은 흙은 따닷하게 흘러내리는 눈망울들에 적셔져 밀우의 삽질을 편안케 했다. 밀우는 유유의 관을 땅에 묻고서 다시 덮고 가족이 준비한 비석을 세웠다. 그리고 목석을 땅에 눕히고 단도로 직접 글귀를 새겼다.

  - 머무르지 않아도 지나치지 않아도 그냥 막연히 그게 좋을 때가 있었다. 나는 너의 숨결과 때때로 보이는 부끄러움을 사랑했다. 푸른 꽃이 피어 하늘이 푸르게 개이는 날, 그대에게 올라가리다.

 

  왕 위궁은 위나라와 큰 전쟁을 벌인 이후 재건과 내정에 몰두하며 치세를 열었다. 고구려와 힘을 겨루었던 위나라는 그 명을 다하고 있었다. 사마의가 사망한 뒤 그의 아들 사마소가 권력을 쥐고 황제를 대신하여 힘을 과시했다. 세 개의 나라로 분열되어있던 중국은 사마소가 위나라의 모든 병권을 틀어쥐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사마소는 제갈량이 사망한 뒤 힘을 잃고 있던 서쪽의 촉나라를 정벌하여 멸망시키고, 남쪽의 오나라를 옥죄며 자신의 시대에 기어코 중국땅을 통일하려는 야망을 실현시키고 있었다. 중국 땅 내에서 한동안 잠시 냉랭했던 전선들이 활발해지며 수많은 내전이 불궈졌다. 위나라와 오나라 사이에서 침략과 반란이 해에도 수없이 벌어지자 위나라 동쪽의 고구려는 요동을 마치 휴전선으로 둔 듯 자연스레 그들의 시야에서 잊혀졌다.

  국내성을 불태우고 불내성의 비석을 세웠던 관구검과 문흠은 사마소의 황권 탈취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켰다가 진압되며 그 머리가 저잣거리에 내걸어졌다. 고구려의 수도를 점령하기 까지 했던 맹장의 허망한 최후였다. 내란의 죄로 관구검의 모든 가족은 삼족이 멸문지화 당했다. 후에 논하기를 사마의가 야심과 충심이 있는 관구검을 일부러 점령한다 한들 아무런 소득이 없을 것이 자명한 고구려 침공에 보내어 병력을 소실시키고 힘을 잃게 했다고 평하였다. 그를 증명하듯 사마소는 고구려의 요동 땅에 그 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계절의 해가 아홉 번이 바뀌고 평양성이 자리를 잡고 규모와 활기가 왕성해질 때 왕 위궁은 숨을 거뒀다. 조정과 왕실은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며 이일역월이라 하여 하루를 한 달로 쳐 백색 두루마기를 입고 하얀 음식만을 먹으며 삼년상을 지냈다. 동부에 있는 밀우 또한 왕이 하늘로 가는 날에 평양성으로 추모를 갔다. 왕이 승하하고 장사를 치르던 날 왕을 모시던 시종들과 근신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자살하여 순장되기를 바라는 자가 많았다. 장례일이 되자 왕의 묘로 와서 나란히 누워 관을 짜고 자결하는 자가 수십명에 달할 정도로 매우 많았다. 그들은 자신이 모시던 왕을 하늘에서도 모시리라 결심했다. 평양성의 백성들은 왕의 종묘를 찾아가 스스로 섶을 베어 자결한 이들의 시신과 관을 덮어 주며 왕릉을 건축하였다. 백성들은 이를 시원이라 불렀다. 왕실과 백성들의 장사가 끝나자 조정은 왕 위궁이 동쪽으로 천도한 하늘의 왕이라 하여 시호를 ‘동천’이라 짓고 종묘와 사직에 기록하였다.

  위궁이 죽고 연불이 새로이 고구려의 왕으로 정식으로 등극하던 해, 황제를 마음대로 폐하고 바꾸던 위나라의 사마소는 기어코 진왕으로 등극하며 위나라를 유명무실케 하고 진나라의 초석을 세웠다. 밀우는 급변하는 중국의 정세를 들으며 심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세상일은 마음과 같지 않고 오늘 꽃이 피면, 내일 꽃이 지고, 모레 잎이 우거지면, 글피 열매가 맺어지니, 세상의 만사는 시냇물과 같고, 삶은 그를 둥둥 떠다니고 헤엄치는 물고기라 여겼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힘은 들겠지만 목적한 바를 이루고 알을 낳으면 물의 이치와 기류를 어기고 운명을 거슬렀다고 여겼다. 하지만 물고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물을 타고 몸을 맡겨 내려간다.

  같은 해에 신라와 고구려는 전쟁이 발발했다. 이유는 사소했다. 신라의 왕이 직접 국경을 넘었다. 국경은 누군가 분필로 땅을 칠하지 않았고 누군가 벽을 세워 막지 않았다. 하지만 신라의 왕이 직접 허공에 그려진 국경을 넘었다. 밀우는 스스로 동부의 군을 이끌고 국경에 신라군과 대치하여 영채를 세웠다.

  밀우는 기병을 이끌고 말을 달려 앞으로 가장 먼저 나아갔다. 세월이 지난 수염은 하얗게 파릇해졌고 정수리의 머리칼은 조금씩 빠져나갔다. 근육은 노쇠했고 힘과 정신은 전과 같지 않았다. 밀우는 검은 장막이 그를 앞으로 밀어내듯 덮쳐오고 있다 느꼈다. 눈은 감겨왔고 창을 들 의지를 잃고 놓아버렸다. 푸른 장막은 그의 어깨를 살며시 짓누르듯 주물댔다. 따듯하고 짓무른 손길에 마음이 아득해졌다. 박하를 혀에 머금은 듯 내장이 시원했다. 말을 달리며 웃음을 지은 밀우는 신라군의 칼에 목이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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