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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월광의 알바트로스
작가 : 프로즌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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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기사, 사자의 귀환, 그리고 월광의 알바트로스.
드래곤 지스카드의 세계에서 운명적으로 맞물려지는 장대한 대서사시,
지스카드 연대기 그 네 번째 이야기.
세계에 정면으로 맞서며 역사를 바꾸어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피의 알바트로스라 불리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한 소년의 걸음이 시작된다.

 
제 14 화
작성일 : 16-07-14 14:34     조회 : 626     추천 : 0     분량 : 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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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4. 운명의 전조

 

 

 

 베일캠프 성(Castle)

 [지명]프레데리카 합중국 코튼 주(州)의 도시 베일캠프 내에 있는 성. 인공적으로 조성한 호수 한가운데 있는 탓에, 호반의 성(Castle Of Lake)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프레데리카 합중국의 아버지 웨인 랭스터 데 프레드릭이 합병한 이후, 베일캠프 시와 코튼 주의 상징이 되었다.

 프레드릭 대영지가 공화정의 형태를 취한 후에도 프레데리카 합중국의 유일무이한 귀족 가문으로 남은, 국공(Duke Of Nation) 프레드릭 가문의 사유지이다.

 프레데리카 합중국에서 사유지로서는 유일하게 세금이 완전 면제된 건축물이며, 중세 프림의 건축 양식과 시대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산 중 하나이다.

 1718년 현재, 소유주는 마리 랭스터 프레드릭 국공주(Duchess Of Nation)이며…….

 

 -위대한 인민의 땅 베넨시아 공화국의 자유로운 여행자 닥터(Doctor) 피오레 알레시오와 그의 훌륭한 조수이자 진실한 벗 나이트(Knight) 파비오 바르잘리가 펴낸 <만국 기행 사전> 중에서.

 

 ***

 

 “헉! 헉! 헉!”

 윤기가 흐르는 까만 머리칼이 바람에 찰랑거린다.

 발을 내뻗을 때마다 작은 어깨가 달싹거리며 달큰한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앤드류는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 조금만 더 뛰면 정해 둔 횟수를 채우게 되고, 그럼 차가운 냉차를 마시면서 매일매일 봐도 지겹지 않은 랜드 워커를 또 볼 수 있다.

 게다가 오늘은 랜드 워커를 만드는 기술자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히히!’

 너무 기뻐서 어제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숨이 차는 와중에도 입이 헤벌쭉 벌어질 지경이다.

 “헥! 헤에…… 헤엑!”

 “그만. 이쪽으로 오게, 워커 군.”

 생각에 너무 빠진 나머지 다 뛴 것도 몰랐나 보다.

 앤드류는 자신을 부르는 클라렌스에게 조르르 달려갔다.

 “수고 많았네. 일단 숨을 고르게나.”

 수건으로 앤드류의 땀을 닦아 주며 클라렌스가 말했다. 앤드류는 헤실헤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헥! 네에……. 헥헥…….”

 “천천히. 배꼽까지 깊이 숨을 들이마신다는 생각으로.”

 쪼그려 앉은 클라렌스는 앤드류의 배꼽을 콕 찔렀다. 앤드류는 눈과 입을 동그랗게 만든 채 가슴을 쭉 폈다.

 “푸하! 푸하!”

 아이다운 과장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클라렌스는 앤드류를 탓하지 않았다. 그저 빙그레 웃으며 앤드류가 하는 양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제 된 것 같아요, 요한 아저…… 아니, 스승님!”

 “그래. 된 것 같구먼. 자, 여기 앉음세.”

 “넵.”

 앤드류는 고개를 꼬박 숙이고 클라렌스의 맞은편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마시게.”

 클라렌스는 작은 병에서 냉차를 컵에 가득 부어 내밀었다.

 침을 꼴깍 삼킨 앤드류는 클라렌스가 내민 컵을 받아 입에 대다, 뭔가가 떠올랐는지 헤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그래야지. 신사의 예의는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하는 법이야.”

 클라렌스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헤헤.”

 머리를 긁적인 앤드류는 냉차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달콤한 향이 입과 목을 타고 전해지며, 가슴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혹시라도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면 이야기하게. 그나저나 힘들지는 않는가?”

 “아니요. 괜찮아요. 헤헤!”

 앤드류는 헤벌쭉 웃으며 컵을 만지작거렸다. 까만 눈동자가 연신 병을 흘끔거리는 것을 보니 냉차를 좀 더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클라렌스는 귀엽기 짝이 없는 제자의 모습에 내심 실소하면서, 냉차를 조금 더 부어 주었다.

 “찬 것을 많이 마시면 배탈이 나는 법이네. 게다가 이건……. 아니네.”

 뭔가를 더 말하려던 클라렌스는 피식 웃었다.

 특이한 데 관심이 많았던 한 마법사가 제조한 이 차는, 원기를 북돋아주는데다 마나감지를 좀 더 원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앤드류에게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으리라.

 “힘들더라도 러닝을 걸러서는 안 되네. 무엇을 하더라도 기초 체력은 중요하다네. 또한 체력은 달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법. 자네가 갈 초급학교가 집에서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고는 하나, 천천히라도 뛰어서 가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네, 선생님.”

 2킬로미터가 어느 정도나 되는 거리인지 알지도 못한 채, 앤드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쉬었으면 일어나세.”

 “앗! 랜드 워커 보러 가는 건가요?”

 앤드류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말했다. 클라렌스는 미소를 지으며 어린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다네. 게다가 오늘은 약속대로 마에스트로 거너스와 만날 수 있을 걸세. 랜드 워커를 제작하는 분이시지.”

 “와아아아!”

 신이 난 앤드류는 깡충 뛰었다.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큰 소원 중 하나를 이루는 날이 될 것이다.

 

 ***

 

 높고 긴 담장이 둘러진 크롬웰 용병대는 명성만큼이나 규모가 큰 용병대였다.

 비전투 인원까지 합치면 물경 1000명이나 되는 인원이 5만 평방미터의 부지 위에 세워진 각종 시설에서 지낸다.

 또한 각종 훈련장과 랜드 워커 격납고, 미혼인 대원들을 위한 두 동의 막사와 한 번에 2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식당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 넓은 곳에서 앤드류가 출입할 수 있는 장소는 한정되어 있었다.

 이유는 클라렌스 때문이었다.

 요한 클라렌스라는 이름은 유명하다. 특히 정규군과 용병을 가릴 것 없이 군이라는 곳에 몸을 담고 있는 자들 사이에서는 전설이나 다름없는 이름이 바로 요한 클라렌스와 ‘하얀 비수’다.

 특히 크롬웰 용병대는 전투 인원 전원이 라이더로 구성된 기갑용병대였기 때문에, 거의 모두가 요한 클라렌스라는 이름을 알고 있다.

 물론 클라렌스의 얼굴을 아는 자는 거의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안심하고 용병대를 돌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앤드류 역시 한정된 장소에서만 ‘놀 수’밖에 없었다.

 

 “이 꼬마가 바로…….”

 “예, 전에 말씀드렸던 그 아이입니다. 앤드류 군, 인사드리게. 랜드 워커를 제작하시는 마에스트로 거너스 님이라네.”

 “아…… 안녕하세요! 앤드류 워커입니다.”

 생전 처음 보는 드워프를 휘둥그레진 눈으로 바라보던 앤드류는 서둘러 머리를 숙였다.

 “흐음…….”

 슬그머니 고개를 들자, 부리부리한 눈으로 자신을 살펴보는 거너스가 보였다.

 자기가 뭘 잘못했나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거너스의 생각을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용병대 안에서는 절대 능력을 드러내지 말라던 엄마의 신신당부가 생각났기에 앤드류는 꾹 참았다.

 “몇 살이냐?”

 “일곱 살인데요. 좀만 있으면 여덟 살이 돼요.”

 앤드류는 손가락 일곱 개를 펴며 대답했다.

 “일곱 살? 뭔 놈의 애새끼가 이렇게 커?”

 거너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거의 자신만 한 키를 가진 앤드류는 도저히 그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 열 살이 넘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고놈 참 잘생겼긴 잘생겼구먼. 그래, 왜 날 보고 싶다고 했냐?”

 거너스의 말투는 무뚝뚝했다. 하지만 앤드류는 겁을 먹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

 그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물론 엄마를 빼고) 랜드 워커를 만드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기쁠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랜드 워커 만드시는 분이시죠? 그쵸?”

 “뭐 그렇지. 그런데 그게 왜?”

 반짝거리는 까만 눈동자 안에 담긴 감정이 즐거움과 존경이라는 정도는 알 수 있다.

 하지만 대체 왜 오늘 처음 보는 꼬맹이가 자신에게 이런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것인지 거너스는 궁금했다.

 “우와아! 뭐 만드셨어요? 어떤 거요?”

 “험! 로지급이라고 프레데리카 합중국 기갑부대의 주축이 되는 양산기체를 내가 설계했지. 그것도 무려 10년도 더 전에! 그것뿐만이 아니지. 거의 중형 급의 출력과 반응 속도를 낼 수 있는 갈리온도 내가 설계를 했다! 이 갈리온을 베이스로 제작된 기체가 또…….”

 “마에스트로, 앤드류의 나이를 좀 생각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어린아이를 상대로 자신의 자랑을 열정적으로 피력하는 거너스를 향해 클라렌스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험험! 아무튼 그렇다.”

 조금 무안해진 거너스는 얼굴을 붉혔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은 엔지니어보다는 라이더를 더 동경하기 마련이기 때문이었다.

 “흠?”

 하지만 처음 보는 꼬마의 눈빛이 이상했다. 까만 눈빛을 반짝거리는 것이, 오래전부터 가지고 싶던 장난감을 눈앞에 둔 표정이랄까.

 “짱이다! 최고에요!”

 두 손을 가슴께로 모으며, 앤드류는 뒤꿈치를 들어 올렸다.

 “짜, 짱?”

 어린아이들이 쓰는 표현을 잘 모르는 거너스는 당혹스런 얼굴로 되물었다.

 “진짜 최고예요! 할아버지가 진짜 랜드 워커 다 만들었어요? 우와아!”

 앤드류는 상기된 얼굴로 호들갑을 떨었다.

 “허! 허헐……!”

 이 열광적인 반응에 거너스의 표정이 점점 변해 갔다.

 사교성이 부족하고 외골수인 드워프 장인도, 어린아이들이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으허허허! 그럼! 그렇지! 내가 다 만들었지! 으허허허! 고놈 참 똘똘하구나! 으하하! 그래, 뭐가 더 궁금하냐? 이 할아비가 다 가르쳐 주마!”

 “와아앗! 정말요? 저는요! 랜드 워커가요…….”

 “으허허허! 그래그래, 뭐든지 다 물어보거라!”

 거너스는 싱글벙글 두툼한 팔로 앤드류의 어깨를 감아 안았다.

 “……응? 하늘을 나는 랜드 워커? 호오……! 고놈 참!”

 “에헤헤!”

 두 노소는 호들갑을 떨며 한쪽으로 걸어갔다.

 빙긋이 웃으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클라렌스에게 페리엇이 어깨를 으쓱하며 다가왔다.

 “제자에게 버림받으셨네요, 마스터 클라…… 악!”

 클라렌스의 주먹이 이마를 경쾌하게 두들기자 페리엇은 머리를 감싸 쥐고 뒷걸음질을 쳤다.

 “왜 때리십니까!”

 페리엇은 억울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눈물까지 그렁그렁한 것이 어지간히 아팠던 모양이다.

 “흠. 그러게 말일세. 나도 모르게 그만…….”

 클라렌스는 자신의 주먹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페리엇의 표정이 점점 더 일그러졌다.

 “뭔가, 그 눈빛은? 혹시 본 기사에게 불만이라도 있는 건가?”

 “……없습니다. 네, 없어요.”

 말과는 다르게 눈동자에는 불꽃이 이글거린다. 클라렌스는 페리엇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도전적인 눈빛이로군. 아주 좋네. 젊은이의 눈빛이라면 응당 그 정도는 돼야지, 아암.”

 “알아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마스터 클라렌스.”

 이제는 이빨 가는 소리까지 들린다.

 “뭘 이런 것 가지고 그러나? 더 고맙게 될 걸세, 랑스 페리엇 중위. 내 간만에 검술지도를 해주도록 하지.”

 클라렌스의 얼굴 위로 새하얀 미소가 피어났다.

 

 ***

 

 “흠? 얼굴이 왜 그 모양인가, 페리엇 중위?”

 3층 난간에 기대서 끽연의 시간을 가지고 있던 롱필드는 터벅터벅 계단을 올라오는 페리엇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페리엇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롱필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페리엇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곱슬곱슬한 밤색 머리칼 사이로 이마 한쪽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볼록 솟아올라 있었다.

 “말벌에게 쏘이기라도 한 건가? 이마가 새빨갛군.”

 “……네, 아주 성격 고약한 말벌이 있더군요.”

 페리엇은 이를 바드득 갈며 이마를 문질렀다.

 롱필드는 혀를 찼다.

 “쯧쯧. 하긴 부대 부근에 말벌집이 꽤 많긴 하지. 조심하지 그랬나?”

 “워낙 질기고 독한 게…… 백정 같은 놈이라서. 아무튼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벌겋게 부어오른 이마를 쓰다듬으며 페리엇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나저나 요즘 들어 부쩍 오가는 사람들이 늘었군요. 대다수가 외지인 같은데요.”

 페리엇은 고개를 슬쩍 돌려 부대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멀리 떨어진 사거리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갈 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곧 있으면 프레드릭 절(節, Day) 아닌가. 게다가 이번에는 국내외 귀빈들이 대거 참석할 모양이더군. 랜드 워커 토너먼트도 열릴 예정이고.”

 “아 그렇군요.”

 “그나저나 자네는 별로 섭섭하지 않나?”

 롱필드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예?”

 “앤드류 말일세. 어찌 됐건 자네가 따르는 마스터 클라렌스가 제자로 두었지 않나.”

 “아……. 하하하!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페리엇은 밝게 웃으며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말벌, 아, 아니…… 마스터 클라렌스의 부관일 뿐입니다. 상관이 무슨 일을 하던 저와는 무관하지요.”

 “아무리 정규군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일단은 군인 아닌가? 그런 마스터 클라렌스가 기사평의회의 이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말인가?”

 평의회 휘하의 부대들은 일단 국가 정규군의 형태와 제식을 취하고는 있었지만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그중 특별한 것을 꼽자면 유연함이었다. 그렇기에 중위이자 부관인 페리엇이 자신보다 계급이 훨씬 위인 데다 마스터인 클라렌스와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평의회에서는 마스터 같은 감사관들에게 관대합니다. 게다가 클라렌스 중령님은 평의회의 수석 감사관이지요. 의장이라 할지라도 수석 감사관, 그것도 마스터에게 쉽게 명령을 내릴 수 없어요. 평의회 소속 소드마스터는 평의회의 얼굴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게끔 내버려 두지요. 마스터가 호기심을 보이는 안건을 몇 개 던져주면 각자 알아서 움직이는 형식이지요. 이번 일도 아마 그럴 겁니다.”

 “전 베일캠프 시 수도국장을 찾는 일…… 말인가?”

 롱필드는 자신이 궁금했던 것을 조심스레 물었다. 하지만 페리엇은 시원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예.”

 “도무지 모르겠더군.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마법사라니. 프레데리카 합중국에서 하이 메이지(High Mage)라고 불릴 수 있는 존재는 진 오베른 경(Sir)밖에 없고, 그는 수도 팔몬에 있는 중앙마법학교(Central Magic School)의 교수로 재직 중이야.”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만, 마스터 클라렌스가 하시는 일이니…….”

 “흐음…….”

 롱필드는 턱수염을 쓸었다.

 요한 클라렌스가 이곳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하지만 그는 분명 고법사로 여겨지는 전 베일캠프 시의 수도국장의 행방을 알아본 것 말고는 아무런 협조도 부탁하지 않았다. 어지간하면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앤드류를 만나서 같이 노는 것을 빼고는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백수였다. 가끔 그가 세상을 진동시킨 무시무시한 소드마스터라는 사실이 잊어버릴 정도였다.

 “저기, 캡틴께만 드리는 말씀이지만…….”

 “음?”

 페리엇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롱필드는 고개를 돌렸다.

 “마스터께서는 현재 휴가 중이세요. 적어도 기사평의회의 보고서에는 그렇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페리엇은 살짝 긴장한 눈으로 좌우를 살피며 말을 이었다.

 “전 수도국장을 찾는 일은 아마 평의회의 임무와 마스터 클라렌스의 개인적인 용무가 겹쳐진 게 아닐까 합니다.”

 “임무와 개인적인 용무가 하나라?”

 롱필드의 눈매가 살짝 찡그려졌다. 그에 보조라도 맞추듯 페리엇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다.

 “예. 그만큼 더 중요하고 비밀을 요하는 일이라는 뜻이죠.”

 “그런 중요한 일을 하는 양반이 일은 안 하고 동네 아이의 스승을 자처한다?”

 롱필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역시 사람 보는 눈 하나는 기가 막힌다니까.’

 페리엇의 눈이 빛을 발했다.

 크롬웰 용병대의 캡틴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 롱필드에게 어설프게 비밀을 만들지 말라는 클라렌스의 말은 옳았다.

 “전 이제까지 마스터 요한 클라렌스가 허투루 일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직접 나서서 앤드류를 가르치는 것도 관계가 있을 겁니다.”

 “앤드류를 가르치는 게 마스터의 임무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느낌은 그렇습니다.”

 “그런 중요한 것을 내게 알려 주는 까닭은?”

 롱필드의 부리부리한 눈동자가 페리엇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페리엇은 왠지 모르게 뜨끔한 마음을 감추며 천천히 입술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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