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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14.
작성일 : 22-02-28 19:58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5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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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더는 깎을 수 없다. 저 비장한 표정. 나의 오랜 흥정 능력으로도 여기까지가 한계다. 그리고 간식 먹을 시간이다.

 

 결국 10만골드를 눈물을 머금고 지불했다. 던전에서 돈 벌기는커녕 나가고만 있다. 난 성자가 됐다. 구원자가 됐다. 나이팅게일? 아 나 남자니까 슈바이처가 맞겠군. 하여튼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역시 난 던전이 편하다. 철이 들 무렵부터 물론 내 기준에 철이 들 무렵이지만 던전에 생활하다보니 평범한 인간세계에서 사는 건 왠지 거북하다.

 

 촉이 좀 온다. 이번 지출로 끝나지 않을 거란 걸…. 더 큰 고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내 오랜 던전 경험은 위험신호를 알려주고 있었다.

 

 “아빠!”

 

 간식 먹을 시간. 나중에 생각하자.

 간식이 간식이 아니다. 세나 뿐만이 아니라 트롤 자매도 잘 먹고 너구차 눈치 없이 더 달라고 한다.

 

 순식간에 아이스크림과 빵이 동이 났다. 물론 아직 아공간에는 남겨놨지만 진짜 다시 밖으로 나가야 할 거 같다.

 

 키를 받아 구매한 모텔에 들어서니 진짜 시설 하나는 끝내준다. 식당 안의 집은 초가집이다.

 

 “우와! 여기 진짜 넓다. 아빠 나 여기서 잘래.”

 “그래.”

 “나도 잔다.”

 

 남매는 말이 없다. 말 안에도 안다. 너무 많은 도움을 받은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사람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고마움을 알아주면 힘들더라도 속이 쓰리더라도 기분이 풀어지는데 너구차 이 녀석 아주 밉상이다.

 

 진짜 내가 털고 만다.

 

 처음 건물 외관만 봐서 몰랐는데 모텔 안은 신세계였다. 사기를 잘했다. 물론 돈이 많이 필요해질 거 같다. 각종 편의시설이 왕창 가득 있다.

 

 문제는….

 

 돈 들어가는 하마다. 무한하마, 이 차원 상점 애들이 이곳에 텔레비전을 설치해놨다. 물론 유료다. 값 비싼 유료.

 

 ‘차원 상점이 다 헤쳐 먹는군.’

 

 찜질방 같은 데 가면 안마의자 청원하는 거처럼 이 살벌한 과금 정책을 이곳에 심어놨다. 주인 허락도 없이….

 

 당장이라도 없애고 싶었지만 걸그룹 영상을 본 게 오래전이다. 헤라를 잊을 수 없다. 아늑한 침대와 텔레비전 역시 사기를 잘했다.

 

 “사장 사장!”

 

 너구차가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어젖혔다. 뭔가 급한 표정이다.

 

 “돈을 주라. 돈을.”

 “돈?”

 “텔레비전을 보고 싶다. 나 돈 없다. 한 푼도 없다.”

 “텔레비전을 알아?”

 “당연하다. 어서 돈을 주라.”

 “안돼. 네 돈 써.”

 “악덕 사장이다. 최소한 종업원에게 의식주를 책임져줘야 하는데 사장의 도리다.”

 “TV는 의식주가 아니야. 오락이지.”

 “최소한의 오락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건 업주의 기본 소양. 돈 내놔라. 돈을….”

 “시끄럿! 네 돈 내고 봐.”

 “너구차는 돈을 내본 적이….”

 “죽는다. 거짓말하면.”

 

 거짓말로 먹고 사는 녀석. 돈을 내긴 냈을 것이다.

 차원상점에서 물건 살때만...

 내 집에서 놀고 먹는 꼴은 절대 못 본다.

 

 더는 들어줄 시간이 없다. 빨리 이 녀석을 쫓아내고 헤라를 영접하고 싶었다. 그동안 너무 소홀했다. 날 기다렸을 것이다.

 이제 제대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었다.

 

 “아아악!”

 

 트롤 남매의 비명, 누나의 비명이다.

 급히 뛰어갔다.

 

 혹시 빌런이나 몬스터가 이 집안에 모랠 들어와서 살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기만 하면 바로 몽둥이 찜질해서 내쫒을 생각이다.

 우선 아이들의 안전 확인이 먼저다.

 

 “무, 무슨 일이야?”

 “뜨거운 물이 나와요. 여기에서요. 너무 뜨거운 물이에요.”

 

 아무래도 지구 문명을 그대로 가져온 건물이기에 온수가 있었다. 이 아이들이 알 수가 없다.

 

 “저기 이건 뭐예요?”

 “그건 비데야. 그러니까….”

 

 처음부터 가르치려니까 어렵다. 배움도 짧고 가르쳐 본 적이 없다.

 

 “아빠. 내가 얘기할게.”

 “그래?”

 “응.”

 

 진짜 딸 한 번 잘 뒀다. 난 다 있다. 돈도 있고 이처럼 총명하고 예쁜 딸도 있다. 부인만 없다. 신이 질투한 걸까. 모든 걸 다 가져서는 안 되는 걸까.

 세상은 참 공평하다.

 

 너구차 녀석이 의외로 조용하다. 포기한 것일까.

 당연히 그래야 한다. 공짜를 너무 풀고 있다.

 

 “사장! 내가 제안을 하겠다. 거절 못 할 제안을….”

 “제안?”

 “데이트를 주선하겠다. 내가 욕은 좀 먹겠지만 힘 좀 써보겠다.”

 “데이트?”

 “그렇다. 어때 거래에 응하겠는가?”

 “싫어.”

 

 인간을 소개해 줄 리는 전혀 없고 오크나 고블린이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스켈레톤을 소개해 줄 수도 있다. 이 녀석의 안목을 믿을 수 없다.

 

 그래도 정성이 있는데 계속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너무 덥석 물 수는 없었기에 일단은 단호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왜 거절하는가? 아예 이성을 사귀는 걸 포기한 건가? 두렵나?”

 “시끄럿!”

 “블라인드 데이트다. 그대의 외모를 봐서는 이게 최선이다.”

 “블라인드? 싫어.”

 

 내 예상이 맞았다. 내 외모는 그래도 나쁘지 않다. 봐줄 만하다. 자주 볼수록 아주 정이 드는 얼굴이다. 천변만환술로 평범한 얼굴을 골랐기에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왜 거절하는가? 후회할 거야. 내가 소개해 줄 여인은 엘프족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에 엘프?”

 “왜 이제 감이 오는가. 여인을 미모로 평가하다니 그대는 남자의 자격이 없다. 여인을 사랑할 때는 외모를 보지 말고 내면을 봐라. 모솔의 벽을 깨야만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놈들이 꼭 예쁜 여자랑 혼인하더라. 얼굴 안 봐요. 돈은 같이 벌면 돼요.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들은 이미 선을 보기 전에 서로의 조건을 맞춘 상태다.

 

 엘프라면 다르다. 이건 기회다. 2세를 위한 절호의 기회. 하지만 수상하다. 너구차 이 녀석의 말은 신뢰할 수 없다.

 

 “좋아. 우선 만나보고 난 다음에….”

 “그게 무슨 소린가. 엘프다. 엘프! 난 알고 있다. 인간 남성의 추악한 욕망과 선입견을….”

 “안돼. 무조건 만나고 난 다음에 생각해 볼 거야.”

 “흥. 어쩔 수 없군. 내 돈 내고 봐야겠어.”

 

 이 녀석 진짜 정체가 수상하다. 엘프를 아는 것도 그렇고 인간 문명을 너무 잘 안다. 보통 너구차는 불가능하다. 카멜레온 이능을 가졌다고 만능이 아니다.

 

 수상한 놈. 진짜 털고 만다.

 

 소란을 마무리하고 다시 방에 들어오니 피곤이 몰려온다. 불 켜진 형광등을 끄는데….

 

 ‘잠깐. 이거 전부 돈 아니야?’

 

 차원상인 이놈들 이젠 전기까지 팔아먹을 태세다. 던전의 평화지대라 하지만 던전이다. 이 전등이 그냥 켜지지 않는다. 엄청난 마석이 필요하다.

 갑자기 잠이 오다 말았다.

 또 허리가 휠 판이다. 이제야 좀 편히 살려고 했는데 생활비 걱정이 앞선다.

 

 

 뭐 사실 걱정은 아니다. 나 대신 죽은 놈이 아주 돈을 산더미처럼 쌓아서 이 정도는 아주 소소하다. 하지만 뭔가 불길하다.

 던전에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 생존한 나에게 위험신호가 오고 있다.

 내 힐 능력보다 더 뛰어난 건 위기 감지 능력이었다.

 이거 하나만은 EX급이라 할 정도로 난 위험을 빨리 감지하고 즉시 몸을 사렸다. 힐도 위험지대에서는 절대 하지 않았다.

 

 늦은 밤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

 

 -드르렁 드르렁.

 

 * * *

 

 아침에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보니 역시 평범한 얼굴이다.

 그래도 뜨거운 물에 샤워하니 좀 멋있어졌다.

 

 집과 직장 따로란 말이 정말 맞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을 열었다.

 파리만 날린다. 이 던전에도 파리가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던전 파리든 지구 파리든 앵앵거리는 건 똑같다.

 

 “대장. 여깁니다. 이곳이 제가 말한 맛집입니다.”

 

 한 무리의 손님이 들이닥쳤다. 저번에 공짜로 얻어먹은 고블린 하급전사가 대충 봐도 중대장 정도 되는 고블린 전사와 동료들을 데려왔다.

 

 갑자기 식당이 거의 만석이 됐다. 이제야 대박이 날 거 같다.

 

 ‘아니야. 대박 필요 없지. 피곤하기만 해.’

 

 그냥 난 하루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몇 팀만 오면 된다. 많이 오는 것도 싫다. 하지만 오는 손님을 내쫓지는 않는다. 상도의를 지킨다. 명예를 지킨다. 맛은 못 지킨다.

 

 “어이 주인장 주문받으쇼.”

 “뭐 드실래요?”

 “저번에 먹었던 걸로 한 그릇씩. 여기 우리 중대장님은 특식으로….”

 “특식은 거절이다. 나만 좋은 걸 먹을 수 없지. 아니 전부 특식으로 하자. 돈 걱정은 하지 말아라. 이번에 회식비가 많이 남아있다. 오늘은 맘껏 먹어보자.”

 

 괜찮은 녀석이다. 부하를 사랑하는 녀석. 고블린이라고 사악하지만은 않다. 싸울 때만 사악하다. 진짜 더티하게 싸운다. 이해도 된다. 고블린은 강하지 않다. 그렇기에 정정당당한 대결을 하면 몰살이다. 그들의 생존전략과 전술은 인해전술과 더티다.

 

 “너구차 뭐해?”

 

 벌써부터 나태하다. 주방에서 아주 빡세게 돌리기로 했다.

 “저희도 도울게요.”

 “괜찮아. 너희들은 서빙 좀 도와줘.”

 “네.”

 

 주방에 들어와 오늘 요리를 선택해야 했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 전용, 내 맘대로, 쿡스초이스! 이 중에서 난 쿡스 초이스를 선택했다.

 메뉴 전부다 쿡스 초이스지만 그래도 다르다. 특히 커플 전용은 다른 메뉴와 완전 다르다. 지옥의 맛을 선사하기에 인간도 이종족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다.

 

 라면 그릇에 물을 붓고 라면과 스프 그리고 고기를 좀 넣어줬다.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 감동먹었다. 한두 명이 아니기에 대충 눈대중으로 물량을 조절하고 팍팍 끓였다. 맛은 장담 못 한다. 하지만 기본 맛 이상이다.

 

 “세나야! 다 됐어.”

 “응.”

 

 트롤 남매도 함께 서빙을 도와주니 다행히 라면이 퍼지지 않고 테이블에 잘 도착했다. 온 힘을 기울인 요리다. 장인정신이 깃든 요리다. 이상한 거 집어넣지 않았다. 고기 왕창 넣었다. 단체 손님은 그만큼 대접해줘야 하는데 요리사의 자세다.

 

 “먹음직스럽군.”

 “제가 대장님이 오신다고 특별히 부탁한 요리입니다.”

 

 부탁은 개뿔. 전형적인 사기꾼이다. 인간 사회처럼 고블린도 사기꾼이 있다.

 

 “이게 포크라고 합니다. 요걸로 돌돌 말아서 먹으면 훨씬 맛있습니다.”

 “그건 알고 있어.”

 

 중대장인지 소대장인지 모르지만, 귀족 고블린임이 분명하다. 인간의 문명을 안다. 너구차도 그렇고 고블린도 이제는 인간과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병사들. 잘 들어라. 손으로 퍼먹지 말고 이 기구를 이용해라. 날 따라서 먹으면 할 수 있다. 알겠나!”

 “예. 대장님.”

 

 각이 제대로 잡힌 부하들이다. 군대처럼 규율도 엄격하고 군기도 딱 잡혔다.

 물론 난 군 면제다. 고아였었고 어릴 때부터 던전을 탐험하다 보니 면제가 됐다. 물론 그냥 면제는 아니었다. 일정 몬스터 할당량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내가 죽인 건 아니다. 던전 토벌대에 힐러로서 합류했을 뿐이지만 그래도 죽을 고비 많이 넘겼다.

 

 순식간에 라면이 동이 났다. 내 요리가 이렇게 몬스터에게 인기가 있다. 질 좋고 맛 좋은 라면과 고기가 들어간 건 물론이고 내 정성이 아주 듬뿍 담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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