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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12.
작성일 : 22-02-28 19:55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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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주인아. 간식 시간이다. 맛있는 아이스크림 내놔라. 유노동 유임금. 악덕 사장 각성하라 각성하라.”

 

 설거지 담당으로 채용한 내가 잘못이다. 어찌 됐든 식당에 손님이 없어도 죽치고 시간을 보낸 건 사실.

 한 입 더 는다고 달라질 거는 없다.

 

 “아빠 난 초코반 딸기 반”

 “난 초코랑 딸기 바닐라 섞어서….”

 

 너구차 우리보다 입이 고급이다. 언제 한 번 이 녀석 근거지 털어야 할 거 같다. 이정도 입맛 까다로운 건 갑자기 생길 수가 없다. 분명 부자다.

 

 막 셋이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하는데….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우리 누나가 누나를 도와... 제발 우리 누나를 살려...”

 

 저번에 왔던 상거지 차림의 트롤 남매 중 남동생이 찾아왔다.

 피투성이가 된 채, 다급한 목소리.

 

 아공간 가방에서 포션을 하나 꺼냈다. 상처가 깊다. 여기저기 맞은 자국.

 짐작이 간다.

 

 “전 괜찮아요. 우리 누나가 누나를 살려주세요. 아저씨 우리 누나 살려주세요.”

 

 절박한 목소리. 하지만 이 녀석 치료가 먼저다. 응급치료는 하고 가야 한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누나가 있는 곳을 가려면….

 

 비싼 포션이라 그런지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얼마나 절박했을까. 아이는 자존심 따위는 던져버리는지 오래다. 그저 누나만 살린다면 누나를 구해준다면 그 무엇도 할 수 있었다.

 

 “아저씨 누나 좀 살려주세요. 제가 뭐든지 다 할게요. 죽을 때까지 일할게요. 누나를 제발 살려주세요. 구해주세요.”

 

 참 우애 좋은 남매, 돈 때문에 가족끼리 원수가 되는 인간보다 훨씬 인간적이다.

 

 “그래. 가자. 앞장서.”

 “나도 간다.”

 “아빠 나도.”

 

 너구차야 상관없지만 세나와 함께 가는 건 마음이 불편하다. 트롤들이 사는 세상, 거긴 지옥이다. 물론 트롤이 산다고 지옥은 아니지만, 이 녀석들이 사는 곳이 지옥이다. 좋은 것만 보고 자랐으면 하는 아빠 마음.

 

 하지만 결국 동행하기로 했다. 세나의 고집 못 이긴다.

 

 ***

 

 사실 세나가 아기일때 세나를 업고 던전에 간 적도 많았다.

 누가 키워줄 사람도 없다.

 그리고 세나는 드래곤, 헤츨링을 노리는 말종들이 많다.

 

 다행히 세나는 헌터들 앞에서는 아기의 모습으로 등에 업져 잠을 잔다. 본능일까. 위험을 알아차리고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한동안 아기 업는 힐러로 유명햇다.

 그리고 부인이 도망갔다는 소문도 쫙 퍼졌다.

 정말 억울하지만 세나가 아기일때는 마정석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인간 아기처럼 세나도 하루에 몇번이나 마정석을 원했는지 모른다.

 때로 돈을 못 벌어서 차원상점에서 급히 마정석을 사기도 하고 대출도 땡겼다.

 

 무슨이유일까.

 내 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사실 힐러로서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못했지만 세나를 키우면서 내가 S급 힐러가 됐다.

 

 하늘이 감동한걸까. 드래곤의 가호일까.

 그 이유는 모른다.

 

 내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쓰레기 같은 동료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종족을 죽이는 게 갈수록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양심도 그렇고 또 중요한 건.

 

 내 힐은 인간에게만 도움되지 않는다.

 몬스터에게도 똑같이 힐이 가능하다.

 나 정도 능력이면 헌터 한명 한명에게 힐을 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광역힐이 필요할 때가 있다.

 힐을 하려면 받은 상대방을 정확히 화살처럼 꽃히게 해야 하는데 급박한 상황에서는 잘못 맞추기도 한다.

 광역힐은 쓸 수도 없다.

 난 전생에 성녀였을까 신관이었을까.

 

 하여튼 조금씩 내 능력의 비밀을 눈치챈 동료들 때문에 은퇴를 준비하고 잇었다. 이 세상 어떤 힐러도 몬스터에게 힐을 줄 수는 없었기에 나를 이레귤러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레귤러, 너무 튀면 일찍 죽는다.

 벌만큼 벌었고 더 벌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냥 은퇴하고 예쁜 여자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세나가 결혼할때까지만 잘 먹고 잘 살고 싶었다.

 

 난 영웅이 되거나 살인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아이의 손을 잡고 가니 너무 늦다.

 

 “업혀.”

 

 영리한 녀석, 거절하지 않는다. 한시라도 빨리 가야 하는 걸 알기에 체면도 차리지 않고 자존심 따위 부리지 않는다.

 트롤 던전은 내가 잘 안다. F급 힐러때 자주 가던 곳 중 하나다.

 

 광장을 지나 트롤 던전의 입구에 도착.

 

 서둘러 게이트를 통과했다. 던전은 전 세계에 퍼져있지만 이렇게 세이프티 존이라 불리는 곳은 하나다.

 신들의 장난일까? 악마의 유희일까? 그건 모르지만 참 이곳 세상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차원 상인이 천사라는 말도 악마라는 말도 있지만, 그거까지 신경 쓰지 않았다.

 

 잘 먹고 잘 살고 잘 키웠을 뿐이다.

 

 트롤 던전에 들어서니 매캐하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 원래 던전의 중심과 게이트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게이트 주변 던전은 소위 말해서 가난하고 약한 자들이 산다.

 

 지금 아이가 가는 곳은 트롤 던전 중 슬럼가. 할렘이 아니라 슬럼이다.

 가장 살기 척박한 곳이다. 약육강식의 절대 법칙이 존재하고 도덕 따위는 없다.

 배고픔 앞에서 도덕은 사치다. 매일 살생이 밥을 먹듯이 일어나는 곳, 누구 하나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곳.

 

 

 “저 저기에요.”

 

 아이는 얼마나 급했는지 업힌 등에서 내려 누이를 향해 달려간다.

 

 “내놔. 숨겨둔 거 어딨어?”

 “없어. 진짜 이게 다야. 더는 없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이런 좋은 옷을 네가 어디서 구했겠어? 도둑질 한 거잖아. 이것만 있을 수가 없지. 말하지 않으면 널 팔아먹을 거야. 알지? 어린 여자가 어디에 팔려나가는지.”

 “우리 누나 가만둬. 이 새끼들아. 덤벼. 어서 덤벼봐.”

 

 조그마한 나뭇가지를 들고 남동생은 무리들에게 다가섰다. 신장의 차이, 힘의 차이가 크다. 비록 슬럼가에 사는 트롤이지만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힘도 세다.

 

 “왜 왔어? 어서 도망가. 어서.”

 “싫어. 누나를 내가 지킬 거야. 나 이제 다 나았어.”

 

 트롤 중 한 명이 칼을 꺼내 든다. 그전에는 손으로 때렸지만, 이제는 죽일 결심을 한다. 본보기를 보여줘야 했다. 무리의 대장. 자비는 필요 없다.

 

 “안 되겠군. 그냥 죽이고 이 녀석들 근거지를 털어보면 될 거야.”

 

 더는 봐줄 수가 없었다. 사실 인간으로서 종족의 분쟁에 끼어드는 건 금기다. 어설픈 호의는 종족에게 치욕을 준다. 잘못하면 영원히 트롤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없다.

 

 “그만! 이제 가라.”

 “크크크, 믿는 구석이 이거야? 인간? 이런 허약하고 볼품없는 인간을 믿고 날뛰는 거야? 트롤의 명예는 어디다 팔아버렸지?”

 

 볼품? 확 열이 받는다. 내가 그래도 인간 세상에서는 좀 먹어주는 얼굴이다. 아닌가? 여하튼 볼품없고 허약하지 않다.

 난 SS급이다. 내 딸은 드래곤이다. 같이 온 너구차는 모른다. 아니 B급은 돼 보인다. 처음엔 흔하디흔한 너구차인줄 알았는데 최소 귀족 너구차다. 상위 0.1%의 귀족.

 

 

 “아이에게 떨어져. 좋은 말 할 때.”

 “이게 누구야. 너구차 아니야. 크크 사기꾼주제에 우리 트롤에게 감히.”

 “사기꾼? 말로 해서는 안 되겠군.”

 

 너구차가 품속에서 무기를 꺼냈다. 여의환봉. 길이를 늘였다 줄였다 할 수도 있고 검이나 창으로도 변환할 수 있는 무기.

 S급 무기다. 저거 하나 팔면 평생 먹고살아도 된다.

 

 ‘이놈 정체가 뭐야?’

 

 귀족 취소, 왕족이다. 이런 무기는 가져봤자 힘이 약하면 뺏긴다. 그걸 지킬 힘이 있어야 한다. 귀족도 안된다. 왕족, 너구차 순수 혈통과 고귀한 피를 가진 자만이 이런 무기 소지가 가능하다.

 

 일촉즉발의 위기

 

 “그만해.”

 

 얼음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 순식간에 주위 공기가 얼어붙었다.

 나냐고? 아니 내 딸이다.

 

 마법의 종주답게 위엄이 다르다. 나랑 다르다.

 트롤들도 순간 얼어붙었다.

 

 “너 넌 누구냐?”

 “난 세나야. 싸움은 안 돼. 그만둬.”

 

 세나의 눈에 불꽃이 푸른 염화가 피어오른다. 화났다.

 트롤 모두 세나의 무시무시한 기운에 더는 반항하지 못한다.

 내 말에는 씹더니 내 딸에게는 바로 꼬리를 내린다.

 나도 가끔 내 딸이 무섭다. 쇼핑가자는 말은 지옥이다.

 

 물러서지는 않지만 묘한 대치 상황. 우선 난 아공간에서 포션을 꺼내 상처를 치료해줬다.

 찢기고 피가 나지만 자상은 없다. 구타로 피멍이 들고 코피가 나고 얼굴이 부었지만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다. 이정도면 다행이다. 슬럼가에서 이런 상처는 상처라고 말할 수 없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상처를 치유하고 우선 허기진 배를 채워줘야 했다. 던전에서 상처보다 더 무서운건 배고픔,

 

 “자. 마셔.”

 

 아공간 가방에서 꺼낸 우유와 빵을 주었는데 누나는 동생부터 챙긴다.

 

 “누나 먹어. 난 먹고 왔어. 배불러.”

 

 참 우애 좋은 남매. 이왕 꺼낸 김에 동생 것도.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세나의 위엄에 다가서지 못했던 트롤들이 한발 한발 다가오기 시작했다.

 배고픔은 두려움을 앞선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아빠.”

 “알았어.”

 

 척하면 척이다. 아공간 가방에서 남은 음료수와 빵을 꺼내 트롤에게 나눠줬다.

 싸움은 끝. 배고픔에 이 녀석들 아귀같이 잘 먹는다.

 

 “나도 주라.”

 

 너구차, 그래도 아주 조그마한 역할이라도 했으니 기특하다.

 

 “자. 먹어.”

 “이건 싫어. 다른 빵 줘. 크림빵.”

 

 일명 곰보빵을 줬는데 이 녀석 진짜 입맛한 번 까다롭다.

 

 “아빠 나도.”

 

 나도 세나도 바닥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먹을 때는 조용하다. 개도 안 건든다.

 트롤 녀석들도 양심이 있는 건지 배가 불러서인지 조용히 물러갔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이 남매. 앞으로 살아가는 게 문제다.

 외인을 끌어들여 동족에게 위해를 가한 건 사실, 트롤 던전에서 이제 살 수 없다.

 

 결국 아이들과 상의하여 트롤 던전에서 나오기로 했다.

 

 “누나 업혀”

 

 비록 포션을 발랐지만 자기 상처도 완벽히 낫지 않은 녀석이 누나를 업으려 한다.

 

 “괜찮아. 걸어갈 수 있어.”

 “업혀.”

 

 보다 못한 내가 업기로 했다. 이처럼 난 바다 같은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하나만 없다. 딸도 있고 돈도 있고 능력도 좋지만, 애인이 없다. 부인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데이트 상대조차 없다.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아니 너무 공평하다. 모든 걸 완벽히 가진 나에게 신은 한 가지만은 주지 않았다.

 

 “괜찮아요.”

 “우리 아빠 힘이 장사니까 업혀도 돼. ”

 

 막 업고 트롤 던전을 나가려는데.

 

 -휘이익!

 

 너구차가 휘파람을 불었다.

 

 -음 마!

 

 눈앞에 파카우가 끄는 마차가 나타났다. 던전이란 곳이 아주 폐쇄적이다. 트롤이든 오크든 자기 지역에 다른 이종족이 들어오는 걸 싫어한다. 일부는 죽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뭐든지 예외가 있는 법. 소처럼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리가 여섯 개, 말보다 힘도 강하다. 지능은 보통 오크나 트롤 같은 인외종은 아니고 마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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