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8.
작성일 : 22-02-28 19:50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03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신호가 올 때 됐는데….’

 

 "으윽 이게 뭐야. 이 쓰레기 맛은."

 "웩 웩. 물 물 좀."

 

 결국 내가 다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생수 1리터 짜리 병을 든 채로.

 

 "원래 약은 써요. 이건 라면이 아니라 보약입니다. 처음엔 역하겠지만 먹을수록..."

 "당신 누굴 바보로 알아. 물 물 달란 말이야."

 

 싸가지 없는 녀석, 여자에게만 물을 주고 남자에게는 주지 않았다. 애초부터 줄 생각은 없었다.

 

 벌컥벌컥 물을 마시는 여자에게 남자가 물병을 낚아채 마신다.

 

 "지후씨!"

 

 여인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혼자 살겠다는 마음. 아주 지독한 에고이스트. 여인의 눈에 실망과 분노의 눈빛이 잠시 어렸다 사라진다.

 

 '됐군.'

 

 "실망이군요."

 "은, 은정 씨!"

 "됐어요. 당신과는 이제 끝이에요."

 "은정씨 은정씨."

 

 운정이라는 여자는 그 말을 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가게를 나가버렸다.

 뒤따라가는 남자.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잠깐! 거기 서."

 

 돈도 안 내고 튈 생각이다. 서라는 말도 했는데 가게 문을 열어젖히려고 한다.

 

 '그냥은 못 보내지.'

 

 "이 이게 문이 왜?“

 

 나의 마력으로 문을 잠가버렸다.

 C급 헌터 천명이 와도 문을 못 연다.

 죽은 놈의 능력, 이럴 때 써먹어보니까 너무 좋았다.

 힐러는 그냥 힐만 주지, 다른 능력은 없다.

 

 

 "돈 내고 가. 먹튀냐?"

 "먹튀? 이 쓰레기에 돈을 내라고?"

 "쓰레기? 거기에 얼마나 많은 재료가 들어간 줄 알아?"

 "못내. 절대 못내. 문 열어. 안그러면 ...”

 "안 그러면 뭐. 어디 한 대 치게. 잘 생각해라. 그러다 훅 간다."

 

 식당에서 싸우는 건 금물. 내 능력을 조금 펼쳐 보였다. 이곳이 중간지대라 힘을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겁은 줄 수 있을 정도다.

 그래도 헌터라 강자와 약자는 구별할 능력은 있어보였다.

 

 녀석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 생존 본능이 강한 녀석이다.

 

 "얼마입니까?"

 "그냥 가. 난 내 요리를 다 먹지 않은 손님에게는 돈을 받지 않아."

 "그럼 왜 날 못 가게 붙잡은 거요?"

 "인사는 하고 가야지. 사람이란 게 정이 있어야지."

 

 결국 힘없이 어깨가 축 처진 녀석은 문을 열고 사라졌다.

 

 '이 맛이야. '

 

 커플 전용. 원래 이름은 브레이커. 내 식당에서 커플이 알콩달콩 꽁냥꽁냥 하면서 먹게 할 수는 없었다.

 원래부터 컨셉을 이렇게 잡고 만든 요리. 내가 생각해도 장하다.

 

 "크하하하하!"

 "아빠. 사악해."

 "세나야. 커플은 지옥에 빠뜨려야 해. 알았지?"

 "왜? 서로 사랑하면 좋잖아."

 

 '안되지. 난 아직 솔로인데...'

 

 "솔로 천국! 커플 지옥! "

 "아빠. 그만해. 쪽팔려 죽겠어."

 "뭐 어때 볼 사람도 없는데...“

 

 나보다 고수가 있었다.

 

 -오늘 요리 최고였어요. 다음에도 종종 들를게요. 안 그래도 너무 질퍽거려서 헤어질 생각이었는데... 저에게 최고의 맛집입니다. 번창하세요.

 

 마법사 은정이라 불리는 여인. 커플에서 솔로로 변신한 여자. 그녀가 마법의 언령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갑자기 추워졌다. 무서워졌다. 역시 여자는 내게 너무 먼 존재. 갈수록 여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워졌다.

 

 그렇게 손님이 가고 드디어 파전이 도착했다.

 

 "세나야 먹자."

 "응."

 

 '동동주를 안 챙겨왔네. 다음에 나가서 가져와야지.'

 

 차원 상점에서 살 수는 없었다. 너무 비싸다.

 마트에서 생수가 삼백 원 하는 게 비행기에서 이천 원에 파는 거처럼 차원 상점은 너무 폭리를 취하고 있다.

 가끔 어렵게 산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 헛돈을 쓰지 않는 절약정신이 몸에 배여 있다.

 

 따근 따근한 파전, 장에 찍어 아주 맛나게 먹고 있는데...

 

 "냐아아아!"

 

 냥이 녀석이 어떻게 문을 열고 들어 왔는지 모르지만 울음을 내며 우리를 쳐다보았다. 마치 자기도 달라고 하는 듯이...

 그냥 쫒아버리려고 했는데.

 

 "먹어."

 

 세나는 착하게 접시에 담아 냥이 몫을 떼어준다. 기적이다. 음식을 앞에 두고 절대 양보가 없던 세나가 이렇게 착하게 컸다.

 

 이게 보람일까. 딸 키운 행복일까.

 

 "냐아아아. 냐아아아"

 

 파전 하나를 후딱 해치운 냥이, 또 달라고 난리다. 세나가 한 장 더 주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이미 세나가 거의 다 먹었기에 난 아직도 한 장도 못 먹었다.

 

 "냥냥냥. 냥냥냥."

 

 아주 자기가 상전이다. 눈을 흘기면서 웬 안주냐고 항의를 한다. 하지만 이상하다. 갑자기 고양이가 나타난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길냥이냐고? 비록 여긴 중간지대지만 던전은 던전. 일반 고양이가 살아가기엔 무척 어렵다.

 순간 이 녀석의 정체가 생각났다.

 집중하여 녀석을 관찰했다.

 이 녀석. 냥이가 아니다.

 

 "너구차. 맞지?"

 "냐아?"

 "좋은 말 할 때 변신 풀어라. 안그러면 저세상 예약해준다."

 "들켰군."

 

 냥이로 변신한 몬스터, 정확히 말하면 이종족이다. 처음엔 몬스터로 명칭이 불리웟지만 이것도 둘로 나눈다. 우선 마수! 요건 닭이나 호랑이와 같이 지능이 한참 모자란 동물. 다음은 이종족! 엘프, 마족, 고블린 이런 이들이 이종족이다.

 

 물론 둘 다 쓰기도 하고 구분짓기도 한다.

 인간만이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가 그저 마수, 몬스터일 뿐이다.

 나처럼 평화주의자만이 몬스터와 이종족을 나누고 있다.

 

 냥이로 변신한 너구차. 카멜레온 이능을 가진 이종족, 아주 약삭빠르고 변신에 능하며 사냥을 하거나 일은 하지 않는다.

 나보다 더 나태하다.

 

 인간과 이종족에게 환심을 살 만한 동물로 변신해서 음식을 얻어먹거나 아니면 동족으로 변신해서 필요한 것을 훔친다.

 

 초기 던전 발견 때 갖은 장난을 부렸지만 그 이능이 점차 알려지면서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헌터의 능력이 높을 수록 가면을 알아볼 수 있지만 헌터도 항상 긴장하며 집중하지 않기에 때때로 속는 경우도 있다.

 

 “그만 가라. 좋은 말 할 때.”

 

 꺼져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딸 앞에서는 입조심할 필요가 있다.

 가장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딸도 배운다.

 거친 말 안하려고 한다.

 

 “조그만 더 달라용.”

 “말투 봐라. 당장 바꿔라.”

 

 어디서 고양이 흉내를 내고 있어. 이 땅의 모든 냥이들에게 모욕이다.

 

 “좀 주라. 며칠째 밥을 굶고 있다.”

 

 얼굴이 기름기 좔좔흐르는 걸로 봐서 거짓말이다.

 이런건 독심술 따위 몰라도 바로 안다.

 하지만 난 착하다. 너무 착하다. 내 딸은 더 착하다.

 

 “배고파? 더 먹고 싶어?”

 “예쁜 소녀.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나? 세나.”

 “세나. 이름또한 예쁘네.”

 “아빠. 좀 주자.”

 “그래.”

 

 난 더주기로 했다.

 

 “한 장만 더 먹어라.”

 “감사합니다.”

 

 순식간에 파전이 동이 났다. 더 시켰어야 했다.

 

 “그럼. 난 이만...”

 “잠깐!”

 

 ‘뭐지? 설마 돈 받으려고? 흐흐 난 돈이 없지. 우리 너구차는 돈을 절대 가지고 다니지 않아. 배째야겠군.’

 

 “난 돈 없어.”

 

 ‘햐. 방금 전까지 존대말 쓰다가 갑자기 반말하네. 안되겠어. 그냥 둬서는.’

 

 사실 존대말 써도 할 말은 할 생각이었다.

 돈은 필요없다. 넘치도록 맣다.

 오히려 돈 없으니 잘됐다.

 

 “돈 없다고?”

 “응. 외상이야. 아니면 공짜로 주던가.”

 “외상이라고? 내 생전에 외상은 없어.”

 “뭐 어떡하라고. 간이라도 빼줄까?”

 

 용궁토끼면 모를까 너구차 간 빼봐야 쓸 데가 없다. 냄새만 지독하다.

 

 “설겆이.”

 “설겆이?”

 “그래. 설거지라도 해라.”

 “이 음식은 우리가 다 먹어서 설거지가 필요없을텐데.”

 “주방가면 할 게 많아. 두 번 말 안한다.”

 “미쳤군. 너구차에게 설거지를 시키다니.”

 

 너구차는 설거지 따위는 한 적이 없다. 오직 공짜로 얻어먹을 뿐이다. 이건 너구차에게 수치였다.

 하지만 이 남자. 상당히 강자다. 맞서 싸우면 필패. 작전 변경이 필요했다.

 

 “저기 세나 공주님.”

 

 존대어를 떠나 신분 상승. 우리 딸이 공주면 난 황제다. 왕인가?

 

 “나? 공주 아니야.”

 “저에게는 공주님입니다. 늙으신 노모가 저만 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가지 않으면...”

 “설거지 해. 거짓말이잖아.”

 

 바보군. 드래곤한테 거짓말을 하다니. 독심술이 아니야. 드래곤은 마법의 종주, 진실과 거짓을 바로 구별하지. 타고 났어.

 

 “우리 너구차는 설거지를 할 수 없다. 전사의 수치다. 이건.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전사같은 소리. 한번도 싸운 걸 본 적이 없는 족속이다. 빡세게 굴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냥 가면 죽는다.”

 

 SS급 헌터의 능력을 조금 펼쳐보였다. 아주 조금. 너구차에게는 무시무시할 능력.

 

 “오늘만 하겠습니다.”

 

 급 태세 전환.

 혹시나 농땡이 피울까 했는데 의외로 잘한다. 설거지 마술사다.

 주방보조 낙점.

 문제는 어떻게 구워삶아 주방보조로 하나 낙점이다.

 뭔가 유인책이 필요하다.

 

 “고생했다. 특별히 내가 아주 맛있는 요리를 대접하지.”

 “설거지는 안한다. 더는.”

 

 말투가 지맘이다.

 

 “골라 봐.”

 “뭘 고르란 말인가?”

 “메뉴를 골라보란 말이야. 특별히 음식 서비스다.”

 

 손짓으로 메뉴판을 가르켰다.

 

 ‘오묘한 맛, 기가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라... 환상의 맛이 괜찮겠군.’

 

 “환상의 맛 곱베기”

 “곱베기?”

 “보통으로.”

 “곱배기로 주지.”

 “도대체 이 매력은 어딜가나 환영받는지 알 수 가 없어.”

 “내일 와.”

 “뭐? 내일? 당장 음식을 대령해라. 지금 배가 고프다. 설거지 박박했다.”

 “브레이크 타임”

 “브레이크 타임?”

 “쉬어야지. 아니면 좀 기다리던가.”

 “기다리겠다. 딱히 할 일도 없다.”

 “그러던가.”

 

 식당에서 간이 침대를 펼치려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저 식탁위에서 얼굴을 데고 잠을 청한다.

 

 “커컥!”

 “고로롱!”

 “카르릉!”

 

 나도 나 지만 너구차도 세나도 코를 골며 잠이 든다. 이상하게 자장가 같다.

 한참을 자는데 뭔가 거슬린게 느껴졌다.

 오랜 던전생활속 위험신호. 난 반은 자고 반은 눈을 뜬다. 가수면.

 자꾸 가게 정면을 왔다 갔다 하는 두 명의 인물, 아니 몬스터다.

 

 눈을 떠보니 세나는 잠이 들어있다. 너구차 침까지 흘리면서 잔다.

 아주 여기가 제 집이다.

 세나가 잠을 잘 정도면 위험한 몬스터는 아니다. 이세상 누구보다 위험감지가 빠른 내 딸. 드래곤. 마법의 종주. 무시한 체 잠을 잔다.

 

 하지만 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혹시나 도둑이 들지 모른다. 가져갈 건 너구차 하나뿐이지만 그래도 내 가게가 소중하다.

 

 ‘위험할 거 같지는 않은데...’

 

 가게 안을 들어오지 못하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몬스터 둘. 귀찮았다.

 굳이 쫒아내고 싶지 않았다. 가게 안에만 안들어온다면 놔두기로 했다.

 너무 헌터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가 괜히 긴장을 한 거 같았다.

 

 [딸랑딸랑]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적어놓은 걸 아는지 모르는지 꼬마 녀석 둘이 들어왔다.

 트롤, 하급 트롤이다. 옷차림새가 아주 형편없다. 완전 거지 꼴.

 

 “아빠 손님왔어.”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2022 / 2 / 28 199 0 5068   
19 19. 2022 / 2 / 28 210 0 5079   
18 18. 2022 / 2 / 28 200 0 5099   
17 17. 2022 / 2 / 28 211 0 5049   
16 16. 2022 / 2 / 28 205 0 5026   
15 15. 2022 / 2 / 28 210 0 5064   
14 14. 2022 / 2 / 28 203 0 5091   
13 13. 2022 / 2 / 28 207 0 5050   
12 12. 2022 / 2 / 28 207 0 5031   
11 11. 2022 / 2 / 28 209 0 5071   
10 10. 2022 / 2 / 28 215 0 5083   
9 9. 2022 / 2 / 28 206 0 5110   
8 8. 2022 / 2 / 28 202 0 5031   
7 7. 2022 / 2 / 28 222 1 5105   
6 6. 2022 / 2 / 28 199 1 5077   
5 5. 2022 / 2 / 28 212 1 5018   
4 4. 2022 / 2 / 28 227 1 5086   
3 3. 2022 / 2 / 28 227 1 5037   
2 2. 2022 / 2 / 28 223 1 5053   
1 1. 2022 / 2 / 28 313 1 513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