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7.
작성일 : 22-02-28 19:48     조회 : 221     추천 : 1     분량 : 510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떤 이들은 이들이 신의 사자라 하고 악마의 종자라고 하는데 뭐 신경을 안 쓴다.

 

 한가지! 불사의 묘약은 팔지 않는다. 회생이나 회귀 이런 건 없다. 죽으면 그냥 끝. 차원 상인도 한계가 있다.

 

 차원 상인은 인간과 이종족과 달리 환영체다.

 

 영혼만 있는 건 아닌데 가끔 싸울때보면 전혀 물리적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령하고 비슷하면서도 정령이 아니다.

 

 이 던전에서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언젠가 난 대박을 꿈꾼 적이 있었다.

 차원 상점을 털기로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공략대까지 만들어 차원 상점의 본부를 알아내려 햇지만 불가능했다.

 차원 상인의 뒤를 쫒아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문이 열리며 휙 사라져 버리니까 결국 포기했다.

 

 그래도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냥개 같은 헌터 일부가 흔적을 쫒아 뒤따라 갔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능력이 좋은 만큼 죽음도 가까워진다.

 

 30분이 지났을까 드디어 배달이 왔다.

 

 "파전 시키신 분."

 "여기에요. 여기."

 

 내가 예의범절을 몸에 밴 양반이다. 함부로 반말하는 무식한 인간이 아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결코 약하다고 함부로 막대하진 않다.

 

 오늘 첫 손님은 나와 한참 나이 차이도 많고 선배로서 말을 놓은 거고 이종족은 원래 존댓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얼마죠?"

 "100골드입니다."

 "100골드?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배달비 50골드 파전 50골드입니다. 솔직히 파전 요리 50골드면 거저입니다. 차원 교환원이 얼마나 부탁을 하는지 50골드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

 

 그 말은 맞다. 물도 5골드인데 음식이 10골드일 리 만무하다. 더구나 부패를 막기 위해 특별한 가방 속에 넣었으니 이것도 싸다.

 

 "자 110골드."

 "100골드인데요."

 "10골드는 팁."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먹고 그릇은 통 안에 넣어주시면 저희가 다시 수거하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수고해요."

 

 셈을 치르고 배달통을 열었는데...

 

 "잠깐."

 "왜 그러십니까? "

 "배달이 잘못됐어."

 "그럴 리 없습니다. 저희 차원 상점은 지금까지 어떤 배달 사고 하나 없었습니다."

 

 물건은 왔다. 맛있는 요리가 도착했다. 하지만...

 

 "이건 파전이 아니야. 피자야. 내가 주문한 건 파전이었어."

 "네?"

 

 배달원에게 얘기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차원 상점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고객님 물건 잘 받으셨나요? 특별히 신경 써서 퀵배송했습니다."

 "저기 파전이 안 왔어요."

 "파전이 안 왔어요? 저희 시스템에 이미 도착했다는 콜이 들어왔는데..."

 "피자가 왔어요. 파전이 아니라."

 "피자요? 파전이랑 달라요?"

 "피자는 피자구요 파전은 파전입니다. 맛과 요리법이 전혀 다릅니다."

 "잠시만요.“

 

 차원 상점도 이해가 간다. 파전은 한국 전통의 요리. 던전에서 파전 시킬 헌터는 아무도 없다. 다들 죄다 고기위주.

 

 "죄송합니다. 인간의 요리를 전부 알 수 없어서 착오가 있었습니다. 다시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이가 울고 있어요. "

 "그럼 배달한 요리는 폐기하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나 착한 교환원. 난 결심했다. 그녀를 도와주기로.

 

 "음식을 버리면 되나요. 우선 이거라도 먹고 있을게요."

 "고맙습니다. 폐기물 처리에 저희가 갈수록 애를 먹고 있었는데 그래 주시면 정말 다행이네요."

 "저기."

 "네. 말씀하세요."

 "이름이?"

 "샤를리아. 샤를리아 반데리 자비스 온 드 마리테우스. 마리테우스 가문의 3녀예요."

 "네. 목소리처럼 이름도 너무 좋네요. 혹시 시간 있으면 차라도...

 "죄송합니다."

 "...네"

 

 비록 영혼체지만 나는 아가페와 에로스 모든 사랑에 벽을 만들지 않는 철저하고 굳센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거절. 특별한 감응은 없다. 이미 많이 겪어봤기에...

 

 사실 영혼체인지도 모른다. 본 적이 없을 뿐이다.

 

 "그럼 다시 배달해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아이 이름이 뭐죠?"

 "세나요."

 "바꿔줄래요?"

 "그럼요."

 "세나야. 전화 받아."

 "안녕하세요? 전 아빠 딸 세나입니다."

 "호호호. 이름도 너무 예쁘고 씩씩하네. 언니가 파전 꼭 보내줄 테니 기다려줄 수 있지?"

 "그럼요. 예쁜 언니. 기다릴게요. 그리고 미안해요. 우리 아빠가 너무 들이댔죠?"

 "아니야. 나도 기분은 좋았어."

 

 좀 더 통화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세나와 얘기를 마치고 바로 끊어버렸다.

 

 '세나라. 참 예쁜 아이네.'

 

 샤를리아는 차원 정보창을 열어 세나의 이름을 검색했다.

 

 '드래곤? 그럼 아빠도 드래곤인가?'

 

 등급에 따라 정보의 질이 제한되어 있지만 가끔 블랙컨슈머를 처리해야 하는 교환원에게는 일정 열람 권한이 있었다.

 

 '괜히 거절했나. 그렇지 드래곤이라면 호호호. 가능할 수도 있어. 이거 내가 드래곤에 인기 있는 스타일인가?'

 

 잠시 몽상을 하던 샤를리아는 다시 파전을 검색하고 요리를 주문한다.

 

 "세나야. 먹자."

 "응. 근데 파전은?"

 "피자 먼저 먹고 파전은 또 먹으면 돼."

 "나 살찌는데...

 

 농담이다. 이거 좀 먹는다고 살 안 찐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잠깐."

 "잠깐?"

 "이거 받아."

 

 10골드를 팁으로 더 주었다. 이처럼 난 인심이 후하다.

 내 돈도 아니었고 팍팍 쓰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

 

 "아빠 피자 이곳에서 먹으니까 진짜 맛있다."

 "그래? 천천히 먹어."

 

 살찐다는 걱정과 달리 가공할 만한 식성을 보여준다. 이미 피자 다섯 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빠. 콜라."

 "우유 먹어야지."

 "우유도 먹고 콜라도 먹을래."

 "알았어."

 

 우유와 콜라 거기에 피자 열판, 물론 한판은 내가 먹었지만 세나가 아홉 판을 다 먹었다. 맛있게 먹는 세나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내 딸이지만 먹는 거에 있어서는 어디에서도 1등이다.

 언젠가 먹는 대회 나가는 걸 생각해봐야겠다.

 

 피자를 다 먹고 늘어지게 자려 하는데 손님이 들어왔다.

 오늘 두 팀이나 받았기에 더 일할 생각은 없었지만 문을 닫지 않았기에 매정하게 쫒아낼 수는 없었다.

 

 '에휴. 귀찮아. 너무 손님이 많아.'

 

 손님은 두 명. 꽤 능력 있는 검사와 마법사가 들어 왔다.

 

 "여기 식당 맞습니까?"

 "네. 맞아요."

 

 우리 세나가 이제는 카운터를 보는 게 능숙해졌다. 역시 드래곤의 피는 못속인다.

 

 "뭐 먹을까요? 은정씨가 먹고 싶은 거 다 시키세요. "

 "저 다이어트 중이에요."

 "다이어트요? 여기서 더 빼면 안 됩니다. 지금이 딱 좋아요."

 "좀 살이 찐 거 같은데..."

 "아니에요. 더 빼면 위험합니다."

 "저 마법사예요. 위험하지 않아요."

 "그게 아니라 지금 이 상태가 가장 인간으로 아름다워요. 만약 더 빼면 큰일 납니다. 당신이 여신이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은정 씨. 부디 여기까지만.

 더 아름다워지시면 제 눈이 멀지 모릅니다."

 "호호호 그래요?"

 

 눈꼴사나워 못 보겠다. 저런 느끼한 멘트를 남발하는 걸 보니 곧 차일 거 같다.

 예전에 내가 써먹던 말도 있다. 사실 써먹지는 못하고 외운 멘트들이다. 언젠기 써먹으려고. 이미 이 멘트들은 남자 헌터들 사이에 교과서처럼 내려오는 싸디산 비술서가 된지 오래다.

 

 "저기 메뉴판 좀 갖다주세요. 제일 맛있는 것도 추천해주시구요."

 "벽에 있어요."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 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라 ... 커플 전용이 제일 낫겠군.'

 

 검사는 커플 전용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여기 커플 전용으로 맛있게 만들어주세요."

 "전 쿡스초이스가 더 끌리는데..."

 "주인장. 커플전용 어때요?"

 "맛있어."

 

 '뭐야 이 새끼 처음부터 반말이야. 확 베어버릴 수도 없고.'

 

 검사는 기분이 나빴다. 비록 C등급이라 평가받지만 요리사 정도는 눈감고도 벨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공을 들여 이제 썸을 넘은 단계. 그녀 앞에서 가면을 쓸 필요가 있었다.

 

 "그럼 커플 전용 부탁합니다."

 

 나도 모르게 반말이 튀어나왔다. 대충 봐도 20대 초반. 벌써부터 연애질을 하고 있다.

 화가 났다. 누구는 애 키우느라. 먹고 사느라 퇴짜맞느라 연애 한 번 못해봣는데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좋아. 커플 전용 영원히 맛보지 못할 요리를 보여주지.'

 

 1분간의 고민. 제대로 된 요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룰루랄라. 청량고추 팍팍, 냉이 듬뿍, 아니야 많이 약해.

 캡사이신 왕창. 민물 생선은 두 마리 ...'

 

 내 최고의 요리를 선보였다. 레시피는 없다. 이건 레시피가 필요 없다.

 커플의 애정도에 따라 내 요리가 달라진다.

 

 라면은 역시 봉지라면. 이왕 신경 써 준 김에 여러 종류의 라면을 함께 투하했다.

 냄새가 죽인다. 드디어 요리가 완성됐다.

 

 "세나야. 다 됐다. 손님에게 갖다줘."

 "응. "

 

 최선을 다한 요리. 커플만을 위한 요리, 도저히 내가 먹을 수 없는 요리를 세나가 정말 착하게 서빙을 한다.

 커플의 반응이 궁금하다.

 

 이왕 요리한 김에 아주 양으로는 왕창, 둘이 먹다가 배 터질 정도로 준비했다.

 

 "이거 라면인가요?"

 "맞아요."

 "고기가 아니네요."

 "전 몰라요. 아빠가 요리한 거라서..."

 "이건 무슨 냄새지? 약간 비릿한 데."

 

 역시 내가 나가 설명을 해줘야 할 거 같았다.

 유명 요리사가 고객앞에서 자신의 요리철학과 맛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거처럼 나 역시 따라하기로 했다.

 

 "라면이지만 그냥 라면이 아닙니다. 보약입니다. 두 분 연인이시죠?"

 "당연하죠."

 "......네."

 

 어째 남녀의 대답이 다르다. 남자는 자신 있게 여자는 주저한다.

 

 '남자 쪽이 애가 닳았군.'

 

 "라면이 불량식품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분이 많습니다만 그 한계를, 잘못된 생각을 확실히 부숴버릴 만큼 이 요리는 보약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색깔이 좀..."

 

 '황금색인데...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서야.'

 

 황금색, 아니 정확히 말하면 똥색이다. 민물 생선을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채로 갈아넣었기에 색깔이 변했다.

 냄새와 색깔로 봐서는 안 먹을 수 있었기에 최대한 구슬려야 했다.

 

 "추어탕 아시죠?"

 "그거 모르는 사람 있나요? 자주 먹는 편입니다."

 "진한 국물맛을 내기 위해 조리를 하다 보니 색깔이 이렇게 된 거죠.

 처음에는 새빨갰어요."

 "새빨개요?"

 "네. 온 힘을 기울여 이 요리를 완성했습니다. 드셔보시면 만족하실 겁니다.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요리라 자부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이 집 맛집입니다. 은정 씨를 위해 제가 특별히 고르고 고른 식당입니다."

 "호호호 그래요?"

 

 '미친놈. 생긴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맛집이라고 사기 치네. 역시 내 선택이 잘된 거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악의 종자는 벌을 받아야 해.'

 

 -세나야. 손님 먹는 거 방해되니까 주방으로 가자.

 -주방? 나 싫은데...

 - 세나야 부탁한다. 아빠 말 좀 듣자.

 -알았어.

 

 주방 창 사이로 커플이 드디어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이 라면 이름이 커플 전용, 원래 이름은 따로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2022 / 2 / 28 199 0 5068   
19 19. 2022 / 2 / 28 210 0 5079   
18 18. 2022 / 2 / 28 200 0 5099   
17 17. 2022 / 2 / 28 210 0 5049   
16 16. 2022 / 2 / 28 205 0 5026   
15 15. 2022 / 2 / 28 210 0 5064   
14 14. 2022 / 2 / 28 202 0 5091   
13 13. 2022 / 2 / 28 207 0 5050   
12 12. 2022 / 2 / 28 207 0 5031   
11 11. 2022 / 2 / 28 209 0 5071   
10 10. 2022 / 2 / 28 215 0 5083   
9 9. 2022 / 2 / 28 206 0 5110   
8 8. 2022 / 2 / 28 201 0 5031   
7 7. 2022 / 2 / 28 222 1 5105   
6 6. 2022 / 2 / 28 198 1 5077   
5 5. 2022 / 2 / 28 212 1 5018   
4 4. 2022 / 2 / 28 227 1 5086   
3 3. 2022 / 2 / 28 227 1 5037   
2 2. 2022 / 2 / 28 223 1 5053   
1 1. 2022 / 2 / 28 313 1 513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