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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2.
작성일 : 22-02-28 19:31     조회 : 219     추천 : 1     분량 : 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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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5년이 지난 후 드래곤과 조우하게 됐다.

 역시 마법의 종주. 드래곤이 달리 드래곤이 아니었다.

 

 "이 드래곤 볼은 너에게 한 번의 죽음을 되돌릴 수 있다. 딱 한 번."

 "한 번이요?"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상관없는데 문제는 그런 기적이 있으면 본인이 쓰면 되지 굳이 나에게 선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잔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구나. 생명을 되살리기는 하나 바꿀 영혼이 필요하다. 희생양이 필요해. 그리고..."

 "......네."

 

 드래곤의 설명. 희생양도 필요하고 같은 동족에게만 쓸 수 있다고 한다.

 자기 목숨을 부지하겠다고 딸과 맞바꿀 수 없는 숭고한 모성애. 나도 이때만은 저절로 감동의 물결이 밀어닥쳤다.

 

 "빠~~~아~~~~"

 

 아기 때는 고슴도치도 다 귀엽다. 더구나 드래곤. 정말 작고 귀여웠다.

 

 "부탁한다. 너의 심성을 보니 가족을 버릴 성격은 아니구나."

 

 이미 자기맘대로 가족으로 만들었다.

 용의 눈물. 나도 모르게 주둥아리에서 말이 술술 튀어나온다.

 

 "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약속할게요. 절대 가족을 버리지 않겠다고 이 아이가 짝을 찾아 새로운 가족을 만들 때까지 열심히 사랑으로 키우겠습니다."

 "고맙다."

 

 그 말과 함께 아기를 소중히 안아 들고...

 물론 드래곤 볼도 챙겼다.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챙길 게 하나 더 있었다.

 

 "저기 한가지 질문 좀 드려도 되겠습니까?"

 "왜 무슨 할 말이 있느냐?"

 "레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드래곤. 소설 속에서는 그렇게 레어에 보물이 많다고 하는데 남들이 발견하기 전에 내가 몽땅 싹쓸이 하는 게 좋다. 테이머도 아니지만 내 느낌에는 양육비가 많이 필요할 거 같았다.

 

 "아이야. 레어에는 아무것도 없단다. 네 마음은 알고 있지만 쓸데없는 일이야."

 "네.“

 

 아쉽지만 드래곤을 만나 저세상 안 간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드래곤 볼도 받고 했으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물론 밑졌다. 아주 많이.

 육아지옥과 양육으로 난 몇 년간은 쉴 틈조차 없었다.

 

 내가 노총각으로 된건 꼭 내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를 잘 부탁한다. 사랑한다. 내 딸......."

 

 마지막임을 아는 걸까? 아기 용이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빠~~~~~아~~~~"

 

 나도 모르게 아이를 달래본다.

 

 "울지마. 까꿍. 까꿍. 우리 아기 까꿍."

 

 서서히 아스라이 엄마 용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그 신기루 속에 눈물이 섞인 걸까? 아기 눈물일까 내 눈물인가 순간 앞이 흐릿하다.

 고아였던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 생겼다.

 육아 지옥이 시작됐다.

 

 ***

 

 "별일 없었지?"

 "응. 별일은... 먹을 게 좀 부족해. 더 주문해야겠어."

 "그래. "

 "그런데 아빠 얼굴이 이상해."

 "응. 아빠가 좀 멋져졌지? 이제 이 얼굴로 살 거야. "

 "그냥 그래. 예전이랑 비슷해. "

 

 이번 일을 끝으로 던전은 영원히 안녕이다.

 사실 던전을 가지 않아도 먹고 살 만큼은 충분히 아니 넘치도록 모아뒀지만 관성이랄까 습관적으로 던전에서 일을 했다.

 

 어떻게 보면 내 삶의 터전은 던젼이었다.

 가방 끈도 짧고 사회에서 친구도 사귀어 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비록 끝은 좋지 않았지만 동료도 있었고 좋은 추억도 있었다.

 

 '어디 보자. 건물 열두 채. 현금에다 S급 아이템 스무개 그리고...'

 

 얼마나 많은지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다행히 이 녀석 사람을 못 믿는 성격 탓에 여기저기 차명으로 분산해 놓은 상태. 전부 싹 빼돌리니 떼부자가 됐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

 

 신원이야 지금 세상에서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어 미리 준비해둔 신원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나태한 삶을 시작했다.

 이제 세나도 어느 정도 컸고 나도 많이 지쳤다.

 죽고 죽이는 던전, 좋은 추억만이 있는 곳이 절대 아니다.

 슬픔과 절망, 그리고 비정하다고 할까. 지옥도가 펼쳐진 곳이 던전이다.

 차라리 몬스터라면 상관없지만 탐욕을 위해 서슴없이 동료에게 칼을 겨누는 곳이 던전이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 먼저 죽이거나 배신은 한 적없다.

 미리 알고 선수는 쳤다.

 

 은퇴하고 한 달이 지나고.

 

 "드르렁드르렁. 커 컥"

 "아빠!"

 "세나야 아빠 자. 아빠 일하고 와서 많이 피곤해. "

 "아빠 일 안 한 지 한 달 넘었어."

 "으응. 그래도 알잖아. 나 힐러야. 원래 힐을 많이 할수록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해."

 "아빠. 거짓말. 이제 힐러 아니잖아."

 

 세나. 드래곤, 마법의 종주답게 나의 능력치 변화를 바로 알아버렸다.

 

 "아빠 그동안 너 키우느라 많이 힘들었거든. 좀만 더 자게 놔둬."

 "안돼! 지금 몇 시인데 아직까지 자는 거야. 얼른 일어나. 아이 진짜 홀아비 냄새. 환기 좀 하고... 어서"

 

 [짜~악]

 

 더 자려고 했지만 세나의 등짝 스매싱. 헤츨링이지만 손매가 미치도록 맵다. 누가 데려갈까 무섭다.

 거기에 억울하다. 홀아비 아니다.

 총각이다. 유부남 같은 총각.

 

 "아빠 밥 먹어."

 

 드디어 세나가 효녀가 됐다. 이제야 양육의 보람이 느껴진다.

 

 맛있는 냄새.

 

 "먹자."

 

 세나가 요리를 했다. 기적이다. 아니 반만 기적이다.

 

 [후루룩 후루룩]

 

 "아빠 천천히 먹어."

 "응. 우리 세나도 많이 먹어."

 "걱정하지 마. 많이 끓였어."

 "몇 개 끓인 건데?"

 "평소보다 좀 적어. 열 개. 요새 밥맛이 없어."

 

 마의 손을 가진 세나는 요리에 전혀 재능이 없다. 그나마 라면만 제대로 끓인다. 라면만...

 

 "세나야. 아직까지 밥 안 먹은 거야? 먼저 먹지 왜 기다리고 있었어."

 

 이렇게 내 딸이 효녀다. 드디어 키운 보람을 느낀다.

 

 "아빠는 그걸 말이라고 해. 벌써 먹었지. 이번이 두 번째야."

 

 효녀 취소. 보람 신기루.

 

 "세나야 한 번만 먹으면 안 돼? 두 번 먹으면 소화 안 되잖아."

 "아빠. 무슨 소리야. 두 번 먹어야 해. 내 배는 두 배야. 두 배.아 세배다. 먹는 거랑 간식배."

 

 세나는 인간으로 한 번. 헤츨링으로 한번 총 두 번 먹는다.

 주로 헤츨링일때는 생고기로 인간으로는 화식으로 먹는다.

 야채나 몸에 좋은 건 거의 안 먹고 고기 위주 식단. 나랑 비슷하다.

 

 얼마 되지 않은 열 개의 라면을 먹고.

 설거지하니 무료하다. 벌써 한 달. 이젠 온종일 뒹구는 것도 힘들다.

 허리가 아퍼 잠을 잘 수가 없다.

 

 "아빠. 이제 일 안 해?"

 "응. 그만뒀어."

 "아빠, 남자는 밖에 나가서 일해야지. 집에 있으면 안 돼. 그러면 건강에 안 좋아. "

 

 세나의 말도 일리가 있다. 뭔가를 해야 한다.

 걸그룹 동영상도 매일 보니까 조금 질린다.

 외식도 좀 하고 데이트란 것도 해보면서 인간답게 살기로 굳게 결심했다.

 

 난 아빠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

 데이트를 하려고 해도 라이프 체인지를 해서 연락처에는 아무도 없다.

 사실 라이프 체인지 안 해도 연락할 여자가 없다.

 헌터 중에 여자도 많다.

 하지만 내가 아는 헌터는 여성이라고 결코 약하지 않다.

 던전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야 한다.

 난 여자가 무섭다. 헌터랑은 사귀고 싶지 않았다.

 문제는 대인관계란 게 오직 헌터나 협회 길드 뿐이기에 만날 기회 조차 없다.

 

 '그나저나 뭘하지?'

 

 고아였던 내가 대격변이 시대가 열리자 헌터로서 삶 외에는 딱히 해본 게 없다.

 힐러지만 나름 짭짤했다.

 물론 세나를 키우느라 허리가 휘어질 뻔했지만 어떻게든 버텨냈다.

 

 용의 아이여서 그럴까?

 세나는 어릴 때 그렇게 마석을 잘 먹었다.

 그것도 최고급으로...

 

 한동안 버는 족족 세나의 입으로 들어간 지 5년! 어느 순간 세나는 더는 마석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 컸다.

 

 물론 식욕과 쇼핑 욕은 누구보다 크다.

 그래도 마석보다는 돈이 적게 들어 다행이다.

 제법 많이 모아뒀던 거랑 이번에 바꾸면서 놈이 숨겨놓은 재산까지 합치면 죽을 때까지 써도 남는다.

 

 '그래. 그걸 해야겠어. 어렸을 때의 꿈. 이제부터 시작이야.‘

 

 고아였던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건 밥이다.

 다른 건 몰라도 밥 때는 제대로 지킨다. 늦잠 잘 때는 예외다.

 

 건물도 내 건물, 원래 나 대신 죽은 녀석이 차명으로 산 건물이다.

 1층에 꿈에 그리던 식당을 아주 크게 차렸다.

 성공할 줄 알았다. 목도 좋고 열정도 있었다. 요리 실력만 없었다.

 

 "드르렁드르렁"

 "아빠~! 일어나."

 

 천둥처럼 목소리가 큰 딸아이의 말에 잠이 깼다.

 이 넓은 식당에 손님 하나 없다.

 개업할때는 제법 오는 거 같더니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

 

 보다 못한 찬모가 요리사를 구해야 된다는 말을 무시했다.

 그럴거면 식당을 차릴 필요가 없다. 내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길 원했다.

 주방장 있으면 카운터를 봐야하는데 그건 귀찮다.

 

 난 요리사가 꿈이였다. 꿈은 꿈일때가 좋았다.

 직원들도 너무 미안해서 스스로 그만두고 나 홀로 아니 딸과 함께 가게를 지킨다.

 

 "애~~앵"

 

 파리만이 식당을 지켜준다.

 

 사실 망할 전조는 있었다. 힘들게 벌었기에 대충 개업한 건 아니다. 나름 요리의 철학도 있었고 자신도 있었다. 심지어 일류 요리사를 초청, 돼지갈비 맛을 내는 비법까지 전수 받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내가 양념을 하고 고기를 주무르면 맛이 사라져버린다.

 힐러의 능력 때문일까. 내 착한 양심 때문일까. 살생과 힐러는 상극이어서 그럴까.

 이세사에서 가장 맛없는 돼지갈비 집으로 소문나면서 한순간에 망했다.

 

 다행히 건물주이기에 크게 손실은 없다. 아니 손실이 크다.

 이걸 세를 내면 꼬박꼬박 돈이 나오는데 이미 나간 인건비와 주방도구, 시설비로 돈을 엄청 썼다.

 식자재는 그나마 손실이 적다.

 내 딸 세나가 얼마나 잘먹는지 거의 냉장고가 비어간다.

 

 "세나야. 손님이라도 왔어?"

 "아니. 한 명도 안 왔어."

 

 세나가 깨운 건 밥을 먹기 위해서다. 내 딸 참 효녀다.

 

 "뭐 먹고 싶어?"

 "응. 오늘은 뭐 먹을까? 돼지갈비."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재빨리 전화를 건다. 우리 세나 다른 건 잘 참는 편인데 배고픔은 참지 못한다.

 

 "여보세요? 돼지갈비 20인분하고 김치찌게랑 밥 열공기 그리고 콜라...."

 "감사합니다. 거기로 배달하면 되죠?"

 "네. 빨리 갖다주세요."

 

 얼마지나지 않아 배달이 도착. 아무래도 VIP고객이라서 특별대접을 한듯하다.

 

 "배달 왔습니다."

 "얼마죠?"

 "총 43만원 입니다."

 "여기요. 잔돈은 됐습니다."

 

 오만원 권 지폐 아홉장. 2만원은 팁이다.

 

 '이 사람 미친 거 아니야? 고기집에서 배달을 시키다니 그것도 같은 요리를. 팁을 잘줘서 좋긴 한데 좀 사람이 이상해.'

 

 라이더는 오늘도 배달을 하면서 이 알 수 없는 식당에 의문을 가진다.

 그래도 후한 팁. 될 수 있으면 오래 망하지 않길 기원한다.

 

 고기집을 열었지만 역시 내가 하기는 귀찮다.

 세나도 내가 하는 요리보다 배달요리를 좋아한다.

 딸과 내가 다른 점이 많지만 딱 하나 비슷한 건 요리를 둘 다 끔찍하게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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