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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천만 영화가 눈에 보여!
작가 : 헉슬리
작품등록일 : 2022.2.28

망한 극장의 아들에게 극장 유령이 특별한 능력을 선물한다.
그때부터 흥행 영화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망한 극장을 다시 일으키고, 영화계 초대박 감독으로 성장하는 이국호의 성공기!

 
9화
작성일 : 22-02-28 11:01     조회 : 244     추천 : 1     분량 :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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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요즘은 통 손님이 안 오네.”

 “재밌는 영화를 안 걸어서 그렇잖아요.”

 “재미있고 없고가 아니라, 옛날 같으면 무조건 영화라고 하면 다들 환장했다고.”

 오후 다섯 시, 일 층 매점에 장옥자 여사와 오승준이 마주 앉아 땅콩을 씹으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그때는 활동사진이라 그랬는데, 얼마나 신기했는지 몰라.”

 “하기는 그땐 텔레비전도 없던 시절이었잖아요.”

 “내 어렸을 땐 말이야, 동네에 천막 극단만 서도 난리가 났었어.”

 “천막 극단이 뭐가 재밌어요?”

 “재미가 왜 없어?”

 장옥자는 땅콩을 입에 물고 허공을 지그시 응시했다.

 “이수일과 심순애 같은 공연이라도 하면 코흘리개들까지 다 몰려와서 천막이 터질 것 같았어. 하얗게 분칠한 배우들이 얼마나 예쁘던지.”

 “지금으로 치면 신성일, 장미희 같은 배우들이겠군요?”

 “그렇긴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 지금이야 배우들이 좋은 대접을 받지만, 그땐 딴따라라 그러면서 천대했어. 돈도 못 벌었나 봐. 한 번은 우리 뒷집에 극단 배우들이 일주일 정도 머문 적이 있었는데 먹을 게 없어서 감자를 삶아 먹더라고.”

 장옥자는 땅콩을 아작, 소리 내어 씹었다.

 “지금은 좋은 세상이지. 배우들 출연료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금액이니까.”

 “전 아무리 돈 많이 줘도 배우는 하기 싫어요.”

 “왜?”

 “힘들 것 같아요.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카메라 앞에서 웃어야 하고, 또 눈물이 안 나는데도 억지로 울어야 하고. 로보트도 아니고 감독이 시키면, 시키는 그대로 해야 하잖아요?”

 “하하핫.”

 장옥자는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승준아. 너 거울이나 보고 그런 소리를 해. 누가 그 얼굴로 배우 시켜 준다던?”

 “그러니까요. 저도 하기 싫은데, 또 안 시켜주기까지 하니, 다행인 거죠.”

 “야 오승준.”

 이 층 계단에서 배성욱이 씩씩거리며 내려왔다.

 “왜요?”

 “너 이국호 어디 있는지 알아?”

 “이 층에 없어요?”

 “인마, 없으니까 내가 지금 묻는 거 아냐!”

 “모르겠어요, 저도.”

 “이 녀석 어디 숨어 있는 거야? 저녁때 손님 몰려오기 전에 화장실 청소도 한 번 더 해놔야 하고 바빠 죽겠는데.”

 “국호 오빤 아까 민 실장님하고 밖에 나가던데?”

 이미영이 매표 사무실 쪽창으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뭐? 밖엔 왜?”

 “밥 먹고 온다고.”

 “언제?”

 “한 삼십 분 됐어.”

 “이 자식, 지가 뭔데 민 실장님한테 붙어서 밥까지 같이 먹는 거야? 일이나 똑바로 할 생각 안 하고, 높은 사람한테 붙어서 아부 떠는 것부터 배우고 있어.”

 “아냐. 국호 오빠 오늘 계속 일했어. 극장 앞뒤로 개나리 꽃잎 떨어진 것도 다 쓸고, 비품실, 자료실, 창고, 지하실까지 정리정돈도 싹 했어.”

 “미영이 네가 뭘 안다고 나서니? 종일 거기 앉아 라디오 틀어놓고 표나 팔았으면서.”

 “아까 주 상무님이 다 말씀해주셨어.”

 “맞아, 그러고 보니 주 상무님도 안 보이네?”

 “상무님은 한 시간쯤 전에 피곤해서 잠 좀 자야겠다면서 집에 가셨어요.”

 오승준이 그렇게 말하자 배성욱은 이를 악물었다.

 “아니 정말, 사장님 안 계신다고 또 농땡이 피우시는 거야?”

 “그 양반 그러는 거 하루 이틀이야? 새삼스럽게 그러지 말고 일루 와서 땅콩이나 먹어.”

 장옥자가 땅콩을 씹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지금 땅콩이나 드실 때예요? 미리미리 물건도 좀 채워 넣고 그러세요. 나중에 손님 몰릴 때 물건 없다고 그러지 마시고요. 사오 회 때 손님 제일 많이 드는 거 잘 아시면서.”

 “뭐 어때? 요즘은 저녁때도 손님 통 없더구만.”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죠. 야, 오승준 넌 가서 화장실 청소부터 해.”

 “이것만 마저 먹고요.”

 “빨리 안 가?”

 배성욱이 찢어진 눈을 부릅떴다.

 “알았어요. 가면 되잖아요.”

 “특히 이 층 남자 화장실, 어떤 인간이 조절 잘못해서 바닥에 왕창 싸놨어. 그것부터 말끔하게 치워 놔.”

 “아 진짜…….”

 승준은 진심으로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미영이 너도 할 일 없으면 대걸레로 여기 일 층 바닥 좀 닦아. 뭐야 이게? 모래가 잔뜩 떨어져 있잖아?”

 “싫어! 오빠가 해.”

 “뭐?”

 “실장님이 나더러 절대 여기 비우지 말라고 그러셨다고. 손님이 언제 갑자기 올지 모르는데 어떻게 함부로 비워?”

 “야, 여기서 보면 반투명 창으로 밖에 손님 오나 안 오나 다 보이잖아? 누군 뭐 매표일 안 해봤는지 아나? 빨리 나와서 닦아.”

 배성욱은 한바탕 고함을 지르고는 다시 이 층으로 올라갔다.

 “참, 자기가 뭐야? 괜히 민 실장님 흉내 내고 있어.”

 미영이 입술을 삐죽이며 하는 수 없이 대걸레를 잡았다.

 “그러게. 호랑이 없는 숲에 고양이가 왕 노릇 하려는 꼴이네.”

 장옥자가 한마디 하며 남은 땅콩을 몽땅 입안에 털어 넣었다.

 

 “어때? 거기 설렁탕 맛이 꽤 괜찮았지?”

 “예, 국물도 진하고, 고기도 부드럽고. 그렇게 맛있는 설렁탕은 처음 먹어 봤어요.”

 “거긴 점심시간이나, 저녁 때 가면 줄 서서 먹어야 해. 그래서 일부러 저녁 시간 전에 거길 갔던 거지.”

 국호와 민규식은 일찍 저녁을 먹고 동궁극장 앞 ‘피카소’라는 술집에 잠깐 들렀다.

 “여긴 우리 극장 단골인데 너도 일단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데려왔어. 말하자면 여긴 임시 사업 공간이라 할 수 있어.”

 “임시 사업 공간요?”

 “서울에서 중요한 제작자나 투자자분이 내려오면 여기서 술 한 잔 마시면서 긴 얘기를 나누지. 혹시라도 피카소에 귀한 손님이 계시니 모셔 와라, 그러면 여기로 오면 돼. 알겠지?”

 “예,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국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두컴컴한 실내엔 손님이 드문드문 앉아 맥주를 마셨다. 스피커에선 ‘꿈의 대화’가 흘러나왔다.

 “어머, 민 실장님 오랜만이시네요?”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띤 삼십 대 후반의 여자가 다가와 인사했다.

 “진 여사님, 잘 계셨죠?”

 민규식이 여자에게 인사하며 국호를 소개했다.

 “여긴 우리 극장에 새로 들어온 직원입니다. 인사드려, 국호야. 피카소의 마담이셔.”

 “안녕하세요, 이국호입니다.”

 “그래요, 아주 잘생긴 총각이네.”

 “예? 아닙니다.”

 “눈에 쌍꺼풀이 딱 진 게 최무룡 씨도 좀 닮은 것 같고.”

 진 마담이 비행기를 태우자 국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참, 요즘 윤 사장님은 어때요? 지난번에 테니스 치다가 허리를 삐끗하셨다면서요?”

 진 마담이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그건 벌써 한 달 전 얘긴 걸요. 지금은 다 나아서 괜찮습니다.”

 규식이 대답하자 진 마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요. 남자는 그저 허리가 생명인데.”

 “하하하-.”

 규식과 국호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그래 뭐로 드릴까요? 맥주로 드릴까요?”

 “아뇨. 커피로 좀 주세요.”

 마담이 가고 나서 규식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분이 우리 사장님을 마음에 두고 계신 것 같아.”

 “예? 설마요……. 나이 차이도 꽤 나 보이는데요?”

 “뭐 좀 나지. 하지만 서로 좋아하면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겠어. 요즘은 옛날처럼 나이 엄청 따지고 그러지 않잖아? 마음이 중요한 거 아냐?”

 “그야, 그렇지만요.”

 ‘꿈의 대화’에 이어서 윤형주의 ‘어제 내린 비’가 흘러나왔다.

 윤형주의 감미로운 보이스에 빠져 있는 사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나왔다.

 “여긴 원래 커피는 안 팔아.”

 규식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우린 단골이라, 특별히 우리에게만 파는 거야. 마셔봐. 맛이 괜찮아.”

 달콤하고 고소한 밀크커피였다.

 “그런데 실장님.”

 국호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규식을 쳐다봤다.

 “오늘 왜 저한테 커피도 사 주시고, 설렁탕도 사 주신 거예요?”

 “그냥, 더 열심히 하라고.”

 규식이 싱긋 웃었다.

 “사실은- 네가 말한 그 영화 있잖아.”

 “취권요?”

 “응, 취권.”

 규식은 잔을 내려놓고 입술을 핥았다.

 “네가 말한 다음에 나도 나름대로 좀 알아봤어. 정말로 그 영화, 지금 홍콩 현지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세우고 있다더구나. 거기 출연한 배우가 성룡이라는 무명의 무술 배운데, 홍콩에선 이미 이소룡을 잇는 스타로 떠오르고 있더구나.”

 규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

 “그래서 지금 사장님이 육 사장님 만나러 서울로 급히 가셨어.”

 “육 사장님요?”

 “육 사장이라고 이 지역 배급을 맡고 계신 분이 있는데, 그분이 제작, 수입 담당자들하고도 친밀하게 알고 지내시거든. 그분에게 얘길 해두면 틀림없이 그 영화를 우리 손에 넣을 수 있을 거야. 물론 뭐 해외에서 성공했다고 국내에서 다 흥행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규식이 문득 국호를 빤히 쳐다봤다.

 “사장님이야 워낙 나를 신뢰해서, 내 말이라면 덮어놓고 믿는 경향이 있으셔.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취권에 대한 정보를 네가 어떻게 알았냐는 거야?”

 “…….”

 “혹시 따로 알고 있는 정보망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아버지 옛날 지인들께 들은 거야?”

 국호는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커피잔만 만지작거리고 있노라니 규식이 호탕하게 웃었다.

 “하핫, 말하기 곤란하면 말 안 해도 돼. 일부러 캐물을 생각은 없으니.”

 “그게…….”

 “괜찮아. 다음에- 우리가 좀 더 친해지면 그때 말해줘도 돼.”

 “저…… 그게 아니라…….”

 “뭘 당황하고 그래? 하핫.”

 규식은 한참 웃다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문 너머로 펼쳐진 도시의 빌딩들이 보였다.

 “국호야.”

 “예?”

 “너, 꿈이 극장 주인이 되는 거라고 했지? 아버지가 하셨다는 봉운극장 때문에 그러는 거야?”

 “예…….”

 “그렇다면 넌 결국 동궁극장을 나가서 봉운극장을 다시 세우겠다는 거로구나.”

 “…….”

 “내 꿈은 말이야- 동궁극장을 최고의 극장으로 만드는 거야. 송화시 내에서 말고, 전국적으로 말이야. 서울에 있는 개봉관하고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최고의 극장으로 만들고 싶어. 그게 내 꿈이야.”

 규식은 한동안 창 너머를 바라보다 국호를 보며 씩 웃었다.

 “뭐, 결국은 너랑 나랑 꿈이 비슷한 것 같구나. 둘 다 최고의 극장을 갖는 게 꿈이잖아. 안 그래?”

 “……예.”

 “우리 한번 잘 해보자.”

 규식이 손을 내밀었다. 국호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그런데 말이야.”

 규식이 악수를 끝내고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다른 정보는 또 없어?”

 “예?”

 “엄청 히트할 것 같은 영화, 또 알고 있는 거 없냐고?”

 “글쎄요…….”

 안타깝게도 귀화는 원할 때마다 쓸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유령처럼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 영상을 내보냈다. 국호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니 귀화 쪽에서 신호가 오길, 마냥 기다려야 했다.

 ‘불편하다니까. 기왕이면 내가 쓰고 싶을 때마다 쓸 수 있도록 해 줄 것이지.’

 국호는 커피잔을 입에 물고 그런 상념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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