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가 : 잎새봄
작품등록일 : 2022.2.26

저주 받은 바람술사 아우리엘 문, 천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다. #성장물 #여성서사 #햇살여주 #먼치킨 #츤데레

 
3-2 그와 그의 악연
작성일 : 22-02-27 23:46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397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5.

 ‘…라고 생각한 과거의 나 죽어라.’

 

 파도가 심상찮게 쳤다. 엘리가 기우뚱 기울어지는 배 위에서 힘겹게 균형을 잡았다. 보기만해도 섬뜩해지는 새까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한바탕 쏟아지려는 모양이었다.

 

 ‘그래 이쯤 되니 알겠다…’

 

 천년 전 과거로 오게 된 것부터 얌전하고 평범한 여행길을 기대해서는 안 됐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팔레르모에 오고 나서부터 평화롭게 지나가는 날이 없었다. 엘리가 속으로 땅을 치며 자신의 불운을 저주했다.

 

 “…….”

 

 아타르도 아타르 나름대로 심각했다. 의지할 곳이라고는 아타르밖에 없는 엘리가 아타르를 불안한 눈동자로 바라봤다.

 

 “아, 아타르.”

 

 “…….”

 

 “배가 뒤집히진 않겠지?”

 

 거대한 파도가 배를 삼키려는 듯 거세게 부딪혔다. 배와 부딪혀 부서져버린 파도가 갑판 위로 쏟아졌다. 하얗게 쏟아지는 파도를 보면서 엘리가 더욱 불안에 떨었다. 하늘을 바라보던 아타르가 중얼거렸다.

 

 “이건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야.”

 

 “으응?”

 

 아타르의 붉은 눈동자 아래로 그늘이 졌다. 드물게 아타르도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이지? 엘리가 아타르에게 다시 물었다.

 

 “마법이라는 말이야?”

 

 “응.”

 

 “바다 위에서, 이렇게 대규모의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대답이 없었다. 엘리가 가늘게 눈을 뜨고 멀리서부터 몰려오고 있는 먹구름을 바라봤다. 마법에 재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엘리가 몰려오는 먹구름들이 마법인지 아닌지 판가름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엘리의 눈에는 불운을 몰고 오는 거대한 먹구름처럼 보일 뿐이었다.

 

 ‘이런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대륙에서 이름을 날리는 대마법사 정도는 되어야 하는거 아니야? 근데 대마법사가 대체 왜 부드바로 가는 작은 배를 공격하느냐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에 엘리가 작게 투덜거렸다. 그러면서도 먹구름이 배를 비켜가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었다. 먹구름의 크기가 크지 않아 잘만하면 비켜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울렁이는 파도만 잘 버티면 되겠지.

 

 6.

 ‘그럼 그렇지…’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다. 갑판 위로 우박 같은 빗줄기가 가차 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파도를 아슬아슬하게 넘던 배가 이제는 거의 뒤집히기 직전까지 흔들리고 있었다. 바다 위로 천둥과 번개가 번갈아가며 쳤다.

 

 “이러다가 다 죽겠어!”

 

 갑판 위로 선원들이 정신 없이 뛰어다녔다.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지만 파도 소리와 빗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엘리가 힘겹게 눈을 떴다.

 

 “들어가 있어. 엘리.”

 

 함께 뒤에 서 있던 아타르가 엘리를 끌어당겼다. 엘리가 속절 없이 아타르에게로 끌려갔다. 아까부터 고민에 빠져있던 아타르는 뭔가를 결심한 것 같았다.

 

 “아타르?”

 

 “솔직히 말하자면… 마주치고 싶지 않았는데.”

 

 “뭔데?”

 

 “이러다 정말 다 죽어 버리면 안 되니까.”

 

 아타르가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약간 화가 난 것 같았다.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두어마디 욕을 뱉기도 했다.

 

 “파르나소스!”

 

 분노한 목소리로 아타르가 허공을 향해 외쳤다. 아타르의 목소리가 빗줄기를 가르고 바다로 퍼져나가자 바다 속에서 물줄기가 회오리치며 올라왔다.

 

 “…사람?”

 

 회오리 치는 물줄기가 잦아들자 허공에 떠 있는 남자가 보였다. 폭풍우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잘도 서 있었다. 방금 물 속에서 나왔으면서, 우습게도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남자에게 엘리는 강렬한 위압감을 느꼈다.

 

 “자기!”

 

 허공에 떠 있던 남자가 물빛 머리카락을 길게 휘날리며 아타르에게 달려들었다. 아타르가 엘리의 손목을 잡은 채 자신에게 달려드는 남자를 피했다. 멍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던 엘리가 속수무책으로 아타르 쪽으로 끌려갔다.

 

 “파르나.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자기.”

 

 “…사람이 말을 하면 말을 들어.”

 

 아타르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타르를 바라보던 엘리가 잡혀있던 손목을 빼서 아타르의 손을 꼭 쥐었다. 파르나소스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아타르가 엘리를 흘깃 내려다봤다. 엘리가 아타르의 손을 꼭 쥔 채 말했다.

 

 “아는 사람이야?”

 

 “수룡 파르나소스. 넌... 뒤에 있어. 최대한 상종하지 마.”

 

 아타르가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줘서 말했다. 우산을 든 파르나소스가 엘리에게 걸어왔다. 수룡의 물빛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엘리가 어깨를 흠칫 떨었다.

 

 “어머, 자기. 언제 새로운 애인을 만들었어?”

 

 말은 그렇게 해도 파르나소스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엘리는 온 몸에 한기를 느꼈다. 하지만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엘리는 아타르의 손을 잡은채 지지 않고 파르나소스를 쏘아 봤다.

 

 “인간이잖아?”

 

 한참 엘리를 바라보던 파르나소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아타르가 엘리를 좀 더 자신의 뒤로 끌어 엘리가 보이지 않도록 가렸다. 아타르가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폭풍우를 거둬. 그리고 내 눈 앞에서 썩 꺼져버려.”

 

 “우리 간만에 봤는데 이러기 있어?”

 

 엘리에게서 시선을 거둔 파르나소스가 아타르에게 다가갔다. 파르나소스의 긴 머리카락이 폭풍우에 나부꼈다. 하얀 손가락이 아타르의 턱에 닿았다. 아타르가 한 손을 들어 파르나소스의 손을 쳐냈다.

 

 “꺼지지 않는다면 힘으로라도 내쫓겠다.”

 

 사실 아타르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유지하고 있는 배 위에서 자신과 파르나소스의 마력이 충돌하면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했다. 아타르는 여차하면 엘리를 챙겨 배에서 탈출할 작정으로 마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아타르의 주변으로 거대한 마력이 응집되기 시작했다.

 

 “하아… 역시 자기야. 여전히 뜨겁네.”

 

 파르나소스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우산을 접었다. 수룡 주제에 젖는 걸 싫어해서 우산을 들고 다니던 파르나소스였다. 무슨 결심을 했는지 배 위에서 우산을 접고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었다. 아타르가 경계의 빛을 늦추지 않은 채 파르나소스를 노려봤다.

 

 “그럼 시작해볼까?”

 

 파르나소스의 우산이 크게 한 바퀴 원을 그렸다. 푸른빛을 내는 물방울들이 우산의 궤적을 따라 솟아났다. 포르르 회오리 치던 푸른 빛이 빠른 속도로 아타르에게 쏟아졌다. 아타르의 뒤에 서 있던 엘리가 소리쳤다.

 

 “조심해 아타르!”

 

 아타르가 검을 들었다. 마력이 실린 아타르의 검이 파르나소스의 푸른 마력을 베었다. 두 동강 난 푸른 마력이 거짓말처럼 아타르의 검을 타고 흘렀다. 엘리가 앗 소리를 내는 사이 마력이 아타르의 몸으로 들어가버렸다.

 

 “큭… 무슨 수작이야?”

 

 거짓말처럼 몸 속으로 흡수되어버린 마력을 느끼며 아타르가 중얼거렸다. 파르나소스가 싱긋 웃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 나?”

 

 파르나소스의 말에 아타르는 너무 오래 되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과거를 떠올렸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에게 덤벼들었던 푸른 비늘을 가진 작은 용.

 

 파르나소스는 처음 태어났을때부터 이상한 놈이었다. 대다수의 용과 다르게 감정이 옅었고 강한 힘에 집착했다. 과거 아타르에게 패배한 이후에는 기묘할 정도로 아타르에게 집착했다. 파르나소스의 집착에 아타르는 결국 여행을 중단하고 잠적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어.”

 

 파르나소스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파르나소스에게서 나온 푸른 마력이 아타르를 옭아맸다. 이번에는 진짜 마법이었다.

 

 “….!”

 

 마력으로 파르나소스의 힘을 뿌리치려던 아타르의 얼굴이 굳어졌다. 자신의 뜻대로 마력이 움직이지 않았다. 파르나소스의 첫 공격이 바로 이것을 노렸던 것이다. 숨 쉬는 것처럼 간단했던 일이 갑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타르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푸른 마력에 끌려갔다.

 

 “아타르! 뭐하고 있어!”

 

 “큭… 나도 노력하고 있어…”

 

 엘리가 다급하게 끌려가는 아타르를 붙잡았지만 아타르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아타르의 옷자락을 붙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놓쳐버리고 말았다. 바닥에 넘어졌던 엘리가 재빨리 일어나 아타르에게로 달려갔다.

 

 “잘 있어. 인간.”

 

 파르나소스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아타르가 마력으로 된 사슬에 묶인 채 바다로 끌려갔다. 엘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타르!”

 

 파르나소스와 아타르가 검고 깊은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잠시 보이던 푸르고 붉은 머리카락의 색이 바닷물에 잠겨 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7 3-2 그와 그의 악연 2022 / 2 / 27 184 0 3978   
16 3-1 그와 그의 악연 2022 / 2 / 26 194 0 4468   
15 2-9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92 0 3774   
14 2-8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87 0 2988   
13 2-7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75 0 2868   
12 2-6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87 0 4810   
11 2-5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95 0 3052   
10 2-4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98 0 3801   
9 2-3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97 0 4471   
8 2-2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95 0 5419   
7 2-1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2022 / 2 / 26 186 0 4435   
6 1-6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2022 / 2 / 26 207 0 3847   
5 1-5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2022 / 2 / 26 188 0 4549   
4 1-4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2022 / 2 / 26 196 0 6454   
3 1-3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2022 / 2 / 26 197 0 4676   
2 1-2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2022 / 2 / 26 191 0 5696   
1 1-1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2022 / 2 / 26 302 0 546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