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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망각의 라그나로크
작가 : 오이먹는고슴도치
작품등록일 : 2022.2.27

자신이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을 잊어버린 한 소년, 과연 정해진 운명을 부수고 미래를 뒤바꿀 수 있을까...

 
13화
작성일 : 22-02-27 03:03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4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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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반갑다. 나는 황제의 다섯 번째 기사, 하문이라 한다."

 

 자신의 기세를 정면에서 받아치는 델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하문은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보며 델은 직감할 수 있었다.

 이 남자는 자신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는 경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반갑습니다. 델이라고 합니다."

 

 "델인가. 옆에는 키우는 건가? 늑대를 키우는 자는 처음이군."

 

 "정확히 말하면 친구입니다. 이름은 슈에요."

 

 "하하하! 동물과 친구라니. 마음에 드는군. 그럼 델, 지금 네가 왜 여기 왔는지는 알고 있나?"

 

 "남쪽 대륙에 갈 수 있다고 들었을 뿐이에요.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모양이군. 나는 황제님의 명에 따라 남쪽 대륙의 참상을 조사하러 가는 거다. 너는 내 동행자로 선별된

 것이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유에 당황한 델이 레이나스와 접수원을 번갈아 쳐다보았지만 둘 다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어떤가? 지금이라도 떠나고 싶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지금 델은 선택해야만 했다.

 하지만 과연 그에겐 2가지의 길이 존재할까?

 

 "같이 갈게요."

 

 "음, 좋은 대답이다."

 

 델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참상의 조사가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지금은 남쪽 대륙으로 확실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질문이 하나 있어요."

 

 "응? 무엇인가?"

 

 "어떻게 제가 남쪽 대륙으로 향하는지를 알아낸 거죠?"

 

 사실 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유추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입에서 정확한 대답을 듣기를 원했고 레이나스에 대한

 믿음을 다시 판단할 계기가 될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하네."

 

 역시나 레이나스가 직접 델에게 말을 건넸다.

 

 "사실 처음부터 델 너를 이 작전의 적임자로 생각하고 있었어."

 

 "역시 저를 모험가로 등록시킨 것도 다 계획의 일부였나 보네요."

 

 자신의 정보를 더 알아내기 위해 길드의 힘도 사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미 다 눈치채고 있었나 보군. 그래, 나를 믿었던 거라면 미안하군. 사과하지."

 

 델의 생각이 맞다면 레이나스와 에일스터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자신을 이번 작전의 적임자로 판단하고 이용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자신이 왜 적임자인지를 골똘히 생각해보자 나오는 답은 하나였다.

 

 "저는 이미 죽은 사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인가요."

 

 마물에 의해 파멸한 베릴 마을의 생존자는 단 두 명으로 발표되어 있을 것이다.

 닐과 올리비아. 그리고 자신이 베릴 마을 출신이라는 걸 밝혔을 때부터 레이나스는 판을 짜기 시작했을 테고 네일과의 대결 또한

 이를 위해 주선했을 것이다.

 

 "강하지만 죽어도 별 상관없는 사람이 적임자인 거죠?"

 

 웬만한 강자가 죽는다는 건 왕국에 작더라도 타격을 줄 테니까.

 

 "네 말이 맞다. 지금 남쪽 대륙은 새로 즉위한 황제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태야. 그 와중에 원인 불명의 거대한 피해를 입었고

 그쪽 입장에서는 타국을 의심하고 적개심을 가질 수도 있지. 그런 상황 속에서 남쪽 대륙으로 향한다는 건 상당히 위험할 거고."

 

 자신이 그저 쓰고 버릴 수 있는 패라는 말이 기분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델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나의 이야기에서도 그렇고, 사람은 깊게 믿을 게 되지 못한다. 말 못하는 이런 놈들이 더 믿을만 하지.'

 

 할머니의 가르침은 그의 뼈와 살이 되어 주었다.

 

 '정말 모순적이지. 대화가 통한다는 게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믿게 해줄 수도 있지만 그 깊이가 깊어질수록 불신의 칼날 또한 벼려

 진다는 게 참. 인간은 특히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는 게 문제지. 그러니 델, 명심해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일수록 한번 의심해 봐라.

 

 "흠, 흠. 아무래도 둘 사이에 뭔가 문제가 있었나 보군."

 

 꽤나 긴 시간동안 대화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하문이 주제를 환기시켜려 했다.

 

 "그래서 델, 이제 출발하려고 하는데."

 

 "네, 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네."

 

 "그게 뭔가요?"

 

 "너의 실력을 레이나스가 증명한다 해도 내가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그의 말은 간단했다.

 너의 실력을 당당하게 증명해봐라.

 

 "제가 어떻게 보여드리면 될까요?"

 

 사실 아무리 할머니의 가르침이 있었다고는 해도 사람에게 처음으로 배신당한 델에겐 분노가 완전히 없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나름 평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내면에서는 작은 불씨가 짚여졌고 하문의 제안은 그 불꽃을 방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하지. 서로 한 번씩 공격을 주고받는 건 어떤가?"

 

 정말 간단명료한 해답이었다.

 시간도 별로 들지 않으며 서로의 실력을 단번에 체감할 수 있었다.

 

 "좋네요. 그럼 제가 먼저 방어하도록 하죠."

 

 하문은 검집에서 검을 뽑지 않은 채로 자세를 잡았고 닐은 목검을 들고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정말 목검으로 괜찮겠나?"

 

 "괜찮습니다. 왠만해서는 부러지지 않거든요."

 

 "그거 재밌군. 그럼 오랜만에 전력을 다해 볼까?"

 

 전력을 다한다. 자신보다 몇 단계는 위인 상대가 전력 다해 공격해 온다.

 그가 뿜어내는 기세만으로 숨이 턱 막혀오고 긴장감에 온몸이 떨린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왠지 모를 떨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같은 검의 길을 걷는, 자신보다 앞서 길을 걷는 자와 검을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 델에겐 더없을 기회가 될 터였다.

 

 "공격 타이밍은 내가 5초를 세고 난 후다. 그럼 최소한 죽지 말고 최대한 다치지 말길 빈다."

 

 하문이 검을 들어올리자 주변의 대기가 함께 빨려들어가듯 이동한다.

 

 "하나."

 

 한 호흡 크게 들이쉰 그가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델에게서 시선을 집중한다.

 

 "둘."

 

 표적을 정한 사수는 이제 완벽한 타이밍을 재며 기다릴 뿐이다.

 

 "셋."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그의 근육은 언제든 튕겨져 나갈 준비를 끝마쳤다.

 

 "넷."

 

 그리고 지금. 두 사람 사이에서 만큼은 모든 것이 정지한다.

 서로의 호흡, 미묘한 발의 간격, 손목의 각도만이 지금의 그들에겐 가장 중요했다.

 몇 시간 같은 1초 사이 그들은 서로의 모든 걸 관찰하고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이 도래한다.

 

 "다섯."

 

 -훙!

 

 한순간의 바람과 함께 시야에서 사라진 하문은 미리 정해진 위치로 반박자 빠르게 검을 휘둘렀고.

 

 "흐으읍!"

 

 델 또한 하문의 호흡에 맞춰 반박자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빠아악!!

 

 검집과 목검이 격돌하며 충격파가 일어나고 고막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지하에 울려펴진다.

 그들의 검이 교차한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끄으으윽...!'

 

 델에게는 영겁의 시간과도 같다.

 무지막지한 힘이 자신에게 곧게 떨어지며 처음으로 힘이 한참은 부족하다는 느낌과 함께 팔과 다리에 충격이 누적되고

 있었다.

 미리 정해진 방향과 위치로 정확히 하문의 검이 움직였고 덕분에 자신 또한 완벽한 타이밍과 백퍼센트의 힘으로 맞설 수 있었다.

 만약 실전이었다면 어느 곳으로 공격이 떨어지는지도 모르는 채 그대로 짓뭉개졌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막대한 힘이 담긴 하문의 공격을 어떻게든 하지 않는다면 팔다리가 성하진 못할 것이다.

 

 '잘 생각해라. 힘과 힘이 그대로 격돌한다면 누가 이길 거 같냐?'

 

 '강한 쪽이 이기지 않을까요?'

 

 '그럼 약한 쪽이 이기기 위해서는 어떡해 해야할까?"

 

 '흐음.... 글쎄요. 상대의 힘을 역으로 이용한다?'

 

 '대충은 알고 있구나. 힘에서 밀린다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힘을 그대로 받아치는 게 아니라 흘려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성은 필수지. 몸의 관절과 근육에 힘을 빼고 힘이 가는 방향을 거스르지 말고 흘러 넘겨라.

 어때, 할 수 있겠어?'

 

 '까짓거, 한 번 해 보죠.'

 

 전신에 가득 실린 힘을 단숨에 빼내자 하문의 공격에 몸이 금방이라도 짓뭉개질 것만 같다.

 하지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몸에 힘을 뺀 이상 조금이라도 힘의 방향을 잘못 계산했다간 끝장이다.

 팔과 다리, 상체와 하체를 모두 굽히며 몸의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직선과도 같은 하문의 공격에 맞서 델의 검은 곡선을 그리며

 나아간다.

 

 -카가가가각!!!

 

 델의 목검이 하문의 검을 스쳐가며 힘의 방향을 흘리고

 

 -쾅!!

 

 결국 힘의 방향이 휘둘린 하문의 검은 델에게 닿지 못한 채 애꿏은 땅에 거대한 균열을 만든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진 못했다.

 숙달되지 않은 흉내내기와 같은 미숙한 기술로는 몸에 데미지가 쌓이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축적된 충격에 전신의 근육이 미미하게 떨려온다.

 

 "괜찮은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반쯤 쓰러져 있는 델에게 하문이 손을 뻗어 준다.

 

 "하하, 역시 좀 많이 버겁네요."

 

 "그래도 훌륭한 빗겨치기였다. 내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자는 이 왕국에서도 흔하지 않지. 그럼 바로 공격해 보겠나?"

 

 그 후로 지하에서는 한번 더 굉음이 울려퍼진다.

 이날 지상에서도 충격을 느낀 사람들에게 지진이 발생한 건 아닌지 오해를 사기도 하였다.

 

 "오랜만에 재밌는 걸 봤군."

 

 델과 하문이 떠나간 지하 속. 레이나스와 접수원만이 아직 그곳에 남아 있었다.

 

 "그러게요. 저 애가 진짜로 하문 님의 검을 받아낼 줄은 몰랐는데."

 

 마법의 경지에서는 만큼은 하문 못지않은 레이나스였지만 검술과는 거리가 먼 그녀의 입장에서 둘의 힘겨루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 그리고 이제 델에 관한 정보는 모두 폐기해."

 

 "네?"

 

 "이제 쓸일 없을텐데 남겨 둬서 뭐하게?"

 

 하지만 접수원의 머릿속엔 에일스터의 부탁이 맴돌고 있었다.

 

 '어떡하지. 레이나스 님에게 먼저 정보를 보고하느라 아직 길드 마스터 님에겐 알려주지 못했는데...'

 

 델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에일스터와 레이나스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레이나스가 델을 길드에 가입시킨 이유는 정확히는 접수원의 힘을 빌리기 위함이었다.

 그녀의 정보 모으는 실력은 가히 이 대륙에서 제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 덕에 델의 동생이 남쪽 대륙으로 떠났다는 걸 알았고 늦지 않게 이번 일의 적임자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그런 정보는 어디서 얻어내는 건가?"

 

 "그건 영업 비밀입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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