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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망각의 라그나로크
작가 : 오이먹는고슴도치
작품등록일 : 2022.2.27

자신이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을 잊어버린 한 소년, 과연 정해진 운명을 부수고 미래를 뒤바꿀 수 있을까...

 
5화
작성일 : 22-02-27 02:55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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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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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꺽.

 

 마른침이 경직된 목을 타고 힘겹게 넘어간다.

 

 "이게 제 무기입니다."

 

 "그래? 끝까지 혼자 재미없게 하겠다 이거지?"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가 내뿜고 있는 살기는 진짜다.

 

 "이제 다쳐도 난 모른다~"

 

 -카가가각!

 

 네일의 두 단검이 날카롭게 획을 그렸다.

 

 "윽! 왜 이러시는 거예요!"

 

 마차에 타기 위한 대련이 목숨을 건 혈투로 바뀐 지금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던 델이 소리쳐 보지만 돌아오는 건

 명백히 자신의 목을 노리고 날아드는 두 단검 뿐이었다.

 

 "레이나스 씨!"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오직 마법 기사단의 대장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어...?"

 

 분명 방금까지도 대련을 지켜보고 있던 레이나스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고 대답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한눈 팔 시간은 있나?"

 

 -훙!

 

 사방에서 끊임없이 날아들어오는 두 단검을 막아내는 것도 이젠 점점 버거워지고 있었다.

 저릿저릿한 살기가 피부로 스며들어 몸을 긴장시키고 눈앞에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준다.

 이런 것들에 전혀 면역이 없던 델은 급속도로 지쳐갔고 작은 상처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허억, 허억..."

 

 "워워, 벌써 지친 거야? 좀만 쉬었다 할까?"

 

 "이유가 뭐가 됐든 이제 그만해요! 마법 기사단으로써 부끄럽지도 않나요!"

 

 델은 최후의 그 순간까지도 지금 이 말도 안되는 대련을 중단시키려 했다.

 하지만 네일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봐, 델. 이 세상에서는 말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는 거야.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진심으로 이 싸움에 임해. 네가 죽이지

 않으면 죽임 당할 거다."

 

 "대체 왜...."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도 델의 검이 망설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네일 역시 답답하기만

 하다.

 

 '이거, 아무래도 좀 더 큰 자극이 필요하겠는데?'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도 그를 각성시킬 수 없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지.'

 

 네일은 마을 사람들 틈으로 숨어들어간 레이나스와 남은 2명의 단원에게 신호를 주었다.

 

 "그럼 이건 어떨까. 과연 네가 어디까지 버티나 한번 시험해보자고."

 

 "무슨..."

 

 네일이 마을 사람들이 뭉쳐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델 역시 그쪽을 쳐다보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레, 레이나스 씨...? 지금 뭐하시는...."

 

 "안타깝지만 너의 목소리는 지금 들리지 않을 거야."

 

 델은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이 서 있던 바닥이 마나로 빛나고 있는 이유를 눈치챌 수 있었다.

 

 "마법이군요."

 

 네일은 델의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효과가 있군. 좀만 더 해봐야겠어.'

 

 "그래. 소리나 외부의 침입을 막아주는 결계의 마법이지."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짓을 할 거죠?"

 

 "간단해. 네가 날 죽이기 전까지 한명씩 죽일 거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야. 당장 그만둬."

 

 "글쎄다... 싫다고 한다면?"

 

 "....."

 

 델의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호흡은 차분해지고 긴장으로 움츠려든 몸도 다 풀린 듯 보였다.

 

 "당신들이... 마법 기사단이 이런 짓을 해도 되는 거야?"

 

 "이런 짓이라... 우리 기사단은 그저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보고하는 게 끝이야. 얼터당토 않는 정의감같은 건 없다고?"

 

 "마을 사람들을 재미로 죽인 게 알려지면 꽤 애먹을 텐데?"

 

 "상관없어. 마물의 습격으로 모두 사망했다고 보고하면 끝이거든. 베릴 마을처럼 말이지."

 

 -뚝.

 

 델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크하핫! 이제서야 제대로 할 마음이 든 거야?"

 

 "장난이라면 이쯤에서 그만둬."

 

 "이게 장난같아 보여? 그럼 어쩔 수 없구만. 본보기로 보여주는 수밖에."

 

 "뭘...!?"

 

 델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결계 속에서 사람 한 명이 끔찍하게 불타고 있는 것을.

 

 "아... 아아...."

 

 "자! 시간을 더 지체했다간 한명 더 죽을지도 몰라! 어서 덤비라고!"

 

 "당장 그만둬!!!"

 

 그들이 검을 맞댄 이후 처음으로 델이 먼저 몸을 움직였다.

 마나로 신체를 강화하지 않았음에도 네일의 속도에 지지 않는다.

 

 "역시 본실력을 숨겨두고 있었군!"

 

 네일 역시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델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한다.

 누구의 참격이 더 빠르게 적에게 닿는지의 싸움.

 단순히 속도만 빠르다고 해서 이기는 싸움이 아니다. 언제 몸을 멈추고 검을 휘두를지를 결정하는 판단력과 정확한

 타이밍에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순발력, 상대의 공격에 쫄지 않고 자신의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깡 또한 필요한 싸움.

 하지만 그동안 사선을 넘나든 네일과 이번이 첫 대련인 델. 이 둘의 차이는 분명했고.

 

 '내가 이겼어!'

 

 델의 움직임을 완벽히 간파해낸 네일이 완벽한 타이밍에 맞춰 두 단검을 그의 목에 꽂아 넣었다.

 하지만.

 

 -훙!

 

 "어?"

 

 바람 소리와 함께 애석하게도 델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고.

 

 '사라졌...'

 

 이는 네일조차 쫓지 못한 속도로 다음에 일어날 일은 뻔했다.

 

 -빠악!

 

 "!!!!"

 

 델의 목검이 네일의 몸통에 직격했고 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마치 수십 톤은 가볍게 넘기는 무쇠 기둥으로 처맞은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

 

 "커허어어억, 크학..."

 

 왼쪽 갈비뼈가 완전히 박살이 난 네일은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붉은 피를 한가득 토해냈다.

 

 "이, 이게 무슨... 크하아악..."

 

 그리고 자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는 델의 모습을 보자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이렇게나 겁을 먹다니, 네일은 당장이라도 델에게 사실을 말해야만 한다고 판단했지만.

 

 "데, 델... 크하아악..."

 

 전신으로 퍼진 고통과 폐에 차오르는 피 때문에 도저히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최악인 건 어느새 자신의 코앞까지 걸어온 델이 목검을 높게 치켜들었다는 것.

 

 "내, 내 말을 좀..."

 

 그렇게 유언 하나 남기지 못하고 목검에 머리가 터져버리기 바로 직전.

 

 "거기까지!"

 

 -화륵!

 

 레이나스의 화염이 네일의 주변을 감쌌고 델을 멀찍히 떨어뜨려놓았다.

 

 "이봐, 델! 이건 정도가 심하군. 고작 대련일 뿐이야. 죽일 필요까진 없다고!"

 

 "사람을 먼저 죽인 게 누구인데.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을!"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델이 곧장 레이나스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컹!"

 

 갑작스럽게 풀숲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무언가가 자신의 등 뒤를 덮쳤고 델은 금방 그 무언가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슈?"

 

 오랜만에 만난 슈는 델에게 미친듯이 머리를 비벼댔다.

 

 "잠깐 슈!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하지만 그런 델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슈는 델을 껴안은 채 놔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크하악... 이제야 말을 좀... 할 수 있겠네..."

 

 덕분에 레이나스에게 부축을 받으며 걸어온 네일이 그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아까 본 모든 게 환각이었다는 거예요?"

 

 네일이 영창을 시작한 시점부터 델이 본 모든 것들은 전부 그가 만들어낸 환각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

 

 "사람을 죽인 것도... 전부...?"

 

 "카학... 그래... 미안하다... 정말로 네 진심을 보고 싶어서..."

 

 델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정말로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의 말을 믿을 수 있었다.

 

 "한번 사고 칠 줄은 알았는데, 아주 거하게 치셨어? 내가 미친다 진짜. 그런데 대체 무슨 환각을 보여준 거야?"

 

 네일의 환각은 오직 델에게만 적용되었기에 레이나스 역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너 진짜 미쳤냐?"

 

 모든 설명을 들은 레이나스는 박살난 그의 갈비뼈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흐아아악! 대, 대장... 저 진짜 죽어요..."

 

 "엄살 부리지 마. 이번에는 네가 진짜 죽을 짓 했으니까. 미안하다, 델. 나도 사과할게. 내 책임이다. 이런 사이코하고 대련을

 시키는 게 아니었는데...."

 

 "하아... 괜찮아요. 좀 많이 놀랐을 뿐이에요."

 

 "끼잉...."

 

 델이 기운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슈 역시 덩달아 기운을 잃었다.

 그런 슈의 털을 델은 부드럽게 쓸어주며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날 찾아온 거야?"

 

 "컹!"

 

 "냄새를 따라왔다고? 하하, 대단하네."

 

 그 둘의 대화가 얼마나 자연스러웠는지 옆에 서 있던 레이나스는 순간 뭐가 잘못됐는지도 알지 못했다.

 

 "잠깐. 델, 너 설마 이 늑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거야?"

 

 "네? 어... 대충은?"

 

 레이나스는 점점 더 델의 정체에 궁금증이 커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네일을 대련에서 무참하게 쓰러뜨렸으며 동물과 대화까지 하는 소년이라. 세상 어디서 이런 인재를 만날 수 있겠는가.

 할 수만 있다면 그를 자신의 마법 기시단에 섭외하고 싶었다.

 

 "근데 저... 마차는 탈 수 있는 건가요...?"

 

 그리고 지금, 가장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당연하지!"

 

 "혹시 염치없지만 이 애도 가능... 할까요? 이대로 돌려보내는 것도 좀 그래서..."

 

 "컹!"

 

 자신을 향해 해맑게 짓는 늑대를 보며 레이나스는 퍽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 당연하지. 자리는 충분하다."

 

 "정말 감사합니다! 잘됐다 슈!"

 

 "아, 너는 여기 남아라."

 

 레이나스는 바닥에 쓰러져 숨만 간시히 쉬고 있는 네일을 보며 말했다.

 

 "네?"

 

 "그 상태로 마차에 탈 수는 없을 거 아냐."

 

 "그건 그렇죠..."

 

 "제울이 치료 마법을 쓸 줄 아니까 같이 남으라고 할게. 상처가 어느 정도 치료될 때까지 휴식 기간이라고 생각해. 위에는

 잘 보고할 테니까."

 

 "아하하, 간만에 제대로 쉴 수 있겠네요."

 

 "너한테 휴식은 과분하지만. 뭐, 벌도 충분히 받은 거 같으니까."

 

 레이나스는 완전히 박살난 그의 갈비뼈를 보며 문득 의문이 하나 들었다.

 

 "이거... 마나 보호막이 쳐져 있는 상태로 맞은 거 맞지?"

 

 "당연하죠. 그것도 없었으면 제 몸뚱이는 완전히 터져버렸을 거예요."

 

 "몇 겹이었어?"

 

 "....3겹."

 

 "허..."

 

 보호막 3겹이면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도 살아나올 정도로 델의 목검은 무너지는 건물보다 더한 힘으로 휘둘러졌던 것.

 

 '부러지지 않은 게 신기하군.'

 

 "그런데... 괜찮으세요?"

 

 쓰러져 있는 네일에게 델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아무리 네일의 잘못이라지만 사람을 저렇게 만든 것에 어느 정도 죄책감이 들고 있는 델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이래뵈도 몸은 튼튼하거든."

 

 그런 델의 죄책감을 눈치챈 네일이 일부로 능청맞게 답했지만.

 

 "커헉!"

 

 한움큼 뿜어져 나오는 각혈은 어쩔 수 없었다.

 

 "....."

 

 "괘, 괜찮...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수도로 가..."

 

 "아... 네. 치료 잘 받으세요."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 네일을 두고 델은 다시 수도로 향한다.

 

 "하아, 선배 때문에 괜히 저까지 휘말렸잖아요."

 

 네일을 치료하기 위해 다가온 제울이 불평하지만 네일은 마차로 향하는 델의 뒷모습만을 유심히 바라볼 뿐이다.

 

 "왜 그러세요?"

 

 "흐흠... 아무것도. 그냥 생각할 게 좀 있어서."

 

 그게 뭔데요?"

 

 "넌 빨리 치료나 해줘. 속이 쑤셔 미칠 거 같다고."

 

 "으이구, 그래도 선배가 이렇게 당한 걸 보면 진짜 엄청난 녀석이네요."

 

 "그래. 엄청난 녀석이었지."

 

 네일이 레이나스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마지막 그 기술은 분명... 암살자의 보법이었다.'

 

 그가 암살자들의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

 물론 네일 역시 델이 어떻게 뒷세계와 관련이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든든한 아군이 될까, 아니면...'

 

 후자는 상상도 하기 싫어진 네일은 조용히 치료를 받았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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