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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과거로 돌아왔다
작가 : 시제
작품등록일 : 2021.12.29

음악으로 성공하겠다며 기타 하나 매고 서울로 올라온 당찬 남고딩 최영소! 혼자 살다보니 밤낮이 바뀌는 건 한 순간이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새벽 내내 기타를 치다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채 다 생각하기도 전에 엉덩이는 흙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영소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다름아닌 … 준호 형? 영소와 같은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는 준호가 곤룡포를 입고 영소에게 손을 내밀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으나 정말 이곳이 과거, 조선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영소는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궁 안에서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지만 하필 영소가 하늘에서 떨어진 그 날, 궁녀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영소는 역사의 인물들과 아주 깊숙이 엮이게 되는데… 21세기 평범하디 평범한 남학생 최영소는 과연 현재로 돌아갈 수 있을까?

 
12화
작성일 : 22-02-27 02:13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3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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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공부를 해야 할 때는 공부를 제외한 모든 것이 재밌다는 말처럼, 영소는 하라는 글자 공부는 만사 제껴두고 그림이나 그리고 있었다. 먹도 국고의 물품이니 함부로 낭비하지 말라는 말마따나 우현이 이런 영소를 본다면 크게 꾸중을 할 지도 몰랐다. 그러나 몹시 집중을 해버린 영소는 서안의 앞으로 슬그머니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열중이다.

 

 "..."

 

 붓을 든 영소의 팔 위로 희고 길쭉한 손이 불쑥 침범해 들어왔다. 이제 막 토끼에 사자를 그리던 영소는 퍼뜩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을 내리깐 우현이 별 말 없이 영소의 긴 소매를 걷어주고 있었다. 팔꿈치까지 소매가 접어들어가서야 영소는 그제야 벼루에 옷 소매가 아주 푹- 적셔져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헉, 어, 어쩌죠?"

 

 아예 검은 색으로 옷을 지은 것 마냥 새카맣게 물이 들어버렸다. 먹물은 잘 지워지지도 않는데, 애먼 옷만 버리게 될 것 같아 영소가 초조한 낯으로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영소의 소매를 접어주느라 손 끝에 묻은 먹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말했다.

 

 "...되었으니 신경쓰지 마라. 그 얼굴에 묻은 먹이나 좀 닦든지."

 

 우현은 무심한 표정으로 영소의 오른쪽 볼을 가리켰다. 영소는 우현이 가리킨 방향을 따라 볼을 만져보았다. 거울이 없으니 제대로 닦일리가 있나. 우현은 손수건을 반대로 접어 건네며 직접 자신의 볼을 가리켜 알려주었다.

 

 

 

 영소는 우현의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다가 그만 풉, 웃어버렸다. 이곳의 내금위장이 제가 알던 우현이 형과 너무 다른 사람이라 이곳이 정말 조선이라는 걸 깨달았는데, 알고보니 내금위장도 우현과 비슷한 면이 있다. 아닌 척 하면서 다정함을 묻혀 챙겨주는 것이나, 틱틱대는 말투지만 세심한 손길 같은 것들, 그리도 말투도 약간 비슷한 것 같았다. 얼굴은 뭐, 당연히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고 말이다.

 

 우현은 혼자 킥킥대는 영소를 향해 왜 웃냐는 듯이 눈썹을 치켜 떴다. 영소는 내려가지 않는 입꼬리를 일부러 내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걸 얘기해봤자 믿을 만한 위인도 아니었고, 한자를 알려주며 조금 가까워지긴 했다만 우현은 왕과는 달리 아직까지도 적대심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웃음의 이유를 알아내지 못한 우현은 수상하다는 듯 눈을 째리며 영소의 손에서 손수건을 낚아채곤 품 안에 고이 넣어 챙겼다.

 

 

 

 다시 또 익숙하면서도 낯선 정적이다. 우현은 영소가 그린 그림 종이를 바닥에 멀리 치우고는 새 종이를 꺼내 다른 글자들을 적기 시작했다. 읽기 쉬우라고 직접 한글로 주해를 달아주기까지 했다. 집중하는 우현의 눈꺼풀 위에 아주 작은 점이 있었다. 평소 눈을 뜨면 주름 사이로 사라져 보이지 않을 위치였다. 영소는 우현의 얼굴을 가까이 관찰할 기회를 얻었고, 우현의 새하얀 얼굴에 점이 몇 개가 있는지 세어보았다.

 

 "열번씩 써."

 

 우현은 종이 한 장을 한자로 거의 다 채우고는 붓을 내려놓고 몸을 뒤로 물렸다. 그 바람에 오른쪽 볼에 있는 점의 개수를 세지 못한 영소가 아쉬움을 담은 작은 한숨을 쉬고 종이를 확인했다.

 

 "우와-,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글씨를 정말 잘 쓰시네요. 내금위장이면 무관일텐데, 글 공부도 잘 하셨어요?"

 

 얼핏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글자들을 다시 외울 자신이 나지 않아 영소는 아주 교묘하게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스몰토크는 이럴 때 쓰라고 만들었겠거니 생각하면서.

 

 "본디 유생이었다. 대과를 얼마 앞두고 무관이 되기로 마음 먹었을 뿐이고."

 

 "오호, 이게 말로만 듣던 문이과 통합 인재!"

 

 우현은 재촉하지 않고 영소의 대화에 장단을 맞춰주었다. 사람은 자기 치켜세워주는 칭찬이라면 결코 싫어하지 않으니까. 영소는 부러 조금 과장되게 우현을 치켜세워주었다. 한번도 해본 적 없었던 비행기 띄우기를 여기서 이렇게 쓸모있게 써먹다니, 나이 차이 많이 나는 형들과 어울리던 것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미처 몰랐다.

 

 

 

 "뭐, 무슨 인재?"

 

 물론 우현은 또 튀어나온 알 수 없는 단어에 인상을 찌푸렸다. 우현은 웃을 때에 얼굴 근육에 힘을 모두 풀어버린 것처럼 웃는 특유의 표정이 있었다. 조선에 있으면서 여기 우현의 웃는 얼굴은 커녕 인상을 쓰지 않는 표정을 보는 것이 좀처럼 힘들었지만, 영소는 괜히 우현이 허허 웃는 걸 보고싶었다.

 

 "아니, 그건 못들은 걸로 하세요. 머리가 엄청 좋으시다는 뜻이에요. 우현이 형 그렇게 안 봤는데 되게 영특한 면이 있으셨네요?"

 

 "..."

 

 길진 않았으나 대꾸는 하던 우현의 입에 딱 다물렸다. 영소는 어색하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방금 전과는 달리 겨울 폭풍 쏟아지듯 우현이 무섭게 째려보고 있었다. 무슨 말 실수를 한 건가, 영소가 딴청을 피우며 머리를 굴리는 사이 우현은 그 모습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내금위장님, 아니면 나으리라 부르던지 운담이라 부르던지 알아서 해라."

 

 아는 사람이 몇 없는 왕의 아명도 어떻게 알고선 부르는 자가, 한낱 양반 가문 출신 내금위장의 이름 따위에 호형을 하는 것 정도야 그리 놀랍지도 않았다. 영소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긴 한 건지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오! 그럼 형님이라고 불러도 돼요?"

 

 "되겠느냐?"

 

 곧바로 우현이 정색하며 거절했다. 영소는 아쉽다는 듯 입을 댓발 내밀며 투덜거렸다. 한 번만 더 형이라고 하지 말라 하면 엎드려 울기라도 할 기세였다. 우현은 미간을 찌푸리고 헛기침을 뱉으며 서안에서 벗어나 창가 쪽으로 몸을 기대어 앉았다.

 

 

 

 영소는 우현이 알려준 몇가지 호칭들을 입에서 굴려보다가 불쑥 질문했다.

 

 "그런데요, 운담은 뭐에요?"

 

 "구름 운雲에 맑은 담淡. 나의 호(號, 본명과 자字 대신 불리는 별명)다."

 

 "아아..."

 

 영소는 어정쩡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조선의 사람들이 영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영소 또한 조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우현에게 되물어볼 용기가 없었으므로 그냥 운담이라는 호를 열심히 외워보기로 했다. 우현은 영소를 물끄러미보다 다시 설명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했다.

 

 "사람들은 내 이름을 부를 때 우현이 아니라 운담이라고 부른다. 이름은 귀하기 때문에 함부로 부르지 않아."

 

 "오, 그렇구나. 제 이름은 안 귀해서 그냥 막 부르셔도 되는데."

 

 이해를 마친 영소가 헤벌쭉 웃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려다 장황하게 설명해줄 기운이 없어 우현은 그저 관두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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