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실의 끝맺음
작가 : allzero
작품등록일 : 2022.2.23

1930년, 경성. 나라도 마음도 자유롭지 못하던 그 날의 어디선가 만나 아무도 모르게 붉은 실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

 
#14. 싫지 않은 발걸음
작성일 : 22-02-27 01:22     조회 : 172     추천 : 0     분량 : 494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영민이 멍하니 있는 신아를 뒤로 하고 하람에게로 다가갔다. 갑자기 다가온 영민의 그림자에 길거리에 발랑 까져 있던 고양이가 놀라 재빨리 몸을 일으켜 세우며 골목을 빠져나갔다.

 고하람: 어? 뭐야. 너 혼자 왔어??

 혼자 서 있는 영민의 모습을 보고 신아를 찾는 듯 주위를 두리 번 거리며 하람이 일어났다.

 류신아: 같이 왔어.

 하람의 물음에 영민의 등 뒤에 있어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신아가 영민의 옆으로 한 발자국 나와 대답했다. 하람은 남장을 한 신아의 모습을 보고는 고양이에게 보여줬던 웃음보다 더 밝은 미소를 보여주며 말했다.

 고하람: 뭐야~ 너 안 온 줄 알고 놀랐잖아.

 아까 영민을 봤을 때의 똥 씹은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신아를 보자마자 환한 웃음을 보이며 반가워하는 하람의 모습에 되려 영민이 똥 씹은 표정을 했다. 여전히 아이 같은 웃음과 장난 끼 가득한 말투가 정말이지 신기할 정도로 밝았다.

 조영민: 나는 안 반갑냐.

 영민이 신아와 하람의 사이에 머리를 불쑥 내밀고는 투정스럽게 물었다.

 고하람: 너는 굳이 반가워 할 이유가 없는데.

 조영민: 뭐야 그럼 얘는 왜 반가운데?!

 징그럽다는 듯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말하는 하람의 모습에 영민이 발끈하며 반박했다.

 고하람: 얘랑은 중요한 걸 나눠 가진 사이니까^^ 넌 굳이 따지면 우리 방해하러 온 거잖아. 내 말이 틀렸냐?

 인상을 찌푸리며 말할 때는 언제고 영민의 물음에 신아를 쳐다보며 싱긋 웃음을 보여주는 하람의 모습에 영민은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딱히 할 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을 감시하러 온 건 맞으니까.....

 류신아: 중요한 걸 나눠 갔다니....뭐?

 고하람: 내가 그날 너한테 준 손수건. 그거 우리 어머니 유품이거든.

 하람의 말에 신아는 제법 놀란 눈치였다. 하람 에게 소중한 물건이기를 바란 적도 있었지만 그런 의미가 담긴 손수건일 줄을 몰랐다.

 류신아: 그렇게 중요한 걸 날 주면 어떡해. 피도 흘리고 있었는데....

 신아는 애써 담담한 척을 하고 있었지만 하람 에게 있어 굉장히 소중한 물건을, 심지어 그날 처음 보는 자신에게 빌려줬다는 사실에 작은 감동을 받았다.

 고하람: 그러게.....정신 차리고 보니까 내가 왜 그랬는지 이유를 모르겠더라고. 그냥 그때는 네 다친 손만 보였어. 그래서 그냥 무턱대고 빌려줬나 봐.

 또 다. 또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방긋 웃어 보이는 하람에 신아는 조금 당황했다. 신아는 당황했지만 영민은 당혹스러웠다. 손수건을 돌려 받을 요량으로 만난 거면 빨리빨리 돌려 받고 헤어지면 될 것 이지. 거기다 대고 쓸데없는 미소나 계속 날려 대는 하람의 모습에 영민은 이게 뭐 하는 상황인가 얼이 나가 있었다.

 류신아: 근데 나눠 가졌다니....나는 너한테 준 게 없는데.

 고하람: 비밀.

 류신아: 어?

 고하람: 그날 해월관에서 네가 여자ㅇㅣㄴ 으읍!!

 신아가 여자라는 사실을 아무 생각 없이 큰 소리로 말하려는, 하람의 행동에 영민과 신아가 동시에 하람의 입을 막았다.

 고하람: 으으읍!!......하...

 어찌나 쎄게 틀어 막은 건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하람의 모습에 신아가 당황하며 먼저 손을 뗏다. 이렇게 까지 힘이 들어갈 줄은 몰랐는데 신아도 영민도 자신들도 모르게 손이 본능적으로 튀어 나가 순간 힘 조절을 하지 못했다. 아니 어찌 보면 영민은 일부러 그랬던 거일 수도 있다. 영민은 하람의 입을 틀어 막아서라도 그 느끼한 웃음을 보고 싶지가 않았다.

 고하람 .....왜...! 아.....아 내 목소리가 너무 컸나....

 영민과 신아가 손을 떼자마자 꽤 나 억울했던 모양인지 작지만 힘 있게 하소연을 하다 이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감이 잡힌 하람이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뻘쭘해 했다.

 고하람: 미안....

 조영민: 너 이리 좀 와봐.

 어쩔 줄 몰라하는 하람의 행동에 영민이 갑자기 한 쪽 팔을 하람의 목에 두르고 신아가 듣지 못하게 본인들이 있었던 골목 보다 다섯 걸음 떨어진 곳으로 하람을 끌고 갔다.

 고하람: 왜.....!

 조영민: 너 그날 해월관에서 본 거 누구한테 말했냐?

 고하람: 뭐....사실은 쟤 여자인 거....?

 조영민: 조용히 말해 임마..!! 누구한테 말했어?!

 고하람: 그런 걸 누구한테 말한다고!! 그리고 아깐 내가 실수 했지만 나 남의 비밀 막 함부로 떠들고 다니고 그런 개념 없는 짓 같은 거 안 하거든!!

 하람과 영민은 혹여 신아나 다른 누군 가가 들을까 봐 티격태격하면서도 찰싹 붙어서 자기들 딴 에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서 속닥이고 있었다. 덕분에 신아는 두 사람의 뒷모습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해하기에 너무나 좋은 그림이였다. 오밤중에 인적 드문 골목에서 남정네들 둘이 저렇게 찰싹 붙어 있으니.....이상한 생각이 들 법도 했다.

 조영민: 너 개념 없는 거 맞거든?

 고하람: 누구 보고 개념이 없다는 거야?! 너 나랑 친해??

 정말 유치하게 싸우고 있는 영민과 하람의 모습에 되려 신아는 뒤에서 미소를 보였다. 오랜 시간 영민과 알고 지내면서도 영민이 저렇게 나 누군 가를 편하게 대하는 건 신아도 처음 보는 모습이였기에 낯설면서도 그 기분이 싫지 않았다. 영민은 하람과 얘기를 하다 말고 신아에게로 뛰어와 신아의 손에 들려진 손수건을 낚아 채 하람 에게 거의 던져 주다 싶이하며 말했다.

 조영민: 자! 이제 용건 다 끝났지? 우리 간다.

 고하람: 야 이걸 왜 네가 줘!!

 조영민: 누가 전해주든 무슨 상관이야. 돌려 받았으면 됐지!!!

 다섯 걸음을 사이에 두고 소리를 고래 고래 질러가며 싸워 대는 영민과 하람의 모습에 점점 가운데 낀 신아만 피곤해졌다. 영민이 신아의 어깨를 잡고 골목을 빠져 나가자 그 뒤를 무섭게 쫓아오는 하람이다.

 고하람: 아 같이 가!!!

 조영민: 왜 따라와! 왜 같이 가는데? 우리가.

 고하람: 너 따라가는 거, 아니거든?? 얘 따라가는 거거든?

 하람은 영민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두 사람과 함께 거리를 걸었다.

 조영민: 그니까 걔를 왜 따라 가냐고.

 고하람: 싫으면 네가 다른 쪽으로 가던가!

 이제는 아예 길 한복판에 멈춰 서서 머리를 맞대고 싸우는 두 사람이다.

 류신아: 둘 다 시끄러워.

 결국 보다 못한 신아가 하람과 영민의 이마를 꾹 눌러서 둘을 떨어 뜨리 고는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건 신아가 말에 힘을 줄 때 나오는 버릇이다.

 류신아: 길바닥에서 뭐 하는 짓이야. 애도 아니고.

 신아의 단호한 어조에 둘은 한 마디도 못했지만 입만 다문 거지 눈은 죽기 살기로 째려보고 있었다.

 류신아: 우린 이제 해월관에 가야 해. 약속이 있거든.

 신아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한숨을 쉬고는 하람 쪽으로 몸을 돌려 어제 못한 술 파티에 대한 약속을 말했다.

 고하람: 약속? 무슨 약속인데??

 조영민: 술 약속.

 고하람: 술 약속?! 그거 혹시 중요한 약속 아니면,,,,나도 가도 돼??

 술 약속이라는 말에 갑자기 눈을 반짝 거리며 또 아이 같은 웃음을 짓는 하람을 보며 영민이 앞에 있는 신아의 어깨를 살짝 밀어 하람 에게 바짝 다가가 말했다.

 조영민: 네가 끼긴 어딜 껴! 우리 형님들 만만한 분들이 아니라고.

 잠시 후

 고하람: 캬 이걸 진짜 재희 형님이 직접 만드신 거예요?? 경성에 있는 술집이란 술집은 다 가봤는데 이렇게 쭉쭉 들어가는 술은 처음이에요!! 혹시.....술 담그는 장인...?

 송재희: 하하하 내가 태어날 때 부터 술이랑은 우애가 좀 남달랐지!!! 놀랍게도 독학이다.

 고하람: 어이쿠! 우리 중현 형님 술잔이 비었네. 받으세요. 형님!!

 박중현: 아 그래 그래 요놈 아주 그냥 싹싹 하니 마음에 든다 내가!!

 고하람: 와 해균 형님. 팔뚝이 무슨 술통 보다 도 더 두껍네요. 남자다. 남자~

 태해균: (흐믓)

 고하람: 아 무성 형님, 희석 형님. 주세요. 제가 가지고 가겠습니다.

 서희석: 아 그래줄래? 고마워.

 김무성: 혼자 들기에는 좀 무거운데.

 고하람: 아잇 이 정도로 무겁다 그러면 어디 가서 사내 소리 못하죠~

 김무성: 그럼 조심해서 들고 가.

 영민은 지금 자기 앞에 펼쳐진 이 광경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살아 생전 영민과 신아가 친구를 데려 온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해월관 까지 온 하람을 보고 조직원들은 감격의 찬 눈으로 하람을 무작정 데리고 들어가 같이 술을 마시자고 권유했다. 붙임성이 좋은 건지 성격이 좋은 건지. 어느 샌가 조직원들 모두와 친해져 같이 술 판을 버리고 있는 하람과 조직원들의 모습에 신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

 조영민: 왜?

 류신아: 그냥. 좀 신기해서.

 조영민: 뭐가?

 신아는 영민의 말에 눈짓으로 하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류신아: 어떻게 처음 만난 사람들이랑 저렇게 거리낌 없이 금방 친해질 수가 있지.....?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저런 웃음을 지을 수가 있지........

 신아와 영민은 줄곧 조직원들 빼고는 모든 사람을 다 경계하고 의심하며 살았다. 누군 가를 쉽게 믿어서도 마음을 놓아서도 안되는 환경 속에서 자랐기에 두 사람 다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의심부터 하고 보는 버릇이 생겼었다.

 조영민: 그러게.....

 하지만 그런 두 사람도 하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어떠한 경게도 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남들보다 훨씬 친근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자신들의 본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하람을 처다 보고 있는 신아와 영민이다.

 허 영: 얘들아~~!!거기서 뭐해! 너희도 얼른 와!!

 영민과 신아는 무턱대고 가기가 부끄러웠는지 영의 부름에 쉽사리 테이블로 몸을 옮기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보며 눈치만 보고 있었다.

 고하람: 빨리 안 오고 뭐하냐!! 친구 하나, 친구 둘!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하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을 보이고는 영민과 신아 쪽으로 다가가 뒤에서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친구......신아와 영민에게는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단어였지만....꼭 싫지 만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은 기뻤던 것 같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또래 친구라고는 서로 밖에 없었던 영민과 신아 에게 또 다른 친구가 생겼다. 새로운 친구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또 하나의 가족 같은 소중한 사람들 에게로 향하기 위해 내딛는 그 발걸음이 앞으로 세 사람이 걸어야 할 무겁고 잔혹한 발걸음의 시초자 시작이였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3. 심리전 2022 / 2 / 28 186 0 9100   
21 #21. 마주 본 현실 2022 / 2 / 28 175 0 5697   
20 #20. 차라리 몰랐으면 한 비밀 2022 / 2 / 28 191 0 11034   
19 #19. 위험한 재회 2022 / 2 / 27 177 0 7212   
18 #18. 나를 위해 사는 것 2022 / 2 / 27 177 0 8184   
17 #17. 애정 없는 부류 2022 / 2 / 27 191 0 5102   
16 #16. 엇갈린 시간 2022 / 2 / 27 186 0 5344   
15 #15.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 2022 / 2 / 27 180 0 5335   
14 #14. 싫지 않은 발걸음 2022 / 2 / 27 173 0 4945   
13 #13. 근거 없는 기분 2022 / 2 / 27 193 0 6873   
12 #12.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을 때 2022 / 2 / 27 189 0 7346   
11 #11. 가까워지면 안되는 2022 / 2 / 26 182 0 5593   
10 #10. 또 한 번의 이상한 만남 2022 / 2 / 26 188 0 4479   
9 #9. 동년회의 수장 2022 / 2 / 26 187 0 2828   
8 #8. 희망과 바램 그 사이 2022 / 2 / 26 194 0 5271   
7 #7. 재회의 징조 2022 / 2 / 26 197 0 3235   
6 #6. 숨이 막혀도 2022 / 2 / 25 186 0 3360   
5 #5. 공허한 사막 위를 2022 / 2 / 25 192 0 2729   
4 #4. 또 하나의 작은 진심 2022 / 2 / 24 184 0 3465   
3 #3. 두 번째 만남을 기대하며 2022 / 2 / 24 187 0 3561   
2 #2. 인연의 시작 2022 / 2 / 23 192 0 2948   
1 #1. 이야기의 시작 2022 / 2 / 23 295 0 620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