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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실의 끝맺음
작가 : allzero
작품등록일 : 2022.2.23

1930년, 경성. 나라도 마음도 자유롭지 못하던 그 날의 어디선가 만나 아무도 모르게 붉은 실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

 
#11. 가까워지면 안되는
작성일 : 22-02-26 20:35     조회 : 181     추천 : 0     분량 : 5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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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이 켜지고 두 사람은 그제서야 서로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신아는 하람을 보자마자 단번에 알아봤다. 그날, 그때. 거기서. 자신에게 손수건을 준 사내라는 걸. 신아의 표정은 단지 이 상황을 믿기 힘들다는 당황함이였다. 하지만 반대로 하람은 정말 당황했다. 하람이 신아를 처음 봤던 날에 신아는 작전 때문에 남장을 하고 있었다. 분명 남자 애였는데.....지금 자신의 앞에서 기모노를 입고 화장을 한 신아의 모습에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하람의 표정.

 고하람: 너....!

 예기치 못하게 만난 하람의 모습에 신아 또한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작전 중에 남장을 한 상태로 자신과 만난 하람을 이제는 여자의 모습으로 해월관 안에서 다시 만나버렸다. 잘못하면 해월관이 조직의 본거지임을 들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였다. 상황 판단을 끝낸 신아가 소매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반쯤 가리며 하람의 손을 뿌리치고 벽 모퉁이로 달아나자 하람이 놀라며 신아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다.

 고하람: 잠시마...ㄴ!!

 그 순간, 하람의 손을 잡는 건 신아가 아니라 영민이였다.

 조영민: 형님들이 찾으셔. 먼저 올라가.

 하람의 불음에 신아가 고개를 돌리자 그 사이를 비집고 영민이 끼어들었다. 분명 신아 에게 하는 말이였지만 하람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하는 영민의 모습에 하람은 약간의 압박감을 받았다. 영민의 등 너머로 하람을 쳐다보던 신아가 이내 고개를 돌려 1층으로 올라갔다.

 고하람: 아...........혹시 둘이 뭐....그렇고 그런 사이인가....?

 하람이 신아가 사라져 버린 벽 모퉁이와 영민을 번갈아 가리키며 물었다. 단지 신아가 잠시 자신과 같이 있었다는 사실에 이렇게 까지 사람을 죽일 듯 노려보는 영민의 모습을 보며 합리적인 의심이 든 하람이 혹시나 하는 말투로 물어보았다.

 조영민: 그렇고 그런 사이가 뭔데?

 고하람: 아니 그니까 그렇고 그런...뭐... 서로 좋아하는....사이냐고.

 조영민: 아닌데.

 영민은 하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 순간 영민은 분명 단호했지만 당황했다. 뭔가 찔리는 게 있는 사람처럼 혹시나 자신의 마음을 들킨 건 아닐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고하람: 그럼 이거 좀 놓고 얘기하면 안될까....?

 하람은 영민이 잡고 있는 자신의 손목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영민은 하람을 경계하느라 자신도 모르게 신아가 갔는데도 하람의 손목을 계속 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당황하며 못 잡을 거라도 잡고 있었던 것 마냥 놀라며 하람의 손목을 놔주었다.

 고하람: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아니면 뭔데?

 조영민: 뭐?

 고하람: 무슨 사이냐고 너희 둘.

 하람의 아무 생각 없는 질문이 영민의 마음 깊은 곳에 박혔다. 무슨 사이....? 자신과 신아는 무슨 사이일까. 신아가 다치는 게 싫고 아픈 것도 싫고 위험한 작전에 혼자 나갈 때면 걱정이 돼서 일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게 친구 사이인 걸까.

 조영민: 친구....사이.

 고하람: 아....아! 그러면 혹시...

 친구 사이라는 영민의 대답에 하람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영민 에게 보여줬다.

 고하람: 이거...아까 그 여자애 거 맞아?

 조영민: 이걸 왜 네가 가지고 있어?

 고하람: 아 맞구나. 고마워.

 누가 봐도 자신의 손수건에 대해 아는 눈치였던 영민의 모습에 그럼 됐다는 듯 영민의 어깨를 툭 치고 영민을 지나쳐 가려는 하람.

 조영민: 왜 그걸 네가 가지고 있냐고. 혹시 훔쳤냐?

 영민은 자신을 지나쳐 가는 하람을 잡아 세우며 물었다. 영민의 황당한 추론에 하람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고하람: 나 여기 손님으로 온 거거든?

 조영민: 손님이라고 도둑이 아니라는 증거 있어?

 고하람: 이거 원래 내 거였어!

 계속되는 영민의 의심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의 억울함을 한껏 하소연하는 하람이다.

 조영민: 그게.... 네 거라고? 네가 누군데?

 원래 손수건이 자신 거 였다고 주장하는 하람의 말에 영민은 되려 더 당황했다.

 고하람: 내가 누군지는 걔한테 직접 들어. 내 소개는 걔랑이 먼저야. 그리고 이거.

 하람이 영민의 손에 손수건을 쥐어주며 말했다.

 고하람: 내일. 지금 이 시간에 처음 만났던 거기에서 다시 보자고 전해줘. 이건 직.접 돌려받아야겠으니까 꼭 가지고 나오라 고도 해주고.

 직접 이라는 말을 강조하느라 심각한 표정이였던 하람이 말을 다 끝내고는 영민을 향해 싱긋 웃음을 보였다.

 고하람: 고마워~

 하람은 멍하니 있는 영민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치고는 이내 등을 돌려 계단 쪽으로 향했다. 밝고 쾌활한 하람의 모습에 영민은 되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신아가 평소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 손수건을 가지고 있길래 이상하다고는 생각 했지만 그 손수건이 원래 저 남자의 것이 였다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둘이 이미 만났던 건가? 근데 서로 이름도 모르는 것 같았는데....그건 다 둘째 치고 저 놈은 대체 뭐 하는 놈인 거지?

 영민의 머릿속은 상황 정리로 복잡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영민 에게 하람은 이상한 놈이였다. 분명 상황적으로 봤을 때는 경계하고 싫어해야 정상인데 묘하게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미워하기가 어렵달까. 한편 희석은 연진을 내보내고 재희와 중현, 해균과 함께 하람을 찾고 있었다. 영과 무성이 해월관으로 돌아왔을 때는 파티에 참석했던 인원 중 누구도 해워관 안에 남아있어 서는 안됐다.

 태해균: 뒤뜰 쪽에는 없어.

 송재희: 2층도 다 찾아봤는데 없었어.

 박중현: 뭐야, 그럼 이미 나간 거 아니야?

 서희석: 혹시 몰라, 한 번만 더 찾아...어?

 로비에 모여 하람의 행방에 대해 얘기를 하던 조직원들이 희석의 놀람에 일제히 고개를 돌려 희석의 시선 쪽으로 눈을 돌렸다. 시선 끝에는 하람이 지하 계단에서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박중현: 쟤 아니야??

 중현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희석이 하람의 곁으로 급하게 다가갔다.

 서희석: 어서 밖으로 나가시죠. 아버님께서 아직 안 가시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희석의 재촉에 고개를 한 번 숙이고 해월관을 나갈려던 하람이 멈춰 서며 물었다.

 고하람: 아...! 여관들과 기생들도 무사히 몸을 피했나요?

 순간 하람의 머릿속에 신아가 떠올랐다. 아까 자신보다 먼저 나가긴 했지만 무사히 몸을 피했나 걱정이 됐다. 뜻밖에 하람의 질문에 희석이 당황하자 뒤에 있던 재희가 다가와 대신 답했다.

 송재희: 손님들을 피신 시키고 바로 같이 내보냈습니다. 저희가 마지막입니다.

 고하람: 아 다행이네요.... 그 여러분들은 안 피하시나요?

 신아도 무사히 몸을 피했다는 소리에 마음이 놓인다는 듯 웃음을 보이고는 이내 조직원들의 안위 또한 걱정하는 하람의 질문에 조직원들 모두가 흠칫 했다. 작전을 들킬 수도 있겠다는 당황함이 아니라 자신들의 안전까지 생각해주는 사람을 보는 건 정말이지 오랜만이였기 때문이다.

 태해균: 저희는 여기 남아서 해월관을 지켜야 합니다. 걱정하지 말고 얼른 나가시죠.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못하자 해균이 차분하고 일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하람: 아..

 하람은 해균과 다른 조직원들의 강경한 태도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못했지만 왜 인지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고연진: 하람아!! 밖이 이 난리인데 어디 있었던 거야 도대체!!

 그때 연진이 하람을 다급하게 부르며 뛰어왔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해월관에 다시 불이 켜진 걸 보고 하람을 찾으러 들어온 모양이였다.

 고하람: 아버지....!

 고연진: 다친데는 없니?

 고하람: 괜찮습니다. 할아버님은요?

 고연진: 먼저 몸을 피하시라 했다. 우리도 얼른 나가자.

 연진이 하람을 데리고 나가려 하자 하람은 등을 돌려 조직원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연진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밖에 세워져 있는 차를 타려 던 하람이 다시 뒤를 돌아 해월관을 올려다 보며 아까 마주쳤던 신아를 떠올렸다.

 고하람(독백): 다시 만나 반갑다. 너도 그랬을까.

 한편, 신아 또한 자신의 방 벽에 기대서 하람이 차를 타고 해월관 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음이 복잡했다. 하람을 다시 만났다는 설렘과 자신의 비밀을 들켰다는 두려움.

 신아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에 온전히 기뻐하지도 그렇다고 싫어할 수도 없었다. 마음도 머리도 복잡하던 그때 영민이 신아의 방문을 두드렸다.

 조영민: 나야.

 영민의 목소리에 신아가 방문을 열어주었다. 방 안은 너무 어두웠고 방 밖은 너무 밝았기에 두 사람이 서 있는 곳에 분위기는 너무나 달랐다.

 조영민: 들어가도 돼?

 영민의 물음에 신아가 몸을 틀어 방 안으로 들어오라는 행동을 보였다. 영민이 신아의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조영민: 너가 저번에 가지고 있던 손수건. 아까 걔 거 맞아?

 영민은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물었다.

 류신아: 응. 저번에 작전 나간 날, 우연히 마주쳤어. 복면도 두르고 손에 피도 났었는데 의심도 안하고 자기 손수건을 둘러주더라. 바보같이

 신아는 영민의 물음에 잠시 멈칫하며 이내 솔직하게 말했다. 바보같이 착하고 순진했던 하람의 모습이 떠오르자 신아는 웃음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 신아의 모습에 영민은 조금 놀랐다. 누군 가를 떠올리면서 웃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신아가 하람을 생각하며 웃었다. 신아조차 자신이 지금 하람 때문에 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그건 감정에 충실했던 행동이였다.

 조영민: 이거. 걔가 너한테 전해주라더라. 내일, 이 시간. 처음 만났던 곳에서 너한테 직접 돌려 받아야겠대.

 하람의 말을 들었을 때는 신아 에게 손수건을 전해주고 싶지 않았었다. 굳이 자신이 왜. 그 이상한 놈의 부탁까지 들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었는데.....신아의 모습을 보자 신아가 하람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웃음을 모른척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신아 에게 하람의 말을 건넨 건데 이상하게 마음은 계속 불편했다. 손수건을 잃어버린 줄 몰랐던 신아가 원래 손수건을 넣어 놨던 주머니를 매만지다 이내 재희 에게 술을 받으러 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떨어뜨린 거구나....

 류신아: 아...

 신아는 짧게 탄식을 내뱉으며 영민이 건넨 손수건을 잡아 들었다.

 조영민: 어쩔 생각이야?

 손수건을 잡으며 하람을 생각하던 신아 에게 영민이 날카롭게 물었다.

 조영민: 아까 걔, 여기 손님으로 왔었어. 그 룸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집안 놈인지 너도 짐작 못 하는 바도 아니잖아. 심지어 네가 여자인 것도 알아버렸는데 계속 마주치는 건 너무 위험해. 차라리 내가...

 류신아: 영민아.

 영민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대충 예상이 갔던 신아가 영민의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오늘 이 파티에 초대돼서 왔다는 건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조선인 관리 위원들의 자식이라던가, 일본인 고위 관리 위원들, 일본의 정부와 여러 인사들의 최측근 집안이라는 소리이다. 조선 인으로서 동년회의 평생을 바치겠다는 맹새를 한 영민과 신아 로서는 미워하고 증오해야 하는 집안의 후손인 하람과 가까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영민은 혹여 신아가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됐다. 신아 에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서 사실대로 말하기는 했지만, 영민은 신아와 하람이 가까워지는 게 꺼림직했다.

 류신아: 네가 뭘 걱정하는지는 알아. 하지만 이건 내가 직접 돌려줘야 해. 돌려 주고 만 올거야. 돌려주기만 하면.... 이제 다시는 볼 일 없어.

 덤덤한 척 했지만 영민의 말이 신아 에게는 제법 아프게 들렸다. 친구라도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영민의 말대로 하람이 정말 그런 집안의 자식이라면 멀리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였다. 훗날 하람의 집안을 신아의 손으로 직접 처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니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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