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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과거로 돌아왔다
작가 : 시제
작품등록일 : 2021.12.29

음악으로 성공하겠다며 기타 하나 매고 서울로 올라온 당찬 남고딩 최영소! 혼자 살다보니 밤낮이 바뀌는 건 한 순간이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새벽 내내 기타를 치다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채 다 생각하기도 전에 엉덩이는 흙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영소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다름아닌 … 준호 형? 영소와 같은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는 준호가 곤룡포를 입고 영소에게 손을 내밀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으나 정말 이곳이 과거, 조선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영소는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궁 안에서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지만 하필 영소가 하늘에서 떨어진 그 날, 궁녀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영소는 역사의 인물들과 아주 깊숙이 엮이게 되는데… 21세기 평범하디 평범한 남학생 최영소는 과연 현재로 돌아갈 수 있을까?

 
6화
작성일 : 22-02-25 02:11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6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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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심심해!"

 

 대전의 깊은 내실에서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앓아 못해 징징대고 있었다. 다행히 내실의 주변으로는 아무도 서있지 않아 그 시름 소리를 듣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영소는 점점 더 크게 우는 소리를 낼 뿐이었다. 혹여 누군가 듣고 자신을 구해주길 바라면서.

 

 "이, 이러지 말게. 왜 또 그러는가."

 

 장 내관은 안절부절 못하며 영소의 앓는 소리를 잠재워보려 노력했다. 영소는 흘끔 장 내관의 얼굴을 보다가 이번엔 바닥에 대 자로 엎드려 한풀이를 시작했다.

 

 "아이고, 아이고. 좀이 쑤셔서 죽겠습니다-. 핸드폰도 없어, 게임도 없어, 하다못해 기타도 없어! 아이고, 내 기타. 엄마 아빠 차 팔아서 산 비싼 기타인데, 보고 싶어 죽겠네-, 아이고."

 

 일곱 살 때 비싼 장난감 사달라 떼쓰던 기억을 떠올리며 영소는 목소리를 쥐어짜 불쌍한 척 연기했다. 하루 반나절 동안 여기 이 좁은 방 안에서, 나이 지긋하고 말수 아주 없으신 장 내관과 함께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니 아주 그냥 심심해 미칠 지경이다. 물론 곤욕을 치루는 건 영소만이 아니었다.

 

 "이보게, 이제 그만 하고 일어나래두."

 

 장 내관은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영소의 팔을 잡고 조심히 일으켰다. 순순히 끌려가나 싶더니 다시금 팔을 뿌리치고 팔에 고개를 묻고는 꿈쩍도 안하고 버팅기니, 노인의 몸이 팔팔한 열아홉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오늘 아침만 해도 전하께서 장 내관에게 하명한 분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첫번째, 일단 아이를 다시 재울 것. 이것은 이루었다 할 것도 없었다. 장 내관이 왕을 배웅하고 돌아서 보니 영소는 그 찰나에 골아 떨어져 배를 까고 잠에 들었기 때문이다. 장 내관은 오랜만에 챙겨보는 소년의 칠칠맞음에 애틋한 정을 느끼며 옷을 정리하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두번째, 입이 무거운 침방 나인을 데려다 아이의 옷을 지을 것. 영소는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다. 지난 밤 잠자리를 봐줄 때는 전하께서 입으시던 적삼을 내어주었으나 언제까지고 품이 훨씬 큰 그 옷을 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며, 그 요상한 소매없는 옷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따라서 날이 밝기 전, 침방의 큰 상궁을 불러다 눈으로 잰 몸집을 설명해주니 평상복으로 입을 여러 벌의 철릭, 안에 입을 적삼, 버선까지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장 내관은 상궁에게 따로 웃돈을 챙겨주며 오늘 이 일은 절대로 발설하지 말라 단단히 입단속을 했다. 그렇잖아도 대전 지밀 상궁인 김 상궁의 입궐 동기라 하였으니 옆에 가까이서 보고 받아 수상한 낌새를 보이면 바로 단속할 수 있을 터였다.

 

 마지막 세번째, 절대로 대전을 벗어나지 않을 것. 이 분부에는 한시도 눈을 떼지 말고 그를 주시하고 있으라는 명이 한가지 더 붙었다. 반항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영소는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소년이었기에 낯선 장 내관을 곧잘 따랐다. 마지막 분부까지 전부 완벽히 수행할 수 있겠구나, 장 내관은 뿌듯하게 점심상을 차리며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할 일 없는 조선 시대 궁궐에서 하루라는 시간을 보내는 일이 현대인에게는 얼마나 좀 쑤시는 일인지 잘 몰랐던 장 내관의 오만이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 이른 것이다.

 

 

 

 "아니, 할아버지. 원래 궁궐 안에 사람이 이렇게 없어요? 아니, 드라마 같은 데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사람들이 드나들고 그러던데, 어떻게 사람이라곤 할아버지랑 저 둘밖에 없어요? 이 넓은 곳에?"

 

 점심까지가 한계였던 영소는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해 종래에는 장 내관에게 떼를 쓰며 졸라대는 중이었다. '드라마'라는 듣도보도 못한 단어에 눈썹을 찌푸린 장 내관은 이내 참을 인忍자를 가슴에 새기며 안타까운 미소를 지었다. 아까는 좁다더니 지금은 넓다하고, 이상하게 밉지 않은 얼굴이 아니었다면, 당장에 사람들을 데려다 끌어내고 싶은 심정이다.

 

 "아니오. 아무도 들이지말라는 전하의 명령이 있어 궁인들이 대전 주위로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이외다."

 

 "여기가 무슨 감옥도 아니고..."

 

 영소는 울상을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장 내관의 안색이 드디어 환해졌으나 영소는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 듯 축 늘어져 서안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었다. 왕은 준호 형과는 다를 줄 알았다. 저를 대할 때도 다정했고, 어제는 잠자리에 같이 들기도 했고, 따로 명을 했는지 처음 보는 장 내관도 저를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니까. 심지어는 편히 있으라며 직접 말까지 해주고 가지 않았던가! 그런데 실상은 그냥 하릴없이 기다리다 피말려 죽이려는 심보와 다름이 없었다. 차라리 대전 밖으로는 나가지 말라고 미리 말이라도 해주던가, 그저 전하의 지엄하신 명이다 만류하는 할아버지만 곁에 두어 감시하게 하는 게 과연 배려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사람 피말리게 하는 건 이쪽 준호나 저쪽 준호나 똑같다, 똑같아.

 

 

 

 생각을 하다 부아가 치밀었다. 문득 준호와 얼굴이 닮았다고 왕에게 너무 마음을 풀었던 것 같아 저를 얕본 것이 틀림없다고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영소는 입술을 꾹 다물고 다짐이 선 눈에 힘을 주었다. 벌떡 일어나자 함께 옆에 앉아있던 장 내관이 소스라치게 화들짝 놀랐다.

 

 "안되겠어요. 밖에서 산책이라도 해야겠어요."

 

 "아, 안되오!"

 

 장 내관이 필사적으로 몸을 던져 문을 막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문이 열려, 몸이 근질거린 영소가 뛰쳐나갔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도 정말 안돼요오-. 사람이 햇빛을 안 보고 살 수는 없다고요."

 

 "창문, 창문은 열게 해드리겠소."

 

 "그것 가지고 되겠냐고요! "

 

 영소는 재빠르게 장 내관의 빈틈을 노려 옆으로 피해 문을 열려고 했다. 종이로 된 문이 덜컹거렸다. 원래 버릇대로 밀었는데 열리지 않길래 난감했다. 다시 옆으로 문을 밀려는 순간 장 내관이 영소의 허리를 덥석 잡아 당겼다.

 

 "진정하시오! 잘 참았지 않소!"

 

 "할아버지 다쳐요! 이거 놓으세요!"

 

 영소가 팔을 아둥바둥 거렸다. 소란때문에 장지문 사이로 아주 조그만 틈이 열렸다. 그 사이로 훅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영소의 머리칼을 잔뜩 휘저었다.

 

 "절대 못 놓소! 조금만 기다리면 석수라 시간이니 그때는 전하께서 오시지 않겠소? 그러니 제발-."

 

 영소가 긴 한숨을 쉬며 우뚝 섰다. 힘주어 허리를 잡고있던 장 내관의 팔이 그제야 스르륵 놓아주었다. 혹 또다시 도주를 할까 싶어 슬금 슬금 문 앞을 막고 서 문을 다시 단단히 닫았다. 영소는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뜻으로 두 손을 들어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장 내관은 풀이 죽어가는 영소가 안쓰러웠는지 직접 창문을 열어주었다. 반만 열린 창문에서는 저멀리 걸어가는 궁녀 무리의 치맛자락이 간신히 보였으나 영소는 그것도 좋다며 창문께에 덥석 붙어앉았다. 장 내관은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방석에 앉아 영소를 물끄러미 보았다. 경을 쳐도 모자랄 짧은 머리에 옷고름은 풀어져 엉망진창에다 긴 소매는 아무렇게나 접어 걷어올려 팔과 다리가 훤히 드러났다. 아까 소동을 벌인 탓인지 뺨 뒤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발그레한 뺨은 몸에 열이 많은 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해가 어스름이 길어질 때까지 영소는 창 밖 구경을 했다.

 

 

 

 

 

 왕은 해의 절반이 땅 밑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대전으로 돌아왔다. 그림자처럼 왕의 뒤를 따라다니던 우현은 퇴궐을 했는지 보이지 않고 혼자였다. 영소와 함께 방 안에만 있어 지쳤던 장 내관은 왕이 돌아오자 지친 기색을 감추고 시중을 들었다. 손을 씻고 싶다 하시어 소셋물을 올리고 하루 종일 걸치신 곤룡포를 조심히 벗어다 잘 개켰다. 청색 철릭은 주름이 져 벗겨 드리고 비단으로 잘 지은 새저고리를 입혀드렸다. 익선관까지 내려놓고 나서야 왕은 서안 앞에 앉았고, 장 내관은 곧 수라를 내오겠다며 옷무덤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아주 오랜만의 외출이라 무거운 팔과 달리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다.

 

 영소는 구석 한 켠에 앉아 왕이 옷을 벗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하루가 고되었는지 그는 매우 피곤해보였다. 왕이 털썩 방석에 앉고 나서는 떠나가는 장 내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영소는 잔뜩 부러운 눈을 했다. 이윽고 방 안에 둘만 남자, 영소는 아까 전 왕 때문에 부아가 치밀었던 것이 생각나 입을 꿍 다물고 있었다. 왕은 서책을 꺼내고 초에 불을 붙여 등잔을 미리 밝혔다. 아직 노을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 등잔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왜 그러고 있느냐."

 

 책 한장을 넘기고 왕이 영소에게 물었다. 영소는 고개를 픽 돌리곤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뭐가요."

 

 "불만이 있으면 고민하지 말고 말하거라. 하늘에서 떨어진 천인을 모시는데 부족함이 생기면 안 될 것 아니냐."

 

 왕은 천연덕스럽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 무시하려던 영소는 '천인'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휙 돌려 왕을 째려보았다. 노을이 진 그의 오른쪽 얼굴이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소는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노기를 띄었다. 왕이 자신을 놀린다는 것과 자신을 온전히 믿지 않는다는 걸 동시에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몇 번을 말씀드려요, 저 진짜 왜 여기 있는지 모른다니까요?"

 

 "추궁하지 않았다. 난 본 것대로 말할 뿐이고, 본 것만을 믿는다."

 

 "그래요? 그럼 왜 장 내관 할아버지 시켜서 절 감시하신 건데요? 직접 본 것만을 믿으신다면서 이렇게 무작정 가두고 다른 사람 통해서 감시하는 건 어떻게 믿으시는 거예요?"

 

 뾰족한 말이 영소의 동그란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 뾰족함은 왕이 서책에서 영소에게 시선을 돌리게 하기 충분했다. 서쪽 창을 마주보고 앉은 영소의 얼굴엔 노을이 지고 있었다. 마냥 어리지만은 않은 소년의 눈이 왕을 피하지 않고 마주한다. 이번에도 어디선가 쿵, 하고 무거운 것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왕은 주위를 돌아보지 않았다. 다만 피식 웃었다.

 

 

 

 아이는 아직 저를 위해 왕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지 못한다. 사대부들의 반대를 무시하면서도 내전 출입을 금한 것이 오직 영소의 존재를 숨겨 보호하기 위함이었다는 건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가 폭풍같은 선언을 하고 나서, 우현이 얼마나 답지 않게 충동적인 결정이시다 타박했는지도 알 수 없을 것이었다. 그러니 왕의 눈에는 그저 영소가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걸로만 보였다. 저를 감시했다는 이유 하나로. 그러나 그 이유조차도 완벽한 투정의 원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단 왕은 일보 후퇴해 아이의 투정을 받아주기로 했다. 영소가 왕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왕의 웃음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기분이 더욱 나빠지려고 하는 찰나, 장 내관이 수라상을 들고 나타났다. 부드럽지 못했던 대화는 정지되었고, 때마침 다행 혹은 불행이게도 영소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영소의 얼굴이 노을보다 더 붉게 타올랐다. 왕은 그걸 놓치지 않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많이 배가 고팠느냐? 낮것상을 들었을텐데, 혹 부족했느냐?"

 

 "아, 아니요! 그냥 소화가 활발한 거거든요!"

 

 놀리듯 묻는 왕의 말에 영소가 발끈하며 서둘러 상 앞에 앉았다. 여기서 또 넘어가면 천인 타령을 할 것이 뻔하다. 영소는 괜히 수저를 들어 애꿎은 밥을 뒤적였다. 왕은 소리를 내어 호탕하게 웃었다. 어제 만난 아이를 놀리는 게 이토록 즐거울 줄이야. 장 내관은 은수저로 기미를 하며 묵묵히 두 사람의 대화를 흘려들었다. 웃음이 멎질 않는 왕에게 영소가 다시 기분이 상하려는 듯 콧김을 뿜자, 그제야 왕이 웃음을 갈무리했다. 낯선 곳에 대한 긴장이 풀려 다행이긴 하나, 왕이랑 이렇게 편한 사이가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영소는 속으로 난감하다 생각하며 밥 한 숟갈을 입에 넣었다.

 

 

 

 "아이야, 오늘 대전에서 무얼 하고 지냈느냐?"

 

 "그건 왜요?"

 

 아직 감정이 다 가시지 않은 영소가 틱틱대었다. 왕은 친히 고기 반찬을 밥 위에 얹어주며 말했다.

 

 "사람 시켜 전해듣지 말고 직접 본 것만 믿기로 해서, 네게 직접 들으려고."

 

 영소는 의외라는 듯 땡그랗게 왕을 쳐다보다가 자신의 따분했던 하루를 읊었다. 창문을 열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으며 대화할 사람도 딱히 없고, 할 것이나 놀 것도 없어 심심해 미칠 지경이었던 하루를. 자신이 신문물의 사회에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하루였다고 감상평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네가 말하는 신문물이라 함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

 

 "있어요, 핸드폰 같은 전자 기기라던가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 문물 뭐 그런거요. 안 믿으시겠지만 진짜 수백년 뒤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다니까요."

 

 왕은 의미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소가 슬쩍 보니 그저 헛소리로 치부하고 별로 믿는 것 같지도 않았다. 이해하지 못할 말 투성이니 영소는 그닥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슬쩍 풀어진 마음이 슬금슬금 안에서 비집고 나오려고 했다.

 

 "그나저나 엄청 바쁘시네요. 하루 종일 보이지도 않으시고."

 

 "왜, 내가 보고 싶기라도 했느냐?"

 

 왕이 눈을 갸름하게 뜨며 은근한 말투로 말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꽤나 진지했다.

 

 "뭐, 그렇죠! 아는 얼굴이라곤 둘 뿐인데 하루종일 안에 갇혀서 할 일도 없고, 고문이나 따로 없었다니까요."

 

 별 생각없이 줄줄이 뱉은 단어 중 왕의 심기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리 힘들었느냐?"

 

 왕은 잠시 말을 잃었다가 되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낮아졌음을 영소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말도 마세요. 차라리 감옥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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