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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두번째이야기(편지)
작성일 : 16-11-02 06:12     조회 : 542     추천 : 0     분량 : 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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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내게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아있었다.

 

  반쯤 덜어낸 마음의 짐을 마저 처리해야만 했다.

 

  나는 비틀거리며 차에 올라타 병원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며 나는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꼈다.

 

  긴장한 탓인지 잡생각이 많은 탓인지 금세 병원에 도착하였다.

 

  병원은 평소와 다르게 어수선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나는 병실 문 앞에 서서 유리창을 통하여 살며시 들여다보았다.

 

  엄마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깨어계셨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고 계셨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있었기 때문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슬쩍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 새끼 왔구나.”

 

  엄마는 환히 웃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얼굴의 반 이상을 가렸음에도 엄마는 슬쩍 보는 것으로 나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엄마는 쓰던 것을 옆에 밀어놓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마스크를 내리고 가만히 서있었다.

 

  “아들. 낯빛이 안 좋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게니?”

 

  엄마의 말에 나는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눈물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고 마음은 뒤숭숭해져서 갈팡질팡하기 시작했다.

 

  목소리마저 잠겼지만 나는 쥐어짜내어 목구멍에서 간신히 말을 내뱉을 수 있었다.

 

  “엄만 나 사랑하지?”

 

  나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럼 엄만 항상 아들을 사랑한단다.”

 

  눈물이 핑 돌았지만 계속해서 질문했다.

 

  “엄만 나를 이해해줄 수 있지”

 

  “그럼 엄마가 아니면 누가 우리 아들 편이겠어. 엄만 내 새끼가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응원하고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어”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심장이 터져버릴 듯 뛰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에게 한 걸음 한걸음 다가서며 마지막 질문을 꺼냈다.

 

  “엄만 아직도 날 위해 사는 거야? 날 위해서 죽어줄 만큼 사랑하는 거야?”

 

  “그럼 엄마는 지금껏 너 하나 때문에 살아왔는걸. 엄만 내 새끼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단다. 항상 그렇게 생각해 왔어. 아들 사랑해”

 

  엄마는 푸근하게 나를 꼭 안아주었다.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다.

 

  ‘미안해 엄마 그리고 사랑해. 이런 날 용서해줘’

 

  나는 마스크를 다시 쓰고는 내 품에서 엄마의 품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확인하였다.

 

  엄마의 품에는 붉은 장미가 피어났고 내 품에는 가시가 돋아났다.

 

  엄마는 끅끅 참아내며 비명 한번 지르지 않았다.

 

  내 어깨를 감싸 쥐던 장미덩굴이 힘없이 침대 바닥에 떨어졌을 때 나는 도망치고 말았다.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구르며 계단을 내려갔다.

 

  여전히 병원은 소란스러웠고 나는 그대로 빠져나와 차를 타고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쓰레기통에 마스크와 모자를 잘게 찢어 버렸다.

 

  붉게 녹이 슨 맥가이버 칼도 무성하게 자란 풀숲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곤 초조하게 전화기만 붙잡고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아직 피부로 와 닿지 않았다.

 

  그저 이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에게 실상을 토로하며 진상은 빌고 또 빌었다.

 

  그러던 중 전화가 울렸다.

 

  “박명자씨 보호자신가요? 큰일 났습니다. 병원으로 빨리 와주세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다급한 간호사의 말.

 

  내가 기다리던 그 전화였다.

 

  나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또 가급적 또박또박 말을 했다.

 

  “어머니께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그...그게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많이 안 좋으세요.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간호사는 뜸 뜰이며 직접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 둘러서 얘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서두를 필요도 없음을 알고 있었다.

 

  “예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나는 차에 올라타 담배를 한 개비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이제야 모든 것이 끝이었다.

 

  모든 짐을 털어내버려서 홀가분했다.

 

  길었던 시나리오의 클라이막스가 눈앞이었다.

 

  영화의 러닝타임을 이제는 마무리하기 위하여 속도를 높였다.

 

  서늘하게 뺨을 후리며 지나치는 바람결을 느끼며 나는 속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속도라면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불행했던 인생의 파노라마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갔고 다은이와 미정이 그리고 엄마의 얼굴 심지어 아버지의 얼굴조차 떠올랐다.

 

  아버지의 얼굴은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나를 비웃고 있는 빌로즈의 얼굴로 바뀌었다.

 

  빌로즈는 병원 앞 가로등에 서서 나를 향해 마구 웃어대고 있었다.

 

  나는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돌진하여 핸들을 틀었다.

 

  자동차는 가로등을 강하게 때려 박고서는 뒤집어졌다.

 

  바닥에는 자동차 파편들이 널브러졌고 타다만 담배꽁초가 자신의 마지막을 발갛게 불사르다가 이내 꺼져버렸다.

 

 

 

 

 

 

 

 

 

 

  새벽부터 병원은 대 혼란이 가중되었다.

 

  경찰들이 2건의 사망사고를 접수 받고는 조사 중이었다.

 

  한 손에 뜨거운 자판기 커피를 들고 경찰제복을 입은 사람이 병실로 들어섰다.

 

  “이형사 브리핑해봐”

 

  이형사라고 불린 사내는 경례를 하고는 브리핑을 시작했다.

 

  “예 피해자의 이름은 박진옥 나이 예순셋 입니다. 가슴팍에 수차례 무언가에 찔린 자국이 있습니다.”

 

  “CCTV는?”

 

  “그게... 공교롭게도 어젯밤부터 녹화가 안 되었답니다.”

 

  “뭐? 이거 어렵게 됐구먼. 그래 흉기는 뭔가?”

 

  “예 그게 흉기가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메스정도의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로 추정하고 조사 중입니다.”

 

  “메스? 의사가 살인을 했다는 건가?”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습니다. 메스야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으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답니다.”

 

  “보험? 상해보험 말인가?”

 

  “강도상해시 최대 10억까지 지급받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의 남편분이 보험사기 사망 이력이 조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예 그리고 결정적으로 베개 아래에서 쓰다만 편지가 발견되었습니다.

 

  “유언장 같은 건가? 한번 읽어 보게”

 

  이형사는 기침하여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너에게 일러둘 것이 있다.

  이 세상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다.

  네가 본 것만을 믿고 미워하고 증오하기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인 경우가 허다하단다.

  아마도 네 아비가 아니었으면 너는 우리가 싸웠던 그날 죽었을 거라 생각 한다.

  물론 믿기지 않을 거란 거 잘 알고 있다.

  나조차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으니까.

  너는 오죽하겠냐마는 네 아비가 나보다 더 끔찍이 너를 사랑했고 위하였다는 것 이거 하나는 확실하단다.

  네 아비는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내었다.

  독한 사람

  물론 절반은 성공했고 절반은 실패했지만 그 실패가 너와의 벽을 쌓고 오해가 생기게 되어버렸지.

  네 아비가 마지막으로 내게 부탁한 것은 자신의 몫까지 너를 잘 키워달라는 것 이었단다.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껏 온갖 수모를 견디며 또 악착같이 너를 키워왔다.

  그리고 너는 내 바람대로 훌륭하게 커주었어.

  착하고 마음씨고운 아이와 결혼을 했고 또 귀여운 아이도 낳았지.

  그때가 되니 뿌듯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욱신거리더구나.

  내가 평생을 위해온 삶의 목적이 달성됨과 동시에 더 이상 살아갈 삶의 의욕이 사라졌고 남편을 말리지 못했던 죄책감이 뼈에 사무치기 시작했단다.

  그제야 나는 네 아비와 같은 길을 걷기로 결심했단다.

  그러나 나는 실패하고 말았지.

  막상 죽으려고 하니 덜컥 겁이 나더구나.

  이 부질없는 목숨하나 스스로 끊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과 돈을 병원에서 허비 했어.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었지.

  이 늙은이를 보며 따뜻하게 웃어주던 너의 아가를 보면 더욱 미안해졌단다.

  하지만 이제는 결심이 섰단다.

  너를 수령인으로 상해보험에 가입해두었다.

  이제는 네 아비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조용히 가려고 한다.

  요즘 창밖에서 무언가 자꾸 어른거리는 것이 나를 이제는 받아줄 모양이다.

  마치 이제는 이리 오라고 손짓 하는 거 같지 뭐냐

  그러니 아버지를 너무 미워 말거라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너는 이해할 수 없을 테지

  하지만 나는 이걸로 속이 후련해졌다.

  너도]

 

  “여기까지 쓰여 있었습니다.”

 

  이형사는 담담한 목소리로 단숨에 읽어 내렸다.

 

  “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네 아비처럼 이라면 자살일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닌가?”

 

  “물론 조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아들은 이리로 오고 있는 건가?”

 

  “그것이 또 문제인 게... 요 앞에 난 자동차 전복 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사고 사망자가 이 분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마도 연락을 받고 급히 오다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사고의 사망자는 둘이지 않은가? 보행자를 말하는 건가?”

 

  “아닙니다. 아들은 차량 운전자이고 보행자는 술에 취해 가로등에 기대어 있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저런... 최악이구만”

 

  “예. 운전자가 음주상태였고 게다가 위협운전으로 신고가 들어와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쯔쯔. 남은 사람만 고생 이겠구먼 그래... 그럼 자네는 의사들을 더 조사해보고 이상 없으면 자살로 마무리 짓게나”

 

  경찰제복을 입은 사내가 식어버린 커피를 쥐고는 병실을 나왔다.

 

  사내는 여전히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쯔쯔. 하은이도 아비를 싫어하게 될라나? 어쨌든 당신은 나를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저는 약속대로 당신이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도록 해두었습니다.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지만요. 그래도 덕분에 아주 재밌었습니다.”

 

  사내는 경관 모자를 벗어던졌다.

 

  푸른 머릿결이 찰랑이며 흐트러졌다.

 

  푸른 머리의 사내는 복도를 돌아 사라졌다.

 

  흐흐흣 하는 웃음소리만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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