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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과거로 돌아왔다
작가 : 시제
작품등록일 : 2021.12.29

음악으로 성공하겠다며 기타 하나 매고 서울로 올라온 당찬 남고딩 최영소! 혼자 살다보니 밤낮이 바뀌는 건 한 순간이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새벽 내내 기타를 치다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채 다 생각하기도 전에 엉덩이는 흙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영소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다름아닌 … 준호 형? 영소와 같은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는 준호가 곤룡포를 입고 영소에게 손을 내밀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으나 정말 이곳이 과거, 조선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영소는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궁 안에서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지만 하필 영소가 하늘에서 떨어진 그 날, 궁녀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영소는 역사의 인물들과 아주 깊숙이 엮이게 되는데… 21세기 평범하디 평범한 남학생 최영소는 과연 현재로 돌아갈 수 있을까?

 
4화
작성일 : 22-02-23 02:45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6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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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전으로 가는 길, 왕은 행렬을 따르는 다른 궁인들과 거리를 벌렸다. 내금위장만 각별히 뒤를 따르고 있어 둘의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거리가 벌어졌다. 이윽고 바람이 한줄기 세차게 불어 귀를 어지럽히자 우현이 조심히 말을 건넸다.

 

 "전하, 신원을 모르는 자는 가까이 하시면 아니됩니다. 아까처럼 요상한 말을 늘어 놓아 성심을 어지럽힐 겁니다."

 

 "따분한 궐에서 오랜만에 재밌는 일이 아니냐."

 

 누군가 훔쳐들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단호한 직언이었다. 왕은 별 대수롭지 않게 농담조로 답했다. 생각은 주인의 안위를 지키는 데에만 국한하는 무관으로서, 우현은 충언을 서슴치 않는 드문 사람이었다. 왕은 연못을 건너는 다리 중간에서 멈춰섰다. 궁인들의 행렬은 다리를 밟지도 않은 상태다.

 

 "운담."

 

 "..."

 

 "우현아."

 

 왕은 걸음을 멈추고 부드럽게 우현의 자(字, 본명 대신 부르는 이름)와 휘(諱, 본명)를 차례대로 불러보았다. 마치 애인을 달래듯 따뜻하고, 아이를 감싸듯 포근한 말투였다.

 

 부러 대답을 하지 않으려던 우현은 오랜만에 듣는 자신의 이름에 짐짓 놀라 왕을 보았다. 왕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의기양양한 미소가 가득이었다. 이렇게 나오면 우현은 언제나 그에게 질 수가 없었다. 기억도 안나는 꼬맹이 시절부터, 왕자였던 왕과 스스럼 없이 이름을 주고부르던 시절부터 그랬다.

 

 "그냥 어린 아이일 뿐이다. 내가 숨겨주지 않으면 나라의 선량한 백성을 잃게 되기밖에 더 하겠느냐."

 

 왕은 우현의 속내를 쿡 찔렀다. 우현이 영소에게 살기를 띄웠을 지언정 실제로 아이를 죽이려 한 것은 아님을 왕은 잘 알고 있었다. 감히 왕의 앞을 가로막은 것으로도 칼을 베어 마땅하나 굳이 옥으로 데려가 심문하겠다는 말을 했으니 우현이 동정심을 나타냈던 것이다. 속내를 읽힌 우현은 부끄러워 고개를 돌렸다. 낯빛은 전혀 변하지 않았으나 오랜 친우에게는 더없이 우스운 꼴이었다.

 

 "...그럼 전하의 아명을 어찌 알고있습니까?"

 

 그러나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우현은 다른 질문으로 되받아쳤다. 왕의 얼굴이 일순간 어두워진다. 그도 영소에게서 이해할 수 없는 단 한가지가 바로 그것이었다. 어찌 처음 보는 어린 백성이 주상 전하의 아명(兒名, 어린 시절 쓰던 이름)을 알고 있는가?

 

 

 

 좇을 준遵에 범 호虎는 왕의 오랜 이름이었다. 선왕의 장자를 낳아주었던 숙의 박씨를 모시는 궁녀가 아들을 낳게 되자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잘 따르기만 하라고 지어준 이름이었다. 술에 취해 기억도 하지 않는 선왕의 하룻밤에 속했던 그녀는 후궁이 되기는 커녕 첩지 하나 올리지 못하고 작은 뒷방에 갇혀 아이를 낳았다. 성총을 받지 못하는 뒷방의 승은궁인이 낳은 아들에게 변변찮은 뒷배가 있을 리 없다. 궐에는 건강하고 장성한 세자가 있었고, 선왕에게는 사랑하는 후궁들이 자랑하는 토끼같은 자식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모두 관직의 뒷배를 가지고 태어났다. 궁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뒷배가 없으면 나약함을 타고난다. 그녀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아들이 자유롭진 못하더라도 길고 긴 생명을 살길 바랬다. 그래서 무조건 엎드리고 건강하게만 살라는 염원을 담아 지은 구차한 이름이었다.

 

 작지만 야무진 여자였다. 하찮은 삶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런 어머니는 그저 선왕을 따르고(따를 준 遵) 세자를 받들어 목숨이나 조용히 부지해야 할 아들이 조선의 모든 사람을 거느리는(따를 혹은 거느릴 준 遵) 지존이 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아직 키가 한참 작았을 겨울 무렵이었다. 그녀가 살아있던 때엔 그나마 들었던 왕자 아기씨 소리도 사라졌다. 관례를 치룰 나이는 다가오는데,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아버지에게서 군호 봉작은 커녕 제대로 된 이름 자도 받지 못했다.

 

 

 

 잊혀졌던 옛 이름을 떠올리다 그만 아련한 어머니의 얼굴까지 기억해 버린 왕이 눈썹을 찌푸렸다. 옛 과거엔 아픈 기억이 많다. 굳이 생각해 간직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을 물리치기 위해 다시 돌아가보면 역시나 의문스러운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어떻게 알았을까, 내 이름을. 어머니만 알고 있을 그 이름을.

 

 왕의 이름은 함부로 부를 수도 쓸 수도 없는 신성한 것이다. 한낱 궁인이 지은, 쉬운 한자로 구색 맞춘 아명을 왕의 휘(諱, 본명)로 인정할 수는 없었기에 12년 전 왕으로 즉위하고부터 그 이름은 기록에도 남지 않고 그저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 아이가 부를 수 있었을까. 그것도 저를 준호로 부르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듯이 말이다.

 

 

 

 우현은 왕의 생각이 의심으로 빠지는 것을 보며 거보라는 듯 당당한 기색을 취했다. 우현은 준호와 매우 닮은 구석이 있었다. 원하는 바를 기어코 이루려는 집요한 구석이 특히 그랬다.

 

 우현은 왕과 오촌 간이었다. 우현의 아비는 당상관을 여럿 배출해낸 꽤 명망있는 사대부 집안의 후계였고, 준호의 어머니는 그의 사촌 누이였다. 가난한 양반 집안에서 중인과 다름없었던 준호의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궁녀가 되었다. 그래도 핏줄은 양반이었기에 나이가 꽤 있음에도 제일 녹봉이 높은 지밀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현의 아비는 그의 사촌 누이를 꽤 아꼈던 것 같았다. 그는 사촌 누이의 장례를 치르고 홀로 남은 왕자 아기씨를 친히 거두어 사가에 데려왔다. 모두가 말리던 일이었으나 그의 마음은 단단했다. 왕실 종친의 당숙이 된다는 건 언제든 권력의 눈 밖에 나 가문이 박살날 수 있음을 모르지 않을 텐데도 뜻은 굳건했다. 오직 준호만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당숙은 종종 아주 씁쓸한 미소로 오랫동안 외탁한 제 얼굴을 바라보곤 했기 때문이다.

 

 우현과 준호는 또래였다. 또래의 아이가 한 집에 있으니 도련님이고 왕자고 할 것없이 마음을 맞춰 뛰어노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당상관 집안의 자제로 글을 수학하던 우현은 밖에 나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노는 법을 배웠고, 외떨어진 궁에서 글 선생 없이 나무만 타던 준호는 글을 배웠다.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친우였고, 소중한 벗이었다. 과거를 준비하던 우현이 돌연 무관이 되겠다며 폭풍같은 선언을 한 것도 준호를 지켜주겠다 약조했던 그 시의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아이를 믿기 어렵다. 왜 내 이름을 부르는 지도 모르겠고. 네 생각대로 누군가 보낸 첩자이거나 자객일 수도 있겠지. 허나 그 아이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을 너도 직접 보지 않았느냐."

 

 "그러니 더 위험하다는 겁니다. 혹여 또 다른 목격자가 있다면, 그 자가 대전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을 때 전하께 위협이 될 것입니다. 사술을 쓰는 자라고 소문이 퍼질 수도 있사옵니다."

 

 우현의 눈은 어렸을 때와 똑같다. 친우를 걱정하는 온전한 마음, 진심어린 우정의 현신이다. 준호의 마음이 일렁였다. 다름아닌 그 아이의 순수했던 눈이 계속 생각났다. 머리로는 우현의 말이 맞음을 잘 알겠는데도, 왜 내키지가 않는걸까.

 

 "그럼 막아야지."

 

 왕의 눈이 매섭게 번뜩였다.

 

 "대전에 있는 아이에 관한 소문이 나지 않도록 궁인들의 입을 단단히 단속하게. 가까이서 시중 드는 지밀나인의 수를 줄이고, 침전에는 장 내관과 김 상궁 정도만 시종으로 들이면 되겠군."

 

 왕위 보존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심과 명성, 해괴한 소문이 퍼지면 진위를 떠나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사대부와 친하지 않은 준호에겐 보이지 않는 적들이 아주 많았다. 살갑게 꼬리를 치는 신하가 적인지, 힐난하게 비난하는 신하가 아군인지 모를 정도로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러니 소문이 나지 않도록 미리 원천봉쇄를 하려는 것이었다.

 

 왕은 멈췄던 걸음을 다시 재촉해 다리를 건넜다. 저 멀리 궁인들의 행렬이 쫓아온다. 행렬이 아직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우현을 지나쳤다. 이번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건 준호의 쪽이다. 어렸을 적엔 우현이나 준호나 고집을 꺾지 않아 이기고 지던 횟수가 엎치락 뒤치락이었는데, 이제 우현은 한 번을 이길 수가 없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 우현이 빠르게 행렬을 뒤따랐다.

 

 영소를 안으로 감추고 모른 척 입을 막는 것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그때는 알 수 없었다.

 

 

 

 *

 

 

 

 "전하, 기침하셨사옵니까."

 

 새벽 다섯시. 장 내관이 문 밖에서 기상을 알렸다. 해가 뜨기 전 아직 어스름한 시각, 왕의 하루가 이르게 열린다.

 

 "상선만 들어오게."

 

 "예, 전하."

 

 나이가 지긋한 장 내관이 직접 문을 열고 침전 안으로 들었다. 눈가와 얼굴에 세월에 따른 주름이 가득한 그는 어릴 때부터 왕자를 보필했으며 다정하고 따뜻한 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장 내관은 세숫물이 든 놋 대야를 들고 있었는데, 종 이품 관리가 지체낮은 세수간 일을 도맡는 것이 영 이치에 맞지는 않으나 앞으로 따로 명이 있을 때까진 침전의 시중은 장 내관과 김 상궁만 들라는 어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그런 일을 주시냐 삐칠 법도 한데 일언반구의 불평 없이 세숫물과 수건을 들고 온 장 내관의 충심은 언제나와 같았다.

 

 그는 바닥에 대야를 내려놓고 서안을 치우기 위해 왕의 앞으로 나아갔다. 기상 시각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책상을 펴고 서책을 읽는 준호의 습관이었다. 늦게 일어나신 적이 없는 왕은 철저하고 엄격했다. 장 내관은 서안 위에 한가득 올려있는 책들을 책장 안에 가지런히 꽂았다. 서안을 옆으로 치우고 나서야 왕은 목이 뻐근한 듯 이리 저리 관절을 움직였다.

 

 

 

 아무리 독서를 하신다 한들 침수에서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터인데, 어째선지 왕의 옷은 문안을 받아도 될 정도의 간소한 철릭 차림이었다. 슬쩍 보니 등잔 위의 초도 아주 짧게 남아 심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을음이 가득하다. 장 내관은 모른 척 왕을 일으켜 세운 뒤 의복 벗는 것을 도왔다. 얇고 흰 홑옷만 남자 왕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장 내관은 세숫물을 왕의 앞으로 가져와 수건에 물을 적셔 조심스럽게 얼굴을 닦아주었다.

 

 "장 내관."

 

 왕이 나른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예. 전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보채는 손주를 달래듯 푸근한 목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다.

 

 "분부한 것은?"

 

 "전부 제가 직접 마련하였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그래. 눈을 떼지 말고 잘 지켜보게."

 

 "예, 전하."

 

 장 내관에게도 아득히 젊은 시절이 있었더랜다. 지금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렸던 왕자 아기씨를 보필하던 젊은 시절 말이다. 아랫사람에게 하명을 할 때에 자연히 묻어나는 위엄이나 대궐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톡톡히 알게 해주는 태도들은, 그때의 아기씨와 지금의 왕이 매우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곤 했다. 마치 환골탈피 직전의 애벌레와 고치집 집어던져 날개 펼친 화려한 나비처럼.

 

 

 

 "잠을 아주 잘 자더구나."

 

 왕이 '잘'에 강세를 주며 말했다. 장 내관은 세수를 마친 왕의 의복을 갈아입혀드리기 위해 밖으로 잠시 나간 참이었다. 병풍 앞 이불꾸러미에서 영소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아, 네... 침대 아니라서 잘 못 잘 줄 알았는데, 고급 이불이면 바닥에서 자도 상관없나봐요. 푹 잤어요."

 

 영소는 누워있기가 머쓱한지 슬쩍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어디 벽에 좀 기대고 있으면 좋으련만, 종이로 된 병풍은 수묵화가 멋지게 그려져 있어 차마 기댈 수가 없었다. 혹시 이 멋들어진 병풍이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국보일지도 모르니 함부로 만졌다 얼룩이라도 남으면 그거야말로 아주 낭패다.

 

 영소는 아직 졸음에 취해 퉁퉁 부은 눈을 하고 자신이 깔고 앉은 비단 금침을 손바닥으로 쓱쓱 쓸어보았다. 부드럽게 사각거리는 비단의 감촉이 확연히 고급스럽다. 하긴 왕의 침소에 있는 이불인데, 당연히 안 좋을리 없었다. 그러고보니 이불에 놓인 화려한 수도 직접 누군가 손으로 놓은 것 같다.

 

 

 

 "전하, 소인 내금위장입니다."

 

 "들라."

 

 빈틈없이 무장한 우현이 내실 안으로 들었다. 동도 트지 않은 새벽녘에 진검까지 갖추고 호위를 나선 우현이 참으로 부지런하다며 영소는 속으로 감탄했다. 제가 아는 우현이 형은 아침잠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에다 잠이 부족한지 낮에는 눈을 반쯤 감고 다니는 사람인데, 여기 조선에 있는 우현은 그보다 훨씬 건강하고 사람다워 보이긴 했다. 어제보다 살기는 줄었지만, 경계심와 불쾌함은 여전한 우현이 구석의 기둥 한 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얼마 안있어 장 내관이 의복을 가져왔다. 푸른색과 남청색으로 조화롭게 만들어진 철릭 한 벌과 붉은 곤룡포였다. 왕은 상투를 다시 틀어 세밀하게 가공한 옥관자로 고정한 후 철릭을 입었다. 상참(常參, 아침 조회)때 입을 붉은 곤룡포와 익선관은 침전 한 쪽의 걸이에 잘 펼쳐 걸어놓았다.

 

 "우와. 멋있다."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점검하던 왕과 장 내관은 뒤에서 들리는 작은 감탄에 손을 멈추고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영소는 처음 보는 준호의 한복 차림이었다. 사극에 나오는 배우들 못지 않게 아주 잘 어울렸다. 항상 품이 넉넉한 셔츠에 반쯤 뒤로 넘겨 단정한 머리를 하는 평소의 준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영소는 자신에게 향하는 의아한 시선 셋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했다.

 

 "...대전으로 가 문안을 받을 것이다. 장 내관은 여기 남아... 더 재우도록 해라."

 

 "예, 전하."

 

 왕은 앉은 채로 꾸벅꾸벅 조는 영소를 물끄러미 보다가 방을 나섰다. 우현도 곧장 일어나 왕의 뒤를 따랐다. 아주 찰나의 순간, 왕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간 것처럼 보이는 건 잘못 본 것이다 생각하면서.

 
작가의 말
 

 좋은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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