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
 1  2  3  >>
 
자유연재 > 일반/역사
경성몽중록: 당신을 위하여
작가 : 이후
작품등록일 : 2022.1.24

1895년 조선 여인 희수, 1921년 일제강점기로 타임슬립하다. 왜 이곳에 왔을까? 왜 자꾸 이상한 꿈을 꾸는 걸까? 꿈과 현실 사이, 과거와 미래 사이, 끊임없이 고뇌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가는 청춘들의 기록.

 
19. 눈물의 밤
작성일 : 22-02-22 21:34     조회 : 177     추천 : 0     분량 : 509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9. 눈물의 밤

 

 타츠오의 동숭동 가옥에 다다르자 희수가 검은 복면을 쓰고 천천히 주위를 살핀다. 다행히 그리 호위가 많아 보이진 않는다.

 ‘2층에 있다고 했으니까...’

 희수가 정현의 말을 떠올리고는 옆 건물로 향한다.

 탓

 희수가 능숙하게 담을 타고 옆 건물의 지붕에 오른다. 그러자 창 너머로 보이는 사내. 처음 본 이후 희수의 뇌리를 떠나지 않던 그 사내였다.

 사내는 자꾸만 창으로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뒤에 있는 타츠오의 수하가 사내를 자꾸만 끌어 앉히고 있었다. 그걸 본 희수가 분노를 참으려 애쓴다.

 "하..."

 그러고는 타츠오의 가옥으로 넘어갈 수 있는 위치를 찾아보는 희수.

 ‘저기면 되겠군.’

 희수가 조금 더 옆으로 이동해서 건물을 이동할 준비를 한다.

 ‘하나, 둘, 셋!’

 촤륵

 “앗!”

 희수의 발이 미끄러지면서 기와 몇 개가 떨어져 나간다. 그러자 사내의 옆에 있던 일본인이 창 쪽으로 다가온다. 급하게 창 바로 아래로 몸을 숨기는 희수. 다행히 그는 희수를 발견하지 못한 듯 보였다.

 “무슨 소리야?”

 “고양이인가.”

 그러고는 창을 잠궈 버린다.

 “하...”

 그러자 희수가 한숨을 한번 내쉬고 옆으로 돌아 열린 창을 찾는다. 다행히 복도 쪽 창이 열려있다. 조심스럽게 창을 넘어 집 안으로 잠입하는 희수. 어두운 복도를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그 시각, 명륜동 가옥

 재영 역시 명륜동 가옥이 한눈에 보이는 건물 위에 올라 주변을 살피고 있다.

 “나타나라.”

 희수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이곳에 둘 중 한 명이라도 있어야 했기에 재영은 조급하게 그 흔적을 찾았다.

 그때 가옥 안에서 사내들의 짧은 비명 소리가 들린다.

 “!”

 놀란 재영이 급하게 총을 꺼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뭐지?’

 이때 가옥 옆 쪽문을 열고 나타난 두 사람. 그중 한 사람은 재영도 아는 얼굴이었다.

 “노리코.”

 노리코와 그의 수하로 보이는 한 사내가 차를 타고 떠난다.

 “어디로 가는 거야?”

 재영이 차가 향하는 방향을 보고 놀란다.

 “동숭동으로 가는 거야.”

 그러자 재영도 다급하게 몸을 일으켜 동숭동으로 향하기 위해 뛰어 내려온다. 뒷목을 스치는 섬뜩한 느낌을 지우고 희수가 있는 동숭동 가옥을 향해 뛰어가는 재영.

 

 그 시각, 명동 가옥.

 타츠오가 창을 열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그의 수하들의 보고를 받고 있다.

 “그래, 준비는 다 끝났겠지?”

 “예, 예장동, 남산동, 필동의 가옥 내부에 저희 쪽 사람들을 모두 배치해놓았으니 오늘은 그 쥐새끼 같은 놈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타츠오가 만족스럽게 웃는다.

 탕

 그때 타츠오의 수하 중 하나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그대로 쓰러진다. 놀란 타츠오가 굳는다.

 “피하셔야... 악!”

 타츠오가 다가오던 수하도 등에 총을 맞고 쓰러진다. 타츠오가 분한 표정으로 소리 지른다.

 “바보 같은 놈! 그깟 정보 하나 제대로 주지 못하고.”

 타츠오가 먼 곳을 응시한다.

 “저 건물이다! 저기 있다. 당장 가서 잡아라!”

 “저기 있군.”

 시끄러운 소리를 따라 타츠오를 발견한 진오가 그를 조준한다. 이 방아쇠를 한 번만 당기면 타츠오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었다.

 이때 타츠오의 수하들이 진오 쪽으로 대응 사격을 시작하고 진오도 엎드려 몸을 피한다.

 “으윽!”

 그때 저 멀리서 또 다른 총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대응 사격이 멈춘다. 진오가 몸을 일으켜 총성이 들리는 곳을 바라보니 경하가 보인다.

 “녀석. 다 컸네.”

 진오가 흐뭇하게 웃고는 다시 타츠오를 조준한다.

 탕

 총알은 타츠오의 다리를 관통한다.

 “아악!”

 타츠오가 고통의 비명을 지른다.

 “한발만 더...”

 탕

 이번에는 타츠오의 팔을 스친다.

 “제길. 한 발만...”

 진오가 다시 한번 타츠오를 조준하여 방아쇠를 당기는데 총알이 발사되지 않는다. 진오가 안타까운 듯 탄식한다.

 “왜 하필 지금...”

 한 총을 오래 써야만 했던 지라 아무리 관리를 해도 꼭 이렇게 총이 결릴 때가 있었다. 진오가 자신의 총을 바라본다.

 “이번엔 용서가 안 된다.”

 이때 저 밑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수이지만 타츠오를 곁에서 지키는 자들인 만큼 어서 자리를 피해야 했다.

 진오가 마지막으로 타츠오를 바라보는데 타츠오는 주변에 둘러싸여 치료를 받고 있다.

 “눈을 뜨고 있군.”

 진오가 아쉬움을 감추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괜찮으십니까?”

 피를 많이 흘려 정신이 혼미한 타츠오가 수하 하나의 소매를 붙잡고 말을 남긴다.

 “동숭동으로... 사람을...”

 혼절하는 타츠오.

 

 다시, 동숭동

 희수가 천천히 사내가 있는 방으로 접근하려는데 밖에 차가 정차하는 소리가 들린다. 타츠오의 수하들도 예상치 못한 방문인 듯 방 안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뭐야?”

 “이 늦은 밤에 무슨 일이야?”

 그러고는 이내 문을 열고 나와 1층으로 내려간다.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이들이 계단으로 내려간 걸 확인하는 희수.

 ‘지금이다.’

 희수가 다급하게 사내가 있는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사내. 겁에 질린 듯 보였다.

 “저기...”

 희수가 다가서려 하자 사내가 저항한다.

 “오지마, 오지마!”

 그러자 조심스럽게 복면을 내리는 희수.

 “접니다. 그때 그...”

 그러자 사내가 눈을 껌벅이며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반색한다.

 “누이! 약속을 지키러 온 거요?”

 희수가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사내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오?”

 “으윽...”

 사내가 생각이 안 난다는 듯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는다.

 “괜찮습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사내를 말리려 희수가 가까이 다가가는데 사내가 품에 안고 있는 무언가가 보인다.

 ‘저건?’

 사내의 덩치와 나이에는 맞지 않는 작은 이불 조각이다. 자세히 보니 희수가 희재를 위해 수놓은 그 이불 조각이었다.

 “윤... 희재...”

 그때 사내가 생각이 난 듯 조심스럽게 읊조린다. 희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윤희재...”

 그 순간 희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희재가 살아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내 동생이 살아있던 것이었다.

 희수가 희재를 꼭 끌어안는다.

 “살아있었구나, 살아있었어.”

 희수가 우는 듯 하자 희재가 희수를 등을 토닥이며 다독인다.

 “누이, 울지마.”

 희수가 몸을 일으켜 희재를 살핀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지만 지금 희재의 모습은 무언가 잘못되었다. 나이에 비해 한참은 더 늙어 보였고 정신도 온전치 않아 보였다.

 희수가 숨을 몰아쉬며 울음을 멈추고 다시금 복면을 꽉 맨다.

 “나갈 거야, 여기서.”

 “누이...”

 희수가 희재의 손을 꼭 잡는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나만 따라와, 알았지?”

 탕

 이때 가까운 곳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희수가 긴장한다.

 ‘꼭 희재와 나가야 해.’

 희재를 자신의 뒤에 세우는 희수. 문을 향해 조준한다.

 드륵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내.

 “거기 멈춰.”

 희수의 말에 문을 연 사내가 멈춰 선다. 그러고는 서서히 들고 있는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두 손을 올린다.

 “나는 너를 공격할 의사가 없다.”

 조선말을 하는 사내에 긴장하는 희수.

 “?”

 “네 뒤에 있는 저분만 무사히 모시고 가면 된다.”

 “목표가 같군.”

 희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사내가 한숨을 내쉰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사내가 희수를 향해 달려와 희수를 넘어트리자 희수가 놓친 총이 구석으로 날아간다. 사내가 누워있는 희수의 얼굴을 가격하려 하자 희수가 팔로 막고 사내를 발로 차 옆으로 떨어트린다. 그러고는 사내 위에 올라가 사내의 목을 조르는 희수.

 “끅...”

 이때 발버둥치던 사내가 희수의 복면을 끌어 내린다. 복면이 벗겨져 당황하는 희수.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사내가 희수를 옆으로 넘어뜨린다.

 재빨리 일어서는 두 사람, 난투극이 시작된다. 하지만 힘의 차이 때문인지 수세에 몰리는 희수. 사내가 장롱에 희수를 던져버린다.

 “아...”

 넘어진 장롱 밑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희수.

 "흑...흑..."

 희재는 구석에서 울고 있을 뿐이다. 사내가 희수가 떨어트린 총을 주워들고 희수를 겨냥한다.

 이때, 사내의 뒤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내려놔. 그 총.”

 “!!!”

 재영이 사내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희수가 부상으로 흐려진 시야로 재영을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희재와 나갈 수 있어.’

 희수가 몸을 일으켜 울고 있는 희재에게 다가간다. 재영이 온갖 상처가 가득한 희수의 얼굴을 걱정스러운 듯 본다.

 “이제 여기서 나가자. 다 괜찮아.”

 그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사내.

 “먼저 창문으로 나가, 나도 따라갈 테니까.”

 고맙다는 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희수가 희재를 데리고 창문 밖으로 나가려 한다.

 탕

 이때 재영의 뒤편에서 누군가 총을 쏘고, 희수가 창문에서 쿵하고 떨어진다.

 “누이!”

 사색이 되어 말을 잇지 못하는 재영.

 “아...”

 다행히도 희수는 몸을 일으킨다. 그러자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 희수의 뺨에서 흐르는 피다.

 “저 사내만 두고 모두 나가라.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다.”

 깊고 낮은 목소리. 재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복도에 한 여인이 총을 들고 서 있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여인. 노리코다.

 재영의 눈빛이 흔들리지만, 희수를 살피며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나가면 아무도 헤치지 않을 거야.”

 “그렇게는 못 하겠는데?”

 희수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노리코를 바라본다. 희수를 본 노리코의 눈빛이 강하게 흔들린다.

 “내 동생 없이는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

 희수가 노리코를 향해 총구를 겨누자 노리코도 잠시 망설이다가 총을 든다.

 탕탕탕탕

 이때 대치상태를 깨는 다발적인 총성이 들리고, 방안은 무차별적으로 발사되는 총알로 가득해진다.

 재영은 희수를 끌어안고 넘어진 장롱 뒤로 몸을 던진다. 함께 쓰러지는 두 사람.

 탕탕탕탕

 희수가 애타게 희재를 찾는다.

 “희재... 희재가...”

 “지금 나가면 죽어."

 야속하게도 총성은 계속되고 재영이 희수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털썩

 시끄러운 총소리와 함께 누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희수의 눈앞에 보이는 피로 물든 손. 작은 이불을 꼭 쥐고 있다.

 “희재...”

 “...”

 재영도 손을 확인한다. 희재였다.

 “이거 놓으십시오.”

 희수가 나가려고 발버둥 친다.

 “나가야 한단 말입니다. 희재가...”

 재영은 답이 없다. 지금 재영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죽지 않는, 그 대가로 뼈저린 고통을 느낄 뿐이었다. 그 고통에 재영도 눈을 감는다.

 “제 동생이란 말입니다. 제발 나가게 해주십시오.”

 울먹이는 희수. 피로 붉게 물든 뺨 위로 눈물이 흐른다.

 “아... 이거 놓으라고, 제발!”

 피로 물든 손을 보며 희수가 울부짖자 재영이 희수를 더 세게 끌어안는다.

 

 방안은 총소리와 희수의 울음소리로 채워진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진실의 서막 2022 / 2 / 24 190 0 5827   
19 19. 눈물의 밤 2022 / 2 / 22 178 0 5096   
18 18. 서로 다른 발걸음 2022 / 2 / 21 186 0 5303   
17 17. 제과점 2022 / 2 / 21 195 0 6036   
16 16. 도피 2022 / 2 / 18 186 0 5023   
15 15. 제일방직 폭파 거사 2022 / 2 / 16 187 0 5565   
14 14. 폭풍전야 2022 / 2 / 15 196 0 5293   
13 13. 동무이자 동지 2022 / 2 / 11 191 0 5489   
12 12. 고백 2022 / 2 / 11 185 0 5114   
11 11. 사랑하는 사람 2022 / 2 / 10 194 0 5912   
10 10. 훈련 2022 / 2 / 10 186 0 5113   
9 9. 짧은 머리 2022 / 2 / 4 198 0 6229   
8 8. 시험 2022 / 2 / 4 184 0 4989   
7 7. 제자 2022 / 1 / 31 197 0 6138   
6 6. 시작 2022 / 1 / 30 194 0 5568   
5 5. 춘몽(春夢) 2022 / 1 / 30 202 0 4924   
4 4. 조우 2022 / 1 / 29 211 0 3239   
3 3. 조선이지만 조선이 아닌 곳 2022 / 1 / 27 204 0 5326   
2 2. 혼례 2022 / 1 / 25 201 0 6626   
1 1. 1895년 조선 2022 / 1 / 25 316 0 548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