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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재회
작성일 : 22-02-22 16:27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5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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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수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너무 긴장되어 몸속에 있는 수분이 모두 말라버린 것 같았다.

 그는 알래스카의 얼음보다도 차가운 눈빛과 마주친 것이다.

 그것은 감히 사람의 것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그 어떤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그런 눈빛이었다.

 

 거기에는 소년이 있었다.

 몇 시간 전에 이 산꼭대기 저택에서 마주쳤던 바로 그 소년 말이다.

 꿈속에서 조차도 그 소년은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꿈 따위는 자신이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수호는 처음으로 두려움에 떨었다.

 그가 기대고 있던 테이블이 흔들릴 정도로 그의 큰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밤이 되었는지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는 짙은 어둠으로 깜깜했다.

 보경은 점점 어둠속에서 정신이 선명해져 갔다.

 약기운이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보았다.

 손끝에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이대로만 놔두면, 곧 몸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조금씩 몸 안의 세포를 깨우기 시작했다.

 

 밤하늘에는 어느새 검은 어둠을 뚫고, 커다란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달은 그녀가 누워있는 방안을 환하게 빛추기 시작했다.

 보경은 달빛을 맞으며 심신에 안정을 찾아갔다.

 속이 빈 배를 움켜쥐고서.

 뱃속의 생명체는 이미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결국 그들은 그녀에게서 생명체를 빼앗아간 것이다.

 그녀는 저항을 할 수도 없었다.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들이 그녀에게 주입한 여러 가지 약품에 의해 의식은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의 세포들이 그들의 행위를 하나하나 새겨넣었다.

 모든 감각들이 그 일에 대해 그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몸의 모든 감각이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보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술부위의 통증은 마취약 때문인지 그다지 아프지 않았다.

 그녀는 창문 앞에서 천천히 걸어보기 시작했다.

 창밖에는 보름달이 선명하게 떠있었다.

 그녀는 새로 탄생한 생명체를 떠올렸다.

 

 생명체.

 

 이제는 그녀의 것이 아니지만, 보경은 생명체를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것은 마치 그녀에게 내려진 신의 계시 같은 것이었다.

 생명체가 그녀의 뱃속에 생겨났을 때부터 줄곧 그렇게 느껴왔다.

 어떤 이유에선지 생명체가 그녀를 선택했다.

 그와 분리된 지금에서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보경을 선택했다.

 

 보경은 생명체를 찾는 일이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 생명체만 찾으면 모든 일은 어떻게든 풀릴 것이다.

 그녀의 감각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수호는 어떻게 이런 장소에 오게 됐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산 위의 저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딘지 모를 숲속 호숫가에 서 있는 것이다.

 그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곳이 어딘지라도 알아야 한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정신을 바짝 차렸다.

 다행히 호숫가에는 숲으로 연결된 오솔길이 있었다.

 밤하늘에는 달이 떠있었다.

 달빛이 나무 사이사이로 비추어 숲을 걷기에도 그리 어둡지 않았다.

 그는 그 길을 따라 앞으로 걸어나갔다.

 

 호숫가를 지나고 나니 저 멀리에 유독 환하게 반짝이는 불빛이 보였다.

 가로등이었다.

 수호는 한걸음에 그곳으로 뛰어갔다.

 이런 깊은 숲속에 전기가 흐른다는 것은 사람의 손길이 닿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겠다.

 그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 앞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단지 이곳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깜깜한 밤의 숲속에서는 문명의 가로등이 밤하늘에 떠있는 달빛이 퇴색되어 보일만큼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거대한 문이 있었다.

 

 그 문은 감히 두드릴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 거대하고, 웅장했다.

 그 앞에서 수호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문의 크기에 압도당해서 도저히 문을 만져보지 못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도 어느 정도는 자산가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웬만한 부유한 집은 그저 집일뿐이었다.

 그러나 이건 도저히 사람의 집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신이 존재해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다면, 이것은 신전의 대문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 크기였다.

 혹은, 지옥의 문이라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수호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주르륵 떨어졌다.

 

 이곳에 보경이 있다!

 

 갑자기 그녀의 존재가 느껴졌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존재가 스치듯 느껴진 것이다.

 그가 직접 손으로 붙잡을 수는 없으나, 그녀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누군가 그에게 그녀의 잔상을 보여준 기분이었다.

 어떻게 표현할 방법은 없지만, 분명히 그에게 알려준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난감하였다.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아무도 모르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영화에서나 보던 도둑들이 담을 넘는 방법뿐인데, 그는 도저히 저 높은 담벼락을 오를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만약에 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대문을 세운 사람이 어떠한 안전장치도 설치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저 안에는 보경이 있는 것이다.

 

 그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수호는 거대한 벽같은 문을 마주보고 있는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이 안으로 들어갈만한 뽀죡한 수가 생각나지도 않을 뿐더러, 달리 이곳을 빠져나갈 생각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너무 무력하게 느껴졌다.

 그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는 여전히 둥근달이 빛나고 있었다.

 

 달.

 

 그 달이었다.

 언젠가 그에게 말을 건네던 바로 그 달.

 유심히 살펴보니, 달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에게 달의 언어로 무언가를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호는 달의 언어를 모른다.

 아무리 그의 언어를 알아 들으려고, 뚫어져라 달을 올려다보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이해할 수 없었다.

 

 수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둥근달이 간절하게 말하고 있었다.

 달은 최선을 다해 자신을 빛내면서 그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그가 원하는 답이다.

 그러나 달이 아무리 노력해도 정작, 본인은 알아듣지를 못한다.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답답해졌다.

 그는 고개를 떨구며,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그때였다.

 

 거대한 담벼락 끝자락에 무언가가 작게 반짝였다.

 그 끝은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았다.

 수호는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는 재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곳으로 달려갔다.

 

 빛의 정체는 작은 쪽문의 문고리였다.

 그곳에는 덩굴이 우거진 담벼락 아래에 만들어진 작은 비밀의 문이 있었다.

 그 문의 고리가 달빛에 빈짝였던 것이다.

 비록 녹은 슬었지만, 달빛을 받은 쇠고리는 어둠속에서 작지만, 고귀하게 빛나고 있었다.

 수호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당겨보았다.

 

 끼이익.

 

 문이 열렸다.

 그것도 마치 누군가 그의 방문을 알고 미리 열어둔 것처럼 아주 쉽게 열렸다.

 그는 최대한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하늘을 향해 작게 중얼거렸다.

 

 고맙습니다.

 

 둥근달은 회답이라도 하듯 그가 가는 길을 환하게 비추어 주었다.

 

 

 보경이 창문을 열었다.

 방의 전등은 켜지 않았다.

 누군가 그녀를 감시하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밖에서 걸어 잠근 방문으로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어두운 밤이었지만, 그녀는 창밖에 비치는 달빛이 워낙 밝아서 밖의 전경을 알아볼 수 있었다.

 

 창문 아래에는 잘 정돈된 정원이 있었다.

 분수대의 조각상과 가지런히 정돈된 나무들, 그리고 아기자기하게 피어난 색색의 국화들이 상당히 낯익었다.

 

 그랬다.

 여기는 바로 그녀가 소년에게 책을 읽어주던 그 새하얀 대저택인 것이다.

 정원이 아래로 멀리 보이는 걸로 봐서,이 방은 소년의 방보다 몇 층 위에 있는 방일 것이었다.

 

 보경은 주먹진 양손에 땀이 흥건히 고였다.

 지금까지 누구에게건 폐 끼치고 살지 않았던 그녀였다.

 누구보다도 눈에 띄지 않게 지내려고 조심해왔다.

 타인에게 거스를만한 행동은 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가 앙심을 품을 만한 일을 한 기억이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들에게 이런 일을 당한 것일까?

 그 여자는 누구이고, 그 소년은 또 누구인가?

 게다가 뱃속에 있던 생명체는 또 무엇인가?

 더구나 그들은 그를 어디로 가져간 것일까?

 

 그녀의 내면에 분노가 일었다.

 하지만, 우선은 그녀의 생명체를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던 간에 그녀가 품고 있던 것이다.

 그녀의 것이다.

 그러나 갇혀있는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넓디넓은 저택을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생명체를 찾는 일은 지금으로선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이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먼저다.

 그러고 나서 생명체를 되찾아야 한다.

 

 보경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창문을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살며시 열었다.

 어둡던 방안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 달빛으로 환하게 물들어갔다.

 그녀는 창문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대충 짐작하건데, 이곳에서 지면까지는 최소한 건물의 3층 높이는 되어 보였다.

 그녀가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이는 아니었다.

 그녀에게 그런 초인적인 힘은 없었다.

 

 그들이 그녀를 그리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 정도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조금은 빈틈을 찾고 싶었던 보경이었다.

 그녀는 열었던 창문을 조용히 다시 닫았다.

 

 그때였다.

 

 창문 틈으로 작은 돌멩이가 또르르 굴러들어왔다.

 그러고는 곧이어 창문에 작은 동멩이가 부딪혔다.

 그것들은 닫친 유리창에 몇 번인가 튕겨나갔다.

 보경은 너무 놀라 창가에 주저앉고 말았다.

 

 누구지?

 

 이 늦은 밤에 그녀가 창문을 연 것을 본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녀에게 은밀히 연락하려는 사람은 없다.

 

 누가 나를 본 것일까?

 

 보경은 두렵기는 했으나,그 정체가 궁금했다.

 그녀가 다시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창문으로 천천히 고개를 내밀었다.

 건물 아래의 정원에 사람의 형상을 한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그것도 그녀에게 아주 낯이 익은 그림자였다.

 

 수호였다.

 

 그는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그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흔들림 없는 자세로 서있었다.

 둘은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위치가 서로에게 다가가기에는 너무 멀었다.

 그녀가 아래로 뛰어내릴 수도 없었고, 그도 마찬가지로 벽을 오를 수 없었다.

 

 그는 어떻게 이곳을 찾아왔을까?

 그런데,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지?

 

 보경은 그를 보고 기쁘기도 했지만,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그녀와는 반대로 수호는 머릿속이 차분해졌다.

 그는 바라던 대로 보경을 찾았다.

 이제는 그녀를 데리고 이곳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는 그녀에게 인사라도 하듯이 한 번 위를 올려보더니, 저택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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